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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8화

왕현석은 도범의 시선을 감지한 듯했다. 그래서 왕현석은 고개를 번쩍 들었고, 도범이 평온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왕현석은 마치 누군가에게 따귀를 맞은 것처럼 부끄러워 났다.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왕현석은 가슴 속이 뜨겁게 타오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오는 듯했다.

직접 보기 전에는 왕현석은 도범의 시선을 향해 크게 소리칠 용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도범의 실력이 그 앞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왕현석의 귀가에 단검의 철컥 소리가 들려왔고, 돌아보지 않아도 남은 세 사람의 싸움이 이미 절정에 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컥컥.”

공하현은 피를 왈칵 뱉었다. 공하현의 눈은 붉게 물들었고, 이제는 힘이 거의 다한 상태였다. 공하현은 전력을 다해 세 명의 신허 용사를 겨우 쓰러뜨렸다. 더 이상 무리하면 공하현 자신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힐 뿐,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졌어요!”

공하현이 이 한 마디를 외칠 때, 공하현의 마음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불만한다 해도 소용없었다. 현실은 현실이기에 바꿀 수 없었다. 공하현이 포기를 선언하자 그의 앞에 있던 붉은 장검은 곧바로 물러났고, 붉은 빛이 공하현의 몸에 닿자 싸움은 끝났다. 이것은 공하현이 탈락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도범은 가볍게 숨을 내쉬고, 주변 상황을 살피지도 않은 채 걸음을 내디뎠다. 도범은 810미터 거리에 시선을 두고 한 걸음 한 걸음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도범은 태연하게 걸었고 전혀 주변에 신경 쓰지 않았다. 도범의 이런 행동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그들은 도범이 모든 싸움이 끝난 후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들의 말을 되돌려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도범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810미터 거리에서, 도범의 정면에는 다시 한번 이전과 똑같은 신허 용사가 나타났다. 신허 용사는 같은 시선으로 도범을 바라보았고, 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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