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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상대가 킬러이긴 해도 박시율은 도범의 실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어쩌면 도범이 살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죽여 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암영이 한 말에 그녀는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준장 정도면 충분히 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준장을 쓰러트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도범은 정말로 위험에 처한 게 아닌가?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그녀가 자신의 모습으로 화장을 했다는 것이다. 만약 도범이 그녀의 모습에 홀리게라도 된다면 정말 큰일이었다.

한 사람이 완전한 무방비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살해를 당할 가능성은 너무나 높았다. 그건 마치 앞이 안 보이는 장애인이 아무 장애도 없는 평범한 사람과 싸우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누가 봐도 장애인이 열세에 처할 것이 분명했다.

“왜? 겁나? 막 가슴이 아파?”

암영이 짧은 비수를 꺼내들고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박시율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건드렸다.

“내가 왜 타깃의 아내 혹은 남편으로 분장한 후 살해하는 걸 즐기는 줄 알아? 왜냐면 나는 그들이 죽기 직전에 짓는 그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너무나 짜릿하거든!”

거기까지 말한 암영이 몸을 휙 돌리더니 꺄르르 웃기 시작했다.

“하하 그들은 죽기 직전까지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혹은 가장 친한 사람한테 죽임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지! 그리고 나는 그들이 죽고 나서도 도대체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에 대해 절대 알려주지 않아. 그러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지 않겠어?”

“다, 당신 정말 미쳤어! 언젠가는 꼭 천벌을 받게 될 거예요!”

박시율이 빨개진 두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하 걱정 마. 참, 나 그런 것도 좋아하는데, 바로 너를 이 방안에 가둬두고 살짝 열린 문틈으로 내가 네 남편을 어떻게 죽이는지 똑똑히 지켜보게 하는 거야. 그때 너는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지를 수 없지. 남편이 죽으면 넌 엄청 고통스러울 거야 그치? 그것도 참 즐거운 장면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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