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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2화

여인의 식사 예절과 혼절한 주명취

원경릉은 사실 나와서 같이 밥 먹을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그게 가능한 게, 원경릉이 상처가 심하게 아프다거나 신체적인 원인으로 환자식을 먹어야 한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희상궁이 말한 것이 떠올라 기왕비를 다시 한 번 관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비는 도대체 두 얼굴인지 아니면 가면이 여러 개 인지 말이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오는 것을 보고 안색이 어제보다 안 좋은 듯하니 눈살을 찌푸리며, “약 먹었어?”

“먹었어요.” 원경릉이 답했지만 그녀가 먹은 건 자기가 조제한 약으로 어의가 처방한 건 딱 한 모금 마시고 구실을 대서 쏟아버렸다.

“정말 먹었으면 다행이겠지만, 가서 확인해보고 몰래 버렸으면 그땐 두고 봅시다.” 우문호는 낮은 목소리로 위협했다.

원경릉이 목을 움츠리며, “안 그래요.”

우문호는 정말 위협하고 있고, 원경릉도 진짜 소심한데 이 대화가 주명취의 귀에는 남녀가 “’꽁냥꽁냥’ 하는 것처럼 들렸다.

원경릉이 자리에 앉자 우문호는 그녀의 왼쪽에, 주명취는 원경릉의 오른쪽에 그 옆은 제왕이, 다음은 기왕비, 기왕 그리고 손왕 순이다.

하인이 들어와 식사 시중을 들려 하자, 손왕이 크게 손을 한번 내저으며, “오늘 형제가 모여 식사하는 자리니 시중들 필요 없다, 다들 나가봐.”

하인이 요리를 집어오는 게 얼마나 느린지 원, 또 마음에 딱 들지도 않아서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집는 것만 못하다.

현대에서 원경릉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식탁 예절을 알기 때문에 절대로 손왕처럼 후루룩 먹어 치우지 않는다. 원경릉은 지금까지 자기가 교양 있게 먹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명취와 기왕비가 식사하는 것을 보고 원경릉은 자기가 얼마나 우악스럽게 먹었는지 깨달았다.

주명취는 입을 살짝만 벌려 앞니 두개만 살짝 보이고 젓가락으로 집는 양이…… 원경릉이 한 번 세 보니 쌀알 다섯 알이다. 고작 이 정도로 작게 입에 넣고 입을 다물고 씹어서 천천히 목으로 넘기는데 이 동작이 얼마나 고상한지, 특히 밥알이 목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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