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그의 얼굴 근육이 파르르 떨리고 분노가 극에 달하니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 그는 이 여자의 심장을 꺼내서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보고 싶었다!어떻게 이토록 매정할 수 있을까!“이혼은 이번 생에 꿈도 꾸지 마. 넌 죽어서 귀신이 돼도 내 옆에 있을 테니까!”송연아도 분노가 차올랐다.원한을 내려놓고 그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려 했는데 정작 그의 옆엔 딴 여자가 있었다!송연아는 저 자신이 너무 어리석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하마터면 그가 진짜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할 뻔했다!“좋아요, 내일 나가서 내가 당신 와이프라고 여기저기 떠벌릴 거예요. 게다가 당신을 수없이 배신하는 여자라고도 말해야죠. 여러 남자를 만났고 심지어 딴 남자의 아이도 낳았다고 할 거예요. 나 반드시 당신 역겹게 해줄 거야!”강세헌은 그녀 때문에 화가 나서 뒤로 넘어갈 것 같았다.‘이 여자가 진짜! 작정하고 날 미치게 하네!’“감히 그러기만 해봐!!”“어디 한번 지켜보시던가!”송연아도 뒤질세라 강경하게 쏘아붙였다.강세헌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마음을 추슬렀다.“왜 도통 말이 안 통해?”송연아는 기가 차서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 그가 가식을 떨어놓고 인제 와서 왜 또 신경 쓰는 척인 걸까?“도련님, 이지안 씨라는 분이 도련님을 찾아왔어요.”오은화가 문을 두드렸다.송연아는 곧바로 문 앞을 쳐다봤다.이지안?강세헌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분명 임지훈에게 처리하라고 했는데 왜 또 나타난 걸까?“안 봐요, 가라고 해요!”강세헌이 단호하게 거절했다.문 앞까지 도착한 이지안은 그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서류 보내드리러 왔어요.”강세헌이 미간을 구기자 송연아는 그가 일부러 난감한 척하는 거라고 여겼다.허리까지 감싸 안더니 인제 와서 또 선을 그으려고?송연아는 그에게 쏘아붙이고 싶었다.‘적당히 해요, 세헌 씨!’“아주머니, 들어오라고 하세요.”송연아가 강세헌 대신 말했다.오은화가 문을 열자 이지안이 안으로 들어왔다. 보아하니 그녀는 일부
송연아는 홧김에 강세헌의 손을 뿌리쳤다.딴 여자랑 호텔 가기로 약속했으면서 그녀 앞에선 여전히 좋아하는 척 연기한 걸까?그야말로 배우 뺨치는 연기였다!!“강세헌, 넌 진짜 사기꾼이야!”송연아는 화가 나서 위층에 올라가려 했지만 다리가 완치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너무 빨리 달려간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딴 곳에 정신이 팔려 계단을 헛디뎠는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제때 손잡이를 잡아서 몸을 지탱했다.이에 그녀는 울화가 더 치밀었다. 강세헌 앞에서 망신당한 것도 모자라 내연녀 앞에서까지 이 꼴을 당했으니 말이다.송연아는 불만을 늘어놓았다.“이 계단 설계가 너무 후져요. 뭐 이렇게 허름한 별장이 다 있어!”강세헌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람 불러서 당장 무너뜨리고 네 뜻대로 리모델링해.”송연아는 고개를 홱 돌려 그를 째려봤다.‘이 남자가 진짜, 또 나한테 끼 부려?’“아직도 날 신경 쓸 겨를이 있어요? 얼른 호텔이나 가라고요!”송연아는 기세등등하게 위층으로 달려갔다.강세헌은 씩씩거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그녀가 이토록 화내는 건 질투해서겠지?그를 엄청 신경 쓰기 때문이겠지?이렇게 생각하니 강세헌은 입이 귀에 걸릴 것만 같았다.그의 말투도 살짝 부드러워졌다.“임 비서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어?”이지안은 흠칫 놀라더니 강세헌이 본인에게 묻는 걸 알아채고 얼른 대답했다.“네.”사실 아니었다.임지훈은 단지 그녀에게 서류 드리러 가서 송연아에게 보여주도록 하라고만 했었다.호텔 가는 건 그녀 스스로 지어낸 말이다.이지안은 송연아와 강세헌이 헤어지길 바랐다!“알았으니까 돌아가 봐.”강세헌은 그녀에게 거리를 두며 아주머니더러 손님을 배웅하라고 했다.이지안도 너무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예의 바르게 아주머니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강세헌은 임지훈에게 전화해 별장에 오라고 분부했다.임지훈의 아이디어가 도움은 됐지만 그의 허락 없이 이렇게 하는 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강세헌은 이 점을 절대
“나 때문에 유산하고 다리를 상해서 화난 거라면 날 마음껏 때리고 욕해. 아니면 원하는 조건을 제안해. 얼마든지 다 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이혼 얘기는 절대 꺼내지 마.”강세헌이 그녀를 쳐다봤다.송연아는 코를 훌쩍거렸다.“세헌 씨가 밉고 원망스럽지만...”그럼에도 그녀는 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강세헌을 좋아하게 됐다.송연아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내가 딴 남자 만난 거 진짜 괜찮아요?”“응, 괜찮아.”강세헌이 대답했다.그는 송연아가 순결한 여자란 걸 이미 아니까.그에게 첫 몸을 줄 때 더없이 깨끗했으니까!“그럼... 내가 딴 남자의 애를 낳아도 괜찮아요?”송연아는 결국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그가 받아들이면 받아들이는 거고 안 받아들이면 빨리 헤어지면 그만이다.괜히 서로 질질 끌면서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강세헌은 그녀의 말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알아채지 못하고 아직도 유산된 그 아이를 말하는 줄로 여겼다.그 아이만 떠올리면 강세헌은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만약 네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면 친자식처럼 아껴주고 사랑해줄 거야.”송연아가 못 믿겠다는 듯이 되물었다.“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강세헌이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답했다.“난 거짓말 같은 거 안 해!”“내 말 잘 들어요...”벌컥!이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임지훈이 숨을 헐떡이며 안에 들어왔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최지현 씨가 배 타고 해외로 도주하려고 한대요.”임지훈은 송연아가 하려던 말을 불쑥 차단했다.강세헌은 최지현이 자신을 속인 것을 생각하자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그래서 놓쳤어?”“아니요, 우리 쪽 사람들이 따라가고 있는데 이제 곧 공해에 도착해서 잡을 가망이 안 큽니다.”그의 목소리가 점점 더 기어들어갔다.“어리석은 놈!”강세헌이 버럭 화를 냈다.“얼른 출발해.”그는 걸음을 옮기려다가 송연아가 생각나 고개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집에 있어. 나 일 좀 보고 올게.”“최지현이 왜 도망치려고 해요?”송연아가 의아해하
임지훈은 어리둥절해졌다.‘뭐지? 이 무모함은? 감히 바다에 뛰어들어?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어?’“당장 건져내. 시신이라도 무조건 건져내야 해.”강세헌이 말했다.임지훈은 얼른 사람을 시켜 장비를 세팅하고 바다에 들어가 사람을 건지라고 분부했다.주혁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최지현을 너무 사랑했다. 그렇지 않으면 강세헌의 심기를 건드릴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감방에서 구출할 일도 없다.“강세헌, 야 이 살인마야!”주혁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강세헌은 차가운 표정만 지을 뿐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임지훈은 주혁이 스스로 망신을 당하는 모습에 코웃음을 쳤다.“혼자 바다에 뛰어들었잖아. 누가 죽이는 거 봤어? 게다가 우린 지금 사람을 구하려고 바다에 들어가고 있어!”주혁은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런 억지 부리지 마!”“내가 말한 건 전부 사실이야.”임지훈이 두 손을 벌리며 네가 날 어떻게 할 수 있냐는 태도를 선보였다. 이에 주혁은 분노가 차올라 피를 토할 심정이었다!한 시간쯤 지난 후 건지러 들어갔던 사람이 선반 위에 올라왔다.“사람 못 찾았어요. 도저히 찾을 수가 없네요. 물속이고 밤이라 시야가 어두운 데다가 바다가 너무 커 찾기 힘들어요.”주혁은 난간 옆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언덕조차 안 보였고 달빛에 드리운 해수면이 반짝반짝 빛났다.깊은 밤에 바다에 뛰어들면 익사하지 않는다고 해도 얼어 죽거나 상어에게 잡아먹힌다.“지현아.”주혁은 괴로운 마음에 엉엉 울고 싶었다.임지훈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속으로 생각했다.‘이 자식은 여자를 못 만나봤나? 일개 최지현 때문에 꼴이 이게 뭐야?’다만 주혁이 무슨 잘못일까? 그는 단지 한 여자를 좋아한 것뿐인데.그녀가 딴사람들 눈엔 일말의 가치가 없을지 몰라도 그에겐 가장 완벽한 존재였다.주혁은 최지현을 너무 사랑했다.이건 마치 강세헌이 송연아를 좋아하는 마음과 비슷한 도리일 듯싶다.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한혜숙은 딸에게 넌지시 질문을 건넸다.“너 언제쯤 그쪽 일 처리하고 이리로 올 거야?”송연아는 지금 처지를 생각하며 대답했다.“곧 가요.”그녀는 망설이다가 한혜숙에게 물었다.“엄마도 함께 오실래요?”“내가 거길 왜 가?”송연아는 한혜숙에게 송태범을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어쩌면 우리 용운시에서 지낼지도 몰라요...”“난 여기가 좋아.”한혜숙이 답했다.엄마는 어느덧 그곳 생활에 적응한 듯싶다.아무런 번뇌도 없고 찬이만 잘 키우면 되니까.송연아는 더 강요하지 않았다. 나중에 만나면 다 얘기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찬이의 근황을 몇 마디 더 물은 후 영상통화를 끊고 배가 고파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냉장고에 있는 케이크를 꺼내서 한 술 떠먹었는데 부드러운 식감에 크림 향이 베어 있었고 겹겹이 과일 향도 났다.이때 불쑥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오은화가 집에 없어 그녀는 케이크를 식탁에 내려놓고 가서 문을 열어주었다.백수연이 집에 찾아온 걸 보더니 송아연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쏘아붙였다.“여긴 왜 왔어요?”백수연은 그녀를 보더니 울음을 터트렸다.“연아야, 네 아빠가 위독해. 마지막으로 널 한번 보고 싶은데 연락처를 몰라서 이렇게 찾아왔어.”송연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온몸에 소름이 돋고 충격에 휩싸여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빨리요?”교수님은 분명 시간이 더 남아있다고 했으니 말이다.“그래, 너무 갑작스럽지...”백수연이 대성통곡했다.송연아는 더 고민할 겨를 없이 곧바로 기사를 불렀지만 마침 기사가 집에 없었다.이때 백수연이 말했다.“내가 운전했어. 내 차 타고 가. 네 아빠는 이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더는 기다릴 수 없단 말이야.”송연아도 초조한 마음에 더 생각하지 않고 황급히 옷을 챙겨입고는 밖으로 달려갔다.“가요, 얼른.”백수연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걸려들었다는 듯이 사악한 미소를 날렸다.차에 탄 후 백수연
“역시 똑똑하네.”백수연은 자신의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자신을 죽이려는 백수연 앞에서 송연아는 아주 차분하게 대응했다.“날 죽이는 건 범법행위에요.”“널 죽이겠다고 한 이상 기왕이면 증거를 안 남길 자신 있지. 게다가 설사 내가 감방에 갇힌다고 해도 예걸이를 위해서 송씨 집안의 전 재산을 가져올 거야. 우리 예걸이가 여생을 돈 걱정 없이 살 수만 있다면 나도 더 바랄 게 없어.”백수연이 쓴웃음을 지었다.“예걸이는 유일한 상속자야. 송태범이 원치 않아도 전 재산을 반드시 예걸이한테 줘야 해.”“예걸이도 아빠 아들인데 어떻게 자기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어요? 너무 예민하신 것 같네요.”송연아는 그녀를 설득해보려 했다.“단 한 번도 예걸이 생각해준 적 없어. 만약 진짜 예걸이를 위한다면 네 엄마랑 당장 이혼했겠지!”백수연은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송태범이 너무 원망스러웠다.‘대체 날 뭐로 보고, 여태껏 명분 하나 안 줘?! 평생 내연녀라는 낙인이 찍혀서 예걸이도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질 수 없잖아. 내가 원하는 건 정정당당한 명분인데 뭐가 그렇게 잘못됐어?’“아빠가 이혼하지 않는 건 엄마를 이용해서 날 통제하기 위해서예요. 미련이 남아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요...”“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보이더라. 태범 씨는 네 엄마한테 아직 미련이 남아있어. 나랑 함께 있는 건 아들을 한 명 원했을 뿐이야!”백수연이 그녀의 말을 자르고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 그녀는 이젠 송태범의 생각을 훤히 꿰뚫었다.송연아도 더는 아빠가 엄마한테 미련이 남았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급선무는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백수연의 차가 점점 더 외진 곳으로 가고 있다는 건 미리 준비되었다는 뜻이다.송연아는 지금 반드시 백수연의 차를 세워야 한다.“아줌마는 예걸이가 결혼하고 애 낳는 걸 안 보고 싶으세요? 아직 연세가 젊으시니 앞으로 시간이 많아요.”송연아는 그녀를 설득하고 싶었다. 이대로 죽을 순 없으니까.다만 백
백수연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독한 년, 태범 씨는 네 아빠야.”“아빠? 날 이용만 했지 언제 한번 친딸로 여긴 적 있던가요?”송연아는 하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증오와 원망도 담겨 있었다.백수연은 썩 믿어지지 않았다.“너 지금 네 아빠랑 사이가 아주 좋잖아.”“내가 언제요?”송연아가 바로 반박했다.“그날 병원 문 앞에서 두 사람 얼마나 훈훈했어? 네가 아빠한테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잖아. 교수님을 찾아준 것도 네 아빠 병이 위독해서 살아계실 때 잘 보이고 재산을 조금이라도 더 물려받으려던 거 아니었어?”백수연이 문득 깨달았다.“지금 꿀 발린 말로 날 속이려고? 하마터면 걸려들 뻔했네!”송연아는 급하게 나오다 보니 휴대폰도 챙기지 못했다.그녀는 더이상 아무런 방법이 없다.다리가 이제 겨우 나았는데 차에서 뛰어내리면 진짜 폐인이 될 듯싶다!현재로선 백수연이 어디로 데려갈지 기다려야 할 뿐이다. 그때 가서 다시 구조방법을 찾아봐야 한다.이 속도로 차에서 뛰어내리는 건 불가능하다!백수연은 얌전해진 그녀를 보며 사악한 미소를 날렸다.“진작 이랬어야지.”송연아는 쓴웃음을 지었다.잠시 후 백수연의 차가 산으로 둘러싸인 외진 곳에 세워졌다.차를 세우자 숲속에서 두 남자가 튀어나왔다.백수연이 미리 안배한 사람들이었다.그녀는 돈으로 사람을 매수했다.혼자 힘으론 송연아를 감당할 수 없으니까.백수연은 무조건 이긴 게임이라 생각하며 싸늘한 미소를 날렸다.“내려와.”이때 송연아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오더니 안전벨트로 백수연의 목을 조르고 협박했다.“죽어도 같이 죽어!”백수연은 사색이 되었다.“어딜 감히.”“작정하고 날 죽이겠다는데 내가 눈에 뵈는 게 있을까?”송연아가 손에 힘을 꽉 주었다!백수연도 물러서지 않았다.“날 죽인다고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 너 같은 미인이 저 두 건달에게 넘어가면 어떨 것 같아?”차 옆에 두 남자가 서 있었는데 한 명은 검고 왜소했고 다른 한 명은 건장한 체구를 지녔다. 둘은 송연아를
송연아는 순순히 뒤를 따라갔다.그녀가 순종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검고 왜소한 남자는 더욱 방심했다.그는 벨트를 풀면서 송연아에게 옷을 벗으라고 재촉했다!이에 송연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하며 천천히 옷을 벗었고, 그녀의 시선은 무기로 사용할 만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았다.이곳은 잡초나 자갈로 뒤덮여 있었고 그녀는 모서리가 날카로운 무기로 쓰기에 알맞은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발로 땅의 풀을 밟아 보더니 말했다.“누워도 등이 배기지는 않겠네요.”검고 왜소한 남자는 무방비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가 재밌다고 칭찬했다.송연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면 그쪽이 옷을 벗어서 바닥에 펴는 게 어때요?”“좋아.”어쨌든 그는 옷을 벗을 것이었기 때문에 송연아가 그렇게 말했으니 검고 왜소한 남자는 당연히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송연아는 그가 옷을 벗는 틈을 타 허리를 숙여 봐뒀던 날카로운 돌을 집어 들고 손에 쥐었다. 그녀는 검고 왜소한 남자가 옷 벗는 사이에 재빨리 다가가서 돌멩이로 그의 목의 동맥을 힘껏 내리쳤다. 그 부위에서 피가 순식간에 튀어나왔다.검고 왜소한 남자는 울부짖으며 목을 잡고 그녀를 욕했다.“이 나쁜 년, 감히 나를 찌르다니!”그는 송연아의 머리채를 잡으려고 했고 방어를 준비하고 있던 송연아는 그의 공격을 피하고 재빨리 도망쳤다!건장한 남자가 그 소리를 듣고 즉시 달려갔다. 송연아는 수영할 줄 알았다. 미리 탈출 노선을 생각해 놓았던 그녀는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백수연은 송연아가 도망쳤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뒤쫓아갔다. 달려가면서 두 남자에게 지시했다.“당신들 반드시 그년을 잡아야 해. 도망가지 못하게 해!”송연아는 점점 더 빨리 달렸지만 다리가 따끔거렸다. 전에 당한 부상이 아직 완벽하게 낫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힘껏 달렸다. 다리에 후유증이 남더라도 잡혀서 그들에게 나쁜 짓을 당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끝에는 그리 높지 않은 작은 낭떠러지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바다가 있었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