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갑자기 일어난 송연아 때문에 놀라지 않고 오히려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사모님, 깨셨어요?”송연아가 멍하니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물었다.“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쓰러지셨어요.”이영이 말했다.송연아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점점 정신을 차리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이영은 송연아가 너무 허약해 보여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고 했는데 송연아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괜찮아요.”그녀는 스스로 일어날 수 있었다.이영은 내밀었던 손을 그대로 멈추고는 이내 손을 거둬들여 몸 뒤에 숨겼다.송연아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말했다.“이영 씨.”“사모님,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시켜주세요.”이영이 공손하게 말했다.“이영 씨 도움이 필요하긴 한데 그 전에 물어볼 게 있어요.”“네, 물어보세요.”“나랑 같이 프랑스 갈 수 있어요?”이영은 강세헌이 고용한 사람이기에 두 사람은 분명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영이 자기와 함께 프랑스에 갈 수 있는지 송연아도 몰랐다.다만 그녀는 이영이 아주 필요한 게 사실이었다.오래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지만 이영의 능력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이영이 대답했다.“네, 당연히 되죠. 계약 기간 동안 사모님이 어디 계시면 저도 따라가야 하니까요.”“고마워요.”송연아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이영 씨가 필요했어요.”이영이 고개를 푹 숙이고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네, 알겠어요.”“병원에 가서 아주머니 좀 데려오시겠어요?”오은화는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송연아는 원래 오은화를 더 요양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워낙 비상 상황이라 그것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아주머니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만약 아주머니가 가기 싫다고 하신다면 치료비는 그대로 계속 낼게요. 그리고 나갈 때 기사님에게도 물어보세요. 프랑스로 가겠는지. 가겠다고 하시면 지금 바로 짐을 챙기라고 하고, 거절하시면 나한테 와서 월급을 받아 가라고 해요.”송연아는 이번에 프랑스에 갈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진원우는 강세헌을 따르던 것처럼 그녀를 바짝 따랐다.“사모님.”어떤 사람이 그녀를 발견하고는 인사를 건넸다.송연아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은 채 눈인사로 화답하고는 또 큰 목소리로 말했다.“원우 씨, 사람들에게 곧 회의가 열릴 거라고 알리세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곧장 강세헌 사무실로 향해 걸어갔다.그 말을 들은 어떤 사람이 진원우에게 다가가고는 물었다.“실장님, 사모님께서 회의를 여신대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대표님께서 사모님보고 회사 업무를 공부하기 시작하라고 권유했대요. 아마 그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일 거예요. 여러분들에게 잘 부탁한다며 인사하겠죠.”진원우가 말했다.“그래요?”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진원우에게 물었다.“사모님 서원연구센터 원장님이라면서요? 얼마 전에 휴대폰에서 사모님이 인터뷰를 한 영상을 봤어요. 그 영상이 얼마나 핫했는데요.”“사모님 벌써 일 그만두셨어요.”진원우가 말했다.“그런 거예요?”또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물었다.“참 아쉽게 됐네요. 사실 다들 대표님이 사모님의 얼굴을 보고 결혼하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희 생각이 짧은 거였네요. 사모님께서 젊은 나이에 이런 엄청난 성과를 거두다니, 정말 대단하세요.”진원우는 이 틈을 타서 말했다.“사모님 예전에 미국의 미디브 연구센터에서 일했어요.”“미디브 연구센터 알아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최고급 연구센터잖아요.”진원우 옆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이기 시작했다. 다들 송연아에 대한 일이 많이 궁금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그녀는 강세헌의 여자였으니 주의를 끌어모을 수밖에 없었다.진원우가 대답했다.“네, 바로 그 연구센터예요. 사모님께서 귀국하신 후 서원연구센터 원장직을 맡으셨어요. 인공심장 개발에도 성공하셨고요. 그뿐만 아니라 사모님은 훌륭한 흉부외과 선생님이기도 하셨죠. 다만 일이 너무 바쁘시고, 또 대표님도 바쁘시기에 두 사람 모두 가정을 돌볼 시간이 없으세요. 그래서 사모님은 일을 그만두고 가정에 집
진원우가 의자를 당겨 주자 송연아는 자리에 앉았다.“여러분,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여러분들을 지키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를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사실 저는 회사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공부하러 온 거예요. 앞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으네 여러분들에게 잘 부탁드릴게요.”송연아는 비굴하지도, 자만하지도 않았다. 자기가 왜 이 회의를 열었는지 적당하게 잘 설명했다.다들 이미 진원우에게서 소식을 들었으니 너무 놀란 얼굴을 보이진 않았다.“사모님, 저희가 잘 부탁드려야죠.”송연아는 강세헌의 아내였기에 그녀의 미움을 사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모두 예의를 갖춰 대답했다.게다가 송연아는 공격적이지 않고 오히려 겸손한 모습을 보였으니 사람들이 굳이 그녀를 싫어할 이유도 없었다.송연아가 웃으면서 대답했다.“세헌 씨가 그러던데, 여러분들은 모두 회사의 기둥이라고. 많이 따라 배우면 무조건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제가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가정에 집중하기 위해서죠. 시간이 날 때나 회사로 와서 일을 배울 거예요. 물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오는 것도 있겠지만, 세헌 씨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세헌 씨가 진짜로 바쁜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회사에 일이 많긴 해요. 대표님은 또 온라인으로 본사 쪽 일도 다 처리해야 하고요. 이번에 대표님이 자리를 비우신 것도 전에 인수한 한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예요. 지사에 모두 책임자도 있다고 하지만 큰 틀은 대표님께서 정하셔야죠.”송연아는 테이블 밑으로 무릎을 꽉 잡았다.그녀는 강세헌이 바쁜 것만 알았지, 단 한 번도 강세헌이 하는 일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원래 일찍 일을 그만두고 집을 돌보면서 강세헌을 걱정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말이다.아무리 내심 불안하다고 해도 겉으로 그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었다.송연아가 농담하듯이 말했다.“대표님 대신 무슨 일을 숨긴 건 아니시죠?”“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바쁘신 거 맞아
진원우는 백미러로 그녀를 힐끔 봤다.송연아가 보인 침착함과 논리는 그를 놀라게 했다.“완벽했어요.”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더는 미소가 걸리지 않았다.회사에서 보인 미소는 그녀가 억지로 짜낸 거짓 미소였다.지금 강세헌의 행방이 묘연하니 그녀는 정신을 차려야 했다.송연아는 힘껏 마른세수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할 때 마침 오은화가 이영의 차에서 내리는 걸 발견했다.“사모님.”오은화가 송연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같이 갈게요.”송연아가 말했다.“하지만 아주머니 몸이...”“다 나았어요.”오은화가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봐봐요, 엄청 건강하잖아요.”송연아가 말했다.“그럼 그쪽에 도착하면 의사를 준비할게요.”“괜찮아요, 괜찮아요. 저 다 나았어요. 사모님이 계속 병원에 있으라고 하지 않으셨으면 저는 진작 퇴원했을 거예요. 매일 병원에만 있으니 어찌나 답답하던지. 참, 찬이를 보러 빨리 가야겠어요. 며칠 보지 못했더니 어찌나 보고 싶던지.”오은화가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걸어갔다.송연아가 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영 씨도 준비하세요.”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녁 6시, 그들은 공항으로 출발했고 진원우는 이미 비행기를 준비해 뒀다.사람도 많고 짐도 많았는데 다행히 진원우가 미리 준비한 덕분에 너무 오랜 시간이 지체되지 않았다. 짐도 그들이 탄 같은 비행기에 실려 따로 수하물을 위탁할 필요가 없었다.비행기에 오른 후, 송연아는 여전히 침착한 모습을 보였는데 윤이가 투정을 부리면 송연아는 직접 그를 달랬다. 찬이는 그래도 조금 컸다고 간식을 먹으면서 조용히 있었다.“엄마, 외할머니가 그러시는데 우리 놀러 가는 거래요. 맞아요?”한혜숙이 짐을 정리할 때 찬이가 물었었다.“왜 제 물건을 모두 캐리어에 넣으세요?”한혜숙이 대충 둘러댔었다.“우리 지금 놀러 가는 거야.”그 말을 듣고 찬이는 잔뜩 신이 났다.한혜숙은 그런 찬이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송연아가 웃으면서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응, 우리 지금 프
이영은 진원우 뒤에 서 있었는데 송연아를 마주 보지 않고 고개를 푹 숙였다.도대체 무슨 이유로 송연아가 가족들 모두 프랑스로 데려왔는지 모르겠지만 예리한 이영은 분명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니면 송연아는 이렇게 서두르지 않았을 것이다.“형수님...”진원우가 그녀를 바라봤다.“원우 씨가 나랑 그 사람 찾으러 가요.”진원우가 말했다.“나 혼자 가면 돼요. 형수님은 이쪽을...”“이쪽은 이영 씨에게 맡길게요.”송연아가 이영에게 말했다.“혹시 내 두 아이를 잘 지켜줄 수 있어요?”이영이 앞으로 한 걸음 내딛고는 말했다.“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송연아는 처음부터 가족들을 이영에게 맡길 생각으로 그를 프랑스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녀는 이영의 능력을 충분히 믿었다.진원우가 그녀를 더 말리려고 했지만 송연아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내가 안 가면 어떻게 마음이 놓이겠어요?”진원우는 송연아가 마음을 굳힌 걸 알고서는 더는 말리지 않았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가세요. 이쪽은 제가 있잖아요.”이영이 말하면서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했다.송연아가 감격스러운 얼굴로 그를 보며 말했다.“한 말은 꼭 지킬 거라고 믿어요.”이영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엄청 부담스럽단 말이에요.”진원우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그럼 수고해 줘요.”이영이 대답했다.“돈 받고 일하는데요,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이 말은 마치 그들에게 자기가 돈 받고 이 일을 하는 걸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언급한 것 같았다.송연아는 머릿속에 온통 강세헌의 일로 가득 찼기 때문에 이영의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진원우는 돌연 돈 얘기를 꺼낸 이영이 이상하다 싶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이영은 강세헌의 높은 연봉 제안 때문에 이 일을 선택한 것이다.송연아가 이영에게 말했다.“먼 길 오느라 수고했는데 이영 씨도 얼른 가서 쉬어요.”이영이 알겠다고 말하고는 방을 나섰다.송연아
이영은 잠깐 눈을 피하더니 곧이어 평소처럼 침착한 모습을 보이며 말했다.“어머님께서 오라고 하셨어요.”송연아가 물잔을 건네받았다.“묻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예요?”이영이 대답했다.“긴장하지 않았어요.”하지만 송연아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이영이 방금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니 말이다.“설마 프랑스로 와서 아직 적응되지 않은 건 아니죠?”“...네, 조금요.”“차차 익숙해질 거예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하고요.”송연아의 말에 이영은 알겠다고 대답했다.송연아가 다시 식탁으로 돌아왔다.한혜숙은 더는 그녀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게 하진 않고 물을 컵에 따라주었다.송연아가 물 한 모금 마시던 그때, 집사가 다가오고는 송연아에게 말했다.“사모님, 누가 찾으십니다.”송연아는 당연히 진원우인 줄 알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다가갔는데 문 앞에서 심재경을 발견했다. 깜짝 놀란 그녀가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어요?”“원우한테서 들었어. 세헌이에게 사고가 생겼다며. 당연히 도와주려고 왔지.”심재경이 엄숙한 얼굴로 말하자 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소식이 있어?”심재경이 물었다.송연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지금 원우 씨랑 그쪽으로 가려고요.”“나도 같이 갈게.”심재경이 말했다.송연아는 도움이 필요했기에 거절하지 않았다.이때 진원우도 도착했다.송연아는 이영과 집사에게 당부를 한 후 진원우와 함께 떠났다.사고가 난 지점이 노르웨이였기 때문에 차로 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진원우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준비했다.헬리콥터에 조종사까지 총 네 명 앉을 수 있었는데 마침 그들은 셋이었다.헬리콥터 위의 프로펠러에서 매우 큰 소음이 들려왔지만 안에서는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사람을 찾지 못했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심재경은 송연아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침묵을 지켰다.두 시간 후, 헬리콥터가 착륙했다.프랑스와
“어디에 있어요?”송연아가 다급하게 물었다.진원우가 대답했다.“멀어요, 걸어가야 해요.”송연아가 대답했다.“얼른 가죠, 나도 같이 가야겠어요.”멀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당장 발견된 사람이 강세헌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노르웨이 경찰 측의 협조와 안내에 그들은 길이 없는 산을 오르며 앞으로 행진했다.송연아는 발밑에 있는 큰 바위를 보지 못하고 미끄러지더니 발목을 삐었다. 고통이 몰려와 그녀는 저도 모르게 깊은숨을 들이마셨다.“왜 그래?”그녀의 뒤에서 걷던 심재경이 물었다.송연아는 한 시라도 지체할 수 없었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괜찮아요.”사실 발목이 삐었는지 따끔거렸는데 말이다.날이 점점 어두워지고.그들은 조명으로 길을 비추며 앞으로 걸어갔다.길이 험난했고, 걸어가는 사이에 비행기 잔해까지 보였는데 송연아는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되도록 비행기 잔해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저녁이 되니 주위는 많이 조용해지고, 또 더 추워지기도 했다.그들은 한참 걸었는데 몸에 열이 나 땀까지 났다.“도착했어요.”진원우는 앞쪽에 불빛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송연아도 발견하고는 걸음을 재촉하더니 현장에 도착하고는 사람들을 헤치고 바로 흰 천을 들었다.눈앞의 사람은 이미 죽었고 다리가 하나 없었는데 온몸에 화상을 입은 듯하다. 얼굴로 화상을 입어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체형으로 봤을 때 강세헌은 아니었기 때문에 송연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다시 뭔가를 생각한 듯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눈앞의 사람이 이 지경으로 되었으니 그럼 세헌 씨도...?’그 생각에 송연아는 겁이 나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심재경이 그녀를 부축하고는 말했다.“연아야.”송연아가 웅크려 앉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계속 찾으라고 해요.”진원우가 말했다.“다들 계속 찾고 있어요.”워낙 어두웠기에 조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너무 늦어 노르웨이 경찰 측과 한국 대사관 측에서는 수색과 구조를 잠시 중단했다.하지만 송연아는
송연아도 진원우가 임지훈의 이름을 부른 걸 듣고서는 미친 듯이 뛰어오더니 진원우의 팔을 잡으며 물었다.“누구 전화예요?”진원우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더니 손을 송연아의 팔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진정시키려고 했다.그리고 다시 휴대폰에 대고 물었다.“임지훈, 정말 너 맞아?”그는 자기가 환청을 한 게 아닌지 의심되었다.“맞아.”진원우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물었다.“지금 어디에 있어?”“나 프랑스에 있어...”“잠깐만.”진원우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프랑스에 있다고?”“그래.”임지훈이 단호하게 대답하고는 또 다급하게 물었다.“나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너 지금 어디에 있어? 지금 바로 찾으러 갈게.”“대표님과 탄 비행기가 노르웨이에서 추락했어. 그래서 여기서 대표님과 너를 찾던 중이었어. 그러니 내가 어디에 있겠어?”“얼른 돌아와.”임지훈이 다급하게 재촉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진원우가 어리둥절했다.“상황이 복잡하니까 만나서 얘기해.”임지훈이 신신당부했다.“당장 돌아와. 대표님 거기 안 계시니까.”“그럼 어디에 있는데?”진원우가 물었다.“먼저 돌아와...”임지훈이 채 말을 마치지 않았는데 이쪽이 신호가 좋지 않아 더는 그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진원우는 전화를 끊은 후 송연아와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대표님 괜찮으실 거예요. 방금 전화한 사람이 임지훈이에요.”송연아가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정말이에요?”진원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바로 돌아가죠. 임지훈이 그러는데 대표님 여기 안 계신대요.”희망이 보이자 송연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다급하게 말해다.“빨리, 빨리 돌아가죠.”그녀는 너무 빨리 걸어 부은 발목에서 밀려온 고통 때문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심재경이 그녀의 빨갛게 부은 발목을 살펴보더니 손으로 만져보았다.그의 손길이 닿자 송연아는 더 아파져서 미간을 찌푸렸다.“뼈까지 다친 것 같은데.”심재경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세헌이를 찾기도 전에 너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