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데. 그 박스 한눈에 보아도 엄청 낡아 보이는데 그 안에 담긴 물건이 수백억이 넘는다고? 너 지금 누구 놀려?”박이성이 그가 꺼낸 박스를 보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보아하니 이제 박 씨 가문에서 나갈 일만 남은 것 같은데. 네가 네 입으로 한 말이니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고 안 그래?”“저, 저 박스는 야명주를 담았던 그 박스잖아?”모용 가문의 도련님 모용권이 그 박스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정말 그 박스인 것 같은데. 저 안에 설마 진짜 야명주가 있는 건 아니겠지?”우 씨 가문의 가주 우진 역시 기함했다. 저 물건은 그때 그 부잣집 사모님이 사 가지 않았던가?하지만 그 부잣집 사모님은 전신인데?“그럴 리가? 그건 전신님이 사 가셨잖아? 그런데 왜 저놈한테 있지?”누군가가 의아한 표정으로 도범과 장진을 번갈아 보았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도범이 박스를 열었다. 예상대로 커다란 야명주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저, 저게 바로 그 장수를 돕는다는 야명주인가?”박 씨 어르신이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야명주는 치열한 경매를 통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웬 부잣집 사모님한테 넘어갔다고 했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 사모님이 전신인 장진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그런데 그 귀한 보물이 현재 도범의 손에 들려있었다.“맙소사 저건 천억에 낙찰된 야명주잖아!”나봉희가 경악하며 연신 마른침을 삼켰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야명주를 빼앗아 오고 싶었다. 도범이 저놈은 저렇게 좋은 물건이 있으면 바로 자기한테 가져와야지!그러나 당장 보는 눈이 너무 많았고 저건 도범이 할아버지 생신 선물로 준비한 것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아쉬운 마음을 억누르며 애써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바로 저거야!”우진이 부러운 표정으로 야명주를 바라보았다. 그건 엄청 귀한 물건이었다. 전문가의 연구에 따르면 야명주는 신진대사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했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당시 그 물건을 낙찰받고 싶어 했었다.하지만 결국 천억 원
박시율이 활짝 미소 지었다. 할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다시 한번 박 씨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박시율의 속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벅차올랐다.박 씨 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지난 몇 년간 참 많이 고생했다. 하지만 그때 너는 너무나 제멋대로였어. 그 정도의 벌을 주지 않으면 안 되었단다!”“아니에요. 다 지난 일인 걸요. 그땐 제가 고집을 부렸던 게 맞으니까요……”박시율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천천히 걸어가 수줍은 얼굴로 도범의 팔짱을 끼더니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저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 왜냐면 덕분에 저는 이렇게 좋은 남편을 만났는걸요. 아마 이게 운명인가 봐요!”“그래. 이 할아비를 원망하지 않아줘서 고맙구나!”어르신의 눈이 빨개져 있었다. 사실 박시율의 성격은 그와 많이 닮아 있었다. 둘 다 무척 고집스러운 면이 있었다.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손녀를 몹시 가슴 아파하고 있어다. 단지 체면 때문에 자기가 뱉은 말을 쉽게 바꾸지 못했을 뿐이었다.“전신님. 저, 저 야명주는 원래 전신님이 사신 것 아닙니까? 어떻게 도범이한테 있는 겁니까?”박이성의 표정이 보기 좋게 구겨져있었다. 그는 이 상황이 내키지 않았다. 도범이 그 세 가지를 모두 해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는 도범이 수십억 가치의 보물을 내놓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한지운은 특별히 사람까지 붙여서 도범이 값비싼 물건을 사는가 사지 못하는가 지켜보기까지 했었다.그런데 도범이 준비한 선물이 저 야명주라니!장진이 태연한 표정으로 씩 웃으며 말했다.“다들 알다시피 도범은 의술에 아주 능하지. 전쟁터에서 그가 그 훌륭한 의술로 내 목숨을 구한 적이 있어. 때문에 야명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저런 야명주 열 개를 준다고 해도 내 고마운 마음을 다 표한하지 못하니까!”“그랬군요. 그래서 전신님께서 이번 박 씨 가문의 생일 연회에 참석한 거군요!”누군가가 감탄하며 말했다.“그런 거였어.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걸. 저 박 씨 가문의 쓸
맥이 풀려 바닥에 앉아 있던 왕호가 장진의 말에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 식은땀이 주르륵주르륵 흘렀다.비록 박이성과 한지운도 나서서 몇 마디 하긴 했지만 왕호가 제일 나대면서 심한 말을 했었다. 보아하니 전신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것 같았다.“전신님 사, 살려주세요. 제가 전신님인 줄 모르고 그랬습니다. 전……”왕호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그러다 곧바로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곁에 서있던 박이성을 가리키며 외쳤다.“저는 그저 박이성과 그 일당들이 한 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저들이 웬 부잣집 사모님이 도범에게 스폰을 대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저자들에게 속아 왔을 뿐입니다! 억울합니다!”박이성은 왕호가 물귀신 작전으로 자신을 잡아 끌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당황스러움에 바로 반박하지 못했다.그가 이를 악물고 앞으로 두 걸음 나서더니 왕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왕호 도련님, 저희는 절친한 친구 사이가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아까 그 부잣집 사모님의 얼굴을 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누굽니까? 누가 저분이 낯짝이 두껍다고 말했죠? 또 누가 목을 뻣뻣이 세우고 거들먹거렸습니까?”“흥 너도 그렇게 말했잖아!”왕호가 콧방귀를 뀌었다.“너는 뭐 저분을 부잣집 사모님이라고 말하지 않았어?”왕호는 절대 혼자 죽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어떻게든 박이성을 끌어들일 작전이었다.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박이성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그는 무조건 죽을 목숨이라는 것을. 죽지 않더라도 불구자가 될게 분명했다.한지운이나 성경일을 끌어들인다고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그러나 박이성은 달랐다. 박이성은 박 씨 가문에 하나밖에 없는 도련님이었다. 때문에 여전신도 여기서 그를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오늘은 박 씨 어르신의 칠순 생신날이었다. 아무리 전신이라고 해도 박 씨 어르신의 생신 연회에 그의 손자를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내, 내가 비록 전신님을 부잣집
그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도범이 입을 열었다.“네가 내 명성을 더럽힌 건 괜찮아. 어차피 나는 한낱 용 씨 가문의 보디가드일 뿐이니까. 그런데 전신님의 명성을 더럽힌 건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잖아? 우리 전신님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네가 감히 그분을 그렇게 말하다니……”거기까지 말한 도범이 박이성한테 시선을 옮기더니 말을 이었다.“박이성 아까 저 뚱돼지 놈이 너도 전신님의 명성을 더럽혔다고 했는데, 이건 너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잖아?”“그래 맞아 맞아. 나를 모독했어. 완전한 모독이라고. 내가 얼마나 전신님을 존경하는데. 정말 한치의 거짓도 없어. 내 마음속에는 전신님이야말로 구대 전신 중 가장 훌륭하신 분이라고. 여자의 몸으로 전신에까지 오르는 게 얼마나 쉽지 않으셨겠어!”박이성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아부의 말을 내뱉었다.“뭐? 너 지금 여자를 무시한 거야?”그런데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장진의 얼굴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언짢다는 듯이 말했다.“아닙니다 아닙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저, 저는 그저 전신님께서 정말 쉽지 않으셨겠다는……”박이성이 화들짝 놀라더니 연신 식은땀을 흘렸다.도범이 그제야 말을 이었다.“박이성 너도 저놈이 너를 모독했다고 말했으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네. 아주 쉬워. 너한테 표현할 기회를 줄게. 잘 해. 우리의 전신님도 보고 있으니까. 네가 가서 저기 저 뚱돼지의 뺨을 있는 힘껏 200대만 후려치는 거야. 참, 때릴 때마다 꼭 우리가 다 들을 수 있을 만큼 선명한 소리가 나야 돼. 그래야만이 전신님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할 수 있어! 그렇게 못한다면 네가 진심으로 저분을 존경한다는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못할 거야!”“그래 그거 좋네. 네가 나에 대한 존경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알아볼 시간이야!”장진이 씩 웃더니 팔짱을 끼고 말했다.“시작해!”“이, 이백 대는 너무 많잖아!”왕호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그는 속으로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도범이 저놈 정말 너무한 게 아닌가? 그저 무릎
왕소호 대장의 말에 왕호가 화들짝 놀랐다. 어찌나 놀랐는지 볼살이 다 흔들리고 있었다.왕소호 대장은 그와 같은 왕 씨 성을 가졌는데 그러면 한 가문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같은 왕 씨 가문으로서 저 대장은 그에게 도움을 줄 생각은 안 하고 자기가 나서서 때리려고 하다니!그는 무려 대장이었다. 3번은 고사하고 그가 진짜 힘을 발휘한다면 따귀 한 방이면 충분했다.“박이성 너 빨리 때리지 않고 뭐해? 자, 때려. 뭐 하러 꾸물대고 있어!”왕호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어쩔 방도가 없었다. 지금은 그저 이를 악물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맞는 게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박이성은 집안에서 귀하게 자란 도련님이었다. 그런 그가 힘이 세면 얼마나 세겠는가? 또한 자신과는 친분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봐 주면서 때릴 거라고 생각했다.박이성한테 맞는 게 대장이나 준장한테 맞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지금 가장 화가 나는 건 도범이었다. 설마 자신에게 이런 벌을 줄 생각을 하다니!수많은 사업가들과 명문 세가 사람들 심지어 전사들까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왕호 도련님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박이성이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방금 전까지 왕호는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잡아끌며 물귀신 작전을 썼다. 만약 그때 전신이 벌컥 화라도 내서 자기까지 벌하려 들거나 죽이려 들면 어디 가서 그 억울함을 호소하겠는가!“짝!”박이성이 손을 높게 들어 올린 후 그대로 왕호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악!”왕호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얼굴이 화끈거렸고 뺨에는 커다란 손바닥 자국까지 생겼다.“너……”왕호가 고개를 번쩍 쳐들고 씩씩거리며 박이성을 쳐다봤다. 망할 놈이 이렇게 세게 때리다니. 이놈은 살살할 줄 모른단 말인가?하지만 박이성은 그런 왕호를 무시하고 고개를 돌려 장진에게 물었다.“어떠십니까 전신님. 이 정도로 때리면 될까요?”“응 괜찮아! 지금과 같은 힘으로 때리면 되겠어!”장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순간 왕호의 머릿속에 팟하고 뭔가가 떠올랐다. 아마 박이
한지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도하고 있었다. 여전신이 아까 자신이 나서서 했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제발 전신이 자신에 관한 일을 마음에 두지 말고 이대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하지만 지금 여전신이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이제 다음 타깃은 자신이 될 것인가 보다.한지운의 아버지인 한용휘 역시 하얗게 질린 얼굴로 용서를 구하러 나서려고 했다.그는 막 한 걸음 내 디디려고 하다가 순간 멈칫거렸다.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무려 여전신이었다. 만약 자신이 나서서 용서를 빌었는데 상대가 언짢아하며 그들 일가족을 죽이려 들면 어쩐단 말인가. 그녀가 그렇게 행동해도 그들은 그저 자기들이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그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저, 전신님 저한테 볼 일이라도 있으신가요?”한지운이 마른침을 삼키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곁에 서서 숫자를 세어. 하나도 적어서는 안 돼!”장진이 말했다.“네. 네 알겠습니다!”한지운이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불렀을 때 정말 너무 놀라 심장이 다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그저 숫자를 세라고 불렀을 뿐이었다.“셋, 넷……”박이성은 한번 또 한 번 왕호의 뺨을 때렸다. 그의 뺨은 이미 부어올라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고여있었다.한참을 때리던 박이성은 손이 너무나 아팠다. 그의 손도 곧 부어오를 것 같았다.비록 때리는 역할이지만 그의 손 역시 아팠다. 단지 자신의 역할이 왕호보다 조금 더 나을 뿐이었다.“구십구…”순식간에 99번의 따귀를 때렸다. 이제 왕호의 얼굴은 시뻘겋게 부을 대로 부어있었다. 그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고 흐릿해져 있었고 너무나 맞아서 이제 뺨에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그는 자신이 잘못 건드려도 한참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용 씨 가문의 가주 용준혁 님께서 그 가족분들과 함께 박 씨 어르신의 칠순 생
용준혁은 잠시 생각하다가 곁에 있는 박 씨 가문의 하인한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우리가 조금 늦게 온 관계로 아직 지금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는데, 혹시 여전신이 도범의 신분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나? 예를 들어 대장이라고 불렀다거나?”“아니요. 그런 말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도범 님은 자신의 명패를 잃어버렸다고 했고 저택을 산 돈은 모두 자기 돈이라고 했었습니다.”“아마 대대장 정도나 되지 않겠습니까? 5년 사이에 대대장 정도면 퍽 대단한 거죠!”하인이 답했다.“저자가 만약 대대장이라면 왜 그전에 말하지 않았겠나?”뒤에 서있던 광재가 의아한 듯이 물었다.“도범 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길에서 명패를 잃어버렸는데 말해도 아무도 믿을 것 같지 않아서 아예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저는 도범 님이 참으로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분이 아니었다면 오늘 여전신도 오지 않았을 거고 이렇게 많은 대단한 분들이 저희 어르신 생신 연회에 오시지도 않았을 겁니다!”하인이 길을 안내하면서 말했다.“사실 박시율 아가씨도 그렇고 도범 님도 그렇고 다들 참으로 좋으신 분들입니다. 이제 도범 님도 드디어 박 씨 가문의 인정을 받았으니 앞으로 두 분의 앞날에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걱정 말게. 꼭 그럴 것이야!”용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는 도범의 말을 믿지 않았다. 명패를 잃어버렸다고? 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 그는 도범의 신분이 절대 단순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오히려 그는 도범이 도대체 어떻게 장진을 설득했기에 그녀가 도범의 신분을 감춰주고 있는지가 더 궁금했다.혹시 여전신이 갓 입대했을 때, 아직 그렇게 강하지 못해서 부상을 입었고, 도범이 의술로 그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는데 그 일로 그녀가 그를 돕고 있는 건 아닐까?“용 가주님, 둘째 아가씨, 큰 도련님 오셨습니까!”용준혁과 그 일행들이 온 것을 본 도범이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네. 신애와 일비 이 계집애들이 화장을 하고 옷을 반나절 동안 고르지만 않았다면
“오랜만입니다 장진 전신님!”왕호가 실려간 후 용준혁이 곧바로 장진 앞에 나서며 말을 건넸다.장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의 옆에 서있는 두 미녀를 보고 웃으며 말을 걸었다.“이 아름다운 두 여성이 바로 소문으로만 들었던 용신애와 용일비 겠구나.”그 말을 들은 용신애가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전신이 직접 자신을 칭찬해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안녕하세요 전신님. 저, 저는 용신애입니다. 저는 미녀 축에 끼지도 못해요. 전신님이야말로 너무 아름다우세요. 몸매만 좋을 뿐만 아니라 품위가 느껴져요!”용일비 역시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맞습니다. 맞아요. 전신의 품위는 아무나 갖고 있는 게 아니죠. 왕호 그놈 평소에도 엄청 나대고 다녔었는데 오늘 이 일로 이제 함부로 거들먹거리고 다니지 못할 거예요!”두 미녀의 눈빛은 너무나 순수했고 옷차림도 단정했다. 장신은 두 미녀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의 명함을 꺼내 용신애한테 건넸다.“이건 내 전화번호야. 나중에 시간 되면 함께 커피나 마시자고. 어차피 나도 중주에 아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말이야!”용신애는 장진의 뜻밖의 호의에 순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녀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그제야 장진이 건넨 명함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알겠어요. 시간 되면 꼭 연락할게요. 참, 이건 제 명함이에요!”용신애가 빠르게 자신의 명함을 꺼내더니 두 손으로 공손히 그녀에게 건넸다.용신애의 경직된 자세를 본 장진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뭘 그렇게 긴장하고 있어. 내가 신도 아니고 말이야. 나를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친구처럼 말이야!”“그, 그건 안 되죠. 전신님은 비록 신이 아니지만 신과 비슷한 존재잖아요. 전신님은 무려 전신님인걸요!”용신애는 그녀의 호의를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상대는 무려 위대한 전신이었다. 그런 그녀를 친구처럼 대하고 함께 놀라고? 그녀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저 눈앞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압박감을 안겨주는 인물이었다. 매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