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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그의 열정을 당해낼 수 없어

고다정의 서재에 있는 고대 의학 서적 중 한 권은 약용 식단에 관한 것이었다.

어젯밤, 다정은 책을 읽다가 날을 지새웠다.

다정이 동의한 이상, 여준재에게 감사해야 했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취해야 했다.

약식은 활력을 돋게 해주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신수 노인은 다정의 말을 듣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다정이가 준비하는 약이라면, 아주 특별한 조합임이 틀림없어.’

신수 노인은 다정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아주 조금.

신수 노인은 가슴을 두드리며 문제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다정아, 무슨 약재가 필요하니? 지금 바로 소연이한테 꺼내 오라고 할게.”

다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필요한 약재가 너무 많아 말로 다 하지 못했다.

“리스트를 적어서 드릴게요.”

다정은 밝은 얼굴로 신수 노인에게 말했다.

신수 노인은 긍정적인 태도로 솔선하여 펜과 종이를 가지러 갔다.

“잠시만 기다리거라.”

다정은 예쁜 글씨체로 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다.

신수 노인의 과도한 추궁을 방지하기 위해, 다정은 꼭 필요한 약재만 적었다.

만약 신수 노인에게 처방전을 공유한다면, 아마 오늘 다정은 집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신수 노인은 다정의 리스트를 살펴보았다.

그 종이에는 흔치 않은 약재들이 많이 적혀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신수 노인은 다정이 있는 틈을 타 물었다.

“다정아, 이 약재들은 뭐니?”

신수 노인은 리스트에 있는 약효 성분을 가리키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처방을 고민하던 다정은 힐끔 쳐다보고 성실하게 대답했다.

“이건 반설련이에요. 일반 설련을 인삼 물에 담근 후, 열흘간 햇빛에 말리면 설련이 노랗게 변해요. 그게 반설련입니다.”

신수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했다.

“왜 인삼 물에 담가야 하니?”

인삼과 설련의 약효는 상극이었다.

인삼으로 우려낸 설련은 병을 고칠 수 없을뿐더러 독이 될 수 있었다.

다정은 한숨을 쉬며 신수 노인에게 대답했다.

“설련이 인삼을 만나면 독이 되지만, 햇볕을 쬐면 독성을 없앨 수 있어요. 반설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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