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임무에 실패하고 이도현의 심상치 않음을 깨달아 저격용 총마저 버리고 나무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 눈 깜짝할 사이 캄캄한 밤에 사라져 버렸다.“선배! 조심하세요. 제가 가서 죽이겠어요!"이도현은 말을 끝내자마자 바람처럼 달려가는데 그 속도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빌어먹을! 쫓아왔어! 흩어져!"두 명의 저격수는 야행복을 입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신체 구조에서 1남 1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두 사람은 흩어져 이도현은 여자를 쫓아가지 않고 남자가 도망가는 쪽으로 쫓아갔다. 여자를 쫓는 건 그래도 서툴지 말이다.두 킬러는 얼핏 봐도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다. 도망가는 방향은 모두 사람이 많은 거리였다. 인파 속에 몰려들면 이도현은 그래도 고려가 많아질 것이고 도망갈 기회도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그들은 이도현의 실력을 과소평가하였다. 그들이 갈라진 지 얼마 안 돼서 거리 우세는 완전히 없어졌고 이도현은 번개처럼 나타나 검정 옷차림의 남자 앞을 가로막았다.“너···”남자 킬러는 크게 놀랐다! 귀신 보듯이 이도현을 쳐다봤다. 무슨 수를 썼는지 이도현이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말해! 누군데 왜 나를 죽여! 누가 보냈어?” 이도현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무런 감정도 없는 어투로 한 말은 킬러의 귀에 오히려 강압적인 압박으로 들렸다.비록 당황했지만 필경 칼의 피를 핥아먹는 삶을 해왔던 사람들인지라 잠깐의 경악 후 눈에는 갑자기 살기를 뿜어내며 즉석에서 비수를 꺼내 이도현을 향해 찔렀다."녀석···죽어···"“흥! 어리석고 고지식한 사람 같으니라고!”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으로 남자의 머리 위를 찔렀다.가볍게 찌른 것이 장난처럼 보여도 남자는 큰 펀치라도 받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뒤로 넘어지면서 숨을 멈췄다.한 시대의 킬러! 결국 길거리에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사회에서 무사히 살려면 언젠가는 베풀게 되어 있어.” 이도현은 말을 하고 나서 바닥에 시체를 쳐다보지도 않고 재
"말 안 할 거지? 괜찮아. 난 어떻게든 널 입 열게 할 수 있어!"이도현은 말하면서 여자 킬러의 목덜미를 잡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뒤에서 위엄스럽고 정의로운 목소리가 전해왔다."그 여자를 놔주세요!"이도현이 뒤를 돌아보니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었다. 지금 총을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다."경찰 아저씨! 살려주세요! 이 아저씨가 저를 강간하려고 했어요. 따르지 않으면 저를 숲속으로 데려가 죽이겠다고 했어요. 경찰 아저씨! 저를 살려주세요!"여자 킬러는 불쌍하고 놀란 척하며 큰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남자들은 여자들과 대면할 때 보통 동정심이 넘친다. 천성적인 성격이라 앞장서서 보호하고 싶고 하는 것이 인류의 특성이다.여자 킬러의 가련한 모습을 본 경찰들은 삽시 이도현을 강간범으로 여겼다. 경찰은 소리쳤다."동작 그만! 그 여자한테서 손 떼. 두 손을 머리 뒤로 감싸고 쪼그리고 앉아!"말하는 사이에 쿵 하고 탄알을 장탄하여 이도현을 겨냥하였다.헐! 아직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쏴 죽인다고!너야말로 약자지!이런 장면을 보고 이도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그의 재능은 아마 천하제일일 것이다. 그러나 8년이란 시간은 모두 스승과 함께 보냈다.스승의 눈에는 세상사란 때리고 죽이며 주먹이 센 사람이 살아남는 사회이다.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주먹이 세다 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도리를 따져야 한다. 적어도 껍질 사회에서는 그러하다.특히 경찰을 상대할 때나 나라 국민들을 상대할 때는 타도하고 죽인 것이 아니라 세상 물정에 의해야 한다."지금 이 여자가 킬러라고 하면 믿으세요?" 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말했다."새끼가! 우리가 그걸 믿을 거로 생각했느냐?""이렇게 아름답고 연약한 여자가 살짝 다쳐도 바람에 날라가게 생겼는데 킬러라니 우릴 보고 어떻게 믿으라고? 누굴 죽이려고 하는 건데? 닭을 죽여?""이봐! 그 여자를 빨리 풀어주고 따라와. 관대한 처벌을 받게 해줄 테니! 일 계 남자가 뭘 하면 안 돼서 강간 짓을
"흥! 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딱 한 번만 경고한다? 당장 떠나. 업무 집행 방해하지 말고. 아니면 동죄로 처벌받을 거야."“감히! 이 여자 방금 나와 내 후배를 죽이려고 한 킬러야! 킬러를 도와 우리 후배를 괴롭히다니? 너희 한패지?" 신연주는 오히려 적반하장을 했다.“무슨 소리야? 당신이 이 여자가 킬러라고 하면 킬러인거야? 당장 떠나. 그렇지 않으면 봐주지 않을 거다! ” 경찰은 매우 화가 났다.“믿거나 말거나. 내 후배는 너희들 건드릴 자격이 없어. 나를 몰라도 괜찮아. 이건 뭔지는 알지! ” 신지연은 비황금패를 쥐며 말했다.“너... 봉황 팀의 사람이야? ” 금패를 본 경찰은 놀라서 말했다."알면 됐어. 너희들 총, 거두지 못해?" 신지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나으리! ” 경찰들은 바로 태도가 180도로 바뀌어 너도나도 총을 거두고 신연주에게 공손히 대했다.“여긴 너희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니까 빨랑 꺼져! 너희 태도가 좋으니까, 공로를 타게 해줄게. 삼리 밖 골목에 시체 한 구가 있어. 킬러 암수쌍살중 수살이니까 시체를 거둬서 윗분한테 바쳐"“네! 감사합니다, 나으리!” 경찰관 몇 명은 신연주가 말한 곳으로 곧바로 달려갔다.경찰들의 마음은 점점 흥분과 기대로 가득했다. 쌍살 둘은 각국에서 수배하는 사람인데 그들에게 잡힌다면 그 공로가 얼마나 큰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암수쌍살! 암살! 아직까지 모른척할래! ” 신연주는 이도현이 목을 쥐고 있는 여자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흥! 이 언니가 진짜... ”“그만! 내가 너보다 어려. 나이를 많이 먹으면서도 나보고, 언니래. 네가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내가 구역질이나." 신연주는 분노하며 말했다.나이가 많다는 말을 듣고 싶은 여자는 종래로 없다. 신연주도 예외는 아니다.“암수쌍살! 염국 킬러 랭킹 3위! 암수쌍살은 어떤 임무든 두 사람이 동시에 출동하지. 천군만마 앞에도 두 사람이고 세 살배기 아이 앞에도 두 사람이지. 아쉽게 지금은 혼자만 남았네. 니 남자 우리 후배가
해 질 무렵 거리 한복판에 수백 명이 들이닥쳤다. 모두 검은 옷차림이었다. 기세등등하게 걷는 모습이 전문가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이런 기세에서는 피에 굶주린 느낌이 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늑대에게 찍힌듯한 느낌을 준다.뒤이어 두 중년 남자가 가운데서 나와 이도현을 바라보는데 눈에는 증오로 가득 찼다.“형님! 바로 이 녀석이 천우와 아버님을 죽인 사람입니다!”이 사람은 가슴에 흰 꽃을 달고 소매에는 검은 망사를 둘러 집안에 죽은 사람의 차림이었다.형님이라는 사람은 너무 실해서 배가 발등에 떨어질 지경이다.이런 사람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뚱뚱해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다.이때 돼지같이 살진 얼굴에 주름살에 가려진 눈은 분노와 증오의 불길을 내뿜으며 이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내 아들과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당신이야? 정말 담이 크구나!”어젯밤 이도현이 진천 산장을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씨 사람들은 산장의 깊은 곳에 진 할아버지와 진천우의 시체를 발견하고 두 형제는 사람들을 데리고 이도현에게 복수하러 왔다.지금 아버지와 아들을 죽인 살인범이 바로 앞에 있다. 진씨 가문의 맏이인 진용은 음흉하게 말했다.“죽여! 두 사람 죽이고 시체를 토막토막 내어 고기 속으로 만두를 만들어서 아버지와 아들의 제사상에 올리자!”음융한 목소리와 변태적인 말에 듣는 사람들조차 무서웠다.사람을 죽이면 됐지. 어떻게 만두에 싸서 네 아버지와 아들에게 바치려고 하니!네 아버지와 아들은 입맛이 특이해. 인육 만두를 먹어!“진씨 사람들! 제멋대로 굴지 않는 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진씨 멸망하게 될 것이야! 내 후배가 왜 네 아버지와 아들을 죽여! 이유가 있으니 죽였겠지.” 신지연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흥! 진성에서 내가 너를 죽이는 것은 너의 영광이야! 조상이 덕을 쌓은 셈이지. 감히 반항을 해! 천 번 만 번 죽어야 마땅해!” 진용은 소리 높여 말했다. “정말 포악하네. 잘난 척하고 있어. 이 진성이 네
“꺼져! 만약 내 후배를 귀찮게 한다면 죽은 돼지도 끓는 물을 두려워하는지 알려주겠어!”신연주는 돼지같이 살찐 진용의 얼굴을 독하게 두드리며 말했다.그녀는 완전히 큰 언니의 태도였다.다른 사람은 패기가 넘쳐흐르고 신연주는 패기가 폭발할 정도였다.말이 끝난 후 200kg이나 되는 진용의 몸을 번쩍 들고는 그대로 내던져 버렸다.“펑!”진씨 가문의 맏이인 진용은 땅에 떨어져 바닥이 흔들린 것만 같았다.진용은 이렇게 집어던져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일어서려 했지만, 몸이 너무 무거워 일어나지 못했다.밑에 사람들의 부축에 의해 간신히 일어났지만, 그는 감히 행패를 부릴 수 없었다. 신연주는 정말 자기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얻어맞고 마치 죽은 개처럼 내던져졌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사회에서 얼굴 들면서 다닐 수가 없다.그는 싸움에 패배한 사람들처럼 잔뜩 화가 나서 신연주를 보며 말했다.“신연주! 너…딱 기다려!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이 말을 하고서는 자기 사람을 데리고 풀이 죽어서 도망갔다.빨리 온 사람, 가는 것도 빠르다!왔다 갔다 하면서 따귀 몇 를대 때렸다. 놀라서 식은땀이 났는데 다이어트하는 셈이다.“쓰레기 같은 것들! 너 따위가 복수를 한다고! 쳇!”신연주는 황망하게 도망치는 진 씨 사람들을 깔아 보았다.처음부터 끝까지 이도현은 강한 선배의 연출에 보고만 있고 끼어들지 않았다.신연주의 큰 언니 같은 기세를 보면서 다소 숭배하고 있었다.그의 여덟 번째 선배인 신연주의 작은 마녀라는 호칭이 어떻게 온 것인지 이해했다.“선배 최고예요! 선배 대단해요!”이도현은 비위를 맞추면서 손뼉을 치면서 신연주에게 엄지척을 내줬다.“빨리 가! 얼른 집에 들어가! 네 와이프가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어!”“네 와이프를 생각하면 너를 진짜 한 대 때리고 싶어! 어떻게 사람을 집에서 쫓아낼 수 있어? 이게 남자로서 할 일이야?”“여자는 보살펴야 하는 것이야! 사납게 하는 게 아니라. 너도 나쁜 놈이야! 챙
귀가한 한지음은 이도현을 보자 급히 일어나 그를 향해 달려갔다.몇 걸음 달리다가 멈춰서 이도현을 향해 "도현 오빠!” 그 뒤로는 말을 잇지 못했다."왔구나!" 이도현은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그는 한지음이 그 일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게 모두 그녀의 어머니 이경숙이 돈에 눈먼 탓이다. 그는 마음속으론 화가 났지만 차마 한지음에 화를 풀어서는 안 되었다."에잇! 너희 둘 이게 재밌어? 사귄 지가 언젠데 아직도 꾸물거려! 야 인마, 지음이 데리고 네 방에 가, 몸 검사하든가 애를 만들든가. 침대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게 뭐 있어! 그리고 너희 둘 무슨 모순이 있다고 그래!"신연주는 역시나 입을 열기만 하면 낯간지러운 얘기다. 애를 만들라고 하다니,한지음은 아직도 아가씨인데 말이다. 한지음이 붉어진 얼굴을 보고 신연주는 계속해서 말을 꺼낸다."지음아, 너랑 내 후배 일은 내가 맡을게. 넌 이 신연주가 내정한 우리 후배 마누라야. 누가 감히 토를 달아!""한마디만 묻자, 우리 후배 여자 할래? 너의 생각이 아주 중요해!"이도현은 선배의 말을 듣더니 경악했다!이렇게 쉽게 인생을 안배 받다니!어느 시대인데, 중매결혼을 하다니? 이토록 봉건적일 수가!그래도 당당한 남자인데, 적어도 나의 의견을 묻는 게 순서가 아닌가!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신연주를 보며 말을 꺼내려고 하자 신연주의 사나운 눈길에 멈춰버렸다.무슨 뜻인지는 선명하다. 너 입 닥쳐! 신부를 만들어 주겠다는데 뭔 의견이 그렇게 많아! 라고 말하는 듯했다. 이토록 일방적인 선배를 상대하면서 이도현은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결혼을 성사해 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당연하지! 한지음은 당연히 마음이 끌렸다. 다른 건 물론 월드컵 수준인 축구 실력으로 팬마저도 격동해서 환호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겠는가."연주 언니…. 무슨 말을…. 어떻게 언니가....."한지음은 부끄러워서 쥐구멍을 찾고 싶었다.!아직 시집도 안 간 아가씨인데! 이런 얘긴 얼마나 낯간지러운가!"부끄러워하긴. 행복은
한지음의 모습을 보고 신연주는 대략 알아챘다!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후배야! 너 지음이 데리고 네 방에 들어가서 몸 검사해 줘, 며칠간 기분이 안 좋았을 거야! 신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봐줘......"신연주를 얘기하는 동시에 두 사람을 방으로 밀었다. !그리고 나서 본인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전화를 한 통 걸었다.전화 건너편은 신속하게 전화를 받았다."열째야! 너 어디야! 나 할 얘기가 있어!"어느 한 외딴섬에서 노출이 많은 복장 차림과 양 갈래머리를 하고 동안이면서 큰 가슴을 지닌 요염한 한 여자가 작은 칼을 휘두르며 놀고 있는데 그 장면은 무한한 상상을 연상케 한다.“선배! 저 지금 섬에 있어요! 무슨 얘기요? 말해요?"신연주는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 후배 너 알지. 산에서 내려왔거든 사부가 얘기한 적 있어?""네! 사부가 보내 준 편지 받았었어요. 안 그래도 요 며칠 후배 보러 준비하고 있는데! 선배도 갈 거예요?”"하하! 나 지금 염성 후배 집에 있어! 너 언제 올 건데?""어머! 선배, 그 후배 잘생겼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제 유형이에요?" 여자는 놀라서 물었다."이런! 색녀 같으니라고! 후배 엄청나게 잘 생겼거든. 수위는 내 위야! 이것도 사부가 말했었지? 후배의 척추는 교룡으로 바꿨어, 교룡이 워낙 음탕하잖아! 너 알지? 그때 가서 아주 호될 거야!" 신연주는 연신 웃으면서 말했다."어머머! 너무 기대되는데? 지금 당장 후배 보고 싶어. 하지만 저 지금 할 일 있어요. 당장은 못 떠나는데 며칠 뒤면 후배 보러 갈게요!" 여자는 음탕한 어투로 말한다."앗! 맞다, 선배! 아까 저한테 무슨 용건 있다고 했죠?"용건을 말하자니 신연주는 농담 기색을 버리고 표정이 엄숙하고 차가워졌다. "누군가 우리 후배를 죽이려고 해.블러디 킬에서 현상 배포해서 상금 8억이나 걸었어! 그리고 유명이 이 일에 끼어든 것 같아!""바로 전에! 나랑 후배가 암살 추격당했어. 킬러가 아마 염국에서 랭킹 5
어느 한 바다의 깊은 곳에 있는 섬에서, 한 채의 높은 빌딩이 세워져 있다. 건축 스타일이 스릴러가 넘쳐 멀리서 보든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보든 전체 건물이 마치 해골 머리모양과 같았다.여긴 바로 유명 조직 본부이다. 전체 섬이 높다란 식물들로 덮여있다! 외부인이 아무리 이곳을 탐사해도 건물만은 발견하지 못한다.방안에는 몇십 명이 있고 서로 다른 귀신 탈을 착용하였으며 이곳에 사람들은 이름이 없고 코드로만 불러 서로 모르는 사이다"명왕! 바로 전에 받은 소식입니다! 천급 암살령입니다.이도현을 암살하혀던 암수쌍살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션 실패입니다.!""실패라구!암수쌍살이 명색 염국에서 5위나 되는 자객들인데, 실패했다니! 이도현 이 사람이 쉽지 않은 모양이구나!"“그 미션을 계속 배포해!""알겠습니다! 명왕!""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누군가 블러디 킬에서 현상금 2억을 걸었습니다.신영성존을 죽이는 미션입니다.! 이것도 배포할까요?""뭐? 누군가 2억을 걸었다고?신영성존을 죽여야 한다고, 하…. 하하하! 맙소사, 그 새끼 가격도 얼마 안 되네, 퍼뜨려…. 지급 미션에 넣고, 허허! 봐야겠어, 그 독수리 새끼 이걸 보면 펄떡펄떡 뛰면서 난리겠지!"“블러디 킬을 열어봐봐, 봐야겠어. 대체 누가 이 미션을 올렸는지! 하하하......"명왕이라 불리는 귀신 탈을 한 사람이 큰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염라왕 가면을 쓴 사람이 급히 테이블에 있던 리모컨을 들고 컴퓨터를 때리기 시작한다. 모니터에 크게 블러디 킬 사이트가 떴다.염라왕 가면을 한 사람이 사이트를 열어 작업을 하려고 한 순간 모니터가 깜빡이더니 까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어서! 모니터에 비수 하나가 뜨고 아래 행에 글자가 새겨졌다.: "유명! 너 오래 살았지, 목을 씻고 있어. 당장 칼로 베 줄 테니까!"그 뒤! 사이트 전체가 이 화면에 고정되어 아무리 작업을 걸어도 화면이 변하지 않았다.모든 전원을 꺼야 했다. 삽시에 전 세계로 블러디 킬 사용자들이 접속하는 중에 모두 시스
결국, 이도현은 혼자서 떠나기로 했다. 윤선아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따라서 선배들은 걱정이 앞서도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그녀들이 이도현과 함께 간다면 오히려 이도현에게 해가 될 수도 있었다.이도현은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기에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면 재빨리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선배들이 따라간다면 도망칠 기회가 확 줄어들 게 분명했다.이도현은 떠나기 전 천사국에서 찾은 학선신침을 정제하여 자신의 내공을 한 단계 더 올리려 했다.“다섯째 선배, 어디 조용한 곳 없나요? 떠나기 전에 방금 얻은 선학신침을 정제하고 싶어요.”이도현이 솔직하게 물었다.“있어. 내 방 안에 밀실이 있어. 안내해 줄게.”기화영이 대답했다.그 후 기화영은 모두를 데리고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의 침대 머리 위, 아주 은밀한 곳에 장치 하나가 있었다. 기화영이 그 장치를 돌리자, 침대와 침대 뒤의 벽이 함께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그리고 방금 침대가 놓여있던 자리의 벽에 갑자기 문 하나가 생겼다.“다섯째 선배, 대단하시네요. 밀실을 침대 뒤에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연진이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해야 좀 더 안전할 것 같더라고. 밀실 안에는 전부 용팀의 기밀문서야.”“그... 그럼 제가 들어가도 괜찮을까요?”이도현이 물었다.“안 괜찮을 게 뭐 있어. 대선배도 너를 믿으시는데 내가 못 믿을 리 없지. 용팀은 너에게 숨길 게 없어. 편하게 사용해. 안에 불빛, 음식, 물 다 있으니까 안심하고 선학신침이나 정제해. 우리 선배들이 밖에서 호법을 만들어줄 거야.”“보안은 진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밀실은 이 하나의 입구만 있고 깊숙한 산속에 자리 잡고 있기에 어떤 무기도 이곳까지 폭파할 수 없어. 그러니까 우리가 이 문만 지키고 있으면 아무도 너를 방해하지 못할 거야.”기화영이 웃으며 말했다.“선배들, 마음만 받을게요. 제가 반나절 정도 걸릴 거니까 선배들은 그동안 편히 쉬고 있어요.”“우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네 할 일이나 해.”윤
“너희들이 후배를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그래야 후배가 제일 안전할 거야.”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선배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정말 별일 없을 거예요. 제가 목숨만큼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데요. 그리고 죽는 게 무서워서 함부로 죽지도 못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네가 언제부터 목숨을 아꼈다고.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 어떻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자에게 골수를 주고 목숨까지 바친 건데? 정말 바보가 따로 없더구먼.”인무쌍이 뾰로통해서 말했는데 말투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이는 이도현의 과거 일에 질투심이 폭발한 게 틀림없다.“맞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자한테 반해서 목숨까지 내어줄 뻔했잖아. 따지고 보면 이런 행동도 아무 남자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걸. 우리 보배 같은 후배라서 가능했던 거지. 참 순정하다니까. 후배 같은 남자를 어디서 찾아.”연진이가 은근히 비꼬며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냈다.특히 이도현의 여자인 셋째 선배와 열째 선배가 이렇게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내자 그는 안절부절못했다.“선배... 그... 다 지나간 일이에요. 그때는 사회에 금방 발을 붙인 때라 경험이 부족해서 사람을 구하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절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선배들이 생각하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어요.”“흥. 우리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 만약 네가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못생긴 여자거나 남자였다면, 과연 도와줬을까?”인무쌍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여자란 원래 다 똑같다. 고수든 일반인이든 모두 사랑 앞에서 이기적으로 변하고 남자의 과거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과거에 대해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는 막상 얘기하면 화를 낸다. 그리고 때때로 들춰내서 거들먹거리기도 한다. 즉 생각날 때마다 화를 내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다.“얘야, 이제 그만해. 그때는 후배가 너를 모를 때였어. 그만 질투해. 지금 후배가 너희에게 잘하고 있으면 됐지. 과거에 연연한 건
“선배들, 이번엔 저 혼자 갈게요. 선배들은 여기서 저를 기다려 주세요.”이도현이 말했다.“안돼. 성역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데. 널 절대 혼자 보낼 수 없어.”“맞아. 성역은 고무계의 강자들만 모여 있는 곳이야. 그곳의 강자는 네가 천사국에서 만났던 강자들보다 훨씬 더 강하단 말이야. 우리가 만났던 족제비처럼 강한 사람이 성역에 널리고 널렸다고. 그런데 어떻게 널 혼자 보내? 우리가 널 혼자 보내고 어떻게 안심할 수 있겠어?”윤선아가 말했다.“이 녀석아, 이번에는 꼭 우리의 말을 들고 절대로 혼자 가지 마. 우리는 다시 끝없는 불안에 떨고 싶지 않아.”여러 선배가 이도현이 혼자 가는 것을 결사반대했다.“선배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어요. 둘째 선배도 알잖아요. 제가 일곱째 선배에게 목숨을 지키는 보물을 줬듯이 저에게도 그런 보물이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윤선아는 계속 설득하려다가 이도현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이도현이 서명월에게 준 그 작은 향로가 떠올라 순간 마음이 놓였다.그때 이도현은 그런 보물을 한 개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게다가 그에게 감히 사용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부채도 있었다.그런 보물들을 갖고 있는 한 이도현이 스스로 목숨을 보전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선배들이 따라가는 게 이도현에게 짐이 될 수도 있었다.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녀들도 한때는 세상을 호령하던 존재였고, 세속계와 고무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었지만, 고수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녀들도 이제는 더 이상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존재가 아니었다.“알겠어. 그럼 그렇게 해. 그런데 한 가지를 꼭 약속해줘.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늘 자신부터 지켜야 해. 네가 안전해야 뭐든지 할 수 있어. 알겠지?”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둘째 선배... 어떻게... 후배를 혼자 보낼 수 있어요? 후배가 얼마나 충동적인 사람인데요. 혼자 가면 무슨 일이
“다섯째 선배, 또 저를 놀리는 거죠. 초면도 아닌데 그만 좀 놀리세요.”한지음이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지만, 여전히 대범하게 모두에게 술을 따랐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민아 씨, 혜영 씨, 다섯째 선배가 입을 열었으니, 우리 셋이 선배들에게 술을 올리죠. 우리가 모두 도현 오빠의 여자인 만큼 마땅히 선배들께 술을 따라드려야 해요.”“알겠어요. 지음 언니.”한지음, 오민아 그리고 조혜영은 세상 물정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숙한 소녀들처럼 쑥스러워하지는 않았다.그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윤선아 앞으로 다가갔다.“둘째 선배, 저희가 술을 올리겠습니다. 한 잔 받으세요.”“호호. 어서 앉아요. 다섯째 후배가 장난친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다 한 식구인데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나요.”윤선아는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결국 술잔을 받았다.“물론입니다. 둘째 선배.”그 후, 세 여자는 홍조가 띤 얼굴로 다른 세 명의 선배들에게도 차례대로 술을 올렸다. 그렇게 술을 올린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이도현은 전반 과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이게 진정으로 가정을 이룬 기분일까?’하지만 식사를 하면서도 이도현은 조금 전 윤선아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몇몇 선배들의 눈빛에서 걱정스러운 기색을 읽었지만, 선배들 역시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냈다.그렇게 식사가 끝난 후 이도현은 세 여자를 방으로 데려다주었고, 자신이 곧 나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험할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여기에 머무르라고 했다.몇 가지 일을 더 당부한 후, 이도현은 세 여자와 각각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세 여자의 걱정 어린 눈빛을 뒤로한 채 방을 나섰다.다시 선배의 방으로 돌아갔을 때, 선배 네 명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 차 있
방으로 들어간 후, 세 여자는 이도현에게 차를 따라주는가 하면 과일을 깎아주고 간식을 가져오는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다.그리고 이도현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세 여자가 이도현 앞에서 대놓고 옷을 갈아입으며 성숙한 몸매를 드러내자, 이도현은 열째 선배 연진이의 말이 떠올랐다.여기가 다섯째 선배의 거처여서 다행이지, 만약 이도현의 집이었다면 벌써 세 사람을 덮쳤을지도 모른다.이도현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욕망이 들끓었다.만약 그가 아직 순진한 소년이었고 여자와 놀아보지 못한 상태였다면, 그나마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맛을 이미 체험해 본 이상 이도현은 참기 너무 힘들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세 여자를 끌어안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정말이지 그의 뛰어난 자제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선배들에게 놀림당하기 싫은 것이 아니었다면 이도현은 이미 덮쳤을 것이다.게다가 세 사람 모두 이도현의 아내이니 문제 될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선배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러지 않은 것뿐이다.세 여자는 이도현이 보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미 관계도 맺었고 볼 것 못 볼 것 다 보여줬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의 욕망이 이성을 제패하기 일보 직전, 세 여자가 옷을 다 갈아입었고 이도현도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그 후 네 사람은 기화영의 방으로 갔다.기화영의 방에는 이미 술과 음식이 준비된 채 이도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선배,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괜찮아. 반나절 기다려야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왔네. 이 녀석이 나쁜 짓을 안 했나 봐. 잘했어...”“자, 동생들, 제가 소개해 줄게요. 이분은 우리의 둘째 선배예요. 다들 본 적 있죠?”연진이는 웃으며 윤선아를 가리켰다.“둘째 선배, 안녕하세요.”세 여자가 공손히 인사했다.그녀들은 이미 이도현과
이도현은 지금 딱 여자들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 같았다. 하지만 웃긴 건, 그는 전혀 여자한테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만약 과거에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이도현은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와...”이도현은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내가 보잘것없던 시절에 만났던 사람들은 다 나쁜 놈들이었어. 심지어 목숨을 구해준 사람마저 나에게 뒤통수를 쳤지. 하지만 성공해서 정상에 오르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이지 뭐야.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도 하나같이 좋은 사람인 데다가 돈도 많고, 나에게 아낌없이 베풀려고 해.’그렇다. 사람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우여곡절 하던 운명을 한탄한 후, 품에 안겨 있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좋아요.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우리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은퇴해 살아요. 세 사람이 저를 먹여 살리고, 저는 맘 편히 얹혀살 거예요.”“우리가 남편을 돌보는 건데 그게 왜 얹혀사는 거예요? 우리는 도현 씨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얹혀산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되죠.”“맞아요. 우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두 오라버니 덕분이에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아마 지음 언니 빼고 저와 혜영 씨 두 사람은 벌써 가문의 요구에 따라 정략결혼을 했을 거예요.”“그럼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우리 가문은 이미 몰락하거나 망했을 거예요. 저 역시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조혜영과 오민아는 감개무량하게 말하며 이도현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이게 곧 운명이죠. 자, 이제 들어가서 얘기해요. 잠시 후 다섯째 선배가 오기로 했으니까 다들 준비하고 같이 가요.”세 여자는 마지못해 손을 놓고 이도현을 끼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세 여성 중 조혜영만 무공을 조금 할 줄 알았고 이도현이 준 단약 덕분에 현재 내공이 많이 제고되었다.오민아와 한지음은 원래 평범한 여자들이었지만 이도현이 준 주안단을 복용한 후 얼굴이 열입곱살 소녀처럼 생기 넘치고 어여쁘게 변했다.
이도현은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와 용팀소속 여성 구성원의 안내를 받아 한지음 일행이 머무는 방으로 향했다.“용왕님, 들어가시죠. 세 사모님이 머무르고 계시는 방입니다.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불러 주세요. 저희는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조용히 물러났다.문 앞에 다다르자 이도현은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한 명도 아니고 셋이나 되는 여인들이 한 방에 있다니, 지금처럼 일부일처제가 당연한 사회에서 그의 행동은 그가 봐도 양심 없어 보였다.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만난 적도 있었지만 셋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이 방에 자기가 직접 찾아 들어간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뻘쭘했다.이도현도 미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선을 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굳이 이렇게 눈치 볼 일도 없었다.한 번 숨을 고른 이도현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도현 오라버니...”문을 연 여자는 이도현을 보자 놀란 듯 잠깐 숨을 고르더니 곧장 그의 품에 안겼다.“혜영아.”이도현은 그대로 그녀를 끌어안았다.“도현 오빠!”“오빠...”조혜영의 목소리를 들은 한지음과 오민아도 방 안에서 뛰쳐나왔다. 두 사람 모두 이도현을 보는 순간 말도 없이 달려와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순식간에 이도현은 세 여인을 품에 안았다. 앞뒤좌우로 거대한 압박에 짓눌린 그는 그 사이에서 반항할 용기조차 없이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오빠,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정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겠어요.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한지음은 이도현의 가장 오래된 아내로 가장 먼저 관계를 맺은 사람이었다.사실상 언니 같은 존재로 모두가 그녀를 중심으로 따르고 있었다.오민아와 조혜영 같은 당찬 여인들조차 한지음 앞에선 자연스럽게 언니라고 불렀다.“그날 이 선생님이 데리러 오셨을 때 오라버니가 우리더러 다섯 번째 선배님이 계신곳에 있으라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이유는 말씀 안 하셨지만 또 무슨
“그래도 이렇게 돌아왔잖아요!”“울긴 왜 울어 남들이 보면 웃겠다. 얼른 들어가자.”윤선아는 귀엽다는 듯 후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들 중 셋째 인무쌍을 제외한 나머지 후배들은 모두 윤선아가 어릴 때부터 함께하며 키우다시피 한 사이니 그 정이야말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알겠어요. 선배,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이도현은 겉으로 보기엔 말 잘 듣는 후배처럼 보였지만 막상 일을 처리할 땐 언제나 자기 방식대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순한 척 웃고 있지만 속은 반항심으로 가득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오직 하나, 선배가 기뻐하는 일이었다.“자연아, 간단한 안주 몇 가지랑 도수 낮은 술 한 병만 준비 해달라고 전해줘. 오랜만에 우리끼리 조용히 한잔하려고.”기화영이 자연이에게 조용히 일렀다. “네. 팀장님.”자연이는 짧게 대답하고는 자리를 떴다.사실 자연이는 이도현과 선배들 사이의 관계가 부러웠다.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아끼고 어떤 사심도 없이 늘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 괜히 뭉클하게 느껴졌다. “갑시다. 안으로 들어가요, 우리.”“참, 도현아. 지음 씨랑 다른 친구들도 좀 보고 와. 그동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꼭 데리고 와. 우리 다 같이 모여야지. 앞으로는 진짜 한 가족이잖아.”기화영은 다정하게 당부했다. “알겠어요. 선배.”이도현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장난꾸러기, 또 무슨 짓 하려는 거야? 밤엔 시간 많으니까 괜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 만들지 말고.”막 자리를 뜨려던 이도현에게 열 번째 선배 연진이가 짓궂게 웃으며 한마디 던지자 이도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하, 이 녀석. 나쁜 짓 할 땐 그렇게 당당하더니 이제 와서 부끄럽대?”가화영도 한마디 보태며 웃었다.“둘이 또 도현이 갖고 장난치지 마. 얼굴 새빨개졌잖아. 이제 그만해.”인무쌍은 이도현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조용히 분위기를 정리했다. “세 번
병사는 한동안 넋 놓고 두 사람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멍하니 서 있다 가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이도현, 동해용왕? 설마... 그분?”“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문득 잊고 있던 기억이 그의 뇌리를 스치자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그가 떠 올린건 다름 아닌 무사들 사이에서 끝없이 회자되던 전설 같은 존재였다.그는 윗선에서도 철저히 숨기려 했던 존재였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들끓었고 그의 업적은 무사로 갓 입문한 자신에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전설 같은 이야기였다.“미치지 않고서야 평생 한 번이라도 만나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눈앞에 있었는데 내가 이런 멍청한 짓을 했다고? 한심한 놈, 니 그릇이 딱 거기까지인 거야. 너는 맞아도 싸.”병사는 자기 뺨을 쉴 새 없이 내리쳤다. 처음엔 씹어 삼킬 듯이 욕을 퍼부었지만 나중엔 말도 안 나왔다. 그저 입만 달싹이는데 그 속에서 뱉고 있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자연이가 길을 트자 그 누구도 감히 이도현을 막지 못했다. 덕분에 기화영의 거처까지 단번에 도착할 수 있었다.“팀장님, 동해용왕님과 대인 한 분이 오셨습니다.”“뭐? 누가 왔다고?”안쪽에서 무언가 작동하는 소리와 함께 전자장치 특유의 찌직거리는 기계음이 울렸다. 곧이어 누군가 문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세차게 열렸다. 곧바로 세 명의 여성이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둘째 선배! 이도현 이 바보야!”“도현 후배...”세 사람은 거의 동시에 달려와 윤선아와 이도현을 와락 안았다. 그렇게 다섯 명은 하나로 포개져 서로를 꼭 껴안았다.너무 세게 껴안는 바람에 이도현은 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이 감각이 결코 낯설진 않았다. 어딘가 오래된 기억처럼 익숙했다.간신히 고개를 빼낸 이도현은 자신을 꽉 껴안고 있던 사람이 셋째 선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세 번째 선배는 예전보다 훨씬 더 눈에 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