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형수의 말은 확실히 일리가 있다. 만약 형수가 형을 계속 닦달하면 형은 아마 죽고 싶었을 거다.그러니까 형수는 형의 체면과 심정을 고려해서 모른척해 준 거다.하지만 그렇다면 더 이해되지 않았다.“형수, 그런데 왜 저한테 이 사실을 말하는 거예요?나는 형수의 목적이 알고 싶었다.그때 형수가 말머리를 돌리며 대뜸 말했다.“사실 수호 씨 동료가 봤다던 그 여자 나였을 거에요.”“네?”나는 순간 얼빠진 표정으로 형수를 바라봤다. 그도 그럴 게, 형수의 말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으니까.‘그러니까 형수의 말은 부민규가 라운지 바에서 봤다던 여자가 남주 누나가 아니라 형수였다고? 그 기생오라비와 같이 있었던 여자가?’‘왜지?’나는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그때 형수가 고개를 숙이며 허탈한 듯 말했다.“수호 씨 형이랑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나는 정말 아이를 갖고 싶었거든요. 만약 아이가 없다면 어떻게 이 관계를 유지할지도 막막했고. 그래서 이혼하고 새 가정 꾸릴 생각도 했어요.”“하지만 아이 문제만 아니면 수호 씨 형은 다 좋거든요. 나한테 잘해주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 이혼하기는 싫고 아이는 가지고 싶고 해서...”형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나는 모두 이해했다.“그래서 다른 사람의 아이라도 가지려고 한 거예요?”내가 놀란 표정으로 묻자 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예상을 벗어난 상황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심지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저 귓가에서 자꾸만 이명이 들리고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그렇게 한참 동안 마음을 가라앉힌 뒤 나는 정신을 차렸다.“그래서 남주 누나한테 부탁해서 사람을 찾았던 거예요?”내가 크게 숨을 들이켜며 묻자 형수는 다시 고래를 끄덕였다.“남주는 아는 사람도 많고 신분과 배경도 있으니까, 남자들의 배경을 조사하는 것도 식은 죽 먹기거든요.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고 괜찮은 사람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어요.”형수의 해명을 듣자 나는 순간
“남주 누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어요? 앞으로 남주 누나 말은 귓등으로 들어요.”형수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평생 이렇게 살라고요? 생리적 욕구는 내가 직접 해결한다 쳐도 수호 씨 형이 안 되면 내가 아이를 가질 수가 없잖아요. 이건 나 혼자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요.”나는 형수가 얼마나 불만이 많은지 보아낼 수 있었다.게다가 형수가 얼마나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나는 이때다 싶어 형수의 손을 덥석 잡았다.“그럼 나는 어때요? 낯선 남자보다 차라리 나를 선택해요.”“나도 수호 씨를 선택하고 싶어요. 하지만 수호 씨와는 관계가 관계인지라...”“만약 형도 그걸 원한다면요?”나는 이참에 형의 계획을 사실대로 말할 생각이었다.툭 까놓고 말해 버리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일 수도 있다.모두 솔직히 말해버리면 서로 속일 필요도 없고.하지만 형수가 대뜸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머리가 잘못된 게 아니면 모를까?”“왜 안 돼요? 형도 본인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잖아요. 만약 형도 형수처럼 이혼하고 싶지 않고 또 형수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 한다면요?”나는 은근슬쩍 형수한테 귀띔했지만 형수는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 수호 씨는 아직 동성 씨를 모르네요.”나는 형수의 말에 멍해졌다.형에 대한 인식이 아직 예전에 멈춰 있는 건 사실이다. 사회의 시련을 겪으면서 그동안 형이 많이 변했는데 그걸 내가 아직 모르고 있으니.때문에 나는 입을 다물고 형수가 하는 말에 귀 기울였다.“그러면 형이 왜 무조건 반대할 거라고 생각해요?”형수는 내 물음에 확신하는 듯 대답했다.“수호 씨가 본인 동생이니까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다면서요. 툭 까놓고 동성 씨가 없으면 지금의 수호 씨도 없었을 거잖아요.”나는 형수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내 인생에서 형이 참으로 많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내 정신적 기둥이 되어주었고 물질적으로
형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왠지 불안해졌다. 어쩌면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래도 사실을 알고 싶었다.너무 궁금했으니까. 그러니 끝까지 파고들기 전에 절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때 형수가 내 손을 잡아당기며 자기 옆에 앉혔다.“수호 씨 형이 회사를 크게 키우고 싶어 한다는 거 알고 있어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알아요. 형이 동네에 돌아올 때마다 동네 사람들한테 말했었거든요. 본인이 나중에 잘나가는 사장이 되면 동네 사람들도 같이 부자가 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말이 쉽지 큰 회사 사장이 되는 게 어디 쉬워요? 수호 씨 형을 봐요, 도시에서 5년을 열심히 일했는데 직원이 고작 10명뿐이잖아요. 정말 좋은 기회를 만나 사업을 키우려면 대가가 필요해요.”“수호 씨 형이 항상 그랬거든요, 자기한테 동생이 있는데 잘생긴 데다 엄청 착실하다고. 자기가 앞으로 발전하는 데 분명 도움 될 거라고. 그러니까 동성 씨가 수호 씨한테 잘해주는 건 수호 씨한테 마음의 빚을 심어주려는 거예요. 본인이 수호 씨 도움 필요할 때 수호 씨가 거절하지 못하게.”형수의 말을 들을수록 나는 얼떨떨했다.“형수, 앞으로의 발전에 제가 큰 도움이 될 거라니, 그건 무슨 뜻이에요? 왜 알아듣지 못하겠죠?”형수는 안타까운 듯 나를 보며 말했다.“수호 씨 정말 바보네요. 수호 씨 형은 수호 씨를 돈 많은 유부녀의 애인으로 팔아버리려고 계속 도와준 거예요.”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한참 동안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머릿속에는 자꾸만 형수가 했던 말이 맴돌았다.‘형이 나한테 잘해준 게 마음의 빚을 얹어주고 본인이 필요할 때 내가 무조건적으로 도와주게 하기 위해서라고?’‘나를 친동생처럼 대한 게 아니라 이용하기 위해서라고?’하지만 나는 계속 형을 친형처럼 생각했었다.그러면서 언젠가 성공하면 무조건 보답할 거라고 수없이 되뇌었다.그런데 형이 지금껏 나한테 잘해준 게 다 목적이 있어서
‘이제 다시는 바보처럼 굴지 말아야지. 안 그러면 어디 팔려 가면서 돈이나 세어주고 있을지도 모르니.’나는 이제야 형이 절대 그런 말을 할 리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던 형수가 이해되었다.큰 성과를 거두고, 대기업 사장이 되고 싶어 하고, 꼭대기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남자가 자기 아내와 동생이 붙어먹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하지만 형은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때문에 나로서는 더 두렵고 불안했다.그동안은 형수와의 결혼 관계를 유지하려고 나한테 그런 부탁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아마 다른 목적이 있을지도.‘그런데 그 목적이 뭐지?’‘내가 형한테는 항상 그저 도구에 불과했나?’이걸 생각하니 순간 소름이 끼치고 온몸의 솜털이 쭈뼛 곤두섰다.때문에 형수에게 말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내 안색이 안 좋았는지 형수는 다시 내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너무 놀라지 마요. 사회는 원래 이런 거예요. 동성 씨처럼 수호 씨한테 잘해주는 사람도 사실 드물어요. 어떤 사람은 이용만 하고 입 싹 닫고 버리기도 하거든요. 그런 사람을 만나면 울고 싶어도 눈물이 안 날 걸요.”“어찌 됐든 이제 수호 씨도 사회의 일원이니 항상 조심하고 아무나 쉽게 믿지 마요.”나는 형수가 너무 고마웠다.이렇게 나한테 귀띔해 주고 깊은 가르침을 준 데다 사회와 현실이 어떤지 알게 해 주었으니까.오늘 형수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형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순진하게 믿고 있었을 거다.그러다가 바보처럼 형이 시킨 일을 할 테지.그 결과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진심으로 말했다.“네, 알았어요.”“마음 추스르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어요. 이따가 애교가 같이 쇼핑하자고 했으니까 잘 좀 해봐요. 남주 마음만 얻으면 수호 씨한테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형수도 이런 말을 하다니.’전에 애교 누나도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애교 누나와 형수 모두 남주 누나의 마음을 얻으면 내 앞날
그저 어떻게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자도록 부추기는 여자가 있는지 이해되지 않을 뿐이다.‘내 마인드가 너무 올드한가?’‘아니면 내가 아직 어려서 너무 단순한 건가? 애교 누나 나이가 되면 다들 이런 마인드를 갖게 되나?’‘됐어, 그만 생각하자.’물론 이해가 되지 않지만 기꺼이 시키는 대로 할 수 있었다.애교 누나와 형수는 절대 나를 속일 리 없다는 확신이 들었으니까.“알았어요. 이따가 누나가 떠나면 그때 갈게요.”나는 마지못해 대답했다.[그래요.]애교 누나와 한참 대화하다가 전화를 끊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애교 누나가 벌써 형수를 찾아온 것이었다.모두가 이제 곧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지만 연기를 하고 있었다.“태연아, 오늘 바빠? 안 바쁘면 나랑 쇼핑하자. 기분도 풀 겸.”애교 누나가 기분이 꿀꿀한 것처럼 제안하자 형수는 자연스럽게 받아쳤다.“남주도 있는데 왜 나를 찾아왔대?”그 말에 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말도 마,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아무 데도 가기 싫다며 계속 자겠대. 나도 할 수 없이 너 찾아온 거야.”“내가 두 번째 선택지였다는 거네? 그러면 더 가기 싫어. 다른 사람 알아봐.”‘형수 연기 참 잘하네,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면 나도 깜빡 속았겠어. 애교 누나도 뒤지지 않고.’그때 애교 누나가 형수의 팔짱을 끼며 애교 부렸다.“너무 매몰찬 거 아니야? 내가 안 좋은 일 겪었는데 좀 봐줄 수 없어?”애교 누나는 연기할 필요도 없이 가련한 표정 하나만으로 사람 마음을 움직였다.형수 역시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곧바로 대답했다.“그래, 알았어. 농담 좀 한 거 가지고. 옷 갈아입고 올게.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어 줄게.”“역시 너밖에 없어!”애교 누나는 형수를 와락 끌어안았다.이윽고 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서서 안방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모습에 나는 감탄이 나왔다.‘대단하네. 두 사람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는
검은 란제리 룩은 남주 누나의 섹시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게다가 안이 언뜻언뜻 비치는 시스루 안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그 때문에 누나의 가슴을 그대로 드러나 하마터면 코피를 흘릴 뻔했다.“남주 누나, 왜 그렇게 입고 있어요?”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물었다.“이렇게 입은 거 섹시하지 않아? 안 예뻐? 특별히 너 보여주려고 샀는데, 어때? 꼴리지 않아? 흥분되지 않아?”‘꼴려요, 그것도 엄청.’이 옷차림은 내가 봤던 야동 배우도 저리 가라 할 정도다.‘역시 최고의 스승은 항상 생활 속에 있다더니.’영상은 필경 보기만 할 수 있고 만질 수 없기에 뭔가 모자란 기분이 들었다.“남주 누나, 기다려요. 바로 갈게요.”나는 너무 흥분되어 당장이라도 남주 누나를 품에 안고 싶었다.이에 얼른 신발을 갈아 신고 옆집으로 향했다.애교 누나가 사전에 열쇠를 준 덕에 나는 노크 대신 직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는 들어서자마자 남주 누나를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거실에도, 침실에도 남주 누나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뭐야? 어디 있지?’그 순간 남주 누나가 방금 영상 통화할 때 배경이 베란다였다는 게 떠올랐다.‘그렇다는 건 누나가 지금 베란다에 숨어 있다는 건가?’살금살금 베란다로 걸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커튼 뒤에 아름다운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남주 누나는 역시나 이곳에 숨어 있었다.‘나를 놀라게 하려고? 이미 다 들켰어요.’나는 살금살금 다가가 남주 누나의 눈을 피해 누나와 커튼을 한꺼번에 안았다.“어머, 푸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남주 누나는 내 품에 안겨 교태를 부렸다.나는 누나의 물음에 대답할 새도 없이 슬그머니 손을 누나의 가슴에 얹었다.‘대박, 엄청 크잖아.’나는 바로 커튼을 열지 않았다. 이 상황이 더 짜릿했다.게다가 커튼에 살짝 가려져 몽롱한 게 더 예뻤다.“남주 누나 저 왔어요...”나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그때 남주 누나가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왜 문소리가 들리지? 설마 남주 누나가 밖에 숨었나?’하지만 곧이어 화장실 쪽에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다급히 방향을 틀어 화장실 쪽으로 가느라 방금 들린 문소리는 무시했다.안대를 쓴 탓에 더듬거리며 찾다 보니 곧바로 부드러운 촉감이 손에 잡혔다.나는 당연히 그게 남주 누나라고 생각하고 품에 끌어당겼다.“남주 누나, 겨우 잡혔네요. 이제 도망 못 가겠죠?”나는 말하면서 남주 누나의 가슴을 주물렀다.하지만 그 순간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남주 누나는 분명 시스루 란제리를 입고 있어 피부 촉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이건 분명 블라우스의 촉감이었다.그렇다는 건 내가 방금 만진 게 남주 누나가 아니라는 뜻이다.나는 너무 놀라 다급히 안대를 벗어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내 눈에 낯선 여자가 들어왔다.여자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심지어 조금은 즐기는 듯한 표정이었다.나는 너무 놀라서 여자를 밀어내며 물었다.“누구세요?”말하면서 문 쪽을 바라봤더니 아까 방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게 착각이 아니었다.‘그런데 발소리가 너무 낮은 거 아닌가? 내 곁으로 오는 동안 소리도 못 들었네.’여자를 자세히 살폈더니 나이는 어려 보였고 예쁘장하니 몸매도 좋았다.‘그런데 어떻게 들어왔지? 어떻게 애교 누나 집 열쇠를 갖고 있지?’그때 남주 누나가 인기척을 듣고 화장실에서 달려왔다.“선영아,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남주 누나는 이 낯선 여자애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여자애는 남주 누나의 옷차림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언니, 옷차림이 그게 뭐예요?”남주 누나는 시스루 란제리를 입고 아래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 속살이 다 비쳤다.그러니 여자애가 부끄러워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남주 누나는 자기 옷차림을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피식 웃었다.“이게 뭐 어때서? 방금 딱 준비하고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쳐들어온 거야.”“남주 언니!”여자애는 남주 누나의 말에 얼굴이 홍당무가
게다가 방금 분위기도 깨져 여자애가 떠난다 해도 그럴 기분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차라리 포기하고 말지.하지만 남주 누나가 반박했다.“그만두긴 뭘 그만둬? 내가 내일이면 갈 텐데, 오늘 말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선영이 타이밍을 못 잡은 걸 탓해야지.”그 말에 선영이라는 여자애는 순간 난감한 듯 얼굴을 붉히며 다급히 밖으로 나갔다.“그럼 볼일 봐요. 난 이따가 올게요.”선영이 다급히 떠나는 뒷모습을 보니 나는 왠지 너무 민망했다.“남주 누나, 저 여자애는 누구예요? 꽤 친해 보이네요.”“당연하지, 네 애교 누나 사촌 여동생이야. 주선영이라고. 강북 의과대학 2학년 학생이야. 그러고 보니 네 후배네?”‘그렇구나.’내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다가와 나한테 바싹 붙었다.“이제 사람도 갔겠다, 계속해도 되지?”‘이 상황에 어떻게?’나는 순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아무리 시도해도 왠지 이상하기만 했다.“그만둘까요? 아까 여자애가 또 올지도 모르잖아요.”“두려워할 거 뭐 있어? 그렇게 걱정하는 게 많으면 어떻게 놀래?”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내 옷을 잡아당기더니 나를 소파 쪽으로 밀어버렸다.그 힘에 못 이겨 내가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자 남주 누나는 두 손으로 내 가슴을 내리누르며 싱긋 눈웃음쳤다.“푸들, 누나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오늘 겨우 소원 이루겠네. 이따가 누나를 마음대로 해도 돼. 나도 좀 젊은 네 덕에 제대로 즐겨보게.”남주 누나는 욕망을 그대로 드러냈다.그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내 욕망도 단번에 끓어올랐다.나는 얼른 일어나 앉고는 남주 누나의 입술을 탐했다.너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누나 대문에 나는 숨이 막혔다.하지만 다른 건 생각할 여유도 없이 오로지 당장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그때, 밖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뭐에요? 설마 왕정민이 돌아온 건 아니겠죠?”“그럴 리가. 왕정민이 돌아오면 바로 문 따고 들어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