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이지? 누군지는 알겠어?”용신애가 바로 물었다.필경 할아버지께서 친히 말씀하셨다. 최선을 다해 도범일 도와라고. 이 녀석은 결코 평범한 신분이 아니라고.요 며칠간의 접촉을 통해 그녀는 도범의 신분에 대해 눈치를 챘다. 아마 겉으로 보기엔 이래도 생각보다 더 무서운 신분으로 더 큰 비밀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는 이 남자한테서 더욱 신비로움을 느꼈고 그리고 마침 이 신비함으로 인해 그를 더 알아가고 싶었다.그녀는 자신이 도범과 더 많은 시간 같이 지내면 도범의 신분에 대해 낯낯히 밝힐수 있을거라 믿었다.지금 도범의 말을 들어보니 이번 일은 도범이 한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꾸민 일인듯했다.그는 이번 홍보를 돕는것이 어떤 계략에 속하는지를 알수가 없었다.“나도 누군지 몰라, 그냥 추측일 뿐이야. 가자, 우리도 같이 노는거야!”도범이 담담하게 웃으며 놀이터 안으로 걸어갔다.도범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용신애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도범이 이미 누구의 꾸밈인지를 알아챈것 같았다. 그저 말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였다.“도시 전체를 뒤흔들어?”용신애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곧 무언가를 생각해냈다. 도시 전체를 뒤흔들 홍보라면 도범은 이 일을 더 크게 벌리려는것이 아닐가?하지만 이 모든것에는 돈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도범이 천만 이천만으로 도시 전체를 뒤흔들려 한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아마 일억을 쏟아 부어도 해내지 못할것이다.“만일 이 광고를 너무 과하게 때려붙인 상황에서 도범이 생일파티를 성대하게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건 도범의 체면을 깎는 일이잖아? 상대방은 그저 도범에게 망신을 주려고 하는거지 이렇게 많은 돈으로 박시율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려는게 아니야. 이건 도범을 놀림거리로 만들려는 계략이야. 참 비열한 자식이네. 자신의 돈으로 도범을 도와 홍보까지 하면서라도 도범을 망신시키려는거네?”용신애는 냉소하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용 씨네 집안은 지금 도범에게 어떻게 잘보일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시점에서
그 사람들 외에도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았다.“저분 용이네 둘째 아씨 아니니?”멀지 않은 곳에서 몇명의 남자가 여러명의 남녀들과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 이곳의 대화를 들었는지 이쪽을 향해 바라보았다.그도 곧 용씨네 둘째 아씨를 알아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쯧쯧, 용신애만 있는게 아니야, 미녀 용일비도 곁에 있잖아. 심지어 제갈집안의 아씨도 있어. 정말 부럽다!”“그래? 루도련님, 저 남잔 누구지? 정말 운 좋은 놈이네. 저렇게 예쁜 세 미녀랑 같이 있을수 있다니.”다른 재벌2세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루 도련님 집안도 꽤 부유한 집안이라 할수 있다. 아쉽게도 삼류세가의 도련님이라 아무리 좋아해도 용신애 용일비 이런 미녀들과는 거리가 멀어 그저 멀리서 볼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쫓아다녀도 받아주지 않을거란걸 알고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도련님들도 문전박대를 당하지 않았을것이도 조금의 기회도 없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것이다.“이런, 요즘 좀 유명해졌나봐. 이게 바로 전단지 위에 있던거 아니야?”루 도련님은 방금 문앞에서 받은 전단지 한장을 손애 들고 토론을 벌렸다.이렇게 빨리 상대방을 만날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우와, 이 사람이 바로 박 씨 집안의 대릴사위구나!”그 남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거 운이 너무 좋은거 같아. 어딜 가도 미녀가 있으니. 저 사람 와이프도 무척이나 예쁜 분이시잖아. 내가 저 사람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가.”여기까지 말이 오가자 그는 또다시 전단지를 손에 쥐며 바라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도시 전체를 뒤흔들어? 고작 데릴사위가 어떤 수로? 듣고보니 그저 대대장일 뿐이라며. 지금 보니 일억씩이나 이미 쓴것 같은데 아마 남은 돈도 얼마 없을거야. 천만이나 될가? 이 돈으로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생일파티를 열수 있을가? 이 광고료만 해도 몇천만은 쏟아부은거 같네. 전단지들이 곳곳에 붙어있잖아!”“그러게나 말이야. 오
“설마? 그저 장님일 뿐인데 무슨 문제가 있다고 그래?”용신애는 장님을 향해 힐끔 쳐다보던 입을 열었다.“저렇게 젊어보이는 사람이 장님이라니, 너무 불쌍하잖아.”제갈소진은 그런 장님을 바라보더니 그를 향한 동정의 마음이 한결 더 많아졌다.그 말을 들은 도범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너희들 자세히 좀 봐봐. 저 사람이 짚은 지팡이에 문제가 있어. 아니면 왜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들 뒤만 졸졸 따라다니겠어?”그 말은 들은 용일비가 가장 먼저 반응을 하고 나서는 화가 나서 달려들었다.“젠장, 저런 변태, 저 사람 지금 몰래 촬영하고 있어!”용일비는 이런 변태들을 보고 가만히 두는 성격이 아니였다. 그는 큰 소리로 욕을 퍼부으며 그 변태를 향해 돌진했다.“설마, 어떻게 이런 놈들이 있을수가 있지…….”제갈소진도 알아채고는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을수가 없었다. 셋은 화가 나서 그를 향해 돌진해갔다.가장 앞에 서있던 용일비가 걸어가더니 삽시간에 그 남자를 밀어 넘어뜨렸다.“이 변태야!”“아이고.”용일비한테서 밀쳐나간 용일비는 그 자리에서 넘어지면서 소리쳤다.“아이고 여기 누가 장님을 괴롭히고 있어요!”|이 외침을 들은 앞서가던 몇명의 젊은 여자들이 하나하나씩 고개를 돌렸고 길을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이 여자 왜 이래? 어떻게 장님을 괴롭힐수가 있어?”용일비는 화가 나서 미칠것만 같았다. 몰래 촬영을 당한 젊은 여자애들이 장님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서는 용일비에게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너무하잖아, 이 여자 또라이 아니야? 장님을 왜 밀쳐?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너무 지독한 여자야.”그 외 여러 사람들도 의논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용일비를 비난하고 있었다.“아이고 아이고 사람 죽네.”남자는 바닥에서 무언가를 찾는척 하더니 지팡이를 찾아들고는 몇번 누르더니 그 지팡이로 용일비의 치마아래를 스캔하기 시작했다.용일비는 어이가 없었다. 이 나쁜 자식이 간이 여지간만 큰게 아니였다. 많은 사람들이
용신애가 사람들 속을 비집고 나와 소리쳤다.“맞아요. 우리가 직접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일비 마음도 몰라보고 일비가 장님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씀 하시고 있군요. 다들.”제갈소진이 나서며 말했다.“아이고 제갈집안의 큰 아씨 아니십니까? 크면서 더 예뻐졌다고 하더니 소리를 듣지 않았더라면 몰라볼번 했습니다.”한 남자가 제갈소진을 낱낱히 훑어보더니 감탄을 자아냈다.그 중 다른 한 사람도 입을 열었다.“이 분은 용 씨네 둘째 아씨 아니십니까? 무척이나 낯 익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용 씨 집안 둘째 아씨네요!”다른 한명는 용신애를 알아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큰 인물을 만날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그때 한 여자가 입을 열었다.“용 씨네 둘째 아씨가 불공평한 일은 못 참는다고 들었던것 같아. 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아씨가 거짓말 할리가 없잖아?”이 말을 들은 몇몇 여자들이 하나둘 거들기 시작했다.삽시에 뒤바뀐 상황에 장님은 당황해하면서 말했다.“아이고 무슨 오해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이건 그저 평범한 지팡이일 뿐입니다. 전 길도 보이지 않는데 무슨 수로 이 물건을 다른 사람의 치마아래로 들이민단 말입니까? 설사 그렇다 해도 그건 부주의가 아니겠습니까? 전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일부러 그런 짓을 한단 말입니까?”상대방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멈추었던 말을 이어갔다.“전 보이지도 않는데 도촬을 해서 무얼 한단 말입니까? 볼수도 없는데요.”“그래요, 아가씨, 아가씨가 오해한것 같아요.”방금 사람들 속으로 비집고 들어왔던 세 남자중 한 남자가 장님의 말을 거들었다.다른 한명은 한보 앞서며 말했다.“아가씨 마음도 착한걸 아는데 좋은 사람한테 누명을 씌우면 되지 않잖아요? 정의와 맞서는건 맞지만 좋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다면 그건 좋지 않은 일이에요.”마지막으로 남은 그 남자는 더 앞서가며 장님을 부축하며 말했다.“아이고 이 더운 날 어디 돌아다니시지 말고 저기 시원한 곳에 가서 앉아있으
장님의 이런 모습에 도범은 속으로 냉소하며 상대방의 코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너 지금 뭐하는거야?”장님을 부축하고 있던 남자가 도범의 팔뚝을 잡으며 소리쳤다.“너 장님의 선글라스를 빼앗는것도 모자라 이젠 사람을 치려고까지 하니? 너 너무 양심이 없는거 아니니?”“하하, 이거 내가 추측한게 맞다면 너희 셋 다 모두 한통속이지?”도범은 허허 웃으며 자신을 잡고있던 상대방의 손을 뿌리쳤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계속 해봐, 너희들 그 볼품없는 연기.”두 남자는 도범의 앞을 가로막아서며 말했다.“너 이 자식 적당히 해. 지금 무슨 헛소릴 하고 있는거야? 너 또라이지? 한 통속이니 뭐니 이딴 헛소리를 짓거리고 있어? 너 장님을 괴롭히는것도 모자라 우리를 모욕해?”“그러게 말이야, 조져!”도범의 팔을 움켜쥐던 남자가 말했다.그때 세 남자가 도범을 에워쌌다.“퍽퍽퍽!”그러나 도범의 날렵한 발길질에 세 사람은 몇 미터 밖으로 날아가더니 피를 토해냈다.“저 남자 너무 대단한데?”구경꾼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해왔다.“아마도 용 씨 집안 가드 같아. 용 씨 집안 사람들 참 대단한것 같아.”한 남자가 말했다.“용 씨 집안 가드였구나. 어쩐지 솜씨가 장난이 아닌것 같았어.”이 광경을 뒤 돌아본 장님은 안색이 창백해졌지만 애써 침착한척 하며 손에 지팡이를 들고 앞으로 걸어나갔다.“야!”도범은 장님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잘못했어요. 어르신 제가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도범의 주먹이 자신을 향하자 그는 놀라서 두 다리가 나른해졌다. 그는 무릎을 꿇으며 도범을 향해 애걸복걸 하였다.“너 장님이라며? 내가 주먹을 날리려는건 어떻게 안거야?”도범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역시 고의로 상대방을 때리는척 했더니 미끼를 물었다. 하긴 아까 세 사람이 날아가는걸 봤으니 도범의 실력을 짐작했을 것이다.“형님, 제발 살려주세요. 전 장님이 아니에요. 전 정말 장님이 아니에요.”그 남자는 무릎을 꿇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더 이상 연기를 하는
“사진은 찍어서 뭐하게?”도범은 싱긋 웃으며 물었다.“설마 혼자 보려고 찍은건 아니지?”남자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는 그들을 보더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우리 넷이 보려고 찍은거에요. 우린 그저 호기심에 그랬을 뿐이에요.”“궁금해?”도범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더는 그들과 쓸모없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는 발끝에 힘을 주었다.“악!”남자가 소리를 지르더니 이마에는 힘줄이 불끈 솟아났다.“뚜둑!”다리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이렇게 경쾌하고 또렷하게 들릴줄이야.“어머나 힘을 얼마나 준거야.”“그러게 말이야. 역시 용 씨집안 가드는 장난이 아니네. 한쪽 발로 발목을 부러뜨리다니. 너무 무서워.”“허허 용 씨 집안 사람들을 건드리는건 죽음을 자처하는 일이야. 용 씨 집안 사람들이 사람을 죽이는건 그저 개미 하나를 밟아 죽이는것과 다를바가 없어.”주위 사람들이 의논하기 시작했다.“용 씨네 둘째 아가씨, 제갈 아가씨, 그리고 예쁜 언니들 너무 고마워요.”“별말씀을요. 저 용신애 이런 광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성격이 아니라서 그랬어요.”용신애는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다음번에는 조심들 하세요. 장님이라고 동정하시들 마시고 상대방이 정년 정녕 장님이 맞는지 꼭 확인하셔야 돼요.”“둘째 아가씨 말씀 꼭 새겨 듣겠습니다. 너무 고마워요.”여자애들은 고개를 끄덕였다.도범은 그 자리에서 지팡이를 여러쪼각으로 깨드린후 안에 들어있던 메모리카드를 꺼냈다.그는 꺼낸 메모리카드를 두쪼각으로 부러뜨렸다. 도범은 쪼크리고 앉아 앞에 누워있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사실 너 그쪽 다리도 아마 쓸모가 없게 될거야.”“악!”남자는 하마트면 까무러칠번 했다. 그는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도범과 말을 섞을 사이도 없었다. 여태 기절하지 않은것이 대단했다.나머지 세 사람은 도범을 에워싸려 했지만 이 광경을 목격하고선 겁을 먹고 감히 말조차 하지 못했다. 그들은 머리를 숙이고 서있었다. 그저 빨리 이곳에서 사라지고픈 마음 뿐이였다.“너희 셋
“이젠 두렵지? 다른 가문 세력들은 너희 용 씨 집안을 무서워할지는 몰라고 우리 천왕당 사람들은 달라. 너희들을 무서워 하지 않지.”그 남자는 용신애의 얼굴색이 어두워진것을 보고서는 폭소하기 시작했다.“천왕당이 그렇게 대단해? 너희들보다 더 대단한거야?”도범은 양미간을 찌푸리더니 표정이 엄숙해졌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 용신애도 평소에는 무서운것이 없기에 남을 도와 나서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용일비가 지금처럼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하지만 이 일은 상대방도 두려움을 느끼는건 좀 이상했다.설마 이런 암암리에 있는 세력들이 용 씨네 집안보다 더 큰 세력을 보유하고 있는걸가?용신애는 도범을 바라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천왕당이 거느리고 있는 사람들 적지 않아. 중주에서도 탑일이위안에 드는 존재야. 게다가 고수들도 적지 않아. 우리 용 씨네와 붙어볼만한 세력들이야. 진짜 붙기라도 한다면 누가 지고 이길지는 우리도 감히 확신할수가 없어.”용일비도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제일 중요한건 이게 아니야. 우리와 같은 집안들은 이런 암암리에 있는 세력들과 이미 일종의 묵약을 한 상태야. 그들의 그들의 시장을 개척하고 우린 우리걸 발전시키는거지. 한마디로 상대방을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일을 하는거야.”여기까지 말하던 용일비는 잠간 생각에 잠기더니 말을 이어갔다.“물론 약간의 마찰이라면 그건 문제가 될게 없어. 하지만 일이 커진다면 우리한테는 나쁜 점만 있을 뿐이야. 그들과 싸우기라도 한다면 우리들의 세력도 약화될거야.”용신애는 쓴 웃음을 지었다.“맞아. 우리 용 씨 집안 세력이 약해진다면 중주시 제일대 가문의 대가라는 칭호도 바뀌게 될거야.”가만히 듣고 있던 도범도 뭔가를 알아차린듯했다. 보아하니 용 씨네 집안은 상대방을 두려워하는것이 아니라 감히 싸우지 못하는것이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싸운단 말인가?하지만 용 씨네 집안이 두려워 한다고 해서 도범이 그들을 두려워하는것은 절대 아니다.천왕당인지 뭔지를 제거하는것은 둘째고 이
“청천당?”도범은 머리를 굴리는척 하더니 말했다.“너희들 먼저 꺼지는게 좋겠다. 너 돌아가서 너희 청천당 사람들한테 말해. 내가 내일 너희들을 찾으러 직접 방문할것이라고. 오늘 이 일 끝장을 봐야겠어. 나한테 그럴만한 이유를 말해줘야 할거야. 안 그럼 내가 어떤 일을 저질러도 날 탓할수 없으거야.”“그래 인마, 지금 이 말들 네 입에서 나온 말들이야. 내일 너 혼자 청천당으로 찾아와.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게.”남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적어도 지금 이 시각 그는 이 자리를 떠날수 있기때문이다.도범이 내일 혼자 청천당을 방문하는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녀석은 그저 자신에게 그저 이 상황을 빠져나갈 핑계거리를 찾는 것이였다.모진 말을 내뱉은 세 남자는 다리가 부러진 남자를 부축해 자리를 떴다.“너 설마 내일 진짜 갈건 아니지? 청천당은 무서울게 없지만 일단 네가 청천당에 가서 일을 크게 만들면 청왕당을 건드리는거나 마찬가지야.”용일비는 도범을 향해 의문의 눈길을 보냈다.“듣기론 청천당의 당주는 청왕당의 당주와 친척관계라고 해. 이 관계때문에 청천당이 설립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매우 빠른 발전을 가져왔다고 해. 그리고 청천당의 당주는 아주 포악하고 교활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 이 일 나한테 맡겨. 이제부턴 내 사적인 일이야.”“사적인 일이라고?”도범의 말을 듣고난 용일비는 식은땀을 흘렸다. 용일비는 아까 제일 먼저 여자아이들을 위해 나선 사람이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손가락질을 받았다. 도범이 제때에 나서서 상대방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정말 골치 아픈 상황에 처해있을번했다.아까 도범이 나선데 대해서 용일비는 매우 감격스러웠다. 필경 도범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으면 그녀는 황하에 뛰여들어도 씻을수 없었을것이다.지금은 적어도 그녀가 결백하다는걸 모두가 알고 있다.생각밖에도 도범인 이 일을 자신의 사적인 일이라고 말할줄 몰랐다.“걱정하지 마. 이래봬도 도범 이 녀석 생각보다 대단한 녀석이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