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랑은 정말 결혼하고 싶은데 남주 누나랑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왠지, 남편이 돌아왔다는 말을 들으니 전 필요 없어진 기분이에요.”애교 누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내 팔짱을 꼈다.“누나들한테 이쁨만 받다가 필요 없게 되니 괴로운 거예요?”나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어쩌면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애교 누나는 나를 탓하지 않고 오히려 위로했다.“다 정상이에요. 누군들 사람들한테 떠받들리는 걸 싫어하겠어요? 사람들은 아마 모두 자기가 가장 빛나고 둘러싸이기를 바랄 거예요. 내가 어릴 때도 그랬으니까.”나는 너무 놀랐다.“누나는 항상 내성적이고 얌전하지 않았어요? 누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애교 누나는 설명했다.“내성적이고 얌전한 건 다른 사람 눈에 비친 나예요. 사실 나도 속은 엄청 열정 넘쳐요. 내가 고딩 때 공부 말고 다른 생각은 없었어요. 그래서 매일 수수하게 꾸미고 옷도 수수하게 입어 사람들 사이에서 별로 튀지 않았어요.”“그러다 수능이 끝난 뒤, 나는 아주 자유로워졌어요. 심지어 그때 껌 좀 씹는다 하는 여자애들이 하는 머리 스타일까지 따라 했다니까요. 오죽하면 친구들이 나를 못 알아봤겠어요.”나는 이렇게 얌전하고 우아한 애교 누나가 그때 유행이던 기괴한 머리를 한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더군다나 좀 논다 하는 여자애들이 하고 다니는 머리 스타일은 얌전한 애교 누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그게 어떻게 매치되지?’“혹시 그때 사진 있어요? 보고 싶어요.”나는 너무 궁금했다.“있어도 안 보여줄 거예요. 너무 못생겼어요.”‘그 말인즉 사진이 있다는 뜻이네?’‘무조건 봐야겠다.’안 그러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나는 애교 누나에게 사진을 보여달라고 졸라댔다.결국 누나는 마지못해 싸이월드에서 어릴 때 사진을 찾아 보여주었다.그 사진을 보자마자 나는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애교 누나는 그때 정말 날라리 같았고 지금과는 전혀 딴판이었다.하지만 그때부터 미인
참 뼈아픈 교훈이다.그래서 인생 선배들이 늘 남자는 직업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자는 결혼 상대를 잘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했나 보다.예전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애교 누나의 일을 겪으면서 나는 단번에 깨달았다.여자는 결혼을 잘못하면 평생을 망친다.하지만 지금은 그나마 다행이었다.나는 애교 누나를 꼭 끌어안았다.“이젠 저를 만났으니 앞으로 절대 상처받게 안 할게요.”“내가 그런 얘기한 건 수호 씨한테서 약속받고 싶은 게 아니에요. 수호 씨 나이대 남자애들이 소유욕 있는 건 정상이에요. 하지만 누구랑 진지하게 만나고 누구랑 즐기기만 해야 하는지 잘 구분해야 해요. 남주거나 소여정 같은 여자는 되도록 멀리 해야 해요.”“그러면서 전에는 왜 남주 누나를 꼬시라고 한 거예요?”애교 누나가 나를 팔았다는 생각에 나는 울고 싶었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설명했다.“그때는 내가 왕정민과 이혼하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이미 부적절한 관계였으니 남주도 끌어들여야 모두 안전하다고 생각했어요.”“그럼 남주 누나가 앞으로 저한테 매달리면 어쩌려고요?”나는 남주 누나한테서 언제든 멀어질 수 있지만, 남주 누나가 나를 쉽게 놓아줄지는 알 수 없었다.남주 누나의 마음은 좀처럼 알기 힘들었으니까.애교 누나가 나를 올려다보며 유감이라는 표정을 지었다.“그건 수호 씨 스스로 해야죠. 그건 나도 도와줄 수 없어요.”수줍어하면서도 갈망하는 듯한 애교 누나의 얼굴을 보니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나는 슬그머니 손을 애교 누나 옷 속으로 넣었다.“남주 누나의 일을 도와주지 못하는 건 그렇다 쳐요. 그런데 지금의 저는요?”애교 누나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내 가슴을 살짝 밀었다.“진짜 나빴어요. 요즘은 안 된다고 했잖아요.”“그런데 저 너무 괴로워요.”“참아요.”“누나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잖아요.”‘예전에 내가 힘들다고 하면 손으로 도와주더니, 지금은 참으라고 하네, 너무해.’나는 너무 참기 괴로웠다.“됐어요. 나도 피곤
나는 거부감이 들었다.그때 애교 누나가 싱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바보, 수호 씨가 그랬잖아요, 우린 앞으로 부부가 될 거라고. 그러면 내게 수호 거 아니겠어요?”“안 돼요. 누나 건 누나 거고. 제 것도 누나 거예요. 그런데 누나 건 제 거가 될 수 없어요.”나는 좀 마초적인 성향이 있어 여자가 내 돈을 쓰는 건 괜찮지만, 내가 여자 돈을 쓰는 건 안 된다.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내 전 재산을 확인했다. 그런데 무려 300만 원이나 있었다.이 돈 대부분은 윤 사모님과 소여정이 준 팁이다.나는 그 돈이 이렇게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정말 돈 많은 여자들은 좋네.’나는 애교 누나한테 말했다.“누나, 제가 생각해 봤는데, 돈을 며칠 더 벌어 600만 원을 모으면 직접 사고 싶어요. 물론 비싼 차는 살 수 없지만, 교통수단으로 사용할 차 정도는 살 수 있을 거예요.”애교 누나는 나를 안쓰럽게 쳐다봤다.“뭐 하러 그래요? 어렵게 번 돈으로 차를 사면 앞으로 대출 갚는 것만 해도 빠듯할 거예요.”“빠듯해도 상관없어요. 남자면 남자답게 밖에서 돈 벌어와야죠. 누나 돈은 잘 모아둬요. 그건 모두 혼전 재산이니 저한테 쓸 필요 없어요. 전화 요금도 제가 누나 것까지 내줄게요.”애교 누나는 갑자기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그럼 수호 씨 돈으로 산 차 내 명의로 할 수 있어요?”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당연하죠. 제가 돈 버는 건 누나한테 주려고 버는 거잖아요. 누나야말로 제 차가 급이 덜어진다고 싫어하지 마요.”애교 누나는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싫어할 리가 있나요. 그럼 이렇게 해요. 내가 점심에 찾아가서 돈 빌려줄 테니까 우선 그 돈으로 차 사요. 계속 이렇게 형수 차 타고 다니면 동네 주민들한테서 말 나와요.”나는 그 방법이 괜찮은 듯하여 누나에게 차용증까지 써 주었다.우선 누나한테서 400만 정도 빌려 계약금부터 내고 나머지는 대출로 갚으면 된다.나는 사실 진작부터 차를 하고 싶었다. 그것도 예쁜 차로.나는
나는 영상을 재생하지 않았다. 이렇게 하면 김진호에게 겁을 줄 수 있었으니까.김진호는 내가 영상을 찍었다고 하더니 안색이 단번에 변했다.“신고? 그래, 해 봐. 할 테면 진작 했겠지, 왜 지금까지 기다려?”김진호는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내 말에 바로 본색을 드러냈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이럴 때일수록 내가 강하게 나가야지 안 그러면 놈이 나를 무시할 게 뻔하다.나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못 할 줄 알아? 정 사장님 봐서 기회 한번 줬던 거야. 경찰이 가게로 찾아와 널 잡아가면 가게 명성에 누가 될까 봐. 하지만 경고하는데, 나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계속 이렇게 시비 걸면, 내 뒤에도 사람 있어!”김진호는 썩 달갑지 않은 듯 말했다.“무슨 낯짝으로 뒤에 사람이 있다는 거야? 그 사람 윤 사모님이잖아. 윤 사모님이 너 도와주지 않았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그 노랑머리 일을 윤 사모님이 뒤에서 도운 줄 아나 보네.’김진호는 아마 소여정이 나를 도와줬다는 걸 꿈에도 모를 거다. 하지만 나는 설명하기도 귀찮았다.나는 김진호를 도발했다.“낯짝 운운하긴. 그러는 넌, 허구한 날 돈 많은 사모님한테 빌붙어 단물만 빨아먹을 생각이나 하고 있잖아. 그런데 결국 이 사모님 남편한테 두들겨 맞았지? 쪽팔리지도 않아?”내 말은 김진호의 아픈 곳을 단단히 찔렀다.김진호는 곧바로 나에게 덤벼들 것처럼 굴었다.나는 냉소를 지었다.“어디 한 번 손대 봐. 지금 윤 사모님은 내 고객이거든. 네가 날 괴롭힌 걸 그분이 알면 앞으로 그분 마음 돌릴 생각은 하지도 마.”김진호는 아직도 윤 사모님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내가 윤 사모님을 언급하자 바로 꼬리를 내렸다.나는 성공적으로 김진호의 약점을 잡은 셈이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무서워할 필요도 없다.분노에 찬 김진호의 얼굴을 보니 나는 속이 다 후련했다.인맥으로 보나, 수단으로 보나 김진호는 나를 이길 수 없다. 그는 내 앞에서 그저 광대에 불과하다.김진호의 마사지룸에서 나오자 문
내가 차를 산 건 교통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라 가격이 적당하고 옵션만 다 갖추면 더 바랄 것도 없었다.지금 수중에 돈도 적어 대출을 끼고 사야 하니 현대를 사는 게 가장 수지가 맞았다.현대차 아반떼는 현대 자동차 중에 가장 싼 축에 속하는데 2,3천 정도다.할부로 사면 조금 더 저렴하게 살 수 있고 평생 관리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나는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현대 자동차를 사려고 결정을 내렸다.어느덧 오전이 훌쩍 지나 버렸다.애교 누나가 가게로 찾아오자 늑대 같은 남자 직원들은 하나같이 여자를 처음 보는 것처럼 내 마사지룸 문 밖에서 훔쳐봤다.나는 너무 화가 나 아예 문을 잠가버렸다.“여자를 본 적 없는 것처럼 왜들 이러지? 누가 보면 며칠 굶은 늑대인 줄 알겠네.”“애교 누나, 저 사람들 보면 멀리 물러나요.”애교 누나는 얼굴이 발그스레해서 싱긋 웃었다.누나는 오늘 특별히 연한 화장을 하고 아주 얘쁜 실크 원피스를 입어 아름답고 분위기가 남달랐다.“그래요, 알았어요. 우리 차는 언제 보러 갈래요?”시간을 보니 벌써 점심 휴식 시간이라 나는 애교 누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금 가요. 이 부근에 현대 자동차 매장이 있어요.”“현대 자동차 사려고요? 결정 내렸어요? 현대 아반떼가 고작 2, 3천만 정도라던데, 동력이 별로래요.”“저한테는 그거면 돼요. 나중에 돈 모으면 BMW나 아우디로 바꾸면 되죠.”내 태도는 확고했다. 이 차는 싸고 대중적이라 사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나라고 왜 안 되겠나?애교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결정했다면 됐어요. 거기로 가요.”나는 애교 누나와 함께 현대 자동차 매장으로 향했다.매장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직원에게 물었다.“현대 아반떼 사려고 하는 데 지금 있어요?”“네, 고객님.”미리 차를 골라놓은 상태라 시승만 해보고 문제없으면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이 차는 형수의 쉐보레와는 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무척 만족스러웠다.이건 내 생의 첫 차이기도 하니까. 나에게는
당연히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애교 누나는 얼굴부터 한꺼번에 붉어졌다.“그래도 안 돼요. 아직 안전기 아니란 말이에요.”나는 아쉬운 듯 애교 누나의 손을 잡고 귓가에 대고 애교 부렸다.“끝까지 할 필요는 없고 어제처럼만 해주면 돼요.”“나, 나빴어요. 중독이라도 됐어요?”애교 누나는 약간 토라진 듯한 말투로 말하며 나를 째려봤다.나는 헤실 웃었다.“네, 중독됐나 봐요. 누나 손이 너무 부드러운 걸 어떡해요.”애교 누나는 나더러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누나 말을 듣지 않았다.누나는 다른 사람한테 꽁냥거리는 모습이 들킬가 봐 걱정하는 듯했지만 결국에는 타협했다.나는 너무 감격스러웠다.겨우 애교 누나랑도 차에서 해볼 수 있다니. 그것도 내 차에서. 나는 더 이상 차를 어지럽힐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구매 절차는 아주 빨리 끝났다.이제 겨우 내가 산 차에 사랑하는 사람을 태우고 곳곳을 다닐 수 있다.나는 차를 외진 골목에 세우고 애교 누나랑 그곳에서...반 시간 뒤,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애교 누나도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무르익었다.“앞으로 이러지 마요. 손 너무 아파요.”나는 애교 누나를 끌어안고 강하게 입 맞췄다.“그래요. 당분간 아무 짓도 안 하고 누나 말만 들을게요.”“그 말은 만족했다는 뜻이죠? 아까 내가 만족시켜 주지 않아도 이런 말 할 거예요?”애교 누나는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나는 애교 누나를 보며 진지하게 설명했다.“나는 누나를 속이고 싶지 않아요. 누나가 방금 도와주지 않으면 저 정말 참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도와줘서 이제 만족해요.”나는 걱정스럽게 누나를 바라봤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누나 기분이 나쁠지도 모른다.하지만 누나는 조금도 기분 나쁜 기색이 없이 오히려 만족스러운 듯 내 품에 기댔다.“난 수호 씨가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좋아요. 왕정민은 언제나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했어요. 결혼한 몇 년 동안 항상 그럴싸한 말로 나를 달래곤 했거든요.
“하, 사실 내가 전에 그렇게 얘기한 건 수호 씨를 돕고 싶은 것도 있지만, 태연도 돕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두 사람 모두 그렇게 결정했다니 나도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게요.”애교 누나는 말을 마치고는 차키를 받았다.누나는 나를 화인당 문 앞에 내려 주고는 그대로 돌아갔다.누나와 작별한 뒤 나는 가게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자 동료들이 굶주린 늑대처럼 달려들었다.“수호 씨, 아까 그 사람 여자 친구죠? 완전 미인이던데요?”“수호 씨 정말 대박이네요. 어쩜 수호 씨 주변에는 미녀가 그렇게 많아요?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경험 좀 전수해 줘요.”“어쩐지 누나들한테 인기 많다 했더니, 수호 씨 연상 킬러였네요. 방법이 있는 거죠?”동료들은 한마디씩 더하며 부러워했다.솔직히 말해 이런 느낌을 나는 굉장히 즐겼다.이렇게 나처럼 맨날 사람들한테 둘러싸이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더 중요한 건 내가 권세 있는 사람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거다.내가 요즘 겪고 있는 일은 모든 직장인이 꿈과 상상을 만족시켜 줬다고 해도 무방하다.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거다.나도 이런 게 스스로도 보람차다.“별다른 방법 같은 건 없어요. 잘생겨서 그런 가 보죠.”내 뻔뻔한 말에 동료들은 욕지거리를 퍼부었다.하지만 나는 깔깔 웃을 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우리 동료들 사이는 꽤 끈끈하다. 물론 김진호는 빼고.때문에 평소 농담을 누고 받아도 다들 가볍게 넘긴다.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오후 출근 시간이 되었다.나는 오늘 운이 아주 좋았다. 점심에는 애교 누나랑 만나고, 오후에는 소여정 같은 최상급 여자를 위해 복무하게 되었다.이건 너무 즐거운 일이었다.사장 사모님 임유미도 함께 왔다.소여정은 심지어 사모님더러 전신 마사지를 받아보라며 꼬드겼다.왠지 소여정의 말을 들으니 나는 은근히 기대했다.사모님 몸매가 어디 좀 좋나? 게다가 남다른 분위기와 아우라 덕분에 옷을 벗은 뒤에도 이런 분위기인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사모님은
소여정은 옷을 벗고 마사지 침대에 누웠다.소여정의 등은 아름답다 못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동안 여자의 등을 많이 봐 왔지만, 소여정처럼 섹시하고 아름다운 등은 보기 드물다.그저 등을 보기만 해도 욕망이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앞을 보면 얼마나 더 흥분될까?소여정은 남자더러 욕망의 한계를 느끼게 하고, 여자의 아름다움, 여성스러움, 우아함을 모두 발휘한다.매번 소여정의 아름다운 몸매를 볼 때면, 이 여자가 임천호를 어떻게 만족시켜 줄지 상상하게 되었다.하지만 나는 소여정이 눈치챌까 봐 상상을 멈추고 오일을 준비한 뒤 마사지를 시작했다.“힘은 이 정도면 괜찮나요?”나는 마사지하며 물었다.하지만 사실은 여자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게 목적이었다.그러지 않으면 내가 몰래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걸 소여정한테 들킬까 봐.소여정은 눈을 감고 작게 말했다.“음, 시원해. 온천보다 낫네. 유미야, 너도 한번 해보라니까. 네 남편보다 나을걸.”“수호 씨가 어려 보여도 손맛은 아주 좋아. 엄청 노련해. 너도 분명 극락을 느낄 거야.”사모님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아주 끝이 없네? 네가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안 오는 건데.”“나랑 같이 안 오면 뭐 하려고? 윤지은과 만나려고? 안면 백연우?”소여정 입에서 윤지은의 이름을 듣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소여정의 말투만 보면 두 사람이 친한 사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때 사모님이 한숨을 푹 쉬었다.“너 지은이랑 그만 좀 싸울 수 없어? 너희 둘 다 내 친구인데, 매번 이렇게 싸우면 가운데 낀 나만 곤란해져.”‘윤지은이 이 두 사람과 친구였구나.’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계속 엿들었다.그때 소여정이 말했다.“내가 싸우려는 게 아니잖아. 윤지은이 매번 시비 거는 걸 어떡해. 흥, 윤지은 그 계집애도 다른 여자들처럼 날 무시하는 거야.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지.”“그 여자들은 내 앞에서 험담하지 않는데, 윤지은은 계속 나한테 시비 거니까. 걔가 먼저 시작하니
현성은 손을 휙 저었다.“뭔데? 말해 봐.”“네가 나 대신 대출 좀 받아 줘.”은행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거액의 대출을 받으려면 실력 있는 보증인이 필요하다고 했다.현성은 가정형편이 좋으니 내 보증을 서주기에 적합했다.“얼마나 빌릴 건데?”“3억.”나는 필요한 돈보다 더 대출할 생각이었다. 만약 앞으로 혼자 하면 이런저런 지출이 있을 게 뻔하니, 수중에 돈을 남겨두는 건 당연했다.“뭐 하러 그렇게 많이 빌려?”현성은 음식을 우물거리며 물었다.결국 나는 민우와 함께 한의관을 열려고 한다는 걸 털어놓았다.그걸 들은 현성은 테이블을 탁 치며 일어섰다.“정수호. 어떻게 민우랑 한의관을 열면서 나한테 말하지 않아? 난 네 친구 아니야?”현성의 반응에 멍해진 나는 한참 뒤에 반응했다.“나도 네가 강북에 온 걸 얼마 전에 알았어.”“그럼 이제 돌아왔는데 나도 좀 끼워주면 안 돼?”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우선 앉아 봐. 내가 천천히 설명해 줄게.”현성은 내 말에 얼른 자리에 앉았다. 그가 앉는 걸 본 나는 조목조목 분석하기 시작했다.“그 한의관을 운영할 사람은 나랑 민우뿐만이 아니야. 또 다른 파트너 두 명이 더 있어. 물론 네가 끼어도 되지만 네 성격에 매일 가게에 붙어 있을 수 있어?”내 기억에 따르면 현성은 학교 다닐 때 교실에 붙어 있는 걸 가장 싫어했었다.직접 한의관을 운영하는 건 학교 다니는 것보다 분명 더 바쁠 거다. 뭐든 직접 해야 하는 건 물론, 하루 종일 가게를 지키며 이런저런 잡다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나는 어릴 때부터 고생 한번 한 적 없는 현성이 그걸 버릴 리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내 분석을 들은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뜻은 알겠어.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내가 뭐 하나 해낸 게 없어서 우리 부모님이 맨날 닦달해. 난 진작부터 성과를 내서 두 분께 보여주고 싶었어. 그동안은 딱 떠오르는 게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지만 너랑 민우가 창업한다는 말을 들으니 내가 더 등신 같더라. 그래서 나도
게다가 집도 마침 강북에 위치해 있다.나는 얼른 전화번호부에서 조현성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얼마 뒤 현성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현성아. 나야. 정수호.”[정수호? 오호 브라더. 갑자기 웬일로 연락했어?]대학교 때 친구들은 우리가 늘 꼭 붙어 다닌다고 부부냐며 놀렸었다.나도 처음에는 그런 말들이 싫었지만, 현성의 성격이 꽤 괜찮은 데다 어디 놀러갈 때 항상 나를 데리고 다닌다는 걸 인지한 뒤로는 우리가 친해서 그렇게 놀리는 거라고 점차 받아들였다. 하지만 현성은 웬 여자애를 따라다니느라 대학교를 그만뒀고, 그 뒤로 우리의 연락은 점점 뜸해졌다. 그러다 며칠 전 강북으로 돌아왔다는 현성의 SNS를 보고 그에게 연락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내렸다.“용건이 있으니까 했지. 너 지금 어디야? 우리 만날까?”[나야 백수라 빈둥빈둥 놀고먹기만 하지. 며칠 전에 우리 영감탱이가 날 집에 가두는 바람에 아직도 집에 있어.]“어? 그럼 만나지 못하잖아.”[만나려면 당연히 만날 수 있지. 내가 누구야. 마왕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아니겠어. 우리 집 열쇠로 나를 가둘 수 있을 것 같아? 주소 보내 봐. 이따 찾으러 갈게.]현성의 말에 나는 한시름 놓았다.나는 얼른 근처에서 가게를 찾아 위치 정보를 공유했다.그러자 현성은 곧 올 거라며 기다리라는 문자를 보냈다.약 20분쯤 기다렸을 때 현성은 모습을 비추었다.몇 년 만에 만나서인지 조현성은 많이 변해 있었다. 몸에 살이 올랐고 얼굴도 더 동글동글해졌다. 하지만 본업에는 충실하지 않고 예쁜 여자를 보면 눈을 반짝이던 본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글쎄, 안으로 들어오면서 문 앞에 있는 두 여자애를 향해 휘파람을 불다가 된통 욕까지 먹었다. 하지만 현성은 어찌나 뻔뻔한지 개의치 않고 제 명함까지 건넸다. 물론 그 명함은 예상대로 쓰레기통 행이였지만.“하하. 까칠하네. 그래도 마음에 들어.”현성은 빙그레 웃으며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 순간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보다 보니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사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모든 제품을 한번 훑은 뒤 나는 세 가지를 선택했다.“제가 볼 때 이 세 가지가 괜찮아 보여요.”이영미는 한번 확인하더니 말했다.“그래. 그럼 이 세 가지로 하지 뭐. 주소 알려 줘.”“제 주소는 왜요?”“먼저 수호 씨 집에 보낼게. 수호 씨가 한번 사용해 보고 괜찮은 것 같으면 말해 줘. 그러면 내가 다시 살 테니까.”‘나를 실험용 생쥐로 보는 건가?’비록 조금 찜찜했지만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나도 마침 사용해보고 싶었으니까. 나는 결국 내 주소를 가르쳐 줬다.이영미가 구매를 마쳤을 때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윤지은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밖에서 들어왔다. 그녀는 나와 제 어머니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자마자 나를 죽일 듯 노려봤다.“둘이 뭐 했어?”이영미는 핸드폰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내가 수호 씨한테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했어. 뭐야? 이런 것도 상관하게?”“엄마는 나이도 있으면서 뭐 맨날 사진을 찍어요?”윤지은은 불만 투로 투덜댔으나 표정은 전혀 싫어하는 티가 나지 않았다. 그녀도 제 엄마가 아직도 아이 같은 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가끔 윤지은은 이런 엄마가 부러울 때도 있다. 평생 남편의 예쁨을 받고 아무 고민 없이 영원히 동심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식사 후반부는 그런대로 순조로웠다.식사를 마친 뒤 이영미는 함께 노래 부르러 가자고 초대했지만 나는 그걸 거절했다. 이번에는 윤지은도 강요하지 않았다.나는 사장님이 빌려준 레인지로버에 앉아 긴 한숨을 내쉬고는 형수에게 전화했다. 그러고는 방금 이영미의 병을 봐주고 형수를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그런데 결국 못 가게 됐어요.”다시 생각해도 이건 너무 아쉬웠다.내 말에 형수는 싱긋 웃었다.[난 계속 집에 있으니까 언제든 와요.]그 순간, 방금 이영미가 산 물건을 형수와 함께 사용하면 분명 끝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이영미가 문건을 고를 때 나
윤지은은 여전히 미소 지었다.“걱정하지 마. 난 꼭 말한 대로 할 테니까.”“그럼 약속한 거예요. 두고 봐요. 지은 씨는 언젠가 저한테 매달리게 될 테니까.”말을 마친 나는 홱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혼자 룸 안에서 셀카를 찍고 있던 이영미는 내가 들어오자 사진을 찍어 달라며 핸드폰을 건넸다.나는 두말없이 핸드폰을 받아 들고 사진을 찍어주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뜬 메시지에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이영미가 인터넷으로 중년 부부가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을 물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때마침 네티즌들이 댓글로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섹스 토이를 추천하며 사진까지 첨부했다.“크흠...”난생처음 보는 신문물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때 이영미가 마침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고 물었다.“왜 그래? 얼굴은 왜 그렇게 빨간데?”“직접 보세요.”나는 말하면서 핸드폰을 건넸다.폰을 건네받은 이영미는 댓글을 확인하더니 피식 웃었다.“고작 이것 때문에 그래? 혹시 우리 지은이랑 이런 거 사용해 본 적 있어?”“아니요. 절대 없어요. 절 그렇게 변태로 몰아가지 마세요.”이영미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아직도 젊어서 그런지 부끄러움이 많네. 수호 씨도 나이 먹으면 이러지 않을 거야. 사실 난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건 즐겁기 위해서라고 봐. 그러니 즐겁고 재밌는 건 해봐야지.”‘제가 경험 많은 어머님과 어떻게 비교하겠어요?’입만 열면 이런 쪽으로 얘기하는 건 난 도저히 할 수 없다. 역시 유부녀라 그런지 욕구도 많고 뭐든 거리낌이 없는 것 같다. 어쩐지 인터넷에서 연애 경험 많은 여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보다 재밌다고 하더라니.그 말인 즉 유부녀가 훨씬 낫다는 말 아니겠나?“지은은?”“모르겠어요.”나는 그 여자를 언급하고 싶지 않아 거짓말했다.그때 이영미가 룸 문을 닫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그럼 나 대신 골라 줘. 뭐가 더 재밌을 것 같아?”나는 순간 어리
이영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괜찮아. 젊을 때는 누구나 다 경험이 부족해 감정적으로 굴 때가 많아. 이해해. 오늘 기분도 좋은데 이따 같이 식사하는 건 어때? 내가 살 테니까.”사실 나는 싫었다. 형수를 만나러 가고 싶었으니까.하지만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봤다.“누구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나는 다급히 부인했다.“제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는 거예요? 저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줄래요? 알았어요. 먹으면 될 거 아니에요.”‘따발총이야 뭐야? 왜 항상 이렇게 쏘아붙여?’이영미는 딸이 남자 맛을 본 걸 축하한다며 고급 호텔을 예약했다. 심지어 파티까지 준비하려 했는데 윤지은이 막았다.“엄마, 파티 열면 엄마를 정신병원에 처넣는 수가 있어요.”이런 일로 정말 파티까지 열면 윤지은은 아마 쪽팔려 죽을 거다. 다행히 윤지은의 말은 이영미에게 겁을 주는 데 성공했다.하지만 식사 내내 윤지은의 상태는 계속 이상했고 자꾸만 나를 흘끔거리기까지 했다. 나 역시 윤지은이 무슨 꿍꿍이인지 걱정이 돼 식사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는 밖에서 바람을 쐬려고 화장실 간다는 핑계를 대고 밖을 나왔다. 그 뒤로 얼마 뒤, 윤지은도 따라 나왔다.“우리 일 이제 들켰는데 어쩔 거야?”‘이건 또 뭔 질문이지?’“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 건데요?”“정수호. 너 정말 남자 맞아?”윤지은은 낯빛이 어두워져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뜬금없이 욕을 먹은 난 너무 어이없었다.“의견을 묻는 건데 왜 또 화내는 거예요?”“누가 의견 물으래? 네 태도가 궁금하다고.”“제 태도는... 책임져줄 수 있어요. 물론 지은 씨가 원하면.”윤지은은 여전히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심지어 안색이 점점 어두워져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것도 싫어요? 그럼 뭘 원하는데요?”윤지은은 나에게 바짝 다가오면 싸늘하게 물었다.“그럼 어떻게 책임질 건데? 네 애교 누나를 차버리고 나랑 결혼이라도 할 거야?”“그건 안 되죠. 전 애
“엄마, 괜찮아요?”윤지은은 엄마의 이상한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보통 엄마라면 자기 딸이 우수한 짝을 찾기를 원하지 않나? 왜 엄마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지?’‘게다가 딸이 아무것도 아닌 남자랑 잤다는데 왜 화를 내지 않지?’“괜찮지 그럼. 우리 윤씨 가문은 정략결혼으로 사업을 유지할 필요도 없고 돈 많은 사돈에게 빌붙을 필요도 없어. 난 전에 네 심리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문제없다니 오히려 다행이지. 앞으로 외로우면 만나고 싶은 남자 마음대로 만나. 넌 윤씨 가문 딸이잖아. 뭐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윤지은의 얼굴은 또 빨갛게 달아올랐다.윤지은은 사실 욕구불만인 사람은 아니다. 다만 전에는 정말 힘든 데다 여준휘한테 복수하려는 마음에 아무나 만나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 거였다.“필요 없어요. 요즘 병원 일이 바빠서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 없어요.”“누굴 속여? 너희 병원 요즘 안 바쁘잖아. 나 고 교수한테 다 물어봤어. 네가 요즘 할 일이 없다면서 휴가 줄 생각도 하던데. 차라리 이참에 수호 씨랑 여행이나 다녀와.”윤지은은 꼬리 밟힌 고양이처럼 버럭 소리 질렀다.“싫어요. 가더라도 혼자 다녀올 거예요.”“혼자 가는 게 얼마나 위험해? 낯선 환경과 낯선 도시에 가면 외로울 때 누가 같이 있어 줘?”“엄마. 말끝마다 남자 얘기하지 마요. 전 독립적인 여성이에요. 남자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고요.”“우리 딸이 얼마나 독립적인지는 나도 잘 알지. 그럼 그냥 친구랑 같이 논다고 생각해. 두 사람이 가는 게 혼자보다는 낫잖아. 남자도 사실 애완동물처럼 곁에 두면 꽤 즐거워.”그 말에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역시 부자들한테는 뭐든 애완동물로 보이는구나.’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윤지은 씨, 윤 사모님, 이제 설명 끝났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나는 기분이 언짢아 일부러 호칭으로 두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그러자 이영미가 다급히 내 팔을 잡았다.“가긴 어딜 가?
그때, 슬리퍼 한쪽이 날아와 내 뒤통수를 가격했다. 그 힘이 어찌나 센지 나는 그대로 소파 위에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윤지은은 그 틈에 덮쳐와 가위로 내 옷을 마구 잘랐다. 그 모습에 나는 오금이 저려 났다.가위가 조금만 더 아래로 향하면 나는 정말 고자가 됐을지도 모른다.나는 다급히 윤지은의 손목을 움켜잡았다.“너무한 거 아니에요? 정말 저를 고자로 만들 작정이에요? 내 거로 얼마나 기분 좋았던지 잊었어요? 정말 잘라버리면 앞으로 누가 지은 씨 기분 좋게 해줘요?”윤지은은 차가운 눈초리로 나를 쏘아봤다.“그건 너 없이 나 혼자서도 해결해. 그런데 감히 우리 엄마를 노려? 그러면 죽어야지.”“전 지은 씨 어머님 노린 적 없어요. 정말 마사지해 드린 것뿐이에요.”“노린 적 없다고? 그런데 아까 더 세게 하라느니 거친 게 좋다느니 한 말은 뭔데?”“제가 너무 살살 누른다고 더 세게 누르라는 거였어요.”“헛소리하지 마. 누가 그 말을 믿을 줄 알고. 내가 들어왔을 때 네놈이 우리 엄마랑 같이 방에 들어가는 거 똑똑히 봤는데. 말해. 우리 엄마한테 나쁜 짓 하려고 했지?”“제가 여색을 밝히는 건 맞지만 짐승은 아니에요. 전에 지은 씨랑 그랬는데 어떻게 지은 씨 어머니를 노리겠어요? 내가 변태도 아니고.”윤지은이 뭐라 하기 전에 이영미가 초조한 모습으로 달려 나왔다.“지은아, 너희 둘... 정말 했어?”윤지은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목까지 빨개졌다.“엄마, 말 좀 예쁘게 하면 안 돼요?”이영미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용천 호텔에서부터 두 사람 심상치 않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어. 우리 예쁜 딸. 네가 남자랑 사랑도 나누어 봤다니 엄마는 너무 기뻐. 난 네가 불감증인 줄 알았잖아. 어때? 해보니까 기분 좋지? 한 번 하니 또 하고 싶고 계속하고 싶지?”윤지은의 얼굴은 점점 달아올라 빨갛게 익어 버렸다.“엄마. 좀 점잖게 행동해요.”“에이, 엄마도 다 겪었는데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나랑 수호 씨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
“절대 못 그래요. 제가 그렇게 물으면 지은 씨는 분명 저를 잡아먹으려고 할 거예요.”나는 바로 거절했다.그러자 이영미는 한숨을 푹 쉬었다.“우리 딸이 정말 불감증은 아니겠지? 평생 결혼도 안 하고 남자도 안 만나려는 건가? 남자랑 한 번도 해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 불쌍한데.”“크흠...”서슴없이 말하는 이영미의 모습에 나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수호 씨, 힘 좀 써봐. 아무 느낌도 안 나잖아.”“이 정도면 돼요?”“아니. 더 힘써 봐. 난 심플하고 거친 걸 좋아하거든.”“이렇게요?”“아, 좋아...”한편, 집 문 앞에 도착해 문을 열려던 윤지은은 안에서 어머니와 누군가의 이상한 대화가 들려 다급히 문에 귀를 바짝 댔다. 그리고 바로 우리의 대화를 들어 버렸다.그 순간 나와 제 어머니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고 착각한 윤지은은 얼굴이 잿빛이 되어 문을 확 열어젖히고 노기등등해서 들어왔다.“정수호, 이 개자식. 감히 우리 엄마를...”하지만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참 공교롭게도 윤지은이 들어오기 바로 전 이영미는 소파가 불편하다며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받겠다고 했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이영미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 때문에 나와 이영미가 한 방에 같이 있는 장면을 윤지은에게 들키고 말았다.단단히 화가 난 윤지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손에 잡히는 대로 가위를 집어 들었다.“정수호, 이 개자식. 감히 우리 엄마를 넘봐? 내가 너 다시는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 거야.”나는 침실에 들어오기 전에 사실 도어락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영미가 얼른 마사지해달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바로 그걸 무시해 버렸다.고개를 돌렸을 때 이영미는 어느새 침대에 누워 있었다. 게다가 슬립이 너무 짧아 예쁜 다리가 훤히 드러났다. 이런 상태에서 마사지해 주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망설이고 있을 때, 이영미가 말했다.“안 될 거 뭐 있어? 집에 사람도 없는데. 무엇보다 당사자인 내가 괜찮다잖아. 얼른 눌
“이렇게요. 손가락을 구부리지 말고 쫙 펴야 해요.”나는 최선을 다해 시범을 보여주었다.그때 이영미가 갑자기 내 바지춤을 잡으며 말했다.“옷이 너무 커서 시선이 막히잖아. 옷 벗어 봐. 그래야 잘 보이지.”“어머님, 그건 안 돼요...”“그럼 옷을 들어 올리던가. 이렇게 하면 잘 안 보여.”나는 어쩔 수 없이 티셔츠 밑단을 위로 들고 다시 시범을 보여주었다.“보세요. 이렇게 손가락을 놓으면 검지와 중지 사이에 간격이 조금 생기는데 그 위치가 바로 우리가 찾으려는 혈자리예요.”“똑바로 앉아 봐. 잘 안 보여.”이영미는 또다시 나를 마구 잡아당겼다. 이러다가 바지가 벗겨질 것 같아 나는 다급히 일어나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며 그녀와 거리를 유지했다. “어머님, 전 이미 충분히 보여줬으니 직접 찾아보세요.”“이렇게? 이것 봐, 내 손가락이 말을 안 듣는다니까.”이영미는 동안에 귀염 상이지만 손은 어찌나 둔한지 계속 틀렸다.결국 보다 못한 나는 직접 가르쳐주었다. 다만 자세만 잡아주고 혈자리를 찾는 건 역시나 이영미 스스로 찾게 했다.“혈자리를 찾았다면 가볍게 눌러 봐요. 시큰거리는지 확인해 봐요.”그 과정에 나는 이영미를 보지 않으려고 계속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내 말에 이영미는 혈자리를 살짝 눌렀다.“아. 진짜 시큰거리는 것 같네. 앞으로 여기를 누르면 해소된다는 거지?”“네.”나는 그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로 돌아가 다시 이영미의 맥을 짚었다.이영미는 낮은 소리로 진작 물었던 걸 그랬다며 혼잣말했다. 이영미의 모습을 보니 연기 같지는 않았다. 아까 계속 내 바지를 내리려 해서 하마터면 이영미가 나한테 뭐라도 할 줄 알고 진땀을 뺐는데, 보아하니 내가 너무 예민했던 모양이었다.맥을 한참 짚어본 뒤 나는 상황을 말했다.“보아하니 편두통이 있으신 것 같아요. 손으로 마사지하면 두통이 사라질 거예요.”나는 이영미더러 소파에 기대앉게 하고 나는 소파 뒤에 선 채 머리를 마사지해 줬다.그때 이영미가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