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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 화

작가: 닥훈
연승우는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두 사람을 따라갔다.

임상실험실에 도착하자, 이곳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시험대상은 10세 어린 남자아이이었다. 어린 남자아이는 이미 의식을 잃고 쇼크 상태에 빠졌으며 입가에 흰 거품을 가득 물고 있었다. 어린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그의 몸에 엎드려 통곡하고 있었고 어린 남자아이의 아버지는 고가의 양복과 가죽 구두를 착용하고 있었고, 범상치 않은 기세를 풍기며 푸르딩딩한 낯빛으로 화난 사자처럼 다그쳤다.

“윤 교수님, 제 아들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똑바로 말씀해 주세요. 만약 내 아들이 잘못된다면 나는 당신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매장해 버릴 겁니다!”

안경을 쓴 윤 교수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했다.

“유 청장님, 너무 조급해 하지 마세요. 제 연구팀에서 해독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 상황이 좋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주가인이 아수라장이 된 이곳에 도착했고 다짜고짜 윤 교수에게 상황을 물었다.

“윤 교수님, 무슨 일이에요?”

윤 교수는 성주시 특허 의약품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주가인은 거금을 들여 윤 교수를 초청해 금봉디톡신의 임상시험을 담당하게 했다.

윤 교수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주 대표님, 임상시험이 시작된 후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임상시험 대상자의 모든 지표가 정상 수치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자,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였고 임상시험 대상자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 흰 거품을 물더니 곧 혼수상태에 빠지고 쇼크가 왔습니다.”

“원인은 찾아냈습니까?”

윤 교수가 한숨을 쉬며 머리를 저었다.

“원인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그러나 임상시험 대상자의 간 수치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 해독제를 제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주가인은 어린 남자아이의 어머니 곁으로 가서,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다독였다.

“사모님, 안심하세요. 우리는 절대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그런 소리 집어치워요!”

유 청장의 아내는 화를 내며 주가인의 팔을 밀어냈다.

“주가인 씨, 잘 들어요. 내 아들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여기 있는 사람 중 단 한 명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주가인은 그 말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녀의 이 말이 협박에만 그치지 않을 거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금 사경을 헤매는 어린 남자아이의 아버지는 성주시 질병관리청의 청장이었고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는 국회에 재직 중이기 때문에 대단한 권력가 집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말 한마디로 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성주시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해독제 제조를 완료했습니다.”

윤 교수의 조수가 빠른 걸음으로 뛰어왔다.

“윤 교수님, 처방대로 해독제를 준비했습니다.”

주가인이 다급히 말했다.

“서둘러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먹입시다.”

윤 교수가 해독제를 받아 직접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주사할 준비를 했다. 바로 그때 모두를 의아하게 만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외람되지만 교수님의 치료가 틀렸습니다. 그 해독제를 주사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사람들은 의아한 얼굴로 목소리의 출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있는 낯선 얼굴의 남자를 보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

‘누구지? 어떻게 여기로 들어온 거지?’’

윤 교수는 어두워진 얼굴로 물었다.

“누구세요?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겁니까!”

주가인의 얼굴빛도 어두워졌다. 주가인은 연승우가 이곳까지 따라올 줄 몰랐고, 그가 이렇게 말썽을 일으킬 줄은 더더욱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고작 운전기사 면접하러 온 사람과 실랑이를 벌일 때가 아니었기에 주가인은 연승우의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윤 교수,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세요. 조금전에 저희 회사 운전기사직에 지원하러 왔다가 면접에서 탈락한 사람인데... 여기까지 따라온 모양입니다.”

“당신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면접에 합격조차 하지 못한 운전기사가 감히 윤 교수의 치료에 이의를 제기하다니... 무슨 용기로?

윤 교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임상시험 대상자를 마주했다.

“제기랄.”

외마디 욕설을 내뱉고는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약을 계속 투여했다. 연승우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고개를 가로저었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 남자아이의 아버지 유한민은 연승우가 다시 소란을 피울까 봐, 엄중히 경고했다.

“어디서 굴러온 자식이야, 당장 꺼져! 내 아들의 치료에 지장을 준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연승우는 그의 폭언에 대답하지 않았고, 도리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10, 9, 8...”

그의 이 알 수 없는 행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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