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망을 가요? 도범이 그렇게 대단한데, 뭐가 무섭다고? 게다가 우리 박씨..."박이성이 차갑게 웃으며 개의치 않은 듯 말했다.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하하, 마침 돌아왔네?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야."연풍이 고개를 돌려 박이성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차가운 눈빛이 왠지 심장이 떨리게 했다."당, 당신은..."줄곧 웃는 표정을 짓고 있던 박이성이 순간 굳어졌다.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비록 5년이 지났지만, 박이성은 여전히 한 눈에 외모만 성숙해진 남자를 알아보았다."젠장, 경성에서 온 자들이야!"박이성이 놀라움에 빠졌다. 상대방이 5년 전에 그렇게 큰 힘을 동원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의 가문이 결코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지금 이렇게 찾아온 것도 틀림없이 그만한 자신이 있어서였을 거고.박이성이 말을 마치자마자 도망가려 했다."슝!"남자가 손을 돌려 검을 휘둘렀다. 무서운 검기가 순간 박이성을 향해 날아갔다."안돼!"박준식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는 상대방의 검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이성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라 저 검기에 맞기만 하면 무조건 목숨을 잃을 것이다.박씨 가족들이 즉시 도범을 바라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도범만이 박이성을 구할수 있었다.도범이 순간 멍해졌다. 이건 박이성을 죽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도 오래전부터 박이성을 죽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적합한 기회가 없었다.게다가 박 어르신이 나중에 알게 되면 화를 낼까 봐 여직껏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고.그런데 지금은 고맙게도 이 녀석들이 찾아와 박이성을 죽이려하니, 그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그만!"비록 마음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도범은 결국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함 지르며 뛰여올라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그는 몰래 속도를 조절했다. 사실 그는 충분히 박이성을 구할 수 있었다, 구할 생각이 없었을 뿐. 그러니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되는 일이었다.
"뭣들 하느냐? 도련님을 구하러 가지 않고!"박준식이 즉시 소리를 질렀다."아!"그러자 수많은 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돌진했다."뭐야?"마침내 맞은편에 있던 도범이네 미인 경호원 10명도 이쪽의 상황을 발견하고 재빨리 달려왔다."살,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박이성이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 상대방은 너무 강했고, 그는 그들의 적수가 아니었다."죽어!"자신의 약혼녀가 도범의 앞길을 가로막은 걸 확인하고 나서 연풍은 아무런 걱정도 없다는 듯 칼을 휘둘러 박이성을 참살했다."안돼!"박준식은 자신의 아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기절해 버렸다."가주님!"여러 박씨네 친척들이 하나같이 달려가 박준식을 부추겼다.박시율은 주먹을 불끈 쥐고 불안해했다."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강해. 도범씨가 빠져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도범은 그들 쪽으로 달려오는 경호원과 도난화 등을 보더니 걱정이 앞섰다. 네 사람의 전투력이 아주 강했으니. 비록 전신과는 비할수 없었지만 아마 차이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았다."멈춰! 다들 이 자들의 적수가 아니니까!"도범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고는 손바닥을 뒤집어 검은 보검 한 자루를 손에 쥐었다."슝!"검을 힘껏 휘두르자 무서운 검기가 바로 날아갔다."뭐야!"앞에 있던 여인이 마침 돌진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도범의 검기를 보자마자 놀라더니 즉시 검을 들어 앞을 가로막았다."챙!"검기가 그녀의 보검을 내리찍었다. 여인이 비록 그 무서운 검기를 막아냈지만 결국은 검기에 의해 몇 미터밖으로 날아나 땅에 세게 떨어졌다."웁!"여인이 선혈 한 모금을 내뱉고는 놀란 눈빛으로 말했다. "이 녀석, 검기를 사용할 줄 알아! 기경을 알고 있다니!"다른 세 사람은 도범이 여인의 적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죽이러 가려 했었는데, 그 장면을 보고 모두 놀랐다."너 이 자식, 기경을 사용할 줄 알다니. 보아하니 전투력은 일부 대장들보다 더 뛰어날
"멈춰!"도범의 말에 앞으로 돌진하려던 도난화가 즉시 영아 등들을 멈추게 했다.아마도 네 사람이 일반인이 아닌 듯했다. 그렇지 않으면 도범이 그녀들을 말리지 않았을 거니까.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함부로 다가갔다간 도움이 되기는 커녕 상대방에게 참살당할 수도 있었다.사실 도범은 눈앞의 네명을 아주 쉽게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방금 그가 고의적으로 속도를 늦추었고, 그것때문에 박이성을 구하지 못했는데. 이제와서 빠르고 쉽게 눈앞의 네명을 해결하게 되면 박씨네 사람들이 그를 의심할게 분명했다.그러니 그는 지금 반드시 실력을 잘 공제해서 상대방을 죽이되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될수록 오래 싸워야 했다."이설을 다치게 하다니! 다 같이 연합하여 저 자식을 죽여!"연풍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순간 네 사람이 도범을 에워쌌다.그러나 도범 등은 먼 곳에 세워진 차 안에서 노인 한 명과 소녀 한 명이 이쪽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집사님, 도련님을 도우러 갈까요?"소녀가 눈살을 찌푸린 채 옆에 앉은 노인에게 물었다. "지금 도련님에게 문제가 생겨서는 절대 안 됩니다. 게다가 저희 지금 가서 도와주게 되면 도련님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저희와 함께 돌아갈 수도 있잖아요.""조금만 더 지켜보죠. 지금 나서면 도련님께서 오히려 불쾌해할 수도 있어요. 서정이 상황을 도련님에게 알려줬는지도 모르고.”노인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물며 지금 도련님이 우세에 처해 있으니, 혼자서 저 네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노인의 말에 소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도련님이 정말로 저 네 사람을 죽였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그의 전투력이 확실히 뛰어나다는 것을 설명하니까요. 비록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훈련을 받은 저희 같은 젊은이들과는 비길 수 없겠지만 젊은 나이에, 그것도 이렇게 힘든 환경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건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매우 좋다는 것을 설명하겠죠.""슝!"두 사람이 토론하고 있을 때, 상대방과 이미 수십 라운드를 싸운 도범이 마침내
더군다나 여러 강자가 맞붙게 된 전투라 많은 지나가는 사람들도 목격했으니, 네 사람이 죽게 되면 경성 쪽에서 조만간 조사하러 올 것이고, 그러면 사실을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니.그때가 되면 그들 박씨 가문은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게 분명했다."할아버지, 왜 한숨을 쉬세요? 지금의 형세를 보면 도범씨가 무조건 저 네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데."박시율이 눈살을 찌푸리며 할아버지에게 물었다.나봉희 등들도 모두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박 어르신을 바라보았다."경성에는 큰 세력이 수도없이 많아. 높은 위치에 처해있는 10대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보다 조금 약한 세력에도 강자가 아주 많아. 연씨 가문은 능력도 어마어마한데다 저 어린 것들도 하나같이 뛰어났으니. 그들이 진짜 죽게 되면 우리는 큰 세력의 미움을 사는 것과 같은 거야."박 어르신이 한숨을 쉬며 다시 말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상황에서 도범은 반드시 저들을 죽여야 해. 이미 앉아서 좋게 이야기할 가능성이 없어졌어.”"펑펑펑!"같은 시각, 전투는 여전히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잠시 후 나머지 세 사람도 모두 도범에게 참살되었다."좋아, 좋아, 하하!"박준식이 크게 웃더니 달려가 아들의 시체를 안았다. "이성아, 봤어? 보았냐고! 너의 원수들은 이미 죽었어. 도범이 너를 위해 복수했다고!"그리고 먼 곳에 세워진 차 안에서, 도씨 가문의 집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의 전투력이 정말 강하네요. 혼자서 네 명의 고수를 전부 죽이다니. 가주님께서 알게되면 반드시 매우 기뻐하실 겁니다."말을 마친후 그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도련님의 전투력이 비록 아가씨보다는 못할수도 있지만 그의 잠재력, 천부적인 재능은 당신들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났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당신들은 어릴 때부터 가문의 훈련을 받아 오늘의 지경까지 이르렀으니.”소녀는 비록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만약 이 속세 속에 버려져 있었다면, 절대
"경성 쪽의 사람들이라... 확실히 번거롭긴 하겠네요. 그곳의 큰 세력 혹은 대가문 중에는 강자와 고수들이 수도없이 많으니까요."도난화가 듣더니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안타깝게도 예전에 전쟁이 났을 때 그들이 고수를 몇 명밖에 파견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는 아마 진작에 이겼을 건데.""빨리, 빨리 여기에 있는 시체들 다 처리해!"박 어르신이 즉시 사람을 시켜 시체를 처리하게 했다. 오래 끌수록 아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나중에 연씨 가문에서 찾아와 연풍 등의 사인을 조사할 때도 더욱 쉬울 것이니까.생각해 본 후, 박 어르신이 박준식을 향해 말했다. "준식아, 사실 이성이 이렇게 된 것도 5년 전에 그가 이들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야. 그가 당시 이 사람의 약혼녀를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오늘같은 일이 없었을 거야. 나도 몇 년이나 지난 오늘 이 사람들이 이성이 죽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올 줄은 몰랐다."박준식이 눈시울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아버지. 평소에 저도 이 아이한테 될수록 조용히 지내라고 몇 번이고 타일렀어요. 그런데 아비의 말은 그렇게 듣지도 않더니. 에휴, 이번은 도범이 마지못해 연씨 가문의 네명을 죽였지만, 만약 그들의 가문에서 찾아온다면 어떡하죠?”박 어르신이 한참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일단 최대한 빨리 이성의 시체를 묻자. 경성은 여기서 아주 머니, 그들이 당분간은 이곳을 찾아내지 못할 거야. 그리고 우리는 이성의 시체를 묻은 후 고정자산을 모두 싸게 팔고 중주를 떠나자!"박준식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박 어르신이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자라서 중주에 대한 감정이 보통 깊은 것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중주를 떠나자는 말을 한다는 건 정말 어쩔 수 없어서였겠지."뭐? 정말 이사갈 거야? 어디로?"나봉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고향을 떠나는 게 그녀가 원하는 나날이 아닌 듯했다.그러나 지금은 경성 큰 세력의 미움을 샀으니 확실히 이곳을 떠나는게 훨
서정은 나봉희를 상대하기가 귀찮아 조용히 박시율과 도범을 데리고 큰 별장 밖의 화원으로 갔다.하지만 서정이 입을 열기도 전에 도범이 먼저 물었다. "엄마, 그 영감과 여인이 엄마를 불러냈죠? 저를 설득해보라고?"서정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생각지도 못했네. 엄마가 말하기도 전에 알아맞히다니.""무슨 영감? 여인은 또 뭐고?"박시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서정이 그제야 박시율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율아, 우리 여직껏 너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어. 실은 도범의 아버지 죽지 않았어, 아직 살아 있어. 바로 도남천이야.""뭐라고요?"박시율이 듣더니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설마 이제서야 찾아왔나요? 두 사람도 그분이 아직 살아있고 죽지 않았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랄까. 이 세상에는 많은 강대한 세력이 있어. 예를 들면 경성의 10대 가문, 이미 충분히 강대하다고 할 수 있잖아?"그러다 서정이 잠시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그것보다 더욱 무서운 존재가 있어. 경성의 10대 가문을 능가하는 존재. 그게 바로 은세 대가문이야. 이런 가문은 일반적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고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면서 살아. 심지어 그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설마요? 경성 10대 가문이 이미 충분히 대단한데, 그들보다 더 대단한 존재가 있다니?"박시율이 침을 삼키고서야 떠보듯이 물었다. "그러면 도범씨의 아버지가 은세 가문의 사람이라는 뜻인 가요?"서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땐 나도 몰랐어. 그때의 그사람은 엄청 젊었고, 그냥 놀러 세상에 잠깐 나왔을 뿐이었거든. 그런데 우리가 마침 첫눈에 상대방한테 반했고,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었어. 당시의 난 우리가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평생을 보낼 줄 알았지.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어. 그의 신분과 지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게다
"휴, 도남천이라는 분, 정말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가족의 입장에서 말하면 그분은 확실히 가문을 생각하는 분이시겠죠. 하지만 책임감이 있는 아버지는 아닌 것 같네요."박시율이 듣고나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서정을 향해 물었다. "그럼 당시 어머님을 내쫓을 때, 그분이 어머님에게 돈은 줬나요? 어머님이 도범씨를 임신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서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도범이 태어났을 때 그는 감히 루희에게 사실대로 말하지도 못했어. 하지만 밖에 우리가 살만한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우리를 보러 자주 왔었어. 돈도 자주 쥐어주었고. 그러다 도범이 대여섯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용기를 내 루희에게 말했거든. 그런데 결국 루희는 엄청 화를 냈고 그와 루희 쪽의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우리를 쫓아냈어. 우리더러 멀리 사라져버리라고.”도범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이미 여러 해가 흘렀고, 그의 권세도 하늘을 찌를 만큼 커졌어. 비록 우리가 떠날 때 그는 우리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겠지만, 우리를 정말로 찾고 싶었다면 어떻게든 찾아냈겠지. 그런데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었어."말하다 도범이 또 냉소했다. "심지어 5년 전, 엄마의 수술비 천만원이 필요해서 내가 도씨 가문 앞까지 찾아가 하룻밤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 마지막엔 집사가 나와서 도남천이 나더러 꺼지라고했다더군. 그것도 모자라 나를 호되게 모욕까지 했지. 그래서 그때 내가 결심을 내렸어. 나의 아버지는 죽었다고."서정이 도범의 말을 듣고나서 진지하게 말했다. "도범아, 사실 전엔 나도 너의 아버지를 매우 미워했어. 하지만 어제 그 노인과 몇 가지 일을 확인했었거든. 사실, 너의 아버지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야.""그게 무슨 뜻이죠? 그 사람이 날 찾은 적이 있다는 건가요?"도범이 잠깐 멍해지더니 바로 물었다."그건 아니지만, 어제 그 노인이야말로 집사였어. 그가 너의 아버지께서 매년 우리에게 천만원씩 보냈었다고 하더군. 하지만 우리는 전혀 몰랐고.
"저더러 산업을 계승하라고요? 말도 안 돼. 도씨 집안 사람들이 동의한다고요? 그 사람과 루희에게 아들도 있는 판에, 그 여인이 동의할 리가 없잖아요."도범은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도남천이 대체 무슨 병에 걸렸는데요? 도씨 가문의 실력으로 치료해내지 못한다는 게 이상하잖아요.""구체적으로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3개월만 더 살 수 있다고 했어.""그리고 도씨 가문 쪽엔 대장로와 많은 가족분들이 모두 네가 돌아가기를 바란대. 루희와 도남천의 아들은 몇몇 대가문의 자식들과 함께 미지의 숲으로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대. 심지어 도씨 가문에서 사람을 파견해 오랫동안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아마 이미 맹수에게 먹혔을 수도 있다네."서정이 쓴웃음을 지으며 도범을 바라보았다. "도남천에겐 지금 아들이라곤 너 하나밖에 없어. 그러니 그와 도씨 가문의 사람들은 당연히 네가 돌아가서 가문을 다스리기를 바라는 거겠지. 물론 루씨 가문의 사람들과 루희는 반드시 여러모로 너를 괴롭힐 거고. 그래서 돌아갈 생각이 있다면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해야 해."도범이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지하게 서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제가 돌아가기를 바라요? 제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서정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범아, 엄마는 너의 선택을 존중할거야. 엄마는 너를 이해하거든. 여직껏 도남천이 너를 별로 돌본 적도 없고, 두사람 사이에 그다지 깊은 부자간의 감정도 없잖아. 그러니 우린 그들 도씨 가문에게 아무런 빚도 지지 않았어."그러다 서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말하면, 엄만 네가 돌아가 그 사람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해. 네가 도씨 가문의 가주가 되든 되지 않든, 엄마는 전혀 개의치 않아. 가주 후계자가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가주가 된 후에 어쩌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는 너의 아버지셔. 곧 죽을 수도 있고. 그러니 난 네가 한 번만이라도 돌아가 그 사람을 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