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36화

Author: 나설희
오늘 처음 같이 자는 것도 아니었기에 두 번째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에 벽이 생긴 것 같았다.

소이연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루카스도 잠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잠을 자지 말아야 했다.

소이연이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자 그의 큰 손이 그녀의 몸을 잡았다.

이 남자의 팔의 힘은 정말 놀라웠다.

마치 코알라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그녀를 잡았다.

그의 품에 안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그녀의 머리 위에서 루카스의 위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자!”

“..."

이 사람, 부드러움이 뭔지 모르는 거지?

"아직 침대가 따뜻하지 않아. 그러니까 내 희생을 거절하지 말라고. 안 그러면 믿거나 말거나 널 때릴 거야!”

루카스는 강한 어조로 말했다.

소이연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츤데레치곤 너무 야만적인 거 아닐까?

도대체 이 남자의 여자친구가 어떻게 저 성질을 참고 있는 것 인지 모르겠다.

소이연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제임스의 말이 맞다.

지금 이 모든 행동은 단지 병을 치료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도덕적 가치로 해석할 필요가 없었다.

소이연은 멍하니 잠이 들었다.

루카스는 품에 안겨 잠든 여인을 바라보며 자신이 소이연에 속은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여자한테 무슨 수면장애가 있다는 것일까?

오히려 수면장애는 그에게 있는 것 같았다.

그녀와 잠을 자는 동안 그는 하룻밤도 잘 수 없었다.

소이연이 그를 속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자신의 희생이 단지 그녀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절대 속임수에 넘어가면 안 된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루카스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설마 그녀를 때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래서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겠지?

......

다음날.

소이연은 잠에서 깨었는데, 허리가 뻐근했다.

그녀는 몸을 약간 움직이고서야 자신이 루카스에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37화

    루카스는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의 부드럽고 푹신한 장면은 그의 온몸을 모두 편안하게 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항상 하늘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 갑자기 귓가에 비명소리 들려서 그는 깜짝 놀랐다. 그는 멍하니 눈을 뜨며 가까이 있는 소이연을 보았다. 소이연은 얼굴이 약간 붉어진 채 불쾌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보고 있었다. 루카스도 어리둥절해하며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기분 좋은 꿈을 방해받아 기분이 상했다. "소이연, 넌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아? 젠장, 내가 만약 너보다 일찍 일어났다면 잠들어 있는 너를 깨울까 봐 조심했을 거야! 그런데 나한테 이렇게 하는 거야? 넌 양심이라는 게 있기는 하니?” 루카스가 화를 내며 물었다. 소이연도 사실 이 사람이 잠에서 깨면 얼마나 화를 낼지 충분히 예상했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나는 네가 무섭고 그때가 너무 후회돼.” "네가 무슨 후회를 해! 어, 그래. 널 위해 침대를 따뜻하게 해 준 게 후회스러워! 불면증이라 더니 겨울잠 자는 곰처럼, 코를 골며 죽은 듯 잘만 자더라. 난 너 때문에 시끄러워서 밤새 잠도 못 자고 이제 겨우 잠들었다고! 겨우 잠들었는데, 네가 나를 깨웠는데 내가 화를 안 내게 생겼어? 소이연!” 마지만 세 글자를 말하며 루카스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는 그녀를 마구 때리고 싶었다. 소이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행동으로 표현했다. 그 순간, 루카스가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소이연, 지금 나를 추행한 거야?!" 루카스는 목소리가 커졌다. 마치 소이연이 그를 이용했다는 듯 소리 질렀다. 루카스의 외침에 소이연은 마치 고막이 터질 것처럼 아팠다. 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하며 한마디 한마디 그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계속 나한테 이런 짓을 하고 있었는데, 너 스스로 못 느꼈어?!” 루카스는 잠시 어리둥절했다.그리고 곧 얼굴이 새빨개졌다. "정신 차렸으면 좀 놔줄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38화

    됐다, 오해했어도 어쩔 수 없다. 그녀는 이렇게 힘들게 루카스를 불렀는데 헛수고하고 싶지 않았다. ...... 루카스는 정오까지 잤다. 소이연이 떠난 후 그는 사실 잠들지 않았다. 어젯밤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해 너무 피곤했는데 잠을 잘 수 없었기에 불면증이 정말 힘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이연은 밤낮으로 잠을 못 잔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견뎌낸 거지?! 루카스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씻고 옷차림 단정히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육민이 낮은 소리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다. 루카스가 내려가자 육민은 얼른 피아노 앞을 떠나 루카스에게 걸어갔다. “아빠, 일어나셨어요?” “루카스라고 불러.” "아… 알겠어요." 육민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곧 자신과 그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곧 유전자 검사센터에 갈 생각이다. 그리고 반드시 결과를 자신의 아빠와 엄마에게 알려 자신이 아빠를 잘못 알아본 것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엄마는?" 루카스가 무심한 말투로 물었는데, 왠지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 같았다. "엄마는 회사에 일이 있으셔서 잠깐 나가셨어요." 육민이 대답했다. "엄마는 오늘 하루 종일 바쁠 거라고 점심 먹을 때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어요.” "그래?” 루카스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신경 안 쓰려할수록 더 많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았다. 이 여자는 사람을 이용해 먹고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일부러 그녀를 위해 돌아왔고, 오늘 떠날 줄 뻔히 알면서 인사도 안 하고 가버렸다? "아빠, 엄마 보고 싶어요?" 육민은 루카스의 표정을 보며 진지하게 물었다."농담하는 거지?” 루카스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전화해도 돼요. 내가 엄마한테 돌아오라고 하면 하던일을 챙겨서 돌아올 거예요.” "배고파.” 루카스가 말을 돌리며 그녀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반대하지 않았다.그가 반대하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39화

    소이연은 차를 몰고 돌아가는 길에 육민이 왜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했는지 깨달았다. 아마 그녀와 루카스를 같이 있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육민은 루카스와 육현경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유를 깨달은 그녀는 육민의 흥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육민은 그녀의 삶의 이유였다. 그래서 육민이 기뻐하고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 그녀는 육민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왔다. 육민은 이미 루카스와 밥을 먹고 있었다. 육민은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는 재빨리 그녀를 불렀다. "엄마, 루카스가 배고프다고 해서 먼저 먹고 있었어요.” "응, 괜찮아." 소이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가방을 내려놓고 식당으로 향했다. 루카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엄마, 방금 루카스가 점심 먹고 서울로 간다고 말했어요." 육민은 서운해하며 말했다. "응, 알고 있어." 소이연은 육민에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돌려 루카스에게 말했다. "이따가 문씨 아저씨한테 너를 공항까지 태워다 주라고 했어.” "고마워.” 루카스는 시큰둥하게 대답하고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육민은 옆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며 한숨을 쉬었다. 육민은 겨우 열 살밖에 안 되었지만, 언젠가 부모님 덕분에 연애 전문가가 될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루카스는 방으로 돌아가 짐을 싸서 떠날 준비를 했다.소이연은 사실 급한 업무도 없었고 루카스가 떠난다고 생각해니 회사에 다시 갈 생각이 없어졌다. 그녀는 방에 들어가 좀 누워있으려고 위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루카스가 걸어 나오는 걸 보았다. 그때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누가 먼저 시선을 피했는지 모르겠다. 왠지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잘 가." 소이연은 무심한 듯 가볍게 말했다. 루카스도 소이연을 돌아보지 않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스쳐가는 순간 소이연은 갑자기 발이 꼬였다. 그녀의 몸이 앞으로 곤두박질치려고 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40화

    이마에 멍이 든 것 같았다. 루카스는 손을 뻗어 그녀를 일으켜 세울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엄마!" 그러자 뒤에서 육민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이연이 넘어지는 소리를 듣고 아래층에서 뛰어온 것 같았다. 문씨 아저씨도 육민의 뒤를 따라 올라오며 소이연이 바닥에 넘어져 코피가 줄줄 흐르는 것을 보고 놀란 얼굴로 말했다. "이연 씨! 아이고, 어떻게 해요? 빨리, 빨리 주치의 불러올게요.” "엄마, 엄마 아파요? 피가 나요......" 육민은 바닥에 주저앉아 걱정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젊은 사람이 이렇게 넘어져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돌아서서 떠났다. 소이연은 루카스의 싸늘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소이연은 평생, 평생 이 악랄한 남자를 다시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절대로, 죽어도 왕래하지 않을 것이다! ...... 루카스가 장안을 떠난 후 소이연은 그와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걸을 것이고 절대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가 떠난 후 소이연은 매일 밤 루카스가 사용했던 베개와 이불을 덮고 잤다. 정말 오랜만에 맡는 향기였다. 육현경과의 냄새와 비슷한 루카스의 냄새를 맡고 그녀는 잠을 잘 수 있었다. 숙면을 취하지는 못했지만 매일 밤 몇 시간씩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것은 큰 축복이었다. 하지만 소이연은 루카스에게 감사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감사는 정말 그가 떠나던 날 그녀의 몸을 무자비하게 놓아버린 순간 바로 없어져 버렸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멍이 든 이마로 회사에 간 것을 생각하면 루카스의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었다. 루카스가 떠난 다음 날, 소이연은 집에서 택배를 받았다. 육민에게서 온 택배였다. 평소 육민은 물건을 구입할 때도,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다 그녀의 이름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육민의 이름으로 택배가 와서 소이연은 조금 놀랐다. 그래서 소이연은 택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41화

    오후가 되자, 육민은 학교에서 돌아왔고,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문씨 아저씨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오늘 저한테 온 택배가 있나요?” "택배요?" 문씨 아저씨는 의아해했다. "네 방 책상 위에 있어. 마침 엄마가 집에 있을 때 와서 네 방에 가져다 놨어." 소이연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고마워요, 엄마!" 육민이 예의 바르게 말하며 재빨리 위층으로 뛰어올랐다. "아기 도련님, 조심해요. 그렇게 뛰다가 넘어지면 어떻게 해요. 엄마 이마에 있는 멍도 아직 안 풀렸어요!" 문씨 아저씨는 아래층에서 큰소리로 육민에게 주의를 주었다. 소이연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오므렸다. 이마에 생긴 큼지막한 멍 때문에 그녀는 출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순간 루카스가 다시 생각났고 오전에 봤던 그 친자확인서가 생각났다. 소이연의 감정은 순간순간 정말 끊임없이 변했다. 육민은 책상 위의 택배를 신이 나서 쳐다보았다. 원래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쓰는 예민한 육민이었지만 너무 신이 나서 택배가 개봉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재빨리 봉투를 집어 들고 그 안의 친자확인서를 꺼내며 흥분한 얼굴로 결과지를 보았다. 결과지를 본 육민은 마치 돌기둥처럼 오랫동안 서서 움직이지 못했다. 소이연은 육민이 걱정되어 그의 방 문 앞으로 왔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육민을 가만히 지켜보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침묵을 지키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이 세상에는 기적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 않아.” 육민은 소이연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분명 아빠인데, 어떻게 아닐 수가 있지? 하지만 친자확인 결과지에는 루카스가 육민의 친부가 아닐 가능성이 99.99%라고 적혀있었다. 사실 소이연도 그 결과지를 봤을 때 가슴이 아팠다. 루카스가 육현경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결과지를 보는 순간 육현경이 한 번 더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결과지는 그녀의 눈앞에서 멀어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42화

    육민이 작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서, 루카스는 정말 아빠가 아니라는 소리인가!그도 과학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검사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샘플 오류밖에 없습니다.” "뭐가 오류라고요?" 육민은 순간 긴장했다. "저희에게 보내신 검사 샘플이, 의뢰인께서 검사하고 싶은 두 사람의 샘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예를 들어, 의뢰인과 A의 샘플을 검사하려고 했는데, 의뢰인과 B의 샘플을 제출했다면 검사 오류가 날 수 있어요. 이전에 이런 사 오류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쪽에서는 설명했다. "그 외에는 아직까지 검사 오류가 있었던 사례는 없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전화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육민은 전화를 끊고 자신이 보낸 머리카락을 생각했다. 그는 차라리 자신이 머리카락을 잘못 보냈다고 믿고 싶지, 루카스가 자신의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맞다! 육민은 무엇인가 떠올랐다. 루카스의 머리카락을 들고 가다가 문씨 할아버지와 부딪혔던 기억이 났다. 그때, 문씨 할아버지의 몸에서 머리카락을 찾았는데 그 머리카락이 루카스의 것이 아니면 문씨 할아버지의 것이었을 수 있다. 이것이 유일하게 남은 가능성이다! 생각을 마친 육민은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 소이연을 찾았다. 소이연은 벌써 감정을 추스른 육민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놀랐다. 역시 어린이의 회복력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강하다. 그녀는 한참 동안 걱정했다. 육민은 물었다. “엄마, 루카스가 또 올까요?"소이연은 미간을 좁혔다. 육민은 목표를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안 올 거야, 엄마랑도 우연히 만난 사이라 앞으로는 만날 기회가 없을 거야. 민민, 엄마도 네 아빠가 살아 계시기를 바라지만......” "엄마, 나 정말 못 믿어요?" 육민이 약간 감정이 격해진 듯 말했다.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했잖아.” "실수가 있었던 것 같아요.” "민민." 소이연은 굳은 표정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43화

    소이연의 마음은 또 한 번 아팠다.그녀는 육민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약속했다. "엄마가 널 잘 돌봐줄게.” "저도 엄마를 잘 보살펴 줄게요!" 육민은 빙긋이 웃었다. 그리고. 소이연과 육민은 암묵적으로 약속이라도 한 듯 루카스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보름이 지났다. 천우진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에 언제 갈 것인지 물었다. 지난번에 그녀는 외할아버지에게 이번 달에 얼마동안 서울에 지내겠다고 약속했다. 역시 약속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그녀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약속을 어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육민도 겨울방학중이라, 천우진은 특히 육민을 데리고 오라고 강조했다. 소이연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는 했지만, 다행히 육민이 며칠 동안 겨울 캠프에 참가해서 일주일 후에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약속을 다음 주로 미룰 수 있었다. 소이연은 오늘 장안 방송국에 일정이 있었다. 그녀의 회사는 '《배우님 자리에 앉아주세요》 '의 의상을 협찬으로 제공했기에 소이연은 프로그램 녹화가 진행 중인 지금, 그들의 광고 시간과 장소를 다시 결정하기로 결심했다. 이전에 협의된 내용과 약간의 차이가 있고, 회사의 고위 경영진이 이를 감당할 수 없어서 그녀가 직접 나서야 했다. 그녀는 승용차를 타고 방송국 입구에 도착했다. 방송국 사람들은 이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소이연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재빨리 앞으로 나와 그녀를 방송국 안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방송국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 소이연은 익숙한 사람을 본 듯했다. 그녀는 서둘러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러 문을 열었다. 다시 보니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소 이사님, 왜 그러세요?" 방송국 고위 경영진이 재빨리 물었다. "방금 지인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보았나 봐요." 소이연이 담담하게 말했고, 고위 경영진도 더 이상은 묻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닫혔다 소이연은 여전히 미심쩍어 하며 물었다. "오른쪽으로 가면 어디로 가는 건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44화

    《배우는 자리에 앉으세요》 녹화장, 무대 뒤의 공동 분장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메이크업을 수정하며 말했다. "야, 봤어? 계지원, 계 감독이 왔어. 계 감독이 출연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안 믿었거든. 그동안 계 감독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역시 우리 장안 방송국이 잘 나가긴 하나 봐.” "나도 봤어, 방금 그 앞을 지나쳤는데 정말 잘생기고 키도 크더라. 연예인을 해도 정말 멋질 것 같은데, 정말 아쉬워.” "뭐가 아쉬워! 계 감독이 감독을 안 했어 봐, 우리가 이렇게 많은 재미있는 영화를 볼 수 있겠어? 영화랑 드라마도 재미있고, 계 감독이 카메라로 찍은 여배우는 더욱 아름다워진다고. 업계 사람들이 계 감독 카메라 속에 못생긴 여배우는 없다고 말할 정도야. 그야말로 여배우들의 축복이지.” "맞아. 내가 예전에 평범해 보이는 배우를 만났었는데 계 감독 눈에 띄어 단숨에 스타가 됐어. 심지어 계 감독 영화에 출현한 덕분에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라서 상도 탈 뻔했는데.....!." 말을 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말하면 실제 이름이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분장실안에 듣는 귀가 여럿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쯤 되면 다들 누구를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육가희. 육가희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빨리 떠오른 여자 스타였다. 그녀의 뒤에는 강력한 배경이 있다고 한다. 계지원의 많은 주요 영화, 드라마도 모두 육가희가 여주인공을 맡았고, 그녀를 홍보하는데 완전히 열을 올리고 있었다. 물론 계지원이 육가희를 밀어주는 것도 당연했고, 많은 사람들이 질투하는 것도 당연했다. 육가희는 육씨 가문의 딸이다. 육씨 가문이 육현경의 죽음으로 자산을 재정비하여 그룹일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육씨 가문은 어쨌든 장안의 가장 큰 재벌그룹이다.지금까지도 육씨 가문과 비교할 만한 자산을 갖고 있는 기업이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육씨 가문의 삼대까지 평생 먹고 놀고 살아도 갖고

Latest chapter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1화

    이제 송문수도 정신을 차렸으니 하지수는 본인도 원래의 사무실로 돌아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송문수의 사무실이 워낙 커서 둘이 같이 쓴다 해도 문제 될 건 없었기에 그녀는 사무실을 옮기는 건 나중으로 미뤄두고 컴퓨터를 켜기 시작했다.하지수가 OA의 서류들을 훑어보려 할 때 송문수의 비서가 마침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는 하지수를 보자마자 놀란 기색을 비추며 인사를 건넸다.“하 대표님, 오셨어요?”“네, 그런데 어떻게 여기 있어요? 송 대표님이랑 같이 회의 참석한 거 아니었어요?”“회의라니요?”“지금 회의 중 아니에요?”“저희 오전 회의 없어요, 오후 3시에 첫 회의에요.”“그럼 송 대표는 어디 갔어요? 거래처랑 계약하러 간 거예요 아니면 현장 나간 거예요?”어디를 가든 대동하던 비서도 없이 혼자 나선 송문수에 하지수는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오늘 안 나오셨어요.”“아침에 연락 오셔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좀 늦는다고 저한테 오후 회의자료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거 다 프린트해서 지금 대표님 책상에 올려두려고 들어오는 길이었고요.”제 손에 들린 서류들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 비서에 하지수의 미간은 더욱더 찌푸려졌다.집안일은 다 허영지와 하지수가 책임지고 있는데 출근 시간까지 늦춰가며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도대체 뭔지 하지수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알겠어요, 나가서 일 보세요.”“네.”서류를 송문수 책상 위에 올려둔 비서가 인사를 하며 나가자 서류를 보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곧바로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문수 씨, 지금 어디야?][나 회사에 있지, 왜 그래?]보낸 지 1초 만에 온 답장이었지만 내용은 역시나 거짓말이었다.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저를 속이는 건가 싶었던 하지수는 오락가락했던 지난날 송문수의 태도를 떠올렸다.생리가 온 그날만 해도 하지 못해서 안달 나 하던 사람이 생리가 끝났다는 데도 저를 피하는 게 안 그래도 이상했는데 하지수는 설마 송문수에게 이제 제가 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0화

    아까는 앉아서도 잘만 자더니 제대로 누우니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아 송문수는 하지수를 기다리며 한참을 뒤척이고 있었다.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보이지 않은 인영에 그는 문을 살짝 열고 문틈 사이로 거실 쪽을 내다보았다.그리고는 하지수가 아직도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사실 송문수는 인내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하지수가 그녀가 쓰던 방으로 들어가 버릴까 봐 그게 걱정돼서 확인한 것이었다.그 뒤로도 몇 번 더 훔쳐보던 송문수는 마침내 티비를 끄는 하지수에 깜짝 놀라 침대로 달려가 자는 척을 했다.한편 드디어 티비를 끈 하지수는 먼저 본인 방으로 가 세수를 마친 뒤에야 송문수의 방안으로 들어섰다.자고 있는 송문수를 발견한 그녀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조심하며 천천히 이불을 들추고 그의 곁에 나란히 누웠다.오랜만에 푹 자는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는 싶었지만 하지수는 본능적으로 자꾸 송문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그 때문에 자는 척하던 송문수는 온몸이 경직되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하지수랑만 있으면 몸이 멋대로 긴장하는 거라 그건 송문수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런데 곧이어 제 몸에 닿아오는 부드럽고 따뜻한 하지수의 온기가 느껴지자 송문수는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구나 싶었다.하지수가 있으니 평범하던 세상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다음날부터는 송문수도 일 때문에 바빴고 하지수도 아버님의 생일 파티 준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둘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사실 둘 중에 더 바쁜 건 송문수였다.그래서 하지수도 평소에는 그 얼굴도 자주 볼 수 없었다.항상 밤늦게 귀가하는 송문수는 터덜터덜 들어와 잠든 하지수를 품에 안고 자다가 그녀가 깨어나기도 전에 출근해버렸다.밤에는 분명 온기가 느껴졌는데 일어날 때는 늘 비어있는 옆자리에 하지수는 못내 서운한 감정도 들면서 송문수가 자신을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9화

    그리고는 하지수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춰왔다.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입맞춤을 이어나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하지수의 입술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엄청 부드럽네.”야한 꿈을 꾸는 게 틀림없어 보이는 남자의 행동에 하지수는 화가 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이제 좀 정신 차리나 했더니 꿈속에서까지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여자친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문수는 또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아 헤맸다.“문수 씨, 눈 좀 떠봐.”생리도 끝나지 않은 와중에 이렇게 꿈을 꾸는 남자랑은 하고 싶지 않았던 하지수는 이번에는 그가 깨어나길 바라며 아까보다 좀 더 힘을 주어 흔들었다.“무슨 꿈이 이렇게 진짜 같아?”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몸에 어지러워진 송문수는 그제야 눈을 뜨며 말했다.“그럼 꿈이 아닌가 보지.”“꿈이 아니라고?!”하지수가 짚어줘서야 꿈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한 송문수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소리쳤다.“꿈에 누가 나왔는데 그래?”누가 나오긴, 송문수의 꿈에 나올 사람은 늘 하지수 한 명뿐이었다.전에는 꿈속에서도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현실이 되어버려 순간 당황한 것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턱 끝까지 차오른 그 말은 굳이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나 어떻게 잠든 거야?”평소에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하지수 앞에만 서면... 속마음을 제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피곤했나 봐.”진실이라는 게 알아서 다 좋은 건 아니었기에 하지수도 모른 척 말을 돌리는 송문수를 따라가 주었다.괜히 끝까지 캐물어서 상처받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였다.“매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어쩌다 쉬는 날도 밖에서 돌아다니기만 했잖아. 얼른 씻고 자, 내일부터 또 출근해야지.”“너는?”하지수의 재촉에 방으로 들어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걸음을 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8화

    “맛있어.”처음으로 주방에 들어간 남자가 이런 맛을 낸 건 객관적으로 대단한 일이라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토록 바라는 칭찬을 결국 해주었다.사실 이미 사약 같은 맛일 거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꽤나 달달해서 하지수도 놀라웠다.한편 원하던 칭찬을 들은 송문수는 신나서 채널을 돌리며 물었다.“이거 맞지?”“응.”“법률 채널이네?”여자들은 다 예능이나 멜로 드라마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울리지 않게 이런 지루한 채널을 좋아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법 좋아해서 대학 때도 법 배운 거야. 난 이런 거 좋아해.”“그래.”하지수의 말에 그제야 그녀가 변호사였다는 걸 떠올린 송문수였다.그렇게 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했다는 걸 알아차리자 한 번 더 감동받은 송문수는 저도 하지수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그녀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나도 같이 봐.”그의 제안이 의외였지만 이렇게 완벽한 판례분석이라면 송문수도 관심 있어 할 것 같아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잘 접하지 않던 분야라 처음엔 싫어할 수 있어도 그 속에서 다룬 사건들을 계속 보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법률 지식까지 알게 되니 그거야말로 일거양득일 것이다.역시나 하지수는 법조인답게 바로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는데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잘 보던 송문수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점점 지루해하고 있었다.당장이라도 핸드폰을 꺼내 게임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제가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던 그는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티비에 빨려 들어갈 듯 열중하고 있던 하지수가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송문수는 이미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몸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져 있었고 고개도 반쯤 돌아가 있는 누가 봐도 불편한 자세를 하고도 잘 자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지루하면 지루하다고 말이라도 하지.하지수는 미련한 송문수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담요도 덮어주었다.하지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7화

    송문수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가지고 갔던 생리대로도 부족했었는데 양까지 많았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생각을 마치고 나니 심심해진 하지수는 자연스레 티비를 켜고 법률 채널을 틀어놓았다.주방에서 돌아치는 송문수는 진작에 잊은 하지수가 전형적인 판례들을 넋 놓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는 마침내 흑설탕물을 다 끓여냈다.맛없는 걸 가져다주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먹어보고 괜찮으면 그때 가져다주라는 소이연의 당부가 있었기에 송문수는 맛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런데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어서 그는 용기를 내어 그걸 하지수에게로 들고 갔다.“이게 뭐야?”하지수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친구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지만 송문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흑설탕물이야. 뜨거울 때 마셔.”“뭐?”“생리 기간에는 이런 거 마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나 주려고 당신이 직접 만든 거야?”“당연하지, 내가 생리 올 리는 없잖아.”진지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을 터뜨려버렸다.어떨 때는 신기하리만치 제 마음을 몰라주다가 또 이렇게 어설픈 모습으로 저를 위해주는 걸 보면 그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송문수는 정말 밉지만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였다.“고마워.”낮에 있었던 그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살짝 서운했었는데 이렇게 흑설탕물 한번 가져다줬다고 하지수의 화는 또 사르르 풀려버렸다.“어때?”그런데 하지수가 마셔보려고 컵을 든 순간 송문수는 맛을 물으면서 자연스레 채널을 돌려버렸다.한창 판례를 보고 있었는데 또 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멋대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그의 행동에 하지수는‘사랑이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것과도 같다’라는 가사에 깊은 공감이 가 순간 한숨을 쉬어버렸다.정말 송문수에게는 기대를 품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기대하는 족족 그것들이 실망으로 이어지니 말이다.한편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쉰 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황하며 물었다.“맛없어?”“내가 먹어볼 때는 맛있었는데? 너 생리만 아니었으면 내가 다 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6화

    가슴을 졸이며 부둣가에 도착하니 술을 마신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역시나 운전석에 앉아야만 했다.진짜 이런 데이트를 하는 건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던 하지수는 집으로 가는 동안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삐진 티를 내고 있었지만 송문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부르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송문수는 오늘이 아주 완벽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하지수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송문수는 그 속도 모르고 또 그녀를 붙잡았다.“왜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좀 앉아있지.”아직 이른 시간이라 송문수 딴에는 하지수와 함께 티비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나 씻고 싶어.”“나중에 씻어.”“보트 탈 때 몸이 다 젖어버려서 아직도 추워. 나 생리 와서 생리대도 바꿔야 하는 데 그럴 거면 그냥 씻고 싶어.”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여자가 생리 기간일 때는 더욱더 신경 써서 몸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어제까지만 해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의 데이트라 너무 신난 탓에 그만 까먹어버린 것이다.“먼저 보고 있어, 나 금방 씻고 나올게.”“응.”하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송문수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보았다.[생리 기간에는 어떤 걸 신경 써줘야 하는 거예요?][송문수, 너 생리 기간도 못 참고 하려고 그러는 거야? 짐승 같은 놈.][날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면 어디 덧나니? 나 그런 놈 아니거든.][그럼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생리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줘야 해서 춥게 굴면 안 되고 피곤하지 않게 많이 쉬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술이랑 찬 건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고요. 하지만 지수 씨 성격이라면 남한테 기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알아서 했을 거예요 이미.]소이연은 이내 송문수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문수 씨는 흑설탕물이나 끓여주세요. 피도 잘 통하게 해주고 생리통 푸는 데에도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흑설탕물은 달달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5화

    하지만 그리 남사스러운 말은 아니라서 하지수는 한마디 더 보탰다.“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입꼬리를 올린 채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일부러 더 너스레를 떨었다.“내가 매력이 넘치는 걸 어떡하겠어.”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하지수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하지수, 내가 전에 좀 막살았던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한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하는 사람이야 나. 내가 너랑 잘 만나보겠다고 약속한 이상 절대 너한테 미안할 짓은 안 해.”“응, 알겠어.”하지수는 송문수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다 믿었다, 아니 다 믿고 싶었다.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실망시키는 사람일지라도 언젠가는 바뀔 걸 알기에 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다.“네가 나한테 맞춰주는 만큼 나도 너 실망시키지 않을게.”“알았어.”우쭐대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는 역시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송문수의 말이라면 늘 이렇게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바로 하지수였다.밥을 다 먹고 난 둘은 해변가를 거닐었는데 붉은 태양이 바다에 걸쳐져 있어 노을이 아주 예쁘게 져 있었다.주변 환경은 별로였지만 그래도 경치는 봐줄 만해서 하지수의 기분도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하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날에 좀 있으면 파도가 더 거세질까 봐 걱정됐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며 말했다.“문수 씨, 우리 이제 가자.”“가고 싶어?”“응.”“좀 더 있다 가자, 여기 좋잖아.”“좀 있다 보트도 타야 하잖아, 저녁엔 위험할 것 같아서 그래.”낮에 올 때도 무서웠는데 밤엔 더할 것 같아 하지수는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무서워?”송문수는 그런 하지수가 웃긴지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응. 무서워.”“그럼 가자.”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 송문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제 의견을 바로 수락해줄 줄 몰랐던 하지수는 어벙벙한 채로 그를 따라 걷고 있었다.사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원래의 그녀였다면 하지 않았겠지만 소이연이 했던 말이 떠올라 한평생 참고 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4화

    “왜 안 먹어?”송문수의 재촉에 하지수는 손으로 게를 잡고 뜯었는데 다른 곳보다는 맛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들였던 노력에 비하면 그리 맛있는 것도 아니었다.“어때? 맛있지?”“맛있어.”하지만 기대에 찬 송문수를 보며 차마 그런 말을 내뱉을 수는 없어 하지수는 웃으며 말했다.“역시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니까.”하지수를 긍정을 듣고서야 드디어 먹기 시작한 송문수는 음식을 집어 먹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하도경이랑 여기 자주 왔었는데 현경이랑 지원이는 바빠서 같이 몇 번 못 왔었어.”“그랬구나.”“술 마실래?”“나 생리 왔잖아.”영혼 없이 답을 하던 하지수는 신나서 술을 제안하는 송문수에 또 체념한 듯 말했다.반복되는 실망에 기대를 하지 않다 보니 송문수의 무관심이 이젠 원망스럽지도 않았다.“아, 맞다. 그럼 음료수라도 마실래?”“물 줘 그냥.” 그녀의 대답에 송문수는 직원에게 물과 맥주를 부탁했다.지금 술을 마시면 좀 있다 돌아갈 때 운전은 또 하지수의 몫이 되겠지만 오랜만에 신난 송문수를 위해 하지수는 한 번 더 참기로 했다.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한 사람만 계속 참는 건 좋은 연애가 아니라고들 하는데 하지수는 송문수가 기뻐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하지수는 정말 상대방에게 아주 관대한 사람이었다.밥을 먹으면서도 그녀는 간간이 소이연과 예수진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어디에서 데이트하는지 많이 궁금하길래 솔직하게 알려주니 예수진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진짜 송문수답다, 연애 고자잖아 이건.][지수 씨, 문수 씨한테 거기 별로라고 얘기 못 했어요?][안 했어요, 뭐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아직 서로 알아가는 단계니까 나도 문수 씨가 뭘 좋아하는지는 알아보고 싶어요.][알아가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건 아니죠. 지수 씨, 부부 사이에는 그렇게 내외할 필요 없어요.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사인데 불편한 게 있으면 용기 내서 말해야죠.]소이연의 말에 고개를 들어 본 하지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3화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거야.”“친구들 말고는 다른 사람 데려간 적도 없는 곳이야. 네 기억에 남을 만한 맛집이니까 기대해.”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또 괜히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영화는 별로여도 식당은 좋은 데로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차가 부둣가에 도착하고 송문수와 함께 차에서 내린 하지수는 울퉁불퉁한 길을 하이힐을 신은 상태로 걷자니 발이 아파왔지만 얼마나 대단한 맛집일까 싶어 애써 참으며 그를 따라 걸었다.그런데 식당은커녕 눈에 보이는 건 보트에 타라고 저를 향해 손짓하는 송문수뿐이어서 하지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바다에서 먹는 거야?”역시나 기대를 하지 말아야 했었던 걸까.송문수는 하지수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그녀를 잡아끌며 보트에 태웠다.곧이어 출발한 보트는 물살 때문에 심하게 휘청였는데 워낙 물을 무서워하던 하지수는 난간을 꽉 붙잡고 몰아치는 파도를 버텨내고 있었다.“와아!”송문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아주 신나 보였지만 하지수는 도저히 소리를 지를 정신이 아니었다.밀려오는 파도에 온몸이 다 젖어버린 그녀는 번진 화장부터 열심히 세팅한 머리까지 지금 걱정투성이였다.데이트한다고 치마까지 꺼내입었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제 남자 친구 때문에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게다가 생리까지 하고 있는데 여기는 화장실도 하나 없었다.도통 무슨 생각으로 이곳을 데이트코스로 선정한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라도 서프라이즈가 있을 거라고 본인을 위로하며 하지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하지수가 기대한 서프라이즈는 아니었지만 다른 의미의 놀라움은 끊이지 않았다.파도를 헤치며 달리던 보트는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해변에 멈춰 섰는데 해변가에 세워진 집으로 가려면 맨발로 거기를 걸어가야 했기에 딱딱한 모래 때문에 하지수는 안 그래도 아픈 발이 더 아파왔다.그래도 아무 말 없이 송문수를 따라갔더니 그 힘든 과정을 거쳐 도착한 곳이 바로 시골 식당이었다.두 사람은 허름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