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654화

안풍친왕이 눈꼬리를 치켜 뜨고 말했다. “소리칠 필요 없네. 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 황성을 포위 했다. 모든 금군은 전부 내 통제 하에 있고 오늘밤 내가 자네를 죽이고 내일 보위에 올라도 자네를 도와주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 말에 명원제가 크게 분노했다. “감히 모반하겠다는 것이냐? 간도 크구나. 천하의 사람들이 침 뱉고 욕하는 것이 두렵지도 않나? 아바마께서 이 조서를 인정하실 리가 없어. 만약 짐을 죽이고 보위에 오르면 그건 역적이다. 두고두고 그 추악함이 잊혀지지 않을 것이야!”

안풍친왕이 냉소를 지으며 승리에 대한 확신을 쥔 듯, 치켜 올린 눈매가 조금 과장된 미치광이 느낌을 풍기기 딱 이었다. “역사는 늘 승리한 사람이 쓴 기록이지. 내가 보위에 오른 뒤 사관들은 명원제가 제위에 있던 기간을 기록하며 공적도 덕도 없고 진부한데다 멍청했다고 기록할 거야. 그리고 내가 천명을 받아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았다고 하겠지. 보위에 오른 뒤 우선 네 처첩을 죽이고 네 생전의 공적을 없애 버린 뒤 온 황궁을 피로 한바탕 씻어버리는 거야. 너에게 충성을 바친 사람을 전부 죽여 없애는 것부터. 과연 앞으로 누가 널 위해 한마디라도 할 수 있을지 두고 볼까? 역사도 내가 원하는 대로 쓰여지겠지?”

명원제가 너무 놀라서 당황한 듯 물었다. “어떻게..! 그래서 방금 목여를 죽인 것인가?”

“죽였지!” 안풍친왕은 마치 개미 한 마리 죽였다는 것처럼 별거 아닌 듯한 말투로 답했다.

그러자 명원제는 순간 목에서 피비린내가 올라오면서 분노가 점점 폭발하기 시작했다. “너……”

하지만 안풍친왕은 명원제를 비웃었다. “목여태감 죽이는 걸로 끝일 것 같아? 지금 후궁에 아마 피바람이 한차례 불고 지나갔을 걸. 네가 좋아하던 호비, 네 아들, 다른 비빈들도 아마 저 세상에서 황천을 건너고 있겠지. 좋은 시절은 다 갔어. 우문익.”

명원제는 어지러워 하늘이 뱅뱅 돌며 목구멍을 타고 선혈이 넘어오는 것을 참지 못하고 그만 뿜고야 말았는데 몸이 몇 번 휘청거리며 정신을 잃기 직전같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