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 사실대로 말하면 애교 누나가 나를 변태라고 오해할 거라는 생각에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평소에는 이러지 않아요.”“그럼 뭐예요? 나를 봐서 이렇게 됐다는 뜻이에요?”애교 누나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아니에요. 저 누나한테 무례하게 굴 생각 정말 없어요. 이렇게 된 건 누나가 너무 예뻐서 그래요. 남자는 예쁜 여자한테 끌리는 법이니까요.”내 말에 애교 누나의 얼굴은 점점 달아오르더니 급기야 내 눈을 피하기 시작했다.나는 애교 누나가 또 화를 낼까 봐 다급히 말을 보탰다.“제가 누나한테 마음이 있는 건 맞지만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아요. 누나는 제 마음속에 여신 같은 존재예요. 누나처럼 다정하고 예쁜 여신 본 적 없어요.”“됐어요. 그만해요. 여신은 무슨. 태연이 수호 씨를 그렇게 점잖다고 칭찬하던데, 이제 보니 그런 것 같지만은 않네요.”애교 누나는 이러다가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걱정이 됐는지 얼른 내 말을 잘랐다.애교 누나가 화를 내지 않자 나는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그럼 이제 저 용서하는 거죠?”“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갈게요.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요. 나 수호 씨 형수 친구예요. 나아 차이만 해도 열 살은 족히 넘는다고요.”그 말을 듣는 순간 날아갈 것만 같던 마음이 나락으로 떨어졌다.‘애교 누나는 역시 보수적이네. 어떻게 공략해도 먹히지 않으니 원.’이러다가 언제 애교 누나를 손에 넣을지 걱정이다.형수는 건드릴 수 없고, 애교 누나는 공략하기 너무 힘들고, 나만 가운데서 괴로웠다.하지만 생각할수록 아래가 점점 뻐근해 났다.“이, 이거 왜 또 커졌어요?”애교 누나는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졌지만 시선은 애 아래에 계속 고정했다.나는 너무 난감해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렸다.“어쩔 수 없어요. 원래 이 사이즈라.”“그래도 너무 큰데. 내 남편보다 한참은 더 크잖아.”애교 누나가 하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려 제대로 듣지 못한 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방
하지만 형수의 마음은 내가 아니라 형수의 친구 애교 누나한테 가 있었다.형수는 애교 누나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그리고 애교 누나는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익어서는 내 눈을 보지 못했다.애교 누나가 이럴수록 매우 갈망하고 있다는 걸 설명했다.하지만 애교 누나 같은 성격은 아무리 원하고 갈망해도 마음속에 담아둔 채로 절대 말하지 않는다.그렇기에 이런 사람들의 속내를 파헤치려면 표정을 잘 살펴야 한다.형수는 마침 그 분야의 고수기도 하기에 애교 누나의 표정을 보자마자 생각을 읽었다.“그럼 얼른 휴식해. 우리는 이만 가볼게. 내일 우리 집에 오는 거 잊지 마. 수호 씨한테서 마사지 받아야지.”형수는 이 말을 하면서 나에게 나가자는 눈빛을 보냈다.솔직히 떠나기 아쉬웠지만 나는 할 수 없이 형수를 따라 애교 누나 집을 나섰다.그렇게 집으로 돌아오자 형수는 함박웃음을 지었다.“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요. 애교도 몸이 달아올랐어요.”하지만 나는 아직도 애교 누나가 나한테 화난 것 같았다.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지 못한 나는 결국 형수에게 물었다.“하지만 아까 애교 누나가 저와 대화하다가 갑자기 화냈어요. 혹시 제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걸까요?”형수는 나를 소파에 앉히며 차근차근 설명했다.“그건 수호 씨한테 화난 게 아니라 본인한테 화난 거예요.”그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본인한테 화났다니요? 왜죠?”“수호 씨한테 딴마음 품었으니까 그렇죠. 본인은 항상 착하고 바른 사람이라 아내의 본분을 잊으면 안 된다고 해왔는데 말이죠.”나는 형수의 말을 알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멍했다.“애교 누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오히려 저더러 그러지 말라고 했지.”형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여자는 남자랑 달라요. 남자는 나쁜 생각이 들면 그걸 어떻게 실행할지 생각하지만 여자는 달라요. 특히 유부녀는 더 그래요. 우선 죄책감을 느끼고 그다음 본인을 탓하거든요.”“애교 성격 알잖아요. 얼마나 보수적인지. 불편해도 참고 보는 사람인데 왕정민을 배신하는 일은
“알아요. 걱정하지 마요. 난 약속한 건 지키니까.”형수의 말에 나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혼자서 직접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도와주는 건 완전히 다르니까.그렇게 희고 보드라운 순을 직접 느낄 수 있다니 너무 기대됐다.“그런데 지금은 안 돼요. 조금만 기다려요.”형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형이 돌아올까 봐 걱정한다는 걸 알았으니까.솔직히 나도 무서웠다.“그럼 저는 방에서 기다릴게요. 이따가 찾아와요.”“그래요, 가 봐요.”나는 형수와 작별한 뒤 방으로 들어와 팬티만 남겨둔 채 모든 옷을 벗어버렸다. 그러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잠시 뒤 상황을 기대했다.이건 내가 평생 처음으로 여자의 도움을 받는 거라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얼마 뒤 밖에서 문소리가 들리더니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식사를 하겠냐는 말에 형이 먹고 왔다고 답하자 형수는 이내 형을 끌어당기며 말했다.“당신 잠깐 이리 와. 할 말 있으니까.”곧이어 문소리가 들리더니 두 사람의 소리가 사라졌다.나는 형수가 형한테 무슨 말을 할지 너무 궁금해 벽에 귀를 대고 엿들었다.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어 결국 포기하고 침대에 누웠다.얼마 뒤 옆방에서 쨍그랑 소리가 들려오더니 내 방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형이 나한테로 달려왔다.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다급하게 이불을 덮었다.아래가 이런 상태인 걸 형한테 들키면 그것대로 쪽팔릴 터였다.“형, 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한편으로 형한테 너무 미안해 자꾸만 마음이 쿡쿡 찔렸다.그때 형이 나한테로 다가오며 말했다.“수호야 오늘 나랑 같이 자자.”“어?”‘나랑 잔다고? 그럼 이따가 형수님이 나를 도와주지 못하잖아? 내가 그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데, 갑자기 나랑 자겠다니?’너무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한창 난감해하고 있을 때, 형수가 내 방으로 쫓아왔다.“진동성, 당장 나랑 방에 돌아가.”“자기야, 나 요즘 정말 피곤해. 밤에 자다가 코라도 골면 자기 잠자는데 방해되잖아. 난 수호랑 잘게
동성은 체면을 구기지 않으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그러자 태연이 동성의 귀를 잡아당기며 말했다.“피곤한 것도 하루 이틀이지. 예전에는 왜 괜찮았는데? 결혼 초기 때를 돌이켜 봐, 하루에 7, 8번도 더 했어. 심지어 새벽 2, 3시까지 나를 놓아주지도 않았으면서. 회사에서 돌아오면 꼭 한 번은 했잖아.”“그런데 지금 봐 봐. 내가 얼마나 힘쓰는데 왜 맥을 못 추느냐고? 그러면서 문제없다고?”태연은 말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갓 결혼했을 때 아기를 갖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갖자고 설득해서 매번 피임약을 챙겨 먹었는데.2년쯤 되면서 회사가 자리를 잡아 다시 요구를 하니 이제는 남편이 맥을 못 추니 태연은 혼자만 노력한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분했다. 애는 혼자서 생기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태연이 울자 동성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울지 마, 자기야. 그래. 자기 말대로 병원 가보자.”그 말에 태연은 끝내 울음을 그치더니 동성의 품에 안겼다.“나도 자기 애 빨리 낳아주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이렇게 계속 미루다가 내가 서른 중후반이 되면 애 낳는 것도 힘들어.”동성은 마음 아픈 듯 태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도 알아. 우리 함께 노력하면 애는 꼭 생길 거야.”...그 시각 나는 끊임없이 시간을 확인하며 형수가 오기를 기다렸다.시계가 9시에서 10시, 10시에서 11시가 되니 나는 애간장이 탔다.그러다 11시 십몇 분이 되었을 때 방문이 슬그머니 열렸다.어둠 속에서마저 형수의 풍만한 몸매는 또렷하게 보였다. 형수는 슬립을 입은 채로 나에게 걸어왔다.“수호 씨, 자요?”형수가 낮은 소리로 묻자 나는 다급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아니요. 기다리고 있었어요.”“수호 씨 형 이제 막 잠들었어요. 오래 기다렸어요?”‘네, 기다리다 몸이 타들어 갈 것 같았어요. 형수님이 안 올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요.’나는 이 말을 솔직히 내뱉지 않았다. 내가 온종일 형수를 상대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무슨 뜻인데요?”형수는 알면서 일부러 나에게 따져 물었다.그게 너무 답답했지만 직접적으로 말하자니 부끄러웠다.“내 어디가 불편한지 알잖아요. 뭘 도와달라고 한지도 알고. 그리고 이번에는 형수님이 먼저 제안했는데 어떻게 속을 수 있어요?”“내가 언제 속였어요? 내가 손으로 수호 씨 욕구 해소해 주겠다고 말했어요?”너무 노골적인 말에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건, 형수가 확실히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는 거다.내가 제멋대로 기대를 품은 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형수 말이 사실이지만 기분이 순간 나락으로 떨어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속은 기분이 들었다.“수호 씨, 고개 들고 나를 봐요.”형수는 갑자기 나를 보며 말했다.잔뜩 풀이 죽은 채로 고개를 들어 봤더니 형수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내 눈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어요?”나는 진지하게 형수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니 저도 모르게 형이 떠올랐다.‘형은 아직 옆방에서 자고 있는데, 나는 형의 아내한테 그런 짓을 하려고 하다니.’들끓었던 마음이 한순간 식어버리더니 형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왔다.“형 생각났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거 봐요. 나는 수호 씨 형수예요. 수호 씨는 나를 볼 때마다 형을 떠올릴 건데, 내가 정말 수호 씨를 도와 그런 짓을 하면 앞으로 형 얼굴 어떻게 보려고 그래요?”그건 맞지만 괴로운 건 어쩔 수 없었다.그리고 엄연히 따지면 이건 형수가 먼저 약속한 건데, 결국 거짓말이었다니 받아들일 수 없었다.나는 형수가 왜 나한테 희망을 주고 다시 실망을 안겨주며 가르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때 분명 솔직히 말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면 내가 지금 이렇게까지 괴로울 리는 없다.내가 용기 내어 솔직히 털어놓자 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수호 씨 말이 맞아요. 내가 잘못했네요. 거짓말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럼 딱 이번 한 번만 도와줄까요?”형수의 말에 나는 다시 흥분했다.지금껏 참은 것도 이 순간만을 위
애교 누나의 남편이 인간쓰레기라지만 지금의 나는 그보다 더한 인간말종이다.내가 다급히 형수의 손을 잡자 형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싱긋 웃었다.“결정했어요?”나는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무척 갈등했다. 한쪽은 그동안 나를 친형제처럼 대해주었던 형이고, 한쪽은 여자에 대한 갈망이었다.하지만 한참 동안 고민한 끝에 나는 결국 전자를 선택했다.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형한테 미안한 짓을 할 수는 없었으니까.그러면 나는 정말 사람도 아니다.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결정했어요. 그냥 가세요.”“역시 이럴 줄 알았어요. 수호 씨는 역시 좋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동성 씨가 항상 수호 씨 같은 친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죠.”나는 형수를 죄송한 눈으로 바라봤다.“죄송해요. 형수와 형 사이가 그렇게 좋은데 그걸 망치려 하다니. 저는 정말 쓰레기예요.”“수호 씨 탓만은 아니에요. 내 탓도 있어요. 수호 씨가 아직 어리다는 걸 잊고 너무 스스럼없이 말했어요.”“저 어리지 않아요. 이제 성인이에요. 그저 경험이 부족할 뿐이에요.”“그래요, 수호 씨는 성인이에요.”형수는 나지막하게 웃으며 이불 밑에서 손을 빼냈다.나는 그게 못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리고 속으로 앞으로 절대 형수를 상대로 나쁜 마음을 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정 힘들면 혼자 해결해요. 되도록 참는 게 좋겠지만. 이런 것도 많이 하면 몸에 해로워요. 수호 씨도 형을 보면 알 거잖아요. 하, 생각하니 도 머리 아프네.”나는 괴로워하는 형수를 얼른 달랬다.“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나중에 형이랑 병원에 한 번 다녀와요. 지금은 의술이 발달해서 불치병만 아니면 뭐든 고칠 수 있어요.”그 말에 형수가 갑자기 나를 바라봤다.“그러고 보니 수호 씨가 경락 마사지도 할 줄 알잖아요. 혹시 마사지로 형 고칠 수는 없어요?”나는 고개를 저었다.“저도 확신이 없어요. 워낙 효과가 느려 약물로 치료해야 해요. 우선 병원에서 검사 한번 받아보고 의사의 의견을 들어본 뒤 정 안되면
이건 분명 고통스러워서 내는 신음이었다.“애교 누나, 무슨 일 있어요?”나는 저도 모르게 안으로 뛰어들었다.그 시각 애교 누나는 침대에 엎드려 한 손을 축 늘어뜨린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헐레벌떡 다가가 맥을 짚어 보니 상태가 엉망인 데다 위쪽에 문제 있었다.심지어 구토까지 한 걸 보면 급성 위염이 틀림없었다.급성 위염은 심할 경우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나는 애교 누나를 반듯하게 눕히고 차례대로 천추혈, 족삼리혈, 양구혈, 내관혈을 눌렀다.이 몇 개 혈 자리는 통증을 완화하는 혈 자리다.그렇게 한참 동안 마사지하니 애교 누나의 증상도 점차 나아졌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애교 누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수호 씨, 고... 고마워요.”나는 애교 누나의 땀을 닦아주며 걱정스레 물었다.“혹시 저녁에 뭐 먹었어요?”“찬 우유 좀 마시고 과일 좀 먹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아프고 식은땀이 나더니 구토까지 했어요. 너무 괴로워서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는데 실수로 핸드폰이 침대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그래도 수호 씨가 제때 나타났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대로 죽어도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죽지는 않겠지만 아마 엄청 괴로웠을 거예요. 앞으로 저녁에 찬 우유는 먹지 마요. 위에 자극되니까. 계속 그렇게 습관 하면 위가 망가질 거예요.”내 말에 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항상 혼자라 밥해 먹기도 귀찮고 대충 때웠는데, 오늘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솔직히 애교 누나더러 형수네 집에서 식사하라고 말하려 했지만 낮에 마트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라 나는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이윽고 애교 누나를 침대에 눕히고 주방에 가 좁쌀죽을 만들었다.“죽 좀 마셔요. 그러면 속이 좀 괜찮아질 거예요. 좁쌀죽은 위에 좋거든요.”나는 직접 만든 죽을 가져와 애교 누나에게 먹여주었다.애교 누나도 처음에는 직접 먹으려고 시도했지만 숟가락 들 힘도 없어 결국에는 내 도움을 받았다.죽을 먹는 내내 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힌
때는 밤 11시.형님 집 아래에 있는 공원에서 야간 러닝을 하던 중, 풀숲 속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진동성, 설마 안 되는 거야? 집에서는 느낌 안 산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더니, 왜 아직도 안 돼?”‘저거 우리 형수님 목소리 아니야?’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여자가 내 형수님 고태연이라는 걸 알아버렸다.‘형과 형수는 밥 먹으러 간다고 했는데? 왜 공원 풀숲에 있는 거지?’여자 친구는 한 번도 안 사귀어 봤지만 동영상은 그래도 많이 봤다고 자부하기에, 나는 곧바로 두 사람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버렸다.‘형과 형수님이 이런 스릴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 그것도 공원에서.’순간 몰래 엿듣고 싶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었다.형수는 얼굴도 예쁘장한데 몸매는 더 끝내준다. 그런 형수의 신음소리라니 이건 꿈에 그리던 일이었다.살금살금 수풀 쪽으로 걸어가 몰래 머리를 내밀었더니 형수님이 형 위에 앉아 있었다. 물론 나를 등지고 있었지만 등 라인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순간 입이 바싹 마르고 아랫배에 열기가 올라왔다.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형수님 앞에서 형은 영 맥을 못 췄다.“태연아, 나 여전히 안 되는데.”그 말에 형수가 버럭 화를 냈다.“약도 없네, 정말. 이제 고작 서른다섯이면서 왜 이렇게 쓸모가 없어? 안 서면 싸기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아무것도 없으면 애는 어떻게 가져? 계속 이러면 나 다른 사람 만난다? 당신은 애 싫을지 몰라도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잔뜩 화가 난 형수가 바지를 입고는 수풀 밖으로 걸어 나오자 놀란 나는 헐레벌떡 도망쳤다.집에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쾅’ 닫히는 문소리에 내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깜짝 놀랐네. 형과 형수님 사이가 이렇게 안 좋을 줄이야.’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욕구가 많아진다더니 형수님도 욕구 불만인 게 틀림없었다. ‘하긴, 형처럼 비실비실한 몸으로 형수님을 어떻게 만족시키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