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1831화

Author: 유애
화난 소홍천

우문호도 깜짝 놀라 바로, “어떻게 그럴 수가? 우리도 만불산에 가서 옥허도사를 만났는데 사숙조는 광인이 되어 경호에 뛰어든 뒤 익사했다고 했어. 그런데 홍엽은 사숙조와 무슨 비밀스런 얘기한 거지?”

“아뇨,” 소홍천이 어리둥절해 하며, “정보를 잘못 탐문한 건가? 어쩐지 보고한 사람이 그 사숙조가 옥허도사보다 어려 보인다고 하더라니. 틀렸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옥허도사가 그 사람을 사숙조라고 부르는 걸 분명 들었다고 했으니 옥허가 나중에 들어온 제자일 수도 있어요, 어쨌든 사숙조가 나중에 될 수는 없잖아요? 옥허가 다른 문파에서 갈아탄 걸지도 모르죠?”

“다시 알아보세요!” 원경릉이 의자 손잡이를 꽉 잡고 심하게 긴장했다.

소홍천이 원경릉의 안색을 보더니, “태자비 마마, 괜찮으세요? 안색이 굉장히 안 좋으신 데.”

원경릉이 가슴을 누르며, “배가 나오다 보니 숨이 좀 차서 그래요.”

“아!” 소홍천이 동정의 시선을 보냄과 동시에 우문호를 원망하며, “태자비 마마께서 전하의 아이를 품고 계신데 간판 기생이나 찾아 다닐 때예요, 집에서 마마 곁에 있어드리세요.”

“좀 조용히 못해!” 우문호가 퉁명스럽게, “공무 때문이라고 공무, 귀가 먹었어?”

소홍천이 진정하라고 손짓하며, “알았어요. 그만 할 게요. 시간도 늦었으니 그만 돌아가죠.”

소홍천이 일어나 예를 취하고 나가다가 문득 돌아서서 원경릉에게, “제 화장이……정말 별로 예요?”

원경릉이 영혼 없이, “약간 진해서 조금만 옅게 하면 딱 좋을 것 같아요.”

“그럼…… 태자비 마마 화장대를 잠깐 빌려도 괜찮을 까요? 다시 한 번 해 보게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또 해봐?” 우문호가 밖으로 쫓아내며, “가 가, 어서.”

소홍천이, “있다가 누굴 만나야 된다고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를 만난다는 거야? 게다가 이렇게 야하게 입고?” 우문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럽다는 듯 따졌다.

“전하랑 무슨 상관이라고 그렇게 따져요? 화장대를 빌려서 화장 좀 고치겠다는 건데 태자 전하 걸 쓰는
Locked Chapter
Patuloy ang Pagbabasa sa GoodNovel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 1832화

    소홍천의 사랑원경릉은 그 일에 아무 느낌도 없는데 괜히 우문호만 도둑이 제 발 저린다. 간이 작으면 하지를 말던가. 원경릉이 걸으며, “난 소홍천이 자기와 오래 된 사이니, 그녀에게 지금처럼 그렇게 박정하게 대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야.”“우리는 늘 이렇게 치고 받는 사이야. 전진 장군, 왕강, 사촌 소형까지 이건 우리들의 우정의 표현이라고.”원경릉은 그들의 우정이 얼마나 견고한지 털끝만치도 의심하지 않지만, “다른 일은 치고 받고 할 수 있어. 그런데 소홍천을 이렇게 오래 알고 지내면서 지금처럼 정성을 다해 화장한 걸 본 적 있어?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하는 거야. 그녀가 오늘 밤 만날 사람은 분명 그녀에게 있어 중대한 의미를 지닌 사람일 거야. 유달리 긴장하고 있던 거 못 느꼈어?”“하지만 소홍천이 좋아하는 그 사람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야.”“사람은 평생 한 사람만 좋아하는 건 아니야.” 원경릉이 어이없다는 듯 우문호를 보며, ‘누구는 쓰레기 같은 찌질이들 안 만나봤는 줄 알아? 그런 인간들 겪고 난 뒤엔 행복해 질 수 없기라도 해?’우문호는 ‘쿵’하고 한 방 맞은 느낌으로 얼른, “사람은 평생 한 사람만 좋아할 수 있어, 원 선생의 그 생각은 위험한 거야.”원경릉이 째려보며, “나랑 자기는 이미 혼인을 했고 지금까지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 우린 예가 될 수 없지만, 소홍천이 전에 만났던 그 사람은 무슨 이유로 그녀와 맺어질 수 없었는지 몰라도 이미 끝난 일은 다시 걱정하지 마, 소홍천은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좋은 사람을 만나면 우리가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워 줘야지.”원경릉은 원래 몇 마디 더 하려고 했다. 소홍천이 자신을 많이 도와줬고 공무든 아니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에 온 몸을 바쳐왔기에 원경릉 부부는 소홍천에게 빚을 많이 졌다. 원경릉은 소홍천과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 돕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우문호는 절친이니 본분을 다해야 할 것이다.비록 원경릉이 캐묻지 않았지만 우문호는 취춘루 간

  • 명의 왕비   제 1833화

    경호로“경호 쪽에 한 번 가봐야 할까?” 원경릉 마음이 편치 않다. 홍엽이 만불산에 간 건 우연일까 아니면 고의일까?홍엽이 제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원경릉이 미래에서 왔다는 건 알 수 없겠지?우문호도 상당히 이상하게 여기고 잠시 고민해 보더니, “내가 이틀 후에 직접 가볼 게, 어쩌면 홍엽과 부딪혀야 할지도 몰라.”원경릉은 원래 이 시기에 우문호가 멀리 가는 게 싫지만 홍엽이 경호에 간 일은 자신도 불안해서 차라리 가보는 게 낫겠다.우문호는 다음날 입궁해 만아의 신분을 명원제에게 알리고 명원제는 전부터 남강왕의 딸이 경성에 살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소문이려니 했다. 하지만 사실인 것을 알고 크게 기뻐하며, “그렇군, 남강왕의 추종자가 전부 모여들 수 있겠어. 우리가 남강을 평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야.”전에 남강왕을 따랐던 사람은 조정에 소속감이 있어서 뭉치면 강대한 힘으로, 조정에서 병사를 파견할 필요없이 남강의 남북이 서로 대항해 저절로 길이 열리게 것이다.부자는 인식을 공유하고 만아의 신분을 잠시 비밀에 붙인 채, 경성에 최근 온 남강사람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경성으로 들어온 경로를 추적하게 했다.우문호는 건곤전에도 가서 예전에 두명의 자객이 결백했음을 밝히고, 사람을 시켜 시신을 화장한 곳에 무명비를 세우도록 했다.이 일을 마치고 태상황에게 청진기를 빌리는 걸 또 깜박해서 아차 싶었다.다음날 우문호는 곧 새신랑이 될 서일을 데리고 바로 서주로 달려갔는데 가기 전에 원경릉이 우문호에게 전에 경호에 갔을 때 옥허도인에게 은자를 주며 사숙조 소식이 있으면 바로 경성에 알려 달라고 했던 걸 얘기했다. 우문호는 당연히 거액을 불전함에 넣어서 당시 몇 날 며칠 배가 아팠던 걸 기억하고 옥허도인이 사기꾼이면 산 아래로 끌고 내려가 관아에 넘겨버리겠다고 생각했다.서일이 이번에 유난히 감상적이 돼서 말위에서 흔들거리며 말없이 탄식하곤 했다.“아주 땅 꺼지겠네.” 우문호가 듣자 듣자 하니 아무래도 화가 났다.“나리, 저희 며칠을 갑니까?”

  • 명의 왕비   제 1834화

    가로 막기옥허도인이 두 사람을 보자 원경릉이 가기 직전에 신분을 밝힌 게 떠오르고, 서일의 앞니가 표식이 되어 한 눈에 알아 봤다.하지만 대전에 사람이 많은 관계로 그들은 사랑채로 모셨다.들어가 얼른 예를 취한 뒤, “태자 전하를 뵙습니다.”우문호가 보니 헤어진 지 2년만에 상당히 늙어서 세월 참 빠르구나 싶다.자리에 앉아 우문호가, “사숙조께서 돌아오셨다고 하던데 그런 가?”옥허도인이 얼른, “아뢰옵기로, 그렇습니다.”우문호가 불쾌한 듯, “사숙조가 돌아오면 바로 경성으로 보고하라고 하지 않았던가?”옥허도인이 당황해서, “전하, 사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태자 전하께서 사숙조를 청하지 않으셨습니다.”“사람을 보넀다고?” 우문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옥허를 보니 표정이 진심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초왕부로 사람을 보넀나?”“보낸 자가 초왕부의 신하를 만나서 사숙조 일을 전했습니다. 태자전하 믿지 못하시겠으면 그자를 불러올 테니 직접 하문 하십시오.”“들라 하라!” 초왕부 신하라고? 탕양인가? 하지만 탕양은 이 일을 보고한 적이 없다.옥허도인이 일어나 나가자 잠시 후 청년 도인 하나를 데려왔는데 스무 살 초반정도로 얼굴은 까무잡잡하고 청색 도복을 입었는데 옥허가 우문호의 신분을 얘기했는지 들어와 꿇어앉아 인사를 했다.우문호가, “일어나서 답하라, 경성 초왕부에 간 적이 있느냐?”청년 도인이 감사 인사 후 일어나 공손하게 두 손을 넓은 도포 소맷자락에 넣고, “아뢰옵기로, 초왕부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날 경성에 막 들어가 거리에서 초왕부 위치를 묻자 누군가 와서 초왕부의 가신이라고 했습니다.”서일이 기가 막혀서, “아니 길거리에서 길을 묻다가, 누가 초왕부 사람이라고 하면 믿어버립니까?”“본인이 초왕부의 탕대인이라고 했습니다.” 청년 도인은 얼굴이 빨개져서, “경성에 들어갈 때 물어봤는데 태자 전하 주변에 분명 가신으로 탕양이란 사람이 있다고.”서일이, “명패를 보여 달라고 했습니까?”“했습니

  • 명의 왕비   제 1835화

    사숙조 방원“아직 있다고? 그거 잘 됐군. 도장이 사숙조에게 대신 날 좀 소개해 줄 수 있겠나?” 옥허도인이 청년도인에게 사숙조를 청해오라고 하고 우문호에게, “전하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사숙조께서 금방 오실 겁니다.”우문호는 마음이 조금 조급해졌다. 경호는 원 선생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한 게 우문호에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으로 작용했다. 미지의 사건은 무서운 법이다.특히 원경릉의 신상에 관해서는.전설의 사숙조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순간 우문호와 서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옥허도인이 거진 노인이니 옥허의 사숙조라는 사람은 적어도 80대의 노인일 거라 생각했는데 청색 도포를 말쑥하게 입은 사숙조는 고작 마흔 정도밖에 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만불산 산수의 기운이 좋아서인지 피부가 백옥처럼 깨끗한 가운데 발그레하게 윤기가 돌고 눈웃음을 치며 산뜻하게 나타나는 모습이 땅으로 내려온 신선 같다.인사도 멋스럽고 목소리는 산골짜기 옹달샘처럼 맑아 서일은 아주 멍하니 바라만 봤다.사숙조가 미소를 지으며, “방원(方圓) 태자 전하를 뵙습니다.”“방원 도장, 예는 됐으니 어서 앉으시게!” 우문호는 이 사람이 기인이라 느끼고 예를 갖추어 대했다.방원 도장이 앉자마자, “근래 계속 태자 전하께서 사람을 보내 불러 주실 것을 기다렸는데 그게 2년이나 될 줄은 몰랐습니다.”“거긴 오해가 좀 있는 것 같네, 도장이 사람을 보냈단 사실을 몰랐으니까.” 방원 도장이 살짝 놀라며, “안 갔습니까?” 방원이 옥허를 질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옥허가 겸연쩍어 하며, “사숙조, 중간에 착오가 생겨 말을 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일을 치밀하게 하지 못했구나!” 방원 도장이 담담하게 말했다.“괜찮네, 다행히 오늘이라도 만났으니까, 도장이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지?”옥허가 답하길, “아뢰옵기로, 전하 일행이 막 가시고 사숙조 어른께서 돌아오셨습니다.”우문호가 기이하게 여기며, “그런데 왜 사람을 보내 바로 쫓아와 알리지 않았나?”옥허가 난감해 하며, “그

  • 명의 왕비   제 1836화

    홍엽의 도발서일과 같이 내려가는데 홍엽이 막 돌아봤다. 붉은 옷이 잘생긴 얼굴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여자 같이 아름다운 엷은 미소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우문호가 천천히 걸어가며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남자가 이렇게 방자하게 웃는 걸 보니 좋은 인간은 아니군.”서일이 홍엽 곁에 여자를 보고 순간 깜짝 놀라며, “깜짝이야. 너무 못 생겼네.”홍엽 곁에 서있는 여자는 딱딱한 표정에 크고 작은 반점이 얼굴에 가득한데다 홍엽과 같이 서 있으니 극도로 추악해 보인다.홍엽이 더욱 미소를 지으며 우문호에게 예를 취하고, “이 산에서 태자 전하를 뵐 줄 몰랐습니다. 저희가 정말 인연이 있는 모양입니다.”“난 자네를 찾아왔네.” 우문호는 홍엽을 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홍엽이 살짝 놀라며, “아니? 저를? 전하는 제가 여기 있는 걸 아셨습니까?”우문호가 담담하게, “뭘 또 모르는 척이야? 당신 사람들이 날 감시하고, 내 사람들이 당신을 감시하는 걸 다 알면서.”홍엽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일어나, “참 가뿐하게 말씀하시는 군요, 전하는 상쾌하신 분이십니다.”홍엽이 손짓으로 못생긴 여자를 몇 걸음 뒤로 물러나게 하자, 서일이 여자를 노려보며 따라가서 계속 주시하고 있다.홍엽과 우문호는 호수가를 걷다가 호수 앞에 멈춰 서서, “전하께서 특별히 저를 찾으신 이유가 무엇인지?”“북당에 온 의도를 알고 싶어.”홍엽이 가볍게 웃으며 경호의 윤슬을 가리키더니, “전하는 경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주변에 이렇게 많은 나뭇잎이 호수에 떨어지는데, 호수 위에 낙엽 한조각이라도 보이십니까?”우문호는 당연히 알고 있다. 온 산의 단풍나무가 바람에 나부껴 전부 호수에 떨어져도 호수에 파문이 한 번 일고 나면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경호는 기이한 곳이다.홍엽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우문호를 보고, “제가 경호때문에 왔다면 전하는 믿으시겠습니까?”우문호는 홍엽의 헤아릴 수없이 깊은 눈빛을 보니 짐작이 안돼서 대놓고, “별로, 안 믿어.”“그럼 만약

  • 명의 왕비   제 1837화

    홍엽과 소홍천“태자 전하를 다치게 하려는 자는 나 서일의 적이다.” 서일이 검을 들고 차갑게 말했다.홍엽이 의외라는 얼굴로 못생긴 여자를 째려보고 그제서야 서일을 보더니 상당히 깊은 의미를 담아, “뜻밖에 태자 전하 곁에 이렇게 손놀림이 빠른 고수가 있는 걸 놓치고 있었군요.”우문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홍엽을 흘겨보고 돌아섰다. 서일이 몇 걸음 물러나 상대가 쫓아오지 않음을 확인하고 우문호와 같이 떠났다.경호를 떠나 우문호가 서일을 칭찬하며, “검법이 진짜 상당히 정진했던데, 이번은 주인을 보호하는데 큰 일을 했어. 상을 내리지.”서일이 헤벌쭉하게 웃으며, “소신 오품 장군인데 당연히 태자 전하를 보호해야죠.”신혼집도 다 짓기 전에 신랑이 이러면 되겠어? 태자를 건드리는 사람한테 죽자고 덤비다니.우문호는 흘끔 뒤를 돌아 보니 홍엽이 아직 그 자리에서 우문호를 보고 있다. 멀리 붉은 사람 그림자가 눈에 거슬려서 우문호가 차갑게, “돌아간 뒤에 내 빨간 옷은 전부 불살라 버리겠어.”“전하는 빨간 옷이 없습니다. 그렇게 눈에 띄는 색은 도무지 안 입으시잖아요.” 서일이 안심시켰다.우문호가 열 받는지, “저 놈이랑 말을 섞으려고 하다니 내가 진짜 미쳤지. 군자로 대우해주니 오히려 소인배인 척 해?”서일이 우문호를 흘끔 쳐다보고 느릿느릿, “엄격히 말해 전에는 소인배인 척 했지만 오늘은 척이 아니라 대놓고 전하의 아내를 강탈해 가겠다고 호언장담했어요.”“어디서 감히 그 따위 소리를 지껄여?” 우문호는 자기도 모르게 서일에게 화를 내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원선생이 홍엽에게 상당히 반감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그걸 모를 리가 없는데?’“일부러 이간질 하려고 도발하는 건 아니겠죠?”“그런 애들 장난 같은 수작은 부릴 리 없어.”“나리, 안심하세요. 나리와 태자비 마마는 금보다 굳건해서 아무도 못 부러뜨려요. 게다가 태자비 마마 애들이 몇 인 데요.” ‘아이를 몇 명이나 낳은 여자한테 진짜 반할 사람이 어디 있어?’우문

  • 명의 왕비   제 1838화

    남자 얘기요부인이 사식이에게 눈을 부라리며, “당장 그 입 못 다물어!”요부인이 고개를 돌려 소홍천에게, “어려서 모르고 한 말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전 소문주와 태자 전하 사이에 별다른 일이 없는 걸 믿어요. 그렇죠?”원경릉은 요부인이 아닌 척 더 캐묻는 걸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소홍천이 옷감을 잔뜩 안고 요부인을 보더니 어리둥절한 얼굴로, “태자 전하를 좋아한다고요? 어떻게 가능하죠? 태자비 마마께서 마음에 드셔서 다행이죠.”“맞아요, 맞아, 다섯째가 좋은 사람은 못되죠.” 요부인도 좀 무안한지 얼른 농담처럼 무마시켰다.소홍천이, “그렇게 말할 수도 없은 게 태자 전하도 장점이 있으세요. 밀당은 잘 모르시지만 같이 일하기엔 믿을 만 하죠. 그게 생활 하는 게 재미없어요. 태자비 마마 그렇지 않으세요?”원경릉이 아직 답하기 전에 사식이가 항변하며, “어떻게 재미없을 수 있어요? 제가 보기엔 태자 전하는 엄청 재미있으시던데. 늘 원 언니를 폭소하게 만들어 주시는 걸요.”원경릉이 하하 웃더니, “사식아, 태자 전하께서 언제 날 폭소하게 해 주셨어?”“원언니, “ 사식이가 원경릉에게 눈을 흘기며, “자기 남자는 자기가 지켜야지, 전 지금도 누가 서일에 대해 한마디라도 나쁜 말 하는 거 가만 안 둬요.”원경릉은 이번엔 정말 깔깔 웃으며, “알았어, 지킬 게. 태자 전하는 확실히 인재셔. 일 똑 부러지게 하시는 건 말 안 해도 알 거고, 상당히 재밌게 농담도 잘 하셔.”요부인과 소홍천도 웃으며 사식이가 뺨을 부풀리는 모습을 바라봤다. 소홍천이, “서일은 확실히 괜찮은 사람이죠. 전에는 일하는 게 그렇게 믿음직하지 못했는데 최근 2년동안 무공이 상당히 늘고 사람도 성숙한 게 태자전하의 오른팔 왼팔이 될 게 틀림없어요.”“그래요, 서일이 상당히 성장했어요.” 요부인도 그렇게 말했다.사식이가 손을 흔들며 얼굴이 확 펴지더니 겸손한 척, “무슨 말씀이세요.”그리고 소홍천에게, “아직 마음에 품은 사람이 누구인지 말씀 안 하셨네요?”소홍천이

  • 명의 왕비   제 1839화

    소홍천의 남자소홍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실 아닐 거예요. 만약 당시 어리고 무지했으면 지금 태자 전하께서 이렇게 행복하실 리가 없죠. 두 분은 정말 잘 어울리세요. 서로 믿고 서로 깊이 사랑하고 정말 부러워요.”소홍천이 여기까지 얘기하니 원경릉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소문주가 좋아하는 그 분은 어떤 분 이세요?”“태자 전하께서 제 일을 말씀해 주셨나요?” “약간요, 하지만 본인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소홍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 태자 전하께서도 잘 모르세요. 제 자신의 가슴속에 묻어두기엔 너무 괴롭고 누군가에게 말은 하고 싶고. 태자비 마마는 제 말 들어 주실 수 있으실 까요?”“당연하죠,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소홍천이 작게 한숨을 쉬고, “전에 한 사람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당시 그의 집안이 우리 사이를 가로막아서 본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자를 아내로 맞았죠. 그리고 전 그와 왕래를 끊었는데 며칠 전에 그가 저를 찾아와서 부인이 죽었다고 알려줬어요. 전…… 속이 시커먼 게 그 소식을 듣고 그만 기뻐서……”“그래서 그 사람이 소문주에게 다시 합치자고?”“그는 그런 생각이 있어요. 제 마음도 역시 그를 좋아하고 만나고 싶지만, 사실 만나면 또 어색한 게 당시 우리는 혼담을 논할 사이였는데 그가 다른 사람과 혼인했다는 사실이 줄곧 마음에 걸리는 거예요. 제가 너무 억지를 부리는 건가요?”원경릉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 그 남자는 좀 이기적이고 책임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소홍천과 혼인까지 생각한 사람이 무슨 가문의 명예가 어쩌고 하며 다른 사람을 아내로 맞을 수가 있어. 그리고 아내가 죽고 나니 이제서야 소홍천을 다시 찾아오다니 소홍천을 뭘로 보는 거야?당연히 그 남자 당시 잘못된 결혼을 한 걸 후회하고 이제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자 한다고 할 수도 있다. 이것도 크게 비난할 일은 아닌 게 사람은 줄곧 잘못된 결정을 하곤 하니까 말이다.“전 그 분을 몰라서 어떻게 의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183화

    세월이 흘러, 택란이 열한 살 되던 해에 드디어 만두가 돌아왔다.어린 나이에 집을 떠난 그는 이제 완전한 청년으로 성장해 돌아왔다. 그리고 떡들 세 명은 만으로 따지면 이미 열일곱 살이 되었다.만두는 도착하자마자 먼저 황제의 허락을 받고 군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비록 국경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국력이 항상 군사력의 안정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군 경험이 매우 중요했다.나라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려면 먼저 군심을 얻어야 한다.우문호는 그의 선택을 전폭 지지하며,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주기 위해서 그를 작은 병사로 임명하여 군에 들여보냈다. 약도성은 이미 재건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였다. 백성들도 마음을 다잡았고, 이제는 본격적인 발전만 남아 있었다. 이리 나리와 홍엽이 이곳에 왔을 때, 냉명여를 약도성에 남겨두었는데, 호명이 챙기려 했으나, 냉명여는 택란 곁에서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꽤 고집이 센 아이기에 그는 그저 놔두기로 했다. 변경은 심지를 단련하기에 좋은 곳이었고, 호명이 보살펴 주며 저택 안에 거주했기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한편, 금나라에서는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진국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황제가 본격적으로 조정을 이끌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도는 원래 약도성 접경 지역에 새롭게 지은 곳으로 옮겨졌고, 이름 또한 량주로 바뀌었다. 금나라는 이제 공식적으로 량주를 수도로 정했다.이 소식이 약도성에 전해지자, 택란은 무척 기뻐하며 주 아가씨에게 물었다.“이제 본격적으로 채굴을 시작해도 될 것 같소. 금나라에 한 번 가볼 생각인데, 자네도 같이 가는 것이 어떻소?”그 해 택란은 훌쩍 성장해 주 아가씨보다 조금 더 커 있었다. 주 아가씨는 때때로 그녀를 보며, 대나무가 환생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며칠 사이에 또 훌쩍 자란 것이다.택란의 아이 같던 분위기는 사라졌고, 훨씬 차분하고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약도성의 거센 바람과 강한 햇빛 때문에 원래 하얗던 피부는 건강한 빛을

  • 명의 왕비   제3182화

    우문호는 정정이 계란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 보아하니 혼인 문제에 있어 두 사람은 합의를 봐 더는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 같았다.정정 대장군 부부는 경성에서 반 달 동안 머물렀고, 그동안 정정과 우문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말을 타거나, 군영과 산을 누비며 백성들을 살폈다.대두는 아이들과 즐겁게 지냈다. 비록 처음 이틀 동안은 계속 만두를 보고 싶다고 떼를 썼지만, 이제는 만두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그는 란이와도 갈등을 풀었고, 오히려 제일 친해져서 무엇을 하든 항상 함께했다.그렇게 2주가 지나 정정이 작별을 고하기 전, 우문호에게 대두의 배필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하며, 대두는 그녀가 자랄 때까지 잘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그의 말에 우문호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누구요?”정정이 웃으며 말했다.“지금은 말할 수 없소. 아직 확정된 일이 아니라, 나중에 잘못되면 감정이 상할 수도 있네.”“우리 사이에 말 못 할 게 어딨소?”우문호는 그의 말에 이미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그러자 정정이 더욱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들으면 자네가 조급해질까 봐 그러네!”우문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난 지금 이미 엄청 조급하네.”정정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철썩 때리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시게. 계란이는 아니네. 계란이는 내 딸이기도 하니, 절대 며느리가 될 수 없소.”다른 남자가 계란이를 자기 딸이라 부른 건 처음이었지만, 우문호는 반감 없이 오히려 매우 기뻐, 활짝 웃으며 말했다.“맞네, 자네 말이 맞아. 계란이는 자네 딸이기도 하네. 우리 모두의 착한 딸이지.”근영군주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며 원경릉에게 말했다.“보아하니, 우리가 여기서 제일 쓸모없는 존재 같습니다…”“맞는 말입니다!”원경릉이 진지한 표정으로 맞장구치자 근영군주가 그녀를 가볍게 안으며 말했다.“앞으로는 자주 만나지 말고, 1년에 한 번만 봅시다! 시간이 어찌 이리 빨리 흐른다는 말입니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눈

  • 명의 왕비   제3181화

    목장에서는 전보다 훨씬 뛰어난 전투마들을 사육했기에, 우문호는 마치 보물을 자랑하고 싶은 어린아이처럼 당장이라도 정정과 함께 보러 가고 싶어 했다.그러자 근영군주가 웃으며 말했다.“폐하께서 아직도 소년 같은 순수함을 지니시고 있다니, 참 보기 드물고 귀한 일이군요.”하지만 원경릉의 귀에는 이 말이 남편이 어린아이 같다는 말로만 들렸다.그녀는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하하하. 사내들이 가끔 저렇게 유치할 때가 있잖습니까.”근영군주도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예. 평소엔 유치하다가도, 필요할 때는 놀라운 배짱과 결단력을 보여주지요. 집안을 지탱하기도 하고, 나라를 떠받치기도 하고. 안 그렇습니까?”원경릉도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남자들이 말을 타러 나가자, 원경릉과 근영군주는 궁전 안에서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두가 몹시 심심해하자 원경릉은 친왕비들에게 아이를 궁으로 데려와 아이들끼리 놀게 했다.대주의 손님을 정성껏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친왕비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궁에 들어왔다.사실 대두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는 많지 않았다. 미색의 두 아이와, 원용의의 아이 모두 대두보다 어렸지만, 놀 벗이 없는 상황에 나이가 어린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대두는 외동아들로 자라 성격이 다소 거칠었다. 하지만 미색의 딸인 란이 역시 성격이 강하고 고집스러웠다. 어머니인 미색을 닮아 태생이 강한 성격을 타고난 것이었다.게다가 그녀에게 무술을 배워 한창 센 척을 할 시기라 대두와 몇 마디 말다툼 끝에 결국 몸싸움으로 번져 버렸다.란이가 대두를 때리자, 대두는 얼굴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맞으면서도 전혀 반격하지 않고 그저 참고만 있었다. 끝까지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란이는 평소 늑대파에서 무술 대련을 했기에 상대가 반격하지 않고 그저 제자리에서 맞고만 있는 멍청한 모습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부어오른 대두의 뺨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며 물었다.“어찌... 반격하지 않는 것입니까?”대두는 화난 표정으로 대답했다.“어찌

  • 명의 왕비   제3180화

    생각해 보면 이렇게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혼사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가 남녀인지도 모르면서 성급한 부모들이 충동적으로 혼사를 결정해 버리다니 말이다. “대두가 아직 이리도 어린데, 벌써 혼사를 이야기하다니요, 우리 만두는 아직 애 입니다.”우문호는 괜히 기분이 답답해졌다.현대로 다녀온 뒤, 사람들이 늦은 결혼과 출산을 선호하는 것을 본 그는 생각이 바뀌었다. 열몇 살에 혼사를 하는 것은 성장의 억압이나 다름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혼사 이야기를 한다고 당장 하는 건 아니오. 그저 약속만 하고, 몇 년 후에 하겠다는 거네.”“어찌 이리도 태연한 것이오?”우문호가 원경릉의 여유로운 표정을 보며 그녀가 그들이 빚을 받으러 온 걸 모르는 건가 싶었다.“난 걱정 없소. 딸을 보내고 싶지 않으면 당신처럼 쓸데없는 부담감 없이 그냥 바로 거절할 것이오. 형제간의 정이 거절로 인해 상할까 봐 고민한다니, 억지로 혼사를 성사하는 것이 더 정을 상하게 할 것이오.”그러자 우문호가 말했다.“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마음이 편치가 않소.”후궁에서의 우문호는 조정에서의 단호하고 강력한 모습과는 완전히 딴 사람이었다. 조정에 나서기만 하면 단호하고 과감하며, 마치 번개 같은 결단력을 보여주는 반면, 후궁에서의 그는 망설임도 많고 잔소리도 많은 사람이었다. 원경릉이 다른 왕비들과 대화할 때, 그들도 가끔씩 이 얘기를 꺼내곤 했었다. 다들 다섯째의 평소 잔소리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며 놀라했다. 하지만 다른 친왕들의 의견은 달랐다. 그들은 그가 예전보다 훨씬 결단력이 있어졌다고 말했다.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리 나리는 한숨을 쉬며, 결국 결단력 넘치는 황제도 결국 자식들 문제에서는 고민에 빠지는구나 싶었다.8월 14일, 정정 대장군 가족이 북당의 수도에 도착하자마자 초왕부에 머물렀다.그들은 초왕부에 머문 직후 탕양의 안내로 우문호를 만나기 위해 궁으로 들어갔다.아무리 큰 걱정도 오래된 벗 앞에서

  • 명의 왕비   제3179화

    예전에 원가에서 온 가문이 강북부로 이주한 적이 있었다.북쪽은 바람과 모래가 거셌지만 원가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고향과 비슷한 정감을 느끼게 했다.이리 나리는 원가의 사업을 줄이도록 도우며, 관리하기 쉬운 몇몇 가게만 남겼다.탕양은 일곱째 아가씨에게 장사를 내려놓아도 괜찮은지 물은 적 있었는데, 그때 일곱째 아가씨가 말했었다.“그런 말 마시오. 내 능력을 충분히 증명했으니 이제 만족스럽소. 열심히 해서 큰 성과를 얻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오. 평생 바삐 지낼 수도 없잖소.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뭐 하겠소? 다 잘 살기 위해 번 것이오. 가업을 나눠 받은 돈만 해도 평생 다 못 쓸 만큼 많소. 그리고 가게들도 계속 돈을 벌 텐데 뭐가 아쉽겠소?”탕양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손에 익은 일이라, 혹시라도 아쉬워할까봐 걱정했소. 사실 나도 당신이 이렇게 고생하는 것이 싫었소. 당신만 괜찮다면 다행이오.”일곱째 아가씨는 미소를 지었고, 그의 말에 모두가 기뻐했다.“한가해지는 것도 괜찮소. 1년에 두세 달은 약도성에 가서 지내면 얼마나 여유롭겠소.”하지만 탕양이 눈살을 찌푸렸다. 1년에 두세 달이면, 왕복하는 시간까지 더해 최소 반년은 걸릴 것이고, 그 말은 반년 동안이나 그의 곁에 없다는 뜻이었다.게다가 그도 경성을 몇 달씩 떠나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은 황제 곁을 하루라도 떠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물론 그는 늘 함께하고 싶었지만, 오래된 부부였기에 항상 붙어있을 필요는 없었다.북당은 점점 부유해지고 있었다. 원가가 일부 사업을 매각하면서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가게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싸웠고, 좋은 위치에 있는 가게들은 더더욱 귀한 존재가 되었다.원래 원가는 모든 가게를 이리 나리에게 넘기려 했지만, 이리 나리는 거절했다.그리고 안풍친왕이 먼저 나서서 이리 나리가 이미 너무 많은 가게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경성에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독점 우

  • 명의 왕비   제3178화

    원경릉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일곱째요? 일곱째는 분명 원용의에게 말할 것이고, 원용의는 또 사식이에게 얘기할 것이고, 사식이도 분명 서일에게 전할 것일 텐데요. 만약 서일이 알게 되면, 이제 북당 전체가 다 알게 될 것이오.”우문호는 순간 당황해하며 말했다.“그건 내가 생각지도 못했네.”원경릉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아마 지금쯤 황실 친왕들 사이에서 이미 탕양의 이야기가 뒷말로 오가고 있을 것이었다. 겨우 부인을 얻었는데, 밤에 함께 자지 못한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우문호는 탕 대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뒤에서 탕양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여인들이 수군거리니, 남자들은 그를 도우려 했다.물론 부부 사이의 일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는 없었기에, 대신 탕양을 술자리로 초대해 술로 고민을 푸는 방법을 제안했다.그렇게 며칠째 술을 마시던 탕양은 자신의 비밀이 모두에게 알려졌다는 사실을 깨달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제 탓입니다. 폐하가 비밀을 지키지 못한다는 걸 깜빡했습니다.”제왕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이런 일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여인은 때로 달래줄 필요가 있는 법이다.”그러자 탕양이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말했다.“제가 폐하께 이 이야기를 했을 땐, 혼례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알고 있다. 서두르지는 말거라.”모두가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탕양을 바라보았지만, 탕양은 더 이상 해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그들은 이미 혼인했지만, 오랜 부부 생활을 한 터라, 남녀 간의 정이 때로는 하루아침에 급격히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탕 대인은 돌아가자마자 일곱째 아가씨에게 이 일을 전했다.그러자 일곱째 아가씨가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정말이지, 어찌 허구한 날 남의 부부 일에만 관심을 가지니, 할 일이 없나 보오.”“신경 쓰지 마시오. 우리가 잘 살면 그만이니.”탕양은 일곱째 아가씨를 안으며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

  • 명의 왕비   제3177화

    원경릉은 궁으로 돌아와 이 일을 다섯째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다섯째가 말했다.“사실 한 번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소? 그저 경성만 한 바퀴 둘러보면 되지 않소.”“아이들을 데려다줄 때 휘종제 어르신께서 슬퍼하셨소. 이번 생에 고향으로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돌멩이 하나를 건네주니, 그걸 안고 울었소.”“정말 안타깝소!”다섯째는 증조할아버지 생각에 마음 아파했지만,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하지만 큰할아버지께서 그를 데려오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이오. 휘종제 어르신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 않소? 몇 번 만나보니, 활달하고 산만한 성격에 무슨 사고를 일곱째인지 모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소.”“맞소.”원경릉도 깊이 공감했다. 특히 그가 전화로 끈질기게 설득할 때는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다른 일은 없었소? 부모님 건강은 어땠소? 처남은 여자 친구가 생겼소? 만두는 공부를 잘하고 있소?”다섯째가 끊임없이 질문했다. “괜찮소. 부모님 건강도 괜찮긴 하지만, 아버지께서 고혈압이 생겨서 약을 오래 드셔야 하오. 오빠는 여자 친구가 없네. 주진과 아직도 서로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은 상황이오. 만두는 걱정 안 해도 되네. 내년에 돌아올 것이니.”“다행이오!”다섯째가 기뻐해 하며 말했다. 그는 늘 만두의 능력을 눈여겨보았기에, 그가 돌아오면 나라의 일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비록 많은 부담을 짊어지진 못하지만 그래도 괜히 기대가 되었다.“추 할머니 병은 어떠하신가?”다섯째가 또 물었다.“아직은 괜찮소. 아주 좋아졌네. 약에 내성이 생기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오.”원경릉이 말하자 다섯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분들이 늘 건강해지시길 바랄 뿐이오.”평범한 사람들조차도 적성루 사람들에게 감동하기 쉬운데, 하물며 북당의 황제인 자신은 오죽하겠는가.“계란은 소식 왔소?”원경릉이 물었다.“왔네. 보시오!”다섯째는 소매 안에서 구겨진 편지를 꺼냈는데, 비둘기를 통해 받은 그 편지에는 몇 줄의 짧은

  • 명의 왕비   제3176화

    “별다른 뜻은 없소. 오늘 밤에 유난히 감성적이라 그저 한마디 해본 거네. 사실 너무 감동해서 그러네. 비록 항상 탕 대인에게 빨리 혼인하라고 재촉하긴 했지만, 그가 일곱째 아가씨와 혼인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소.”“괜찮소!”원경릉은 그의 품에 안겨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말했다.“어쨌든 탕양은 우리와 함께 걸어온 사람이오. 그러니 그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게 된 건 우리 모두에게 기쁜 일이오.”우문호는 벌써 술에 취한듯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술에 취하면 항상 눈앞의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곤 했는데, 익숙한 천장, 익숙한 사람, 익숙한 탁자와 의자. 취기가 돌며 모든 것들이 꿈처럼 느껴졌다.그는 마치 다시 초왕 우문호로 돌아간 듯했고, 갓 원경릉과 마음이 통했던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그 당시 외부 정세는 불안정했고, 태자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막 시작되었던 때였다. 형제끼리 반목하며, 치열하게 싸웠던 시절을 돌아보면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원 선생, 몇 년간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지만, 되돌아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느껴지네. 사실 모든 행운과 행복은 원 선생의 잘못된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오. 원 선생이 오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땠었을까 싶네.”그러자 원경릉이 말했다.“누군가가 이 세상에 몇 시간과 공간이 존재한다고 했소.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다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네. 아마도 어떤 공간에서는 내가 없는 대신 다른 사람이 당신과 함께 있을 수도 있소.”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세상 속의 나는 정말 불쌍할 것이오.”“그건 모르오. 어쨌든 그곳의 당신은 나를 모르고, 우리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도 모를 것이오. 각자가 행복을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오. 어떤 사람들은 매 끼니 고기가 있는 게 최대의 행복일 수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봉급이 오르길 바랄 것이오. 또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하기를 바라기도 하고

  • 명의 왕비   제3175화

    우문호는 혼인을 하사하는 조서를 내렸다. 이는 탕양의 혼사에 화룡점정을 더하는 일이었다.온 경성 사람들이 탕양이 황제를 모시는 신하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혼사에 주목했다.탕양은 왕부에서부터 황제를 지지해 온 충신이었으며, 군신 간의 정은 형제의 관계에 못지않았다.거기에 황제가 직접 혼인을 하사했으니,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 그래서 다들 두터운 예물을 준비해 축하하러 왔다.혼례는 초왕부에서 열렸다. 비록 초왕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경사에 많은 지원이 몰렸다. 여러 왕부에서 사람을 보내왔고, 미색은 돈에 힘까지 보태며 혼사 지출의 3할이나 부담했다.희상궁도 돌아와 모든 일을 총괄했다. 희상궁은 비록 나이가 많았지만, 여전히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그녀는 여러 왕부에서 온 사람들을 지휘하며 완벽하게 일을 조율했다.혼례 당일, 황제와 황후도 참석했다.신부가 도착하여, 혼례를 올릴 때 우문호와 원경릉은 상석에 앉아 신랑 신부의 절을 받고는, 그 다음으로 기상궁도 절을 받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탕 대인이 드디어 철이 들었고, 가정을 이루었으니 정말 기쁘네.”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 마음이 풀립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더 이상 잔소리하지 마시지요.”“잔소리는 계속할 것이다. 이젠 아이를 낳으라고 해야지.”우문호는 걱정이 끝이 없다는 듯 말하자, 원경릉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아이 낳는 일은 하늘에 맡겨야 하네.”“그래도 몇 가지 비법을 전수해 줄 수는 있소.”우문호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좀 더 크게 말해보시오. 다른 사람들이 못 들을까 봐 걱정이오?”원경릉이 그를 흘겨보았다.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들을 바라보며 부러움 섞인 표정을 지었다. 많은 사람이 첩을 두고도 황제만큼 자식을 많이 두지는 못했지만, 황제는 복도 많고 자식도 많은 사람이었다. 저녁 연회에서 우문호는 과음했지만 원경릉은 그를 막지 않았다. 이런 노부의 감격은 술로 달래야 한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