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결국 도범 혼자일 뿐이었다. 동방 장로는 마음이 무척 괴로웠고, 조백미도 그저 고개를 조용히 저을 뿐이었다.이때, 단목 문주는 곁에 있던 맹수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엔 성적이 가장 안 좋은 사람부터 시작하도록 하지.”단목 문주의 말에 맹수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단목 문주의 직설적인 말에 맹수정은 굴욕을 느꼈지만, 반박할 용기는 없었고, 반박할 말도 없었다. 그래서 맹수정은 군중 속에서 나와 마지못해 뒷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단목 문주가 손가락 하나를 내밀며 말했다. “한 시간!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이다. 만약 한 시간 내에 해내지 못하거나, 란수에게 중상을 입으면 이번 대결에서 탈락으로 판정될 것이다. 모두 들었나?”모두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단목 문주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안 들어가는 거야? 망설여봐야 소용없어!”천봉종의 세 명의 참가자 중 맹수정의 성과가 가장 나빴기에, 단목 문주는 맹수정에게 별로 좋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맹수정은 마음이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이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열린 뒷문 안에서 참가자들은 안쪽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그곳은 환영 진법으로 특별히 설정된 듯 보였다. 이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광활한 초원이었고, 초원 위에는 세 사람보다 더 큰 란수가 대지에 엎드려 있었다. 또한, 란수 옆에는 여섯 개의 열매가 달린 청란과가 있었다.잠시 후, 뒷문이 닫히자 모두의 시야도 한순간에 끊어졌다. 모두가 시선을 거두자, 각자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 그러나 도범의 표정은 그중에서도 가장 차분했다. 도범은 방금 란수를 보았고, 그 란수의 수련 경지가 영천 경지 초기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안심되었다.한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단지 잠깐 대화할 시간일 뿐이었다. 그러나 전술을 논의할 수 없었기에, 그저 별 의미 없는 말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할 수밖에 없었다.공찬휘가 두 번째 대결에서 천봉종의 반전을 끌어냈기
“너희 둘은 대체 뭐 하는 거냐? 처음엔 자신만만하게 대결에서 이길 거라며 자신했으면서, 도범을 깎아내리더니 이제는 풀이 죽은 건가? 기세는 어디 갔어? 전부 다시 끌어올려라!” 동방 장로는 너무 화가 났는지 말투에 신경질적인 기운이 섞였다.한편, 조백미와 도범은 동방 장로를 보며 약간 무력하게 고개를 저었다. 동방 장로가 오히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이진호와 나성한에게 화가 나더라도, 결승전 성격의 대결을 앞둔 이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도범은 지금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서서 동방 장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동방 장로님, 화내지 마십시오. 화내봤자 소용없습니다.”이 솔직한 말에 동방 장로는 더 화가 났지만, 상대가 도범이라 그런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윽고 도범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나성한과 이진호 앞에 섰다. 도범을 본 이 둘은 진절머리가 났다. 이전에 나성한과 이진호는 오만했고 늘 도범과 맞서 싸우려 했지만, 지금은 그 문제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나성한과 이진호를 계속 무기력하게 놔두면, 세 번째 단계의 성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도범은 더 이상 발목 잡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범은 가볍게 기침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너희 둘이 지금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잘 알고 있지? 만약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가 결국 패배하게 된다면, 너희 둘은 어떤 결과를 감당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거야. 지금은 좌절하고 고민할 때가 아니야! 모든 용기를 다 내야 해. 마지막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너희는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남을 거야!”쿵-그 순간, 갑자기 뒷문에서 큰 소리가 나며, 도범은 말을 멈추었다. 이윽고 모두가 뒷문을 바라보았다. 두 번의 숨소리 이후, 맹수정이 두 명의 천봉종 담당자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왔다. 맹수정은 반쯤 감긴 눈으로 신음하며, 몸
이진호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조용히 발을 굴렀다. 마음속으로는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라면, 빨리 끝내는 게 낫더라고 생각하며, 더 지체하면 꾸지람을 들을 게 뻔하니 그냥 끝내자고 결심했다. 뒷문 앞에 섰을 때, 이진호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문을 열 때, 이진호는 죽음을 각오한 듯한 마음가짐을 가졌다. 모두가 그 문이 다시 닫히는 것을 보며 마음이 다시 한번 가라앉았다.심지어 의욕 넘치던 공찬휘조차도 입을 닫고, 복잡한 표정으로 뒷문을 바라보았다. 공찬휘는 이 문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결국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자신의 계략으로만 빼앗을 수 있지만, 결국 성공할지 어떨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략 30분 후 뒤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이윽고 이진호가 팔을 감싸고 나왔다. 비록 걸을 때 부축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여러 곳에서 상처를 입었고, 나올 때 이진호는 외쳤다. “난 근처에도 가지 못했어. 그나마 란수를 묶고 있는 사슬이 없었으면, 나는 나오지도 못했을 거야.”이 말을 들은 후, 모두의 마음은 한층 더 무거워졌다. 그러나 도범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도범은 의아해 났다. 란수가 영천 경지의 요수라면, 분노할 경우 반드시 강하게 대응할 텐데, 방금 맹수정도 중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다.도범은 구조가 제때 이뤄지면 팔이나 다른 부위가 부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맹수정의 상태는 도범이 예상했던 것보다 나았다. 또한, 이진호의 부상을 보고, 도범은 란수가 그 안에 있긴 하지만, 분명히 뭔가에 제약받고 있다고 확신했다.그렇지 않으면 이 두 사람은 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하게 다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특별한 사슬에 묶여 있다면, 분명히 안전할 것이다.사실 성적을 묻지 않아도 이진호가 청란과를 따지 못했다는 것은 명확했다. 동방 장로는 한숨을 쉬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진호가 빈손으로 돌아온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보니
서남 변경!구주전란이 평정되고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무적의 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한편, 높이 치솟은 건물 위에서는 한 남자가 눈앞의 젊은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중주로 돌아갈 생각이야? 장군 자리는 일단 비밀로 하고?”남자는 원로라는 신분을 지녔지만 눈앞의 젊은이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 경외가 담겨있었다.그런 젊은이의 등 뒤에는 며칠 전 금방 선봉된 구대전신이 서있었다.구대전신은 단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장에서 혁혁한 공로를 쌓아 그들의 소문을 듣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간담 서늘해지게 만들었다.공식적으로 구대전신이라는 호칭을 가진 그들은 지대한 권력과 끝도 없는 재부를 손에 거머쥐었다. 머지않아 구주로 돌아가 각자 한 개 주의 수령이 되어 생살지권을 장악할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지금 구대전신은 공손하게 젊은이의 등 뒤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도범, 대하에서 장군이라는 봉호를 내린 인물로서 그의 권력은 전신을 능가해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매스컴을 통해 구대전신과 장군의 신분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려던 대하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구대전신의 신분만 공개하고 장군의 신분을 비밀로 했다.“네! 시율이는 지금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쪽은 안정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제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날카로운 남자의 얼굴에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시율이는 그의 여자, 그의 아내였다.“사부님, 저희도 사부님과 함께 돌아가 사모를 뵈어도 되겠습니까?”그때 도범의 등 뒤에 있던 구대전신 중 하나인 양진이 시험하듯 물었다.도범 뒤에 서있는 구대전신이 모두 도범의 제자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다음에 보자!”도범은 탄식하더니 추억에 잠긴 듯했다.5년 전, 적군들의 반격을 이기지 못한 대하는 막심한 손해를 입고 전국에서 전사들을 징집했다.중주의 박 씨 집안은 다른 이의 계략에 빠져 젊은이 하나를 내놓아 중주를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박 씨 어르신은 지긋한 나이임에
도범이 감격에 잠긴 사이, 꼬질한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문 앞으로 가더니 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펴봤다.네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야윈 여자아이의 피부는 조금 노란 것이 영양부족 상태인 듯했다.“눈이 시율이랑 닮았네!”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본 도범이 웃었다.그때 박 씨 집안의 하인 하나가 나오더니 문을 지키고 선 보디가드를 보곤 아이를 데리고 구석으로 갔다.여자아이가 박시율을 닮은 덕분인지는 몰라도 도범은 아이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천천히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하인은 주머니에서 몰래 만두 두 개를 꺼내더니 아이에게 건네줬다.“수아야, 오늘은 두 개 밖에 없어!”“고맙습니다, 예쁜 언니!”만두를 본 아이는 연신 침을 삼켰다. 뱃속에서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배가 많이 고픈 것이 분명했다.“얼른 먹어!”하인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도련님도 참, 이렇게 매정할 필요는 없는데!”“아니요, 가져가서 엄마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먹을 거예요!”만두를 손에 든 아이가 행복하게 웃었다. 손안에 든 만두 두 개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했다.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다. 스포츠카 뒤를 따르던 대여섯 대의 아우디 A6도 멈췄다. “박이성?”도범은 한눈에 남자를 알아봤다. 5년이 지나 박 씨 집안 도련님도 자랐지만 변화가 크진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곱고 보드라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도, 도련님…” 하인은 박이성을 보더니 안색이 새하얘져서는 얼른 만두를 빼앗아 등 뒤로 감추곤 벽 옆으로 물러섰다. “지유야, 뭘 숨기는 거야? 꺼내 봐, 내가 확인해 봐야겠으니까!” 박이성이 웃으며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인은 연신 고개를 저었고 여자아이 수아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수아야, 수아가 말해 봐, 이 언니가 방금 너한테 무엇을 준 거야?” 박이성이 무릎을 굽히고 안더니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안
“도범, 너 미쳤어? 네가 우리 집 데릴사위라는 거 잊은 거야? 전쟁터에 나가서 힘 좀 키웠다고 감히 나한테 대들어?”박이성이 이를 악물고 일어설 준비를 했다.“쿵!”그 모습을 본 도범이 다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자 박이성의 옆으로 먼지가 휘날렸다.“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도범이 한 발로 박이성의 팔뚝을 밟은 채 말했다.“아!”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박이성이 비명을 질렀다.“쓰레기 같은 자식…”박이성은 고개를 들자마자 도범의 냉랭한 눈빛을 마주했다. 그는 두려움에 더 이상 입을 떼지 못했다.“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으면 지금 여기서 죽여버릴 거니까!”도범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먹, 먹을게!”도범의 기세에 완전히 놀란 박이성은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더러워진 만두를 입속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었다.“지유야, 그동안 수아 돌봐줘서 고마워, 시율이는 지금 안에 있지?”도범이 지유 앞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지유는 예전부터 박시율의 시중을 들어주던 하인이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무척 좋았다.“아가씨, 아가씨는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났어요. 그때 박 씨 집안에서 수아를 낳는 걸 반대했는데 아가씨께서 그 말을 듣지 않아서…”지유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가자, 시율이가 있는 곳으로!”도범이 수아를 안으며 말했다.“수아야, 앞으로 그 누구도 시율이를 괴롭히지 못 할 거야!”“예쁜 언니, 이 사람 누구예요?”수아는 방금 전의 광경에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수아야, 이 분은 수아 아빠야. 얼른 아빠라고 불러, 수아 아빠는 죽지 않았어, 이렇게 살아서 다시 수아 만나러 온 거야!” 지유는 말을 하면서도 콧망울이 시큰해졌다. 5년 동안 박시율이 너무 고생스럽게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정말, 정말 우리 아빠예요?”수아가 입술을 오므렸다가 피더니 두 눈을 밝히며 말했다.“다들 우리 아빠가 죽었다고 했는데 정말 우리 아빠예요? 엄마는 아빠가 무
용형의 말을 들은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용형.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말을 마친 남자가 수아와 지유를 향해 다가왔다.“이봐, 예쁜 아가씨, 왜 거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나왔어? 이렇게 하면 우리 눈을 버려야 하잖아, 입맛도 떨어지고.”남자는 지유 앞으로 다가가 장난기가 다분한 얼굴로 걸상을 밟곤 턱을 만졌다.“거, 거지가 아니에요. 그냥 옷이 좀 낡고 더러워졌을 뿐이지.”남자의 말을 들은 지유는 놀라서 어쩔 바를 몰랐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아하니 쉽게 물러날 것 같지도 않은데 도범까지 자리에 없어 그녀는 난감해졌다.“쯧, 내가 거지라고 하면 얘는 거지인 거야. 거지를 그렇게 감싸주다니, 역시 예쁜 사람은 달라,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말도 예쁘게 하네, 하하!”남자가 웃으며 한 손으로 수아를 들더니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우리가 밥 먹는데 입맛 떨어지게 했으니까 이 아이는 내다 버릴 거야, 예쁜 아가씨는 조용히 우리 용형 옆에서 밥이나 먹으면서 술이나 따라주고. 우리 용형 시중을 잘 들어주면 이 일 없던 걸로 해줄 테니까, 알았지?”“아이는 놓아주세요, 이제 4살 밖에 안 된 아이예요. 아이 아빠가 화장실에 갔으니 이제 곧 나올 거예요.”놀란 지유가 얼른 남자에게 달려가 그를 막았다.“짝!”하지만 남자는 지유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내가 말한 거 못 들었어? 아니면 귀먹은 거야? 가서 우리 용형 밥 먹는 거 시중이나 들으라고… 꼬맹이 아빠? 거지 아빠면 큰 거지겠네? 아유, 무서워라!”남자에게 따귀를 맞은 지유는 머리가 어질해졌다. 그녀의 입가에는 피가 맺혀있었다.“수아 내려놔!”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린 지유가 다시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쿵!”남자의 힘이 워낙 셌기에 지유는 그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젠장, 한 마디만 더 하면 네 딸 때려죽인다.”남자가 소리치자 지유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몇 발자국만에 식당 밖으로 온 남자가 냉랭하게
지유는 도범을 데리고 도심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낡은 집 앞으로 왔다.마당 앞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있었는데 밖에서 보니 무척이나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집이 너무나도 낡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랑 시율이,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는 거야?”눈앞의 집을 보니 도범은 괴로워졌다.박시율은 박 씨 집안의 아가씨였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에게 미녀 대표님이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도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사랑을 갈구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아이를 남겨두기 위해 집에서 쫓겨나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도범의 말을 들은 지유가 쓸쓸하게 웃었다.“도련님 처남도 이곳에 계세요, 5년 전에는 어렸었지만 지금은 열아홉이 되었는데 모두 이곳에서 지내고 계세요.”“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지유의 말을 들은 도범이 눈시울을 붉혔다.“시율이가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하지만 도범은 곧 마당 옆에 세워진 벤틀리를 발견했다.“이 벤틀리는 뭐야?”도범이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하게 물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자주 오지 않아서. 5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시율 아가씨는 도련님이 오시기를 늘 기다리고 있었어요!”“하지만 아가씨 부모님께서는 진작에 인내심을 잃으셨어요, 그리고 도련님께 불만을 품고 계셔서… 심지어 결혼 첫날밤, 도련님께서 시율 아가씨께서 술에 취한 틈을 타 강제로 아가씨랑 하룻밤을 보낸 거라고 했어요…”지유가 미간을 찌푸린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어쩔 수 없지, 천천히 보답해 드리는 수밖에. 다 같이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도범이 한숨을 쉬었다. 그도 자신의 여자 옆에서 그녀를 보호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집안에 발을 들인 도범은 얼마 가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지유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집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도범의 안색이 새파래졌다.안에서는 박시율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