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아는 못 들은 척했고, 이때 주석민이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누가 널 부르는 것 같은데?”“그래요?”그녀는 마지못해 강의건을 바라보았다.강의건은 하룻밤 사이에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늙어버린 것 같았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어서 가 봐. 하지만 10분밖에 시간이 없어. 돌아와서 나랑 함께 수술실에 들어가야 해.”주석민이 말했다.송연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얼른 돌아올게요.”그녀는 강의건에게 걸어갔지만 먼저 인사하지 않았다.강의건이 먼저 입을 열고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세헌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송연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강세헌을 만나고 싶어 하면서 왜 그녀에게 안내하라고 하는 걸까?“보시다시피 전 지금 근무 중이에요.”송연아는 무심하게 말했다.강의건은 손에 있는 지팡이를 꽉 쥐었다. 흐린 눈에는 약간의 짜증이 섞여 있었지만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세헌이를 만날 수 있었으면 너를 찾아왔겠니?”송연아는 그제야 알아차렸다. ‘세헌 씨가 할아버지를 만나기를 거부하는 거구나?’그렇다면 강세헌이 일부러 피하고 있다는 뜻이다.그럼 그녀가 어떻게 강세헌의 행방을 강의건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저도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요.”송연아가 말했다.강의건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지만 힘이 부족해서 기세가 없었다.송연아는 그의 손을 쉽게 떼어냈고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이제 세헌 씨의 사람인데, 할아버지께서 저를 건드리면 세헌 씨만 화나게 할 뿐이고 세헌 씨가 화를 내면 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강의건은 같은 자리에 서 있었지만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지금 그는 강세헌을 만나 강세욱의 일을 간청하고 싶었지만 감히 강하게 나갈 수가 없었다.그리고 지금 당장 강세헌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강의건의 몸이 흔들렸고 발뒤꿈치가 불안정하여 쓰러지려고 할 때, 마침 전 집사가
전 집사는 입을 다물었다.강의건이 말했다.“지금 그 말을 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지 않았나? 이 세상에 후회한다고 돌아가 만회할 방법이 있을까?”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세헌이를 과소평가한 것은 나야. 나는 세헌이가 걔의 아비처럼 속이 여릴 거라고 생각했어. 둘째가 처음에 맏이를 몇 번 괴롭혔지만 맏이는 형제애가 넘쳐서 동생의 괴롭힘에 신경 쓰지 않았어...”전 집사는 강세헌이 그의 아버지만큼 자비롭지는 않다고 느꼈는데, 그것은 그들이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강세헌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장진희에게 죽을 뻔했는데, 그런 나쁜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것 같았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경찰서에 도착했다.그들은 장진희를 만나기 위해 접견을 신청했다.그러나 이 순간 접견실에서.임지훈이 강세헌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께서 오셨습니다.”강세헌은 놀라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이곳에 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알았어.”임지훈이 덧붙였다.“하지만 지금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규정에 따르면 동시에 두 명 이상의 사람이 죄수를 만날 수 없다.장진희는 중범죄자에 속했고 그녀가 사회에 끼친 영향은 엄청 나빴다.그래서 일반 죄수들과는 달랐다.“이제 내가 너의 손에 잡혔으니 내 목숨은 너한테 달려 있어. 하지만 나를 모욕하고 싶다면 꿈 깨.”장진희의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그녀는 심문 의자에 고정되었다.장진희는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굴욕을 당하는 것보다는 당당한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여기서는 그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이 사람, 알아요?”강세헌은 장진희 앞에 사진을 내밀었다.장진희는 당연히 그 사람을 알아봤다. 사진 속 사람은 강세헌 부모의 운전기사였고, 그녀는 그 운전기사를 매수해 강세헌 부모의 차에 손을 썼던 것이다.그녀가 어떻게 그 사람을 못 알아볼
작은 흰색 병, 작은 접이식 칼과 라이터였다.큰 물건은 아니었지만 사람의 몸은 충분히 해칠 수 있었다.장진희는 침착하게 말했다.“여긴 경찰서야.”임지훈은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여기가 경찰서라는 건 알고 있고요, 장난은 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방금 책임자는 저랑 친한 사이라 우리한테 약간의 편의를 제공할 의향이 있더라고요.”임지훈이 비록 그렇게 돌려 말했지만 장진희는 그가 자신에게 무슨 짓이든지 하려는 준비가 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임지훈은 목에 묶인 넥타이를 풀고 그것을 장진희의 입에 물렸다.강세헌은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에 놓인 접이식 칼을 집어 들고 스위치를 누르자 날카로운 칼날이 즉시 튀어나왔다.“제가 할게요.”임지훈이 앞으로 나섰다.강세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진희를 향해 곧장 걸어갔는데, 칼은 크지는 않았지만 칼날이 매우 날카로웠다.그는 칼날을 장진희의 얼굴에 대고 눌렀다.조금만 힘을 주면 칼은 사람의 피부를 뚫을 수 있었다.장진희는 ‘읍읍’ 소리만 낼 수밖에 없었다.동공이 떨리고 온몸이 굳어지는 이 느낌은 죽음보다 더 무서운 공포였다.적어도 죽음은 한순간에 감각을 잃게 되지만, 이런 정신적 고문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주었다.“부모님 장례식에서 나를 물에 밀어 넣은 것은 바로 당신이었어.”강세헌이 말을 할 때, 그의 손에 쥔 칼의 끝은 이미 장진희의 얼굴에서 목으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다.장진희는 감히 근육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몸이 너무 긴장해서 떨리고 있었다.그가 조금 힘을 주자 칼이 장진희의 살갗을 뚫었다.하지만 피가 많이 흐르지 않았는데, 강세헌이 혈관을 피해서 찔렀던 것이다.그리고 그 부위는 찌르면 엄청 아팠다.그가 그렇게 정확하게 찌를 수 있었던 이유는 송연아가 의학 서적을 많이 가지고 있어 송연아가 책을 읽을 때, 그가 옆에서 우연히 봤기 때문이었다.인체에서 가장 연약한 부위, 찌르면 가장 아픈 부위, 동시에 혈관이 적은 부위가 바로
“흡, 흡...”장진희의 입에서 고통스러워 경련을 일으키는 소리가 났다.몇 분 후, 그녀는 너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기절했다.임지훈은 테이블 위에 놓인 차를 그녀에게 뿌려 깨운 다음 계속했다.고문이 여러 번 반복되자 장진희의 숨은 간신히 붙어있었다.그제야 임지훈은 고문을 그만두고 물건을 치웠다.그가 말했다.“안에 있는 사람들은 장진희를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 속뜻은 아무도 그녀의 부상에 대해 묻거나 신경 쓰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강세헌의 얼굴은 무표정했고, 장진희가 지금 당한 고문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 줄 수 없었다.부모님의 비극적인 죽음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그 고통은 자신이 물에 떠밀려 익사할 뻔했을 때, 죽음을 직면했을 때의 두려움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그가 접견실에서 나오자 강의건을 보았다.강세헌의 얼굴에는 표정이 전혀 없었다.눈빛에도 온기가 없었다.“얘기 좀 할까?”강의건이 말했다.강세헌은 동의하지도 거절하지도 않고 묵인했다.강의건과 전 집사는 서로를 쳐다보고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세헌이 기꺼이 이야기할 의향이 있어 보이는데, 혹시 회사 문제를 되돌릴 여지가 아직 있지 않을까?강의건은 희망을 품었다.그는 전 집사의 손을 잡고 강세헌의 발걸음을 최대한 빨리 따라가려고 했다.강의건은 바깥에 다다랐을 때야 입을 열었다. “내가 장진희를 처리하는 걸 도와줄 수 있어.”그는 강세헌에게 장진희를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호의’를 베풀고 있었다.강세헌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아차렸고,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예전 같았으면 할아버지의 호의에 감사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 여자가 이미 소송에 묶여 있고 감옥에 평생 갇혀 있을 건데 뭘 도와줄 수 있는데요?”강의건은 순식간에 할 말을 잃었다.사실 그는 항상 강윤석의 가족만 보호해 주었고 그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알지 못했다.단지 이미 아들을 잃었던 그는 더 이상 둘
“무슨 일이에요?”오은화가 걸어오면서 물었다.찬이는 자고 있었는데, 그 소리는 깨고 말았다.임지훈은 검지를 입에 대고 오은화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쉿!”오은화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임지훈은 속삭였다.“서재에 들어가지 마세요.”임지훈은 강세헌이 왜 화를 내는지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강의건이 강세헌을 키웠지만 그것을 가지고 그를 옥죄였고 강세헌이 수년 동안 장진희에게 손을 대지 않은 유일한 이유가 강의건 때문이었다.하지만 강의건은 그를 어떻게 대했는가?강세헌은 자신을 해친 사람들이 모두 명목상 자신의 가족인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오은화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사모님께 연락드려서 오라고 할까요?”임지훈은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반짝였다.지금 강세헌은 곁에 누군가가 필요하다.“가서 전화해요.”오은화는 전화를 걸었지만 누구도 받지 않았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임지훈에게 고개를 저었다.“연락이 안 돼요.”임지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서재 안에서.강세헌은 팔짱을 끼고 통유리 창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발밑에는 깨진 찻잔이 있었고 사방에 물이 튀어 그의 발에까지 묻어 있었다.그는 꼿꼿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매우 외로워 보였다.외부에서 들어온 빛이 그의 몸에 투사되어 반은 밝고 반은 어두웠다.그 때문에 그가 지금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볼 수도, 추측할 수도 없었다.병원에서.송연아는 주석민을 따라 수술실로 들어갔다.병원에 출근한 이후, 정확히 말하면 주석민을 따라 수술실에 들어갈 때마다 주석민은 송연아에게 자신의 조수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고, 많은 환자 검진도 그녀더러 맡으라고 했다.요컨대 주석민을 따라다니면서 모든 일이 그녀에게 주어지게 되었다.그래서 그녀는 매우 바빴다.수술실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3시간이 지난 후였다.송연아는 쉬지도 못한 채 다른 환자의 차트를 정리하라는 주석민의 지시를 받았다.“환자 차트를 정리해서 내 사무실 책상에 중간 서랍에
송연아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을 때, 최지현을 닮은 그 여자도 송연아를 보았다.그녀의 눈빛은 처음에는 송연아를 보고 깜짝 놀란 것 같았지만 곧 약간의 원망이 섞여 있었다.지난번에 송연아는 그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그녀는 자연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서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자신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걸까?주혁은 송연아를 보고 바로 아내를 끌고 자리를 떠났다.송연아에게서 멀리 떨어진 후 그는 속삭였다.“여보, 지금 임신했으니 복수는 나중에 얘기해.”하지만 그의 아내는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그래, 다시 얘기해.”그녀는 이제 주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주혁의 생각을 거역할 수 없었다.이 아이도 그녀가 원해서 가진 것이 아니었다.그녀는 피임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주혁은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기로 했지만 이 아이가 복수의 길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녀는 아이를 제거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이쪽에서.환자를 검사실로 보낸 후 송연아는 초음파실로 가서 방금 본 여성의 파일을 확인했다.성별: 여성나이: 21세이름: 심혜진그 여자는 최지현이 아니었다. 성씨와 이름도 달랐으며 나이도 달랐다.송연아는 계속 그 여자가 이상하다고 느꼈다.특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유독 수상했다.그녀는 그 이유를 알아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강세헌의 문제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또 다른 문제를 안길 수 없으므로 몰래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송연아가 퇴근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였고 오늘은 당직을 서지 않기 때문에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그녀는 집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대신 병원에서 심혜진이라는 환자의 정보를 받았다.그녀는 송예걸이 확인을 도와주기를 바랐다.그러나 송연아가 들어갔을 때, 안이슬이 송예걸에게 약을 발라 주고 있는 것을 보았다.송예걸의 부상이 강세헌보다 더 심각했기 때문에 그는 겨우 팔만 움직일 수
그녀의 앞에서 쓰러진 것은 송예걸이였다.송연아는 당황해서 확인하러 갔다.옆에서 안이슬이 말했다.“우리 둘 때문에 정말 겁먹은 거 아니야?”송연아는 송예걸의 숨소리를 확인하며 말했다.“덩치도 큰 남자애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겁을 먹을 수 있겠어요.”정말 그들의 농담 때문에 그가 기절했다면 사람들이 듣고 비웃지 않을까?예상대로 그는 그들을 속이고 있었다.송연아와 안이슬은 둘 다 의사인데, 송예걸이 두 사람 앞에서 기절하는 척 연기하는 것은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 것이 아닌가?그가 괜찮다는 것을 알고 송연아가 말했다.“이렇게 기절한다고? 이렇게 겁이 많아서 앞으로 어떤 여자가 너랑 결혼하려고 할까? 여자들은 용감하고 강한 사람을 좋아해. 안전감이 들거든. 네가 평생 독신으로 살까 봐 걱정되네.”송예걸은 눈을 번쩍 떴다.그는 바닥에서 일어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정말 재미없네.”“우리 앞에서 죽은 척하는 건 바보짓 아니야?”안이슬은 웃었다.송예걸은 얼굴을 붉히며 도전적으로 말했다.“남자들은 누나들 같은 여자들을 안 좋아해.”송연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널 실망시켰네. 우리 둘 다 남자가 있거든.”송예걸은 말문이 막혔다.“...”그래, 그는 두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나 자러 갈래.”“잠깐만.”그가 떠나려던 찰나 송연아가 그를 불러 세웠다.“너한테 부탁 하나 하고 싶어.”송예걸이 물었다.“무슨 부탁?”송연아는 그에게 서류를 건네며 말했다.“이 사람에 대해 조사해줬으면 좋겠어.”송예걸은 조사할 사람의 정보를 받았지만 그 안의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았고 이름과 주소, 그리고 간단한 진료 기록뿐이었다.조사할 사람이 임산부인 것을보고 그는 호기심에 물었다.“강세헌이 바람피웠어?”송연아는 바로 그를 노려보았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렇지 않으면 왜 임산부에 대해 조사하라고 해?”송예걸이 말했다.“강세헌이 더 이상 누나를 원하지 않으면 찬이를 데리고 나와. 앞으로 내가 먹여
송연아는 몇 입 더 먹고는 침실 밖의 욕실에서 샤워한 후 방으로 돌아갔다.방 안은 불이 켜져 있지 않아서 어두웠다.송연아는 달빛에 의지하며 들어왔다.강세헌은 옆으로 누워 있었고 그가 자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강세헌은 그녀가 들어올 때,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자요?”대답이 없었다.송연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 누운 뒤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싸며 말했다.“세헌 씨 아직 안 자는 거 다 알아요.” 그가 고르게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가 잠을 자지 않는다고 느꼈다.“나 요즘 바빴어요...” 송연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세헌은 몸을 뒤척였다.어둠 속에서 독수리 눈 같은 그의 눈동자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송연아가 말했다.“자고 있지 않으면서 왜 나를 무시했어요?”그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곧 그는 위에서 몸으로 그녀를 눌렀다.송연아는 너무 피곤하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싫어?” 그가 물었다.송연아는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아니에요. 난 그냥...”“그냥 뭐?”송연아가 대답하기 전에 강세헌은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분명 두 사람 모두 지난번의 대화를 마음속으로 신경 쓰고 있었지만 둘 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강세헌은 더욱 오만하고 거침이 없었고, 송연아가 좋아했다는‘선배’를 질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그는 세게 그녀의 입술을 물었다.송연아는 고통에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나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그냥 그가 기분이 안 좋아서 화풀이하는 거라고 생각했다.“일이 잘 안 풀려요?” 송연아가 속삭였다.강세헌은 대답하지 않고 큰 손을 그녀의 옷깃에 댔고 옷을 찢어 손바닥을 그녀의 가슴에 대고 거만하게 말했다.“여기, 앞으로는 나 한 명만 차지할 수 있어.”송연아는 입술을 앙다물고 끝내 가볍게 그러겠다고 대답했다.‘세헌 씨도 마음속에 여자가 나 한 명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