차로 돌아오자마자 남우현은 연채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남우현 씨, 어디 간 거예요? 아직도 깨나지 못한 건 아니죠?”요 며칠 연채린은 성격이 예민해지고 목청도 커졌다. 남우현은 그녀가 혹시나 일을 망칠까 봐 걱정하는 걸 알았다.“지금 가는 길이에요.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 밥은 먹었어요?”남우현은 일부러 모른 척했지만 긴장한 듯 핸들을 꽉 쥐었다.연채린은 그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어조에 더욱더 화가 났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말했다.“어쩜 그렇게 양심이 없어요? 난 여기서 바빠 죽겠는데 남우현
임동우가 산부인과에 들어서자마자 간호사들이 그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임동우 선생님, 아까 퇴근하지 않으셨어요? 왜 또 돌아오셨어요?”임동우는 걸으면서 심드렁하게 대답했다.“내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일하세요.”간호사는 임동우의 태도가 좋지 않자 그를 무시했다. 그녀는 그에게 급한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굳이 따져 묻지 않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짧은 길이었는데 4, 5명의 사람이 임동우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왜 다시 돌아왔냐며 물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이렇게
“채린 씨, 내 가방 안에서 태블릿 좀 꺼내줘요. 여기에 내가 채린 씨를 위해 고른 의상과 주얼리가 있는데 파티장 전체를 채린 씨 스타일에 맞게 꾸몄어요.”연채린은 서정원의 모습에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정원 언니, 언니가 골라줘요. 대신 다른 일들은 신경 쓰지 말아요. 요즘엔 푹 쉬어야 해요. 쌍둥이를 임신했으니 힘들잖아요. 몸을 잘 돌봐야죠.”서정원은 싱긋 웃었다.“그 의사 선생님 채린 씨 친구였어요? 꽤 잘생겼던데요?”“전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사이가 꽤 좋아요. 일을 시작한 뒤로는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요. 예전에 제
남우현과 연채린의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비록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곧 끝났다. 남우현은 큰일에 있어서 믿음직스러운 편이었다.그날 남우현과 연채린은 결혼식에 쓸 포스터 사진을 선택해야 했다. 두 사람은 선남선녀였고 연채린은 결과물이 아주 만족스러웠다.“이걸로 할까요?”연채린은 들고 있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남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뒤에 식장에 한 번 가보죠. 마지막에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한 번 보자고요.”“저랑 같은 생각을 했네요.”두 사람은 사진을 선택한 뒤 식장으로 향했다. 그곳은 이 도시에
떠나기 직전 서정원은 남우현을 위로했다.“난 괜찮아요. 시간 지체하지 말고 얼른 돌아가요.”서정원은 구급차에 오른 뒤 연채린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연채린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그녀를 보러 올 것이니 말이다.잠시 뒤 서정원은 병원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바삐 움직였고 최성운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오직 서정원만이 편안해 보였다. 그녀는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최성운에게 안심하라며 위로를 했다.“난 괜찮아요. 그렇게 불안해할 필요 없어요.”서정원은 최성운의 팔을 잡았다.
수술 성공 후 셋째 날, 임재민은 지독한 감기로 인해 목이 쉬어서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아침에 유나의 아버지가 병실에서 나왔다. 임재민이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로 잠을 자는 걸 본 그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저었다.그는 그렇게 무자비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동안 임재민이 한 일들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유나의 아버지는 임재민을 깨우지 않기 위해 발소리를 죽였다. 그는 임재민을 깨울 생각이 없었다.잠시 뒤, 유나의 어머니가 생수를 가지러 나왔을 때 유나의 아버지는 아침 식사를 들고 밖에서 돌아왔다.이때 임재민은 소리에 잠이
“아주머니 오빠한테 화가 나서 그래. 오빠가 병원에 가지 말랬다면서. 우리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더라고.”그 말을 들은 임재민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난 그날 유나 누나를 찾아가서 시비를 걸지 말라고 했을 뿐이야. 내가 언제 병원에 가서 치료받지 못하게 했다고 그래?”억지를 부리는 어머니 때문에 임재민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신유정은 자기도 임재민의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좋은 말로 그를 설득했다.“재민 오빠, 나랑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아주머니랑 잘 얘기 나눠본 뒤에 병원으로 데려가서 진찰받는
임재민과 유나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자 유나 아빠가 아내를 팔꿈치로 툭 쳤다.유나 엄마는 두 사람을 보면서 살짝 웃더니 평화롭게 입을 열어 물었다.“너희 둘 미래에 대한 계획은 있니?”어머니의 의중을 짐작한 유나는 에둘러 말했다.“너무 먼일이라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전 그냥 최대한 빨리 퇴원해서 아이가 무사히 자라는 걸 보고 싶을 뿐이에요.”그건 당연히 온 가족이 바라는 일이었다. 임재민 또한 마찬가지였다.유나 엄마의 시선이 임재민에게로 향했다.“너는? 네 생각을 말해보거라.”유나 엄마의 암시를 알아차린 임재민은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