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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그의 발걸음에 의해 센서 등이 반응했다, 방을 유일하게 밝혀주던 향초가 볼품없는 존재가 되었다.

센서 등이 워낙 밝았던 탓에 향초는 인테리어가 되어버렸다.

방을 밝혀주는 존재보다는 방에 있는 무언가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띄지 않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항상 존재한다.

보잘것없고 희미한 것이라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그 작용이 다를 뿐.

침실 안이 조용해졌고 무중력 상태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조용한 곳에서 유일하게 움직이는 것이 있다면, 그 소리 역시 크게 들린다.

욕실 안에서 바스락 소리, 물소리... 나상준은 밖에 서서 이 소리를 들으며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지 않았다. 그의 눈빛이 욕망으로 가득 찼다, 마치 화려한 어둠으로 가득 뒤덮인 밤거리처럼.

차우미는 미끄러운 욕실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천천히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오랫동안 씻었다.

따듯한 물에 오랫동안 씻고 나니, 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았다. 정신도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곳에는 그녀가 갈아입을 옷이 없었다.

나상준은 가운 하나를 건넸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가운을 입기로 했다.

가운을 걸친 그녀는 허리끈을 동여맸다.

길고 하얀 목덜미가 훤히 드러났다. 하지만 가운의 앞을 단단히 동여맨 탓에, 목덜미만 보였다, 쇄골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운 밑으로 그녀의 하얀 종아리와 적당한 발이 드러났다.

긴 머리를 드라이한 뒤, 그녀는 거울을 보며 몸단장을 했고 천천히 벽을 짚고 조금씩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나상준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입구에 다다른 그녀는 욕실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이 열리자마자,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나상준이 들어왔다.

차우미는 갑자기 들이닥친 나상준 때문에 깜짝 놀랐다.

나상준은 그녀의 움직임을 듣고 담배를 끄고 몸을 돌렸던 것이다.

알싸한 담배 냄새가 뜨거운 열기를 타고 퍼지는 옅은 향기를 만났다.

차우미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눈을 동그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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