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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7화

“너희 내외도 사이가 좋지 않은 모양이구나.” 손왕이 미간을 찌푸렸다.

“싸우지만 않아도 좋은 부부라고 할 수 있죠.”

“너희는 자주 싸우느냐?”

“그럴 리가요? 저희 사이 좋습니다. 저를 얼마나 아끼시는데 어찌 저에게 손찌검을 하겠습니까?” 원경릉이 문을 열고 들어가며“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옷만 갈아입고 가겠습니다.”라고 했다.

회왕의 병이 악화되자 평소 사이가 좋든 안 좋든 형식적으로라도 얼굴을 비춰야 한다는 의무감에 황실에 있는 친인척들과 형제들이 회왕부로 찾아왔다. 원경릉이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거의 모든 황친(皇亲)들이 모여있었고, 대부분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으며, 공주들도 몇 명 와있었다.

손왕이 먼저 들어갔고, 원경릉은 사람이 너무 많아 밖에서 배회하는 수 밖에 없었다. 밖을 두 바퀴나 돌았지만 우문호를 보지는 못했다. 그녀가 문 앞에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눈가가 붉어진 채로 나오는 주명취를 발견했다.

주명취는 원경릉은 보더니 휙 하고 지나가버렸다.

뒤이어 낙평공주, 진평공주 그리고 그녀들은 전용 부마(驸马) 두 명이 밖으로 나왔다. 붉게 달아오른 눈시울에도 공주들은 도도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었다.

원경릉은 한쪽으로 물러나 서있었고, 네 사람은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곧장 대문을 지나쳤다.

잠시 후, 몸종이 회왕의 모친인 노비(鲁妃)를 부축해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노비의 얼굴은 창백했으며, 눈과 코가 벌겋게 부어 있었다. 그녀는 걸어 나오는 내내 “불쌍한 내 아가!”라고 소리내며 흐느꼈다.

원경릉은 노비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이 어떤지 가늠조차 잡히지 않았다. 원경릉은 그녀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녹주야. 우리 가자!” 원경릉이 말했다.

“왕비. 안 들어가십니까?” 녹주가 물었다.

“안 갈래.” 원경릉은 회왕을 마주한다면 태상황 때와 같이 자신이 충동적으로 행동할까 두려웠다.

그녀는 하는 일마다 운이 좋지 않았다. 만약 이번에도 나섰다가 회왕을 치료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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