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의 말을 들은 제갈소진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그, 그럴 리 없어요. 아까 저랑 함께 온 그 몇몇 친구들을 말하는 거죠?”“맞습니다. 아까 나한테 말을 걸던 바로 그 여자 말입니다!”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면서 아주 많은 일들을 겪고 보았었다. 때문에 사람을 보는 눈도 제법 정확했다.“하시아 말이에요? 그럴 리 없어요. 제 많은 친구들 중 그녀가 저를 가장 잘 대해 줬었어요! 그녀는 한 번도 저를 무시한 적 없었고 매번마다 저를 생각해 줬어요. 이번 일만 해도 사실 그녀가 적극적으로 저한테 어떻게 고백하면 좋을지 같은 아이디어를 내주었는걸요!”제갈소진은 도범의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오히려 도범은 그녀의 말에 더욱 확신하며 답했다.“그랬다면 더욱 의심해야죠. 그 여자가 정말로 아가씨를 위해 그랬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녀는 그저 아가씨가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그럴 리가 없어요… 도범 씨는 시아를 처음 봐서 그녀에 대해 아직 잘 몰라서 그래요. 그 아이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진짜예요!”제갈소진이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도범이 다른 사람을 짚었다면 믿을 수도 있었겠지만 하시아라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가씨가 잘 몰랐던 거겠죠!”도범이 쓴웃음을 짓더니 손에 들린 담배를 한 모금 더 빨아들였다.“물어볼 게 있습니다. 아가씨 혹시 예전에는 몸매도 제법 날씬했고 얼굴도 귀여웠지 않았습니까?”“맞아요. 이게 다 제가 식탐을 부려서 그래요. 매번 먹을 것만 보면 군침이 돌고 먹고 싶다는 생각을 억제할 수 없어요. 먹으면 쉽게 살이 찌고요. 그리고 더 문제는 제가 고기류와 디저트를 좋아하거든요!”제갈소진이 민망해하며 답했다.“다이어트를 하려고 달리기 같은 걸 해도 아무 소용 없었어요. 살이 빠지기는커녕 나날이 더 찌기만 했어요!”“언제부터 그랬던 겁니까?도범이 물었다.“아마 3년 전부터 였을 거예요. 저는 이제 겨우 21살인데 휴, 정
제갈소진이 한참을 생각하더니 갑자기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생각났어요. 음식이 아니에요. 찻잎이었어요. 그때부터 그녀가 저한테 찻잎을 선물했었는데 그 애의 본가 쪽에서 생산하는 차라고 했어요. 엄청 좋은 차라고 하기도 했고 저도 향이 좋아서 자주 끓여 마셨었어요!”여기까지 생각한 제갈소진이 다시 한번 숨을 들이켰다.“그녀가 특별히 저한테 당부까지 했었어요. 그 차가 하도 귀한 차고 희소한 차이기에 나더러 다른 사람한테 주지 말고 혼자 몰래 마셔라고 그랬어요! 저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그녀는 보통 두 달에 한 번씩 저한테 그 차를 선물했고 툭하면 차를 다 마셨냐고 묻곤 했었어요!”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등골이 오싹해졌다. 마지막으로 제갈소진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당신 말은 그 찻잎에 문제 있다는 말인가요?”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그 찻잎이 맞을 거예요. 분명 그 찻잎에 뭔가 수작을 부렸을 겁니다!”“그럴 리가, 시아가 얼마나 나한테 잘해줬었는데. 시아가, 걔가 왜 나한테 그런 짓을 한 거죠?”제갈소진이 실망 가득한 얼굴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너무나 큰 충격에 잠시 동안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그녀는 이제야 도범이 했던 말이 조금씩 이해가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혹시 오늘 밤 일도 하시아가 자신이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프러포즈 계획을 짜준 걸까?“세간 사람들은 보통 다이어트 약은 많이 들어봤어도 반대로 살을 찌게 만드는 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그 약은 몹시 괴상한데 약인데 일단 복용하면 엄청난 식탐을 부리게 되고 자신의 식욕을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식욕이 폭등하게 되죠!”“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중독 증상도 보이게 됩니다. 특히 몸에 엄청 나쁜 영향을 주게 되죠.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적어도 한 달 정도 복용한 후 약효가 발생하면서 그런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죠!”“지금 아가씨 증상이 바로
“정말로 삼일 내로 백근을 뺄 수 있다고요? 그건 너무 빠르지 않나요? 부작용은 없어요? 그리고 은침을 사용하는 거예요? 정말 할 수 있겠어요? 저 은침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말은 처음 들었어요!”제갈소진은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도범이 그녀를 속이는 게 아니라면 3일 후, 그녀는 백근밖에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그때의 그녀는 상당히 날씬해 보일게 분명했다.그녀의 키는 170 정도였다. 그런데 만약 백근 좌우로 살을 빼게 되면 틀림없이 훌륭한 몸매로 거듭날 것이다.“하하 이 은침으로는 그저 지금 아가씨 체내에 있는 독소를 빼내는 것뿐입니다. 그 약물은 비록 평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그 독성은 아가씨 체내에 남아있게 되죠. 잠시 후 독을 다 토해내면 이제 그 찻잎에 대한 강열한 욕구를 느끼지 않게 될 겁니다. 그러면 끊어낼 수 있죠!”“돌아가면 당장 그 찻잎을 버리세요. 다이어트에 관해서는 제가 단약 세 알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 낸 단약인데 이건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약입니다. 하루에 한 알씩 먹으면 장담하는데 무조건 하루에 30근 좌우씩은 빠질 겁니다!”도범이 피식 웃더니 은침 하나를 꺼내들고 제갈소진의 머리 위에 있는 혈자리에 조심스럽게 꽂아 넣었다.“여기 이렇게 어두운데 잘 보여요?”제갈소진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도범은 이제 갓 퇴역하고 돌아온 거 아니었나? 분명 군인이었다고 들었는데?분명 군인이었던 사람이 현재 그녀의 병을 고칠 수 있고, 그녀의 몸 안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 낼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건 누가 봐도 너무나 허무맹랑한 소리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날씬해지기를 바라왔다. 살찐 후 그녀는 살아있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 심지어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들어서 헉헉거리기 일쑤였다. 가끔씩은 정말로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었다.그랬던 그녀에게 도범이 희망을 심어주었다. 어쩌면 이건 마지막 희망일
“치료?”박시율과 보디가드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저 자식이 병도 치료할 줄 안다고?하지만 제갈소진이 이미 방해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으니 그들도 더 이상 뭐라 말하지 않았다. 그저 곁에서 묵묵하게 기다리고만 있었다.잠시 후 제갈소진의 머리 위에는 이미 열몇 대의 은침이 꽂혔다.도범은 조심스럽게 은침을 살살 돌렸다. 그 모습은 너무나 전문가스러웠고 세심했다.또 얼마간 시간이 흘렀다. 그는 그제야 꽂혀있던 은침을 하나 둘 뽑아내기 시작했다.모든 은침을 뽑아낸 후에도 제갈소진이 아무런 반응이 없는걸 확인한 보디가드는 그제야 겨우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그들이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제갈소진이 피를 토한 것이다.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 너 이 자식 우리 아가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아가씨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너 죽을 줄 알아!”그 모습을 본 보디가드가 너무 놀라 주먹을 꽉 쥐고 도범을 노려보았다. 그는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저건 검은 피야. 내가 아가씨의 체내에 쌓여있던 독소를 빼냈지!”도범이 담담한 표정으로 웃더니 검은색에 어딘가 퀴퀴한 냄새가 나는 단약 세 알을 꺼내 제갈소진에게 건넸다.“하루에 한 알씩입니다. 명심하세요. 아침밥을 먹고 반 시간 후 복용하면 됩니다!”“알겠어요. 고마워요. 만약 진짜로 성공하면 제가 꼭 당신께 보답할게요!”제갈소진이 미소 지었다.“그리고 그때가 되면 저는 당신을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할 거예요!”도범이 웃으며 말했다.“보답은 됐습니다. 그 단약 세 알은 한 알에 20억, 아니 200억으로 판다고 해도 아무 문제 없는 단약입니다. 그건 그냥 아가씨께 드리는 거로 할 테니까 제 유일한 요구는 다시는 저한테 매달리지도 말고 저를 데릴사위로 삼겠다는 말을 안 하는 겁니다. 괜찮죠?”제갈소진이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알았어요. 약속할게요. 그러면 되죠?”곁에
“그럴 리가! 채가고 싶으면 채가라고 해. 당신은 그쪽에 가면 더 이상 먹을 걱정, 입을 걱정 없이 살 수 있겠지!”“당신도 부자 아내를 맞는 게 좋을 거 아니야!”박시율은 속으로 무척 기뻤으나 좀처럼 그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대로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그녀는 도범이 이제 돌아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여자 쪽에서 먼저 남편이 되어달라고 고백하며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처음에는 정말로 마스크를 꼈던 몸매 좋은 젊은 부잣집 사모님이 온 줄 알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었다.만약 도범이 정말로 그 여자와 불미스러운 관계라면 자신과 딸아이를 버리고 그녀와 함께 갈 수도 있을 게 아닌가? 그러면 박시율은 아마 천하에 더 없을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그런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제갈소진, 그 뚱뚱한 여자아이가 찾아왔을 줄이야.“저 아가씨가 비록 지금은 뚱뚱하긴 한데 본판은 예쁜 축이지. 삼일 후 제갈소진이 미녀가 되어 나타나면 아마 커다란 뉴스거리가 될 거야!”담담한 표정으로 웃던 도범이 불현듯 뭔가 떠올랐는지 자신의 이마를 탁 치더니 경악하며 말했다.“망했네. 그녀한테 내가 그녀의 다이어트를 도왔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걸 깜빡했어! 만약 그녀가 이 일을 소문 내기라도 하면 엄청 귀찮아 질게 뻔한데!”“이제 보니 그 단약 세 알은 그녀의 다이어트를 돕는 약이었네!”박시율이 식은땀을 흘렸다. 제갈소진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한지도 몇 년이 지났었다. 그녀는 많은 의사한테 병을 보였지만 하나같이 그 원인을 찾아 내지 못했었다.많은 사람들은 희귀병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상황을 단정 짓곤 했다. 다들 그녀의 병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도범은 그녀에게 단약 세 알을 건네며 하루에 한 알씩 먹으면 된다고 했다. 그게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그녀는 도범이 혹시 제갈소진을 속인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아마 도범이 그녀에게 준 약은 다이어트 효과가 없을지언정 부작용은 없는 약일 것이다.
“들어와!”제갈 가주는 어두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곧 제갈소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큰 거실로 들어갔다.“네가 누군가에게 고백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고백 상대는 갓 제대한 데릴사위라고? 집이 가난할 뿐만 아니라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다고 들었어. 그래?”제갈 가주는 너무 화가 났다. 그는 딸의 행동이 가문에 먹칠을 했다고 여겼기에 좀 실망했다.만약 성공했다면 상대가 좀 변변치 못하긴 해도 딸이 드디어 시집을 가는 것이니 눈 감아줄 수 있었다.하지만 상대는 제갈소진을 모르고 있었기에 제갈소진의 고백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았다. 일단 실패하면 제갈 가문은 큰 창피를 당하는 것이었다.“아빠가 절 이렇게 걱정하는 줄 몰랐어요. 다 알고 있었군요!”제갈소진은 고개를 숙이면서 헤헤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너!”딸이 바보처럼 웃는 모습을 본 제갈 가주는 어이가 없어 눈을 부릅뜨면서 말했다.“넌 네가 어떤 신분인 사람한테 고백했는지 알아? 만약 상대가 받아들인다면 괜찮은 일이지만 그렇게 많은 경호원과 친구들 앞에서 널 거절한다면 우리 제갈 가문 얼굴에 먹칠을 하는 거야!”“그래, 넌 가문이 좋은 남자들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고 우리가 소개한 사람도 만나보려고 하지 않았잖아.”“네가 왜 딸과 아내가 있는 군인을...... 휴, 정말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제갈소진의 엄마는 너무 화가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아까 이 일을 알게 된 후 그녀는 하마터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했었다. 딸이 너무 도를 넘은 짓을 한 것이다.그리고 딸은 점점 뚱뚱해졌기 때문에 이 상황이 계속되면 몸무게가 300근이 될 수도 있었다.“엄마, 아빠, 도범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사실 거절을 당했지만 슬프지는 않아요. 도리어 마음에 담아두고만 있었으면 후회했을 거예요!”제갈소진은 당당하게 말했다.“도범씨는 정말 마음이 깊은 사람이에요. 비록 절 좋아하지 않지만 저의 체면을 고려해 사람들 앞에서 거절하지 않았어요. 저의 경호원과 친구들을 보
“사기꾼이라고요? 아니에요, 전 도범씨를 믿어요!”제갈소진은 빙긋 웃더니 말을 이었다.“참, 전 먼저 샤워하고 잘게요. 내일 아침 제가 아침을 먹은 후 하루에 어떻게 30근씩 빠지는지 지켜보세요!”제갈소진은 이렇게 말한 후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갔다.“네가 가장 좋아하는 치킨, 케익을 준비했어. 다른 맛있는 것들도 많아, 그런데 저녁을 먹지 않을 거야?”제갈 가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딸의 뒷모습을 보면서 물었다.만약 예전이었다면 제갈소진은 일찍부터 배고프다고 칭얼거렸을 것이며 폭풍 흡입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 그녀는 샤워하고 자겠다고 말했다.제갈소진은 그제서야 머리를 돌리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이상하네요. 확실히 배고프지 않아. 별로 식욕이 없네요!”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걸어갔다. 지금 그녀는 도범이가 그녀 체내의 독을 빼냈기 때문에 이런 효과가 있다는 걸 눈치 챘다.“배고프지 않다니!”제갈 가문 사람들은 모두 도깨비라도 본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곧 제갈 가문 사람들은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고 식사를 한 후 방으로 돌아갔다.이튿날 아침, 제갈소진은 드디어 깨어나 아침을 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평소와 달리 빵 두 조각과 우유 한잔만 마셨다.그녀는 아침을 먹고 잠시 휴식한 뒤에서야 작은 단약을 꺼내 삼키려고 했다.“잠깐만, 그건 무슨 약이냐? 누가 너한테 준 거야? 그 군인이 너에게 준 거야?”딸이 약을 먹으려고 하자 제갈 가주는 깜짝 놀라면서 다급히 물었다.“네, 도범씨가 준 거예요. 효과가 아주 좋은 약이라고 했어요!”제갈소진은 헤헤 웃으면서 말했다.“먹으면 안돼!”제갈 가주는 달려가 제갈소진이 들고 있던 단약을 빼앗아 던지더니 발로 쾅쾅 밟았다.“뭘 먹는 거야? 군인이 주는 약을 함부로 먹어? 독이 있을까 걱정되지도 않아? 넌 우리 제갈 가문의 외동딸이란 말이다. 네가 죽으면 우리 제갈 가문은 어떻게 하라고 그래!”“아빠, 왜 약을 던지는 거예요?”단약이 가루가 된 걸 본 제갈소진은 너무 화가
“전 도범 씨를 믿어요!”제갈소진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전 도범 씨를 믿어요, 분명히 살이 빠질 거예요!”“아,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야겠어요!”제갈소진은 말을 마친 후, 즉시 배를 끌어안고 화장실에 달려갔다.“설마? 배가 아프다고? 그 약 때문은 아니겠지? 약 효과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제갈 가문 어르신은 깜짝 놀랐다. “망했어, 분명 그 약에 문제가 있어, 아니면 내 딸이 어떻게 배가 아플 수 있어? 이제 어떡하면 좋아?”“좀 기다려봐요, 별일 없을 거예요!”제갈 부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람들은 화장실 앞에 쪼그리고 앉아 상황을 살폈다.“어우, 시원해!”잠시 후, 제갈소진이 화장실에서 나왔다.하지만 얼마 안 지나 그녀는 또다시 배를 끌어안았다. “또 신호가 왔어요, 설사 같은데요?”말을 마친 후 제갈소진은 벽을 짚고 다리를 꼬면서 화장실에 들어갔다.“이 자식, 이게 약이야? 이건 파두야!"제갈 가문 어르신은 화를 내며 주먹을 쥐었다. 얼굴이 새빨개졌다.하나밖에 없는 딸자식이 사고라도 난다면 어찌 될 일인가! 비록 약간 뚱뚱하긴 하지만 사랑스러운 구석도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유일한 자식이다. “장용준, 사람을 데리고 도범 그 자식 집에 가서 그들을 잡아와!”제갈 가문 어르신은 바로 명령했다. “내 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아주 비참하게 죽여버릴 거야!” “알겠습니다, 어르신!”장용준은 즉시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나갔다.제갈소진은 또 두 번이나 화장실을 드나들다가, 나중에는 아예 변기에 앉은 채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았다.밖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너무나 걱정스러웠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장소연, 어떻게 뻔뻔스럽게 내 아들과 함께 돌아올 생각을 해?”한편, 도범 등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정원에서, 나봉희는 박해일과 함께 돌아온 장소연을 화난 얼굴로 쏘아보았다.도범과 박시율은 이미 회사에 출근했고, 지유는 수아를 데리고 공부하러 갔다.정원에는 나봉희, 박영호, 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