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연예인들은 연채린 씨처럼 뛰어나지 않다는 뜻 맞습니까?"서정원은 침묵했다. 그녀가 어떠한 대답을 하든지 기자들은 또다시 해당 질문을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기자들은 서정원의 짜증을 내는 듯한 모습을 바로 카메라에 담고는 좋은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 같다며 속으로 즐거워했다."그럼 서정원 씨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서정원이 대답하지 않자 한 기자가 다른 질문을 해왔다."이번 일은 누군가가 악의를 가지고 퍼트린 잘못된 소문이며 저는 이런 근거 없는 소문에 조금 화가 날 뿐입니다."서정원은 마치 하
얼마 전 손윤서가 최성운을 다시 꼬시려고 했을 때 최성운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다른 일도 같이 터지는 바람에 미처 손윤서를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니 여유가 생긴 지금 드디어 묵혀뒀던 손윤서의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조사 결과, 해당 일을 꾸민 사람은 엄세훈 씨로 밝혀졌습니다."엄세훈과 최성운이 어떤 사이인지 너무 잘 아는 비서이기에 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최성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엄세훈? 확실합니까? 제대로 확인한 거 맞냐고 물었습니다."최성운은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
"요 며칠 컨디션이 많이 회복된 것 같네요. 내일모레 채린 씨와 잘 어울리는 예능 하나 잡아줄게요. 이제 슬슬 화면에 얼굴을 많이 노출해야 할 시기가 왔어요. 녹화장에는 나도 같이 가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서정원은 말을 끝낸 후 연채린에게 관련 자료를 건네주었다."네, 저 정말 열심히 잘할게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제가 너무 사람을 쉽게 믿어버리는 것 같아 반성도 많이 했어요. 그랬더니 지금은 멘탈이 조금은 단단해진 것 같아요."서정원은 웃으면서 말하는 연채린을 보며 그녀가 확실히 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서정원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어이가 없는 소리에 조금 기가 막혔지만, 곧 이진숙이 남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상황인 걸 눈치챈 그녀는 최성운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로 했다.이진숙의 눈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서정원의 모습이 마치 악행을 들킬까 봐 불안해하는 거로 보였다."그렇다고 한들 그게 아주머니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네요."서정원은 고개를 들고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뭐야?!"이진숙은 화를 참지 못하고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너 사업팀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몰라? 사업팀 전체를 손안에 쥐고 흔드는 네 행동
두 사람이 연채린이 있는 병실로 들어와 보니 안은 소독용 알코올 냄새로 가득했다.서정원은 핏기가 하나도 없는 연채린의 얼굴을 보고 죄책감이 일었다. 이진숙만 아니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녀는 최성운이 옆에 있어 대놓고 화는 내지 못하고 그저 주먹을 꽉 쥐고만 있었다.최성운은 자신의 어머니가 저지른 일이기에 그저 서정원의 어깨를 두드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정원은 따뜻한 수건으로 연채린의 이마를 닦아주며 속상하기도 하고 또 화가 나기도 했다."걱정하지 말아요. 금방 깨어날 거예요."최성운의 위로에
최승철은 옆에 있던 탁자를 두드리며 분노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다시는 이 저택에 얼씬도 못 하게 해!"옆에 있던 하인들 모두 괜히 불똥이 자기에게로 튈까 봐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을 꾹 닫고 있었다.최승철은 서정원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곧 핸드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연채린을 재운 서정원이 막 이진숙의 사건을 해결하려고 할 때 최승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고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정원아, 내 방금 성운 어미에게 헛소문을 퍼트린 두 명을 잡아냈다. 이씨 아줌마가 자기들을 협박해서
최성운은 요 며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은 엄세훈에게 먼저 연락을 넣었다. 신호음이 얼마 안 가 곧 엄세훈이 전화를 받았다."이게 누구야. 최 대표가 어쩐 일로 나한테 연락을 다 하네."전화기 너머에서 엄세훈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친군데 그럼 전화도 못 해?"최성운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오랜 친구여서 그런지 대화 한 번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그럴 리가. 어디서 볼까?"엄세훈은 익숙한 듯 약속을 잡았다."늘 보던 곳에서 봐."최성운 역시 익숙한 듯 장소를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엄세훈
최성운이 향한 곳은 고급일식집이었다. 해당 가게는 예약 손님만 받지만, 최성운은 예약 없이도 들어갈 수 있었다. 일식집 안으로 들어가자 단아하게 차려입은 가게 종업원이 그를 매화 룸으로 안내했다. 해당 룸은 식사와 함께 장인의 손길로 꾸며진 정원도 구경할 수 있었다.음식이 나오기 전, 최성운은 혹 엄세훈이 서정원에게도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창 일을 하고 있던 서정원은 최성운의 전화를 보고는 절로 웃음이 나 얼른 전화를 받았다."엄세훈을 조심해요. 단둘이 있게 되는 상황은 되도록 피하고요."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