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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Author: 나설희
육현경이 물었다.

"한 부 가져가도 될까?”

"응.”

"고마워."

육현경이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소이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도와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오히려 자기가 고맙다고 말했다.

"먼저 갈게, 진전이 있으면 바로 전화할게."

육현경은 지체하지 않고 돌아섰다.

"보름밖에 안 남았어."

소이연은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알고 있어."

소이연은 육현경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침착해 보였다.

하지만 떠나는 그의 뒷모습은 다급했다.

육현경에게도 까다로운 일 이겠지?

육현경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수진이 돌아왔다.

아마 하지수와 근처에 있었던 던 것 같았다.

"지수는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갔어요."

예수진이 말했다.

"지수가 사건에 진전이 있으면 바로 언니에게 연락한다고 했어요. 만약 언니도 새롭게 알게 된 정보가 있다면 지수에게 꼭 연락하세요. 24시간 언제든 연락될 거라고 지수가 얘기했어요.”

"그래요."

소이연이 말했다.

예수진은 갑자기 소이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소이연은 고개를 숙인 채 소송 내용을 보며 예수진에게 물었다.

"할 말 있어요?”

"사실 우리 오빠…"

예수진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소이연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수진은 용기 내 말했다.

"심아윤과의 결혼은 우리 오빠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강요당했을 거예요. 오빠가 언니와 심아윤의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사실 어떻게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겠어요?

오빠가 언니를 쫓아다닐 때, 오빠는 심씨 가문이 그런 마음을 숨기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만약 알았더라면 오빠는 반드시 먼저 심씨 가문을 해결한 후 언니에게 왔을 거예요.”

"하지만 언니에게 이미 감정이 생겼고 심씨 가문도 언니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오빠와 심아윤의 관계로 봐서는 손을 뗄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물론 우리 오빠가 언니와의 관계를 끊고, 심아윤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오빠는 심아윤을 좋아하지 않아요.

언니가 없었다고 해도 심아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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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15화

    "글쎄요."소이연은 답변을 거부했다.예수진이 말했다."첫눈에 반했대요.”소이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물론 저도 찍어 맞췄어요. 어쨌든 우리 오빠의 그 비밀은 아무 몰라요.”예수진은 추측했을 뿐, 사실 그녀도 확신하지 못했다.그녀의 오빠처럼 차가운 사람이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렇게 로맨틱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이연 언니, 오늘 밤 마지막 촬영은 원래 진작에 해야 했는데, 제가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촬영에 복귀하지 못했어요. 이번 촬영을 마친 후에 매니저에게 당분간 일정은 잡지 말라고 할게요. 언니와 함께 소송을 끝낼게요.”"괜찮아요. 수진씨 일에 방해되고 싶지 않아요...”"제 마음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예수진은 소이연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따 매니저랑 촬영장에 가서 촬영하고, 별일 없으면 새벽 2~3시에 일을 끝내고 집에 올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기다리고 있어요.”소이연은 예수진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다.예수진이 떠난 후 소이연은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어쨌든 소송에 얽매여 있으니, 마음이 불편한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방금 예수진이 말한 '첫눈에 반했다'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육현경이 그녀에게 감정이 생긴 것은 그들이 관계를 맺은 그날 밤이라고 하지 않았나?이름을 바꾼 건 우연이겠지?그녀는 결국 휴대전화를 들고 전화를 걸었다."응." 상대의 목소리는 약간 잠긴 듯했다.반가웠지만 놀란 것 같았다."이 소송사건에서 가장 주의 깊게 조사할 사람은 소나은이야."소이연은 그에게 상기시켰다.그녀는 그와 함께 의논하기로 합의했다."맞아." 육현경이 대답했다. "지금 너희 회사의 재무 담장자와 소나은의 관계 조사 중이야.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볼게. 내 생각에 재무 담당자가 억울하게 뒤집어쓴 것일 수도 있고, 소나은에게 약점을 잡혔거나, 아니면 엄청난 대가로 유혹당한 것일 수도 있어.”"첫 번째 가능성이 커."소이연은 자기의 생각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16화

    매니저는 서둘러 예수진을 따라 촬영장으로 갔다.지금 그녀의 대역 배우는 소품팀의 도움으로 와이어를 달고 있었고, 계지원은 옆에서 연기를 지도해 주고 있었다.대역 배우는 그녀와 나이가 비슷해 보였다.이상한 매력이 있었다.그녀는 제작진 중 여러 사람이 그녀를 칭찬하는 것을 들었다.얼굴도 예쁘고 힘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운만 좋으면 연예계에서 쉽게 뜰 수 있다.예수진은 대역 배우가 상공에 매달려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좀 무서울 것 같았다.생각보다 어마어마한 높이에 예수진은 저도 몰래 몸이 떨렸다.마음속으로 미안하기도 했다.그녀는 대역 배우가 이 장면을 다 찍고 내려오면, 그녀에게 맛있는 음식과 작은 선물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현장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와이어 하나가 갑자기 끊어지며 대역 배우는 공중에서 몸을 휘청거렸다.모두가 놀라 비명을 질렀다.예수진도 놀랐다.대역 배우는 몇 미터 상공에서 그대로 추락했고 공교롭게도 그녀의 몸 위로 떨어졌다.그녀는 피할 겨를도 없이 대역에게 깔렸다.두 사람은 쾅 하고 바닥에 넘어졌다.모두가 깜짝 놀라 움직일 수 없었다.한 남자가 카메라 앞으로 달려와 대역 배우 아래에 깔린 예수진을 들어 올리며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소리쳤다."빨리 병원으로!”그제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여러 사람이 예수진과 대역을 들어 올렸다.예수진은 그녀의 밴에 실려 빠르게 병원으로 출발했다.대역 배우도 다른 승용차에 실려 병원으로 출발했다.두 사람 모두 응급실로 실려 갔다.계지원의 몸에 피가 묻었다.예수진의 피인지 대역 배우의 피인지, 어쩌면 그 두 사람 모두의 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두려움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복도에서 갑자기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육은숙과 예준모가 급하게 달려오며 당황한 계지원을 물었다."지원아, 수진이 어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겨? 도대체 무슨 일이야?”"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대역 배우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17화

    "환자의 간 손상으로 출혈이 심해 AB형 혈액이 필요해요. 하지만 현재 병원 혈액은행에 응급상황이 발생해 필요한 혈액을 공급할 수 없어서 가족 혈액을 예비로 사용할 수밖에 없어요. 가족 중 AB형 혈액형인 분들께 헌혈을 해줄 수 있는지 연락해 주세요. 저도 병원 상부에 보고해 다른 병원에 보관된 혈액을 구해볼게요."간호사가 빠르게 말했다. "환자분 상태 아주 비관적이에요. 그러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육은숙은 놀라서 정신이 혼미해졌다.만약 수진이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안돼."혈액부터, 혈액부터."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예준모가 손을 떨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며 말했다."현경이더러 AB형 혈액형인 직원들 모두 병원으로 빨리 데리고 오라고 할게.”옆에 있던 계지원은 긴장감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그는 AB형 혈액이다.하지만 그는 예수진에 헌혈해 줄 수 없었다.예준모가 전화를 다 돌렸다.그는 육은숙을 바라보았다.“금방....”육은숙은 그 순간 무엇인가 떠올랐다.그녀는 예준모를 보며 물었다."여보, 혈액형이 뭐예요?”"A형."예준모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그녀가 잘못 기억한 것이 아니다.예준모는 A형이다.그녀도 A형이다.그런데 예수진이 어떻게 AB형 혈액일 수 있지? !예준모도 순간 조용해졌다.그와 육은숙은 A형인데 어떻게 AB형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두 사람은 서로를 보았다.육은숙은 재빨리 간호사실로 갔다."간호사 선생님, 응급실에 가서 예수진 혈액형이 잘못됐는지 물어봐 줘요. 저희 부부 모두 A형인데 제 딸이 어떻게 AB형이죠?.”"네, 잠시 기다리세요." 간호사가 얼른 대답했다.간호사는 응급실 내부에 다시 연락했다.간호사가 알아본 결과, 예수진의 혈액형은 AB형이 맞았다.지금, 이 순간.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순간적으로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예수진이 그들의 친자식이 아니라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아니.어떻게 아닐 수 있어? !예수진은 예준모를 많이 닮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18화

    응급실 문이 열렸다.안색이 창백하고 허약해 보이는 한 여자가 나왔다.크게 다쳐 보이지는 않았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육은숙은 가희를 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가 임신했을 때, 그들 집의 가사도우미인 가연도 마침 아이를 가졌다. 가연은 그들의 집에서 아이를 낳은 후 딸을 데리고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며 육씨 저택을 떠났다......아닐 것이다.육은숙의 안색은 창백해졌다.그녀는 자신에게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말도 안 된다.그녀가 20년 넘게 키운 딸이 자기 친 딸이 아니라니, 받아들일 수 없다.그러나 예수진의 혈액형…육은숙은 의사에게 달려가 물었다. "가희 양의 혈액형은 무엇이죠?”"A형이네요.”또 다시 심장이 아파졌다.예수진과 많이 닮은 그녀를 보며 육은숙은 이성을 잃었다.그녀는 몸을 떨며 눈앞의 가희를 바라보았다눈앞이 흐릿해졌다…가연은 서둘러 가희를 데리고 떠나려 했다."가지 마." 육은숙은 가희를 붙잡았다."사모님, 제 딸은 병실로 올라가야 해요…”"네 딸이 확실해?”육은숙은 그녀에게 또박또박 물었다.가연의 눈빛이 흔들렸다.우물쭈물하는 그녀의 모습에 육은숙의 마음을 더욱 굳혔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예준모를 바라보았다.예준모는 그 자리에서 완전히 굳어 있었다."예준모, 이게 무슨 일이야! 말해봐!" 육은숙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 "당신과 가연이랑 도대체 무슨 관계야?! 예수진은 도대체 누구 딸이야?!”복도는 육은숙의 괴로움 가득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계지원은 어렴풋이 뭔가를 깨달았다.현재.복도에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모두 육씨 그룹 AB형 혈액형의 직원이었다.육현경도 급히 달려오며 말했다."열 명이 왔으니 충분할 것 같아요. 수진이는 지금 어때요?"육은숙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육현경을 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억울했다."고모." 육현경의 목소리가 변했다.그는 육은숙의 모습에 놀랐다."예수진 가족분들, AB형 혈액형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19화

    "예수진 가족분, AB형 혈액형인 분들 도착하셨나요?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요…" 간호사가 다시 한번 재촉했다.분명히 복도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왜 헌혈하러 오는 사람이 없는 것일까?"고모,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봐요.”육현경이 재촉했다."안 돼!" 육은숙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녀의 눈은 붉어질 대로 붉어졌고, 마음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육은숙은 단 한 번도 이렇게 행동한 일이 없었다.그녀는 20년 넘게 다른 사람의 딸을, 남편의 사생아를 자기 딸처럼 키운 것이다. 그리고 자기 친딸은 밖에서 고생했다.그녀는 예수진을 애지중지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그녀는 지금 소금물을 한 바가지 먹은 것처럼 속이 메스꺼웠다."사모님."가연은 육은숙 앞에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제발 수진이를 살려주세요. 모든 게 제 잘못이에요. 복수하고 싶으면 저에게 복수하세요. 제가 그때 귀신에게 홀려서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어요. 사모님처럼 수진이도 피해자예요. 제발 수진이를 살려주세요...”"피해자라고?”육은숙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은 가연을 발로 걷어차서 넘어뜨렸다. "수진이가 죄가 없다고, 그럼 내 친딸은? 무슨 권리로 내 딸을 고생하게 했어? 이 육은숙의 딸이 어이없게 수진이의 대역을 했어. 만약 이번에 잘 못 됐으면, 난 방금 알게 된 내 친딸과 영원히 이별할 뻔했어!”말할수록 육은숙은 감정이 격해졌다.그녀의 얼굴 빨갛게 되며 일그러졌다.눈앞의 이 여자를 목 졸라 죽이고,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었다.그녀가 어떻게 감히 이런 일을 할 수 있던 것인가?어떻게 감히 나를 속였던 것인가?!가연은 육은숙이 꿈쩍도 하지 않자, 바닥에서 급히 일어나 예준모에게 무릎을 꿇었다. "제발 수진을 살려주세요. 수진도 어쨌든 당신의 친딸이에요. 제발 살려주세요... ”예준모는 가연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그날 그는 술에 취해 육은숙과 또 말다툼했다. 육은숙은 육씨 집안에서 태어나 상류층 자제로 교육받고 자랐다. 그는 그저 평범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20화

    예수진을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그는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그 순간 계지원은 조용히 간호사에게 다가갔다.생각해 보니 자신이 AB형인 것 같았다."사모님, 제발, 수진이를 살려주세요. 저만 탓하시면 안 될까요? 제발요..."가연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가슴이 찢어질 듯이 울었다.당시, 자기의 나쁜 마음이 자기 딸에게 돌아오게 될 줄은 몰랐다.예수진이 정말 죽으면...가연은 생각도 하기 싫었다.그녀는 끊임없이 육은숙을 향해 빌었다.미친 듯이 빌고 있는 그녀의 이마는 피투성이가 되었다.육은숙은 외면했다.그녀는 돌아서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 보이는 가희 곁으로 걸어갔다. 가희를 바라보며 육은숙은 차갑게 말했다. "가장 좋은 병실에 입원시켜 주세요. 아무도 내 허락 없이는 면회할 수 없게 해주세요.”육은숙은 병원 관계자에게 말했다.병원관계자는 그녀의 신분을 알고, 서둘러 그녀의 말대로 하겠다고 했다.육은숙은 가희와 함께 떠나며, 육현경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현경아, 너는 내 혈육이고, 가장 친밀한 사람이야. 네가 고모를 배신하지 않고, 고모를 슬프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육현경은 고모의 뜻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고 있다.예수진을 구하지 말라는 것이다."현경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 육은숙은 예준모를 힐끗 쳐다봤다.그녀는 엄청난 분노와 치욕스러움을 느끼며 예준모를 정말 죽이고 싶었다."아무것도 하지 마.”육은숙는 가희를 밀며 함께 응급실 복도를 떠났다.그녀가 떠나자, 복도는 잠시 조용했다."큰 도련님..."가연은 황급히 육현경에게 사정하기 시작했다.육현경은 그녀를 보지 않고 차갑게 예준모를 바라보았다.예준모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지금,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그는 예수진을 구할 능력이 없었다."고모부, 이 모든 일은 고모부의 자업자득이에요. 수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건 고모부의 잘못이에요. 알아서 처리하세요."말을 마친 육현경은 육씨 그룹의 직원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21화

    예수진은 다시 눈을 떴다.벌써 다음날이 되었다.그녀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촬영장에서 그렇게 큰 사람이 갑자기 그녀에게 떨어져 못 견딜 만큼 아파 쓰러졌던 것을 떠올렸다.자기가 얼마나 다친 건지도 알 수 없었다.대역 배우는 어떻게 됐는지도 몰랐다.그녀는 무기력할 뿐이었다.“깼어?”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예수진은 시선을 옮겨 계지원을 보았다.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보기 싫은 사람이지만 자주 마주친다.게다가 그녀에게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엄마, 아빠는?그녀의 부모님이 그녀가 다친 것을 알면 분명 굉장히 힘들어하실 것이다.혹시 어제 밤새 간병하다가 몸이 안 좋아서 다시 돌아가셨나?!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허름한 병실이 보였다.그녀가 어떻게 이런 곳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계지원, 우리 부모님한테 말 안 했어?” 예수진은 불쾌하다는 말투로 물었다.육씨 가문 사람들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일부러 숨기는 건가?정말 계지원은 왜 이렇게 이기적인 걸까?만약 그녀가 정말 죽었다면?계지원은 대답하지 않고, 담담히 물었다. “어디 불편한 데 있어?”“그렇게 가식 안 부려도 돼. 계지원,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만약 당신이 촬영장 점검을 제대로 못 해서 일어난 사고라면, 우리 부모님과 할아버지한테 절대 숨기지 않을 거야!” 예수진은 단호하게 말했다.그녀는 계지원을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배 안 고파? 뭐 좀 먹을래?” 계지원은 또 말을 돌렸다.예수진이 몸을 조금 움직였다.일어나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릴 생각이었다.계지원과 쓸데없는 얘기도 하기 싫었다.“움직이지 마. 너 지금 간 손상으로 의사 선생님께서 일주일 동안 침대에 누워서 쉬어야 한다고 하셨어.” 계지원이 급히 그녀를 말렸다.“건들지 마.” 예수진이 온 힘을 다해 말했다.계지원의 손은 천천히 예수진의 몸에서 떨어졌다.예수진도 더 이상 따지지 않았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침대 세워 줄게.”예수진의 심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22화

    육은숙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그녀는 예수진 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넌 내 딸이 아니야. 앞으로 엄마라고 부르지 마.”예수진은 멍해졌다.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어떤 사고를 치고, 아무리 말을 안 듣고, 아무리 많은 잘못을 했더라도 그녀의 엄마는 이렇게 엄격히 그녀를 혼낸 적이 없었다.이번엔 정말 화가 많이 난 걸까?그래도 정말 죽을 뻔했는데.예수진은 손을 뻗어 육은숙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리려고 했다......하지만 육은숙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피했다.육은숙은 혐오스럽다는 듯한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예수진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아무리 그래도 육은숙은 이렇게까지 차갑게 그녀를 대한 적 없었다.만약 정말 그녀에게 위험한 일이 생겨서 화가 많이 난 상태라 해도 그녀는 생사가 오갔었고,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끌어안고 울었을 것이다.이렇게 냉담한 태도는, 그녀가 정말 육은숙의 친딸이 아니라는 착각까지 들게 했다.“엄마, 왜 그래?” 예수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수진,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너 내 딸 아니야.” 육은숙의 태도는 차갑고 딱딱했다. “다시는 엄마라고 부르지 마!”“엄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어떻게 엄마 딸이 아니야. 나 아빠랑 똑같이 생겼잖아. 나 주워 왔다는 말을 누가 믿어......” 예수진은 일부러 더 웃어 보였다.사실 속으로는 이미 두려움이 몰려왔다.그녀는 육은숙의 모습에 정말 놀랐다.“넌 예준모 딸이지 내 딸은 아니야. 내 친딸은 가희야. 네 대역 배우.” 육은숙이 천천히 말했다.“어떻게? 엄마 설마......”“여기 친자 확인 결과야.” 육은숙은 친자 확인 결과서 두 장을 예수진의 얼굴에 던졌다.예수진은 황급히 서류를 집어 들어 보았다.다른 한 손이 링거를 맞고 있다는 사실조차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이때 바늘이 조금씩 당겨졌고, 바늘이 팔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 또렷이 느껴졌다.하지만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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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5화

    그 말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지자 예수진이 다급히 말을 받았다.“너랑 나랑은 다르지.”“뭐가 다른데?”“난 너 안 좋아하니까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거야.”그런 아픈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예수진에 하도경은 충격받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헤어질 때 준 상처로는 부족했는지 만날 때마다 이렇게 하도경의 가슴을 후벼 파는 예수진이었다.“진짜 사랑했던 사람들은 친구가 될 수 없어, 내 말이 맞지 지수야?”일부러 하지수를 언급했지만 그녀는 입술만 말아 물고 있었고 오히려 송문수가 대답을 가로챘다.“그냥 친구로 지낼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해서 그럴 수도 있지.”하지수는 입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냈고 예수진은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막 뱉는 송문수를 노려보며 저 싹수면 이혼당할 만하다고 생각했다.“우리 진짜 오랜만에 모인다, 다음에 만날 때쯤이면 우리 애도 다 태어났겠어.”“도경아, 오늘은 진짜 취하기 전엔 아무도 집에 보내지 말자.”계지원이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하자 하도경도 눈치 있게 대꾸했다.“좋아.”어차피 예수진 때문에 마음고생을 너무 해서 더 다칠 마음도 없었기에 하도경은 공허한 제 가슴에 술이나 퍼부으려고 맥주를 따기 시작했다.그렇게 남자들 앞에 한 병씩 놓아준 하도경은 여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 여자분들은 물, 우유, 음료수 중에 고르세요.”“전 물 마실게요, 알아서 마실 테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전 맥주 주세요.”평소엔 술을 즐기지도 않고 예수진과 소이연이 마실 때만 한 잔씩 같이 마시던 하지수가 갑자기 맥주를 요구하자 다들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쳐다봤다.“오랜만에 보는 거니까 저도 한잔하고 싶어서요. 요즘 송승우 옆에만 있느라 또 언제 나올지도 모르잖아요.”“송승우는 좀 어때?”궁금한 건 못 참는 예수진이었기에 말 나온 김에 하지수를 향해 물었다.“아직도 죽겠다고 난리야?”“아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다 큰 남자가 왜 자기 목숨으로 가족들 협박하는 거야?”처음에는 송승우를 안타까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4화

    그 한 달 동안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부모님이 같이 밥이라도 먹자고 집으로 불러도 송문수는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말은 그렇게 해도 본인이 내키지 않아서 안 온다는 걸 허영지와 송기명은 알고 있었다.불행 중 다행으로 송승우의 회복속도는 눈에 띄게 빨랐다.송씨 집안 주치의가 매일같이 검사를 진행하며 회복속도를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두 달 뒤에 바로 의족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견도 듣게 되었다.그 말에 허영지와 송기명도 마침내 큰 시름을 덜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송승우와의 교제를 약속한 하지수도 매일 그의 옆을 지키며 함께 재활 치료를 진행하고 있었다.그렇게 별장에서만 지내던 어느 날, 하지수는 예수진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곧 출산하는 데 그러면 산후조리원에 가야 해서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지 못하니 그전에 한 번 만나서 원 없이 밥이나 먹자는 연락이었다.그 말을 들은 하지수는 자신에게도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싶어 더 고민할 것도 없이 그녀의 제안을 수락했다.지금 본인의 상태가 우울한 건지는 잘 몰랐지만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송문수도 가는 거야?”예수진과 밥을 먹으러 간다는 얘기를 송승우에게 했을 때 그가 던진 첫마디가 바로 저것이었다.송문수와 예수진의 사이가 돈독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송문수와 하지수가 따로 만날까 봐 걱정돼서 한 질문인 것 같았지만 하지수는 바로 대답했다.“몰라요, 그건 안 물어봤어요.”“그런데 문수 씨가 간다고 해도 내가 못 갈 이유는 없잖아요. 송문수 때문에 내 가장 친한 친구를 안 볼 순 없어요.”하지수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 당황했던 송승우는 멋쩍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냥 한번 물어본 거야. 속 아프니까 술은 너무 많이 마시지 마.”“네.”그날 저녁 하지수는 바로 예수진의 집으로 향했다.그때 집에는 예수진의 가족뿐이었는데 안 본 사이 더 커진 배를 보니 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3화

    이혼 시간까지 다 정하고 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둘은 가만히 소파에 앉아있었다.그 숨 막힌 정적 속에서 한참을 앉아있던 송문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말을 마친 송문수는 하지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등을 돌려 집을 나서버렸다.서울을 떠날 때처럼 미련 없이 돌아서는 송문수에 하지수의 시야가 흐려졌다.하지수는 뿌얘진 시야에 끝까지 그의 뒷모습을 담았다.이튿날, 하지수는 약속대로 송문수와의 이혼을 위해 법원으로 향했는데 송문수는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하지수가 차에서 내리며 안에 앉아있는 또 다른 이와 뭐라고 말하는 걸 지켜보았다.그 안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송승우일 것이기에 송문수는 시선을 돌리며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이 금지된 상태였기에 그는 이런 식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고 있는 것이었다.하지수는 대화를 마친 건지 종종걸음으로 송문수에게 다가가 말했다.“오래 기다렸어? 미안해.”“아니야, 내가 빨리 온 거야.”그녀가 제게 다가오자 송문수는 라이터를 주머니에 찔러넣으며 말했다.“들어가자.”“그래.”그렇게 둘은 법원으로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송문수가 합의서를 건네며 말했다.“내가 알아서 작성했는데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바로 말해줘, USB 챙겼으니까 여기서 고칠 수 있어.”사실 어젯밤 송문수가 파일을 보내와서 하지수는 이미 확인을 마친 상태였다.둘 사이에는 자녀가 없으니 양육권 싸움도 없었고 이익을 따지는 사이가 아니니 재산분할에도 큰 문제 없었다.그럼에도 제게 40억을 주겠다는 송문수를 하지수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어차피 큰돈도 아니라서 헤어지는 대가로 주겠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가 그저 받기로 했다.송문수한테는 정말 적은 돈이긴 하니까.그리고 돈으로서 둘 사이를 깔끔히 정리하는 걸 송문수도 원할 것 같아 하지수는 결국 그걸 받는 조건으로 서류에 사인을 한 것이다.이혼서류를 제출하자 직원이 한 달간의 이혼 숙려기간이 있다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2화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핸들을 잡은 손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제멋대로 날뛰는 심장임에도 송문수는 그걸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향했다.차가 멈추자 하지수는 송승우를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는데 송승우의 몸은 껌딱지처럼 하지수에게 딱 달라붙어 있었다.그를 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앉히는 모든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마치 매일 하던 행동인 것 마냥, 그래서 몸에 배어버린 것마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하지수, 송문수, 송승우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허영지와 송기명도 마침 도착해있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 보름 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집이 그리웠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아무리 편한 호텔에서 자도 제집만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먼저 잠부터 청했다.그리고 송승우도 피곤해해서 하지수는 휠체어를 밀며 그를 방에 데려다주었다.순식간에 혼자 남아버린 송문수는 소파에 앉아 하지수를 기다렸다.원래는 송문수를 데려다주고 나가려 했는데 저에게 할 말이 있다는 하지수 때문에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솔직히 하지수가 언제 내려올지는 미지수였기에 송문수는 하지수가 잠에서 깬 다음에 내려올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그렇게 되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지만 송문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에서 홀로 내려오는 하지수가 보이자 송문수의 심장박동은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몸에 힘이 자꾸만 들어가며 뭐가 그렇게 긴장되는지 몸을 가만둘 수가 없었다.하지수가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옆에 자리 잡고 앉기는 했지만 둘 사이에는 아직도 어색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부부인데도 부부답지 않았고 가족임에도 가족 같지 않은 둘의 애매모호한 사이 때문이었다.이렇게 보니 제 인생은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는 것 같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나한테 할 말 있다며, 뭐야?”송문수는 더 이상의 희망을 품지 않기 위해, 하지수와 한 지붕 아래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1화

    “난 충동적인 적 없어요, 그리고...”하지수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송승우가 대뜸 소리를 질렀다.“그럼 너 나랑 다시 사귈 수 있어?”터무니없는 그의 말에 하지수는 적잖이 당황했는데 송승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네가 내가 아닌 송문수를 좋아한다는 걸 난 못 믿겠어. 난 아직도 네가 그때 내가 말도 떠난 일로 화내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나랑 다시 사귀자. 6개월만 만나보고 그때도 네가 송문수를 선택한다면 나도 깔끔하게 포기할게.”하지수는 자신이 송승우를 다시 좋아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가 완벽히 포기해야 끝나는 싸움이었기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버렸다.하지수는 이제 송승우와의 이 지긋지긋한 인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좋아요.”하지수가 긍정적인 답을 하자 자신만만했던 송승우의 얼굴에는 바로 미소가 번졌다.자신이 한쪽 다리를 잃긴 했지만 송승우는 그래도 하지수의 사랑을 다시 거머쥘 자신이 있었다.송승우는 단 한 번도 송문수를 제 상대로 여겨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하지수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렇게 완벽한 저를 놔두고 멍청한 송문수를 선택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조건이 하나 더 있어.”“말해요.”“문수랑 이혼부터 해.”“네가 나랑 사귀겠다고 했잖아. 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게 싫으니까 당당하게 너랑 만나고 싶어.”송승우의 말에 하지수는 입술을 말아 물고 생각에 잠겼다.송문수와의 결혼 관계를 유지하며 송승우와 만나는 건 바람피우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데 그건 서로에 대한 존중을 깨는 거라서 하지수도 썩 내키진 않았다.“알겠어요.”하지수가 이혼만 하면 저와 재결합을 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기에 송승우의 미소는 아까보다 더 선명해졌다.“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요.”“뭐든 말만 해.”기분이 좋았던 송승우는 하지수가 제시한 조건을 고민도 없이 받아들였다.송승우는 하지수는 어차피 저 아니면 안 된다고 자신을 하고 있었다....일주일 뒤, 송승우가 퇴원하자 드디어 가족들이 전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0화

    “네.”“회사 일을 이제는 문수가 다 책임지고 있으니까 빨리 가는 것도 맞지, 승우도 많이 좋아졌으니까 이제 매일 간호할 필요도 없잖아.”하지수를 직접 키워온 허영지는 그녀의 기분이 안 좋다는 걸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그래서 빈말이지만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네.”그런 허영지의 노력을 보아낸 건지 하지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아빠도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저 이제 중환자실에서도 나오고 의사 선생님도 별문제 없다고 했으니까 두 분은 먼저 돌아가서 쉬고 계세요. 며칠만 더 있으면 퇴원도 가능하다고 하잖아요.”“그래.”송승우의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마음을 놓을 수도 있었고 또 지금 하지수와 단둘이 있고 싶어 하는 아들의 속내가 너무 눈에 훤해서 허영지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우린 그럼 먼저 갈게. 지수야, 승우 잘 부탁해. 네가 고생이 많다.”말이야 친절하기 그지없지만 사실은 하지수의 발을 여기 묶어두는 거나 마찬가지였다.“네.”하지수 역시 제 시어머니의 의도를 알지만 거절하지는 않았다.하지수의 대답을 들은 허영지는 마음이 한결 놓여 송기명을 밀며 병실을 빠져나갔다.송기명은 등 떠밀려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데에 대한 불만이 많아 보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허영지와 송기명이 나간 병실에는 하지수와 송승우 둘뿐이었다.“과일 좀 먹을래요?”“응, 고마워.”하지수가 먼저 그 어색한 정적을 깨며 묻자 송승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배를 집어 든 하지수는 열심히 깎기 시작했는데 송승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한참 지나 껍질을 다 깎아낸 하지수는 배를 작게 썰어 송승우의 앞에 놓아주었다.“천천히 먹어요.”“넌 안 먹어?”“입맛 없어요.”송승우는 입맛 없다는 하지수에게 굳이 권하지 않고 천천히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도도하고 자신만만하던 송승우의 모습을 다시 본 하지수는 송승우의 말대로 거기에 자신의 공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9화

    하지수는 송문수를 따라 송승우의 병실을 빠져나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앞을 향해 걷기만 했다.병원 입구에 도착하자 송문수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이 보였다.그래도 작별인사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차 문도 열지 못하고 망설이던 송문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결국 그냥 차에 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가 그를 불러세웠다.“문수 씨.”“장안시로 돌아가면 서울엔 다시 올 거야?”“안 올 것 같아 아마. 송승우도 많이 나았으니까 얼마 안 있으면 퇴원하겠지. 그럼 엄마 아빠가 송승우 집에 데려가서 보살피려 할 텐데 내가 뭐하러 여기까지 와 힘들게.”“그래서 나 혼자 여기 버려두겠다는 거구나.”하지수가 내뱉은 담담한 한마디에 송문수는 심장박동이 멎는 것만 같았다.숨을 내쉴 수조차도 없이 가슴이 아파와서 그는 이를 악문 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여전히 침묵만 유지하는 송문수에 마지막 기대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이제 그만 그를 보내주기로 했다.송문수 말대로 자신은 그저 그가 마음을 다잡을 때 마침 옆에 있었던 여자일 뿐이니,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것도 욕심인 것 같았다.아무리 노력해봐도 송문수의 마음은 저를 향하지 않으니 하지수는 이제 그와의 사이를 끝내려 했다.“조심히 가.”이렇게라도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확인했으니 하지수는 그거면 된 것 같았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지만 저 짤막한 한마디만 내뱉고 웃으며 돌아섰다.그 작은 몸통이 외로이 돌아서는 걸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왔다.정말 제가 하지수를 버린 것만 같아서, 또 하지수를 혼자만 남겨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려왔다.주먹을 꽉 말아쥔 채 온몸을 떨어대던 송문수는 당장이라도 그녀에게로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그는 제 충동을 잠재우며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뎌 결국 차에 올라탔다.하지수에게는 송승우가 있었으니, 그녀는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혼자일 리는 없을 것 같아서 그는 미련 없이 돌아서기로 했다.한편 한참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8화

    송승우가 병실을 옮기고 나니 가족들은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엄마, 아빠 고생 많으셨어요. 저 걱정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죠.”“너만 괜찮을 수 있다면 우린 뭐든 다 할 수 있어.”병원 침대에 누운 채 감성 어린 말을 하는 송승우를 향해 허영지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허영지는 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나온 뒤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았다.더 이상 나쁜 생각은 하지 않고 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본인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 같았다.“제가 하루빨리 마음 다잡아서 이제 엄마 아빠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넌 한 번도 우릴 실망시킨 적이 없는 애야, 넌 계속 우리의 자랑이었어.”제 손을 잡은 채 저와 눈을 맞추며 말하는 엄마를 향해 송승우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정말 눈물 나도록 다정한 모자지간이었다.송승우가 병실을 옮긴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온 송문수도 병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의 대화에는 끼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라이터만 만지작거리는 그는 어쩐지 제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한편 허영지와 대화를 나누던 송승우는 하지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아직까지도 간호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물어가며 앞으로는 어떻게 재활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묻고 있었다.자신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하지수를 보며 송승우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마워, 지수야.”“아니에요, 당연한 일인데요 뭘.”“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빨리 마음 다잡을 수 있었어. 너 아니었으면 현실을 이렇게 빨리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야.”“나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워.”하지수는 결국 그 감사 인사를 받아들인다는 듯 웃어 보이고는 다시 간호사를 보며 디테일하게 보호자로서 해야 할 일들을 물었다.다들 제 자리를 잡은 듯한 모습에 송문수는 그만 병실을 나가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그때 송기명이 그를 불러세웠다.“문수야, 어디 가?”“장안시로 돌아가야죠 이제.”담담히 말하는 송문수에 송기명은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지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7화

    허영지의 말에 다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고 그 시선 끝에는 하지수가 서 있었다.하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서 있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지수야, 여긴 어떻게 왔어?”그런 하지수를 본 허영지는 다급히 그녀에게로 달려갔다.하지수가 송문수의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들었다면 둘 사이에 감정이 있든 없든 마음이 아플 것은 당연지사였기에 허영지는 하지수가 안쓰러웠다.하지수는 굳어버린 고개를 힘겹게 돌리며 허영지를 향해 말했다.“일어나보니까 호텔에 아무도 없어서 왔어요.”눈 떠보니 사라져버린 송문수에 빠르게 병원으로 달려온 거지만 혹시나 송문수가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오지 말라고 말릴까 봐 연락은 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송문수가 또다시 허영지와 싸울까 봐 말도 없이 온 건데, 오자마자 하지수는 송문수가 내뱉는 차가운 말들을 모조리 들어버린 것이다.저를 물건 취급하며 송승우에게 넘겨주겠다는 송문수의 말에 하지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이제 좀 달라진 줄 알았는데, 송문수한테 저는 여전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란 걸 이렇게 알게 될 줄은 몰랐는데...모든 게 다 저 혼자만의 착각인 것 같아 하지수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아직도 많이 피곤해서 전 이만 호텔로 돌아가 볼게요.”그래서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병원을 나섰다.자신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등을 돌리는 하지수를 보며 허영지 역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하지수가 친딸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키워왔던 아이였기에 허영지는 그녀를 친딸 이상으로 아껴주었다.부모도 잃은 아이가 저렇게 충격받은 모습으로 자리를 뜨는 게 가슴이 아팠지만 허영지는 끝내 송문수 더러 하지수를 위로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허영지는 이번에도 이기적이게 송승우를 위해 송문수를 희생시킨 것이다.송승우가 나을 수만 있다면 송문수와 하지수 사이에는 아무 감정도 없다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이들을 두고 볼 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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