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무술계에 들어간다는 건 불로장생의 비약을 얻는 것과도 같아요. 수백 년은 더 오래 살 수 있거든요.”노인은 점점 더 흥분돼서 말했고, 그의 눈에는 부러움과 그리움이 가득했다.이도현은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소설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고, 들을수록 어이가 없었다.“근데 당신들 고대 무술 가문도 고대 무술계 대변인 아닌가요? 왜 당신들 사이에서는 고대 무술계에 들어가지 못하는 거죠?”이도현은 전에 조 씨 선생이 했던 얘기가 떠올라서 문득 그에게 물었다.“네. 고대 무술 가문은 고대 무술계의 대변인입니다. 근데 지난 몇백 년 동안 고대 무술 가문과 고대 무술계가 연락이 끊어졌거든요.사실 지금의 고대 무술 가문도 전부 예전에 고대 무술계에서 배양해낸 대변인입니다. 모든 고대 무술 가문에서 수련한 공법 또한 전부 고대 무술계에서 부여한 거고요.근데 언젠가부터 고대 무술계와 고대 무술 가문의 연락이 끊어졌죠. 예전에는 해마다 고대 무술 가문의 훌륭한 제자들이 고대 무술계에 보냈습니다. 근데 현재는 수백 년 동안 고대 무술계에 제자들을 보내지 않고 있어요.”노인이 달갑지 않은 듯 말했다.만약 고대 무술계에서 그와 같은 강자를 제자로 받아들였다면, 그는 젊었을 때 분명히 고대 무술계에 들어갔을 것이다. 만약 그가 고대 무술계에 들어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늙지는 않았을 것이다.“고대 무술계 쪽 연락처는 있어요?”이도현이 궁금해하며 물었다.“아니요, 지금까지 고대 무술계에서 저희 고대 무술 가문을 명령해왔어요. 저희는 고대 무술계랑 연락할 수 없고요. 고대 무술계란, 저희에게 있어 천신입니다! 저희는 그냥 기도만 드릴 뿐이고, 만남은 언제나 그들이 정하는 거예요. 보고 싶다고 해서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그 말에 이도현이 코웃음을 쳤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전혀 관심도 없을뿐더러 심지어 믿지도 않았다. 그는 어쩌면 그 고대 무술계가 사기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럼 초반에 고대 무술계가 당신네 고대 무술 가문을 지원했던
한편, 방 안에 있는 조혜영의 상처는 이도현에 의해 이미 치료되어 있었다. 이도현의 선학신침 한방이면 모든 상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회복되곤 한다.그녀 얼굴의 상처는 더욱이 큰 문제가 아녔다. 단약의 작용하에 몇 분이 지나면 원래대로 회복이 되니 말이다.이도현은 밖에서 일을 마친 뒤, 조혜영의 방으로 돌아왔다.그 방은 지난번의 방과 똑같았고, 침대도 여전했다.유일하게 다른 점은 지난번은 조혜영이 침대 머리맡에 수건 한 장을 뒀다는 것이다.지난번에 이도현이 그녀의 알몸을 봤을 때 그는 수건을 놓은 곳을 보고 있었다고 변명했다. 근데 지금 진짜로 수건을 그 쪽 곳에 놓았다니? 이건 무슨 뜻인 걸까?보아하니 수건에 대한 이도현의 집착은 조혜영에 의해 길러진 듯하다.“젠장, 이럴 수가…”그는 이마를 짚으며 그날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양반다리를 한 채 깊은 잠에 빠진 조혜영을 바라보며 내력을 회복했다.이도현은 도광과 공수 천신과 함께 백상국 부처 산에 가서 큰 대전을 벌였다. 그러고는 다시 돌아온 뒤 이어서 또 큰 대전을 벌였다.그렇게 갔다가 오고 나니 그의 체력 소모 또한 이만저만이 아녔다.그가 손쉽게 제급 강자를 죽인다고 생각하지 마라. 다 그만큼 한 대가가 따르는 것일 것이다.그 두 번의 대전으로 인해 이도현의 체력은 이미 바닥 난 상태이다. 체내의 선학신침이 끊임없이 영력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그는 일찍이 이미 쓰러졌을 것이다.그렇게 앉아 있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났다.한 시간 뒤, 이도현은 조혜영의 기침 소리에 무의식중에서 깨어났고 다급히 정신을 차렸다.한편, 조혜영은 이미 깨어난 지 오래다. 그녀는 매혹적인 눈빛으로 이도현을 그윽하게 바라봤다.그녀는 이도현을 보는 순간 행복의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서씨 가문에서 조혜영의 할아버지를 죽이고, 그녀의 두 손과 다리를 부러뜨리고, 외모를 망치고, 조씨 가문의 무인들을 죽였을 때 그녀는 절망 상태였다. 게다가 이미 죽을 준비도 되어 있었다.서 씨 경국은 휴대전화를
“움직이지 말아요. 이미 팔과 다리가 다시 회복은 됐지만, 무인이 아녀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에요. 그러니 3일 동안 좋기는 침대에 누워있어요.3일 뒤면, 아마 예전이랑 똑같을 거예요. 게다가 피도 많이 흘려서 지금 많이 허약한 상태일 거고요. 2일 뒤에 내가 단약 하나 가져다줄 테니 잃어버린 원기를 회복하면 될 거에요.그리고 얼굴의 상처도 조심해야 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예전보다 더 예뻐질 테니까요. 내가 있는 한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요.”이도현이 온화하게 말했다.“도현 오라버니, 고마워요. 오라버니가 저를 살렸어요. 오라버니가 있어서 진짜 다행인 것 같아요.”조혜영이 붉어진 눈으로 이도현을 그윽이 바라봤다.비록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차마 입 밖에 내기가 어려웠다.“너무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 서로 어떤 사이인지 잊은 거예요?”이도현이 살짝 미소지어 보였다.“저는 오라버니 여자이죠!”그 순간만큼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오라버니, 저 좀 안아줄 수 있어요?”조혜영은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이도현을 보며 수줍게 말했다.그녀의 요구에 이도현은 거절하지 않고 일어나 침대에 앉은 채 조혜영을 품에 안았다.조혜영은 이도현을 꼭 껴안은 채 그의 품에 머리를 묻었다. 그녀는 그의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품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었고 이도현의 품에서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라 생각했다.“도현 오라버니, 할아버지가 돌아갔으니 앞으로 저랑 오라버니 둘뿐이에요. 저 버리지 않을 거죠?”조혜영이 중얼거렸다.“절대 그럴 리 없죠. 영원히 포기하지 않을게요.”이도현이 그녀의 긴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제가 오라버니의 여자가 될 때까지 기다려요. 제가 조 씨 집안을 일으킨 뒤 오라버니를 도와 많은 일을 할 거예요.”“잘 해낼 거라 믿어요. 근데 너무 무리하진 마요. 안될 것 같으면 미리 말하고요. 여자가 도굴하기에는
대전 안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뭐?”“말도 안 돼! 도광이 뭘 어쨌다고?”“이거 틀린 소식 아니야?”“그렇게나 많은 제급들이 다 죽었다고?”그 소식에 혈귀쪽 고위층들은 너도나도 깜짝 놀랐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 소식이 가짜가 아닌지 의심하기까지 했다.하지만 혈귀쪽 대장만은 그의 왕좌에 앉은 채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한순간 전체 대전 안은 이상한 분위기로 휩싸였다.그러다가 혈귀쪽 대장이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그가 입을 열었다.“우리 쪽 작전이 실패했습니다. 저희가 이도현을 너무 쉽게 봤나 봐요. 이도현 그놈이 저희 상상보다도 더 강한 놈이었어요. 아니면 이미 제급을 초월했을 수도 있고요!”전화기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일부러 목소리를 숨기며 말했다.“그래, 나도 알고 있어. 부처산이 없어질 줄 나도 생각지도 못했어. 인무쌍도 같이 나섰다는데 이도현의 선배래.보아하니 태허산 속세에 몇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 게다가 태허산과 남궁 소이도 너무 쉽게 봤고 말이야.”혈귀 대장이 물었다.“그러면 그다음은 이제 어떡해야 하죠?”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귀따가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오히려 더 좋지 않아? 그놈들이 강할수록 엮이는 사람이 더 많을 거잖아? 그러면 더욱 쉽게 고대 무술계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야.이도현이 강하면 강할수록 좋아. 때마침 그쪽에서 지금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니까 나오게 하는 거지. 그렇게 하면 고대 무술계를 놀라게 할 수도 있을걸?”“미쳤어요? 그놈을 내보내면 우리는 어떡하려고요?”“하하하, 걱정하지마, 별일 없을 것이야. 고대 무술계가 열리면 우리 같이 가서 확인해보면 될 거야.옛날에 우리가 그토록 많은 힘을 들여서 그놈을 잡았으니, 이제는 그놈이 우리를 위해 일을 좀 해야 할 때이지, 하하하…”전화기 너머에서는 공포스러운 웃음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한편 이도현은 조혜영의 방에서 그녀 얼굴의 거즈를 풀어냈다.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예전의 이도현은 자신의 욕망만 억제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결과 여러 번의 내공을 써야 그나마 자신을 억제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게다가 체내의 그 열기는 어떤 짓을 해도 가셔지질 않았다.‘설마 교룡 척추가 붙을 징조인 건가? 내가 정말 음란마귀가 되어 자신을 제어 못 하면 어쩌지?’이도현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계속하여 자신의 욕망을 가라앉혔다. 동시에 급히 체내의 선학신침을 재촉했다. 선학신침 36개의 허영은 그의 재촉하에 빛이 크게 번져 이도현의 체내 공간에서 끊임없이 힘을 방출하고 있었다.그 힘으로 이도현은 욕망의 화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게다가 교룡의 척추에서 그 사악한 욕망의 화가 서서히 그 척추의 절반으로 돌아온 것 또한 확인되었다.이도현은 그제야 아까보다 많이 좋아짐을 확인했다. 비록 발기는 여전히 그대로지만,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통제할 수는 있는 정도였다.“오라버니, 왜 그래요?”조혜영이 빨개진 얼굴로 이도현의 품에서 눈을 감은 채 그에게 물었다.조금 전 그녀도 이도현의 신체 변화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그녀 또한 이도현의 몸에서 한줄기 뜨거운 열기가 자신의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이윽고 그녀의 몸에도 뜻밖의 변화가 생겼고, 수치스러운 반응이 일어났다. 그녀는 그 순간 이도현이 자신을 차지하기를 바랐다.조혜영은 이도현이 자신을 덮치길 기다렸고, 자신을 원하게 하고 싶었다.하지만 곧바로 이도현에게서 차가운 기운이 전해져오는 것을 느꼈고, 그 기운에 의해 그녀 안의 반응들도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조금 전의 모든 것이 그녀는 환각과도 같았다. 만약 그녀의 잠옷 밑에서 축축하고 서늘한 느낌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그녀는 정말로 이것이 환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이도현이 당황하며 말했다.“혜영 씨, 얼른 가서 쉬어요. 너무 무리하면 상처 회복에 도움이 안될 거에요.”이도현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허리를 굽혀 반란을 일으킨 자신의 성기를 바라봤다.그러고는
이도현은 조 씨네 섬 중턱의 은밀한 곳에서 양반다리를 한 뒤, 몸속 선학신침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는 부처 산에서 얻은 그 선학신침을 연화시키기 시작했다.그래도 전에 피를 떨군 정황이 있기에 굉장히 쉽게 만들 수 있었다.이윽고 이도현의 몸 안에는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 온몸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그 터질 것 같은 느낌은 조금 전 발기했을 때의 고통스러움을 느끼게 해주었고, 참아왔던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이도현의 체내 기경팔맥은 모두 약간 부풀어 오르는 느낌을 받았고, 몸의 모든 피부는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었다. 이러한 느낌은 그로 하여금 몸을 떨게 했다.그는 이것이 양침을 연화시켜 방출하는 힘이고, 그의 육체를 연마하기 때문에 몸이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런 느낌은 지난 몇 번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분명하지 않았다. 전에 세 번째 양침을 정제할 때 이 느낌이 매우 강했으며 마치 세 개의 양침이 하나의 계단, 세 개의 양침을 정제하여 작은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여 반응이 이 정도로 센 것이다.시간이 1분 1초가 흐를수록 이도현의 몸에서는 탁탁 소리가 났다.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몸속에서 터질 듯한 느낌을 받고 소리를 질렀다.“아…”외마디 고함과 함께 그의 내공이 또 한 번 돌파되었고, 내공 또한 예전보다 더욱 정교해졌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몸 안에 힘이 가득 차 있다고 느꼈다.태허 검법!이도현은 검 대신 손으로 바다를 향해 이리저리 휘저었다.그 순간 이도현의 손에서 거대한 광 검이 터져 나왔다.광검의 그림자 공포의 검기를 머금고 바닷물을 향해 흘러갔다.검기가 닿는 곳마다 잔잔한 바다 위로 100m가 넘는 통로가 생겼고, 바닷물은 바로 둘로 갈라져 무섭기 그지없었다.이도현이라는 검의 영향으로 바닷물의 상태가 더욱 격렬해졌다. 게다가 작은 범위의 날씨 변화에 영향을 받아 잠깐 많은 비까지 쏟아졌다.비록 작은 범위이긴 하지만 이도현은 어안이 벙벙한 채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가 충격에 휩싸였다.“와
그러더니 그녀가 말했다.“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고수가 음모에 의해 죽은 줄 알아? 우리 도현후배가 아직 어리고, 산에서 내려온 지도 얼마 안 된 촌놈이라 이 세상에 대해 뭐 얼마나 안다고 그래? 사람 마음이 얼마나 지독한지는 모를 거란 말이야.그러다가 누구에 의해 이용당할 수도 있잖아! 살인은 무력으로만 하는 게 아니야. 넌 애가 의외로 겁이 없다?그 고대 무술 가문에서 파렴치한 방법으로 도현후배를 해치면 어쩌려고 그래? 마음 아픈 사람은 우리일걸. 게다가 도현후배는 아직 어린이란 말이야!”그 말에 인무쌍은 어이가 없었다. 어떤 어린아이가 저렇게 강하단 말인가!“넌 걱정이 너무 많아. 도현후배한테 별일 없을 거야. 파렴치한 음모 따위도 절대 없을 것이고. 절대적 실력 앞에선 다들 그냥 쉬운 상대일걸.게다가 너 도현후배한테 있는 그 부채 봤어? 그게 일반 부채로 보여? 게다가 비법 책도 두 권이나 있어. 그놈은 진짜 미스테리한 놈이라고!저놈은 하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 물론 내가 뒤에서 몰래 관찰해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그리고 잊지 말고 연락도 계속 유지해. 만약 그놈의 교룡 척추가 진짜 융합이 된다면, 도현 후배 혼자서 감당 못할 거야. 내가 몰래 봤는데 그놈 너무 강해. 나조차도 무섭더라니깐.”그 아리따운 여인의 얼굴은 순식간에 살짝 빨개지며 인무쌍을 흘깃 쳐다봤다. 그러더니 머리를 끄덕이며 동의 의사를 표했다.“넌 그냥 몰래 따라다니며 관찰하도록 해. 도현 후배 안전은 책임지되, 너무 많은 건 간섭하지마. 교룡 척추가 융합되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고 말이야.”“그래그래, 걱정하지마. 별일 없을 거야. 나 외에도 도현 후배에게 선배들도 많으니까 걱정하지마.”인무쌍이 말했다.“아무튼, 도현 후배에게 별일 생겨서는 절대 안 될 거야. 너한테 맡기고 간다.”그녀는 말을 마친 뒤 절벽에서 뛰어내려 재빨리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한편, 이도현이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거의 새벽이었다. 그는 괜히 일
“저 때문이라고요? 그게 저랑 어떤 연관이 있는 거죠?”이도현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흥, 자꾸 묻지 말아요. 자꾸 그러면 깨물어버릴 거에요!”조혜영은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게다가 아까 이도현이 나갈 때 자신도 그의 발기를 느껴서 잠옷이 젖은 거라고는 차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어쨌든 그녀도 여자이다. 비록 이도현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할 수는 있어도, 그런 부끄러운 말은 차마 말하기가 어려웠다.“그래요, 더는 묻지 않을게요. 여자들은 진짜 번거로운 것 같네요. 잠잘 때조차도 잠옷으로 갈아입고, 심지어 묻지도 말라고 하잖아요. 저희 남자들 좀 봐요. 잠잘 때 팬티 한 장이면 끝이에요!”이도현이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어디 한번 계속 말해봐요…”이윽고 조혜영이 입을 벌려 이도현의 팔을 물었다.그러나 그녀의 그 액션은 키스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단지 부위만 잘못되었을 뿐이었다.두 사람은 한동안 티격태격했고, 이도현은 그녀의 가슴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그 기회에 그녀의 가슴 크기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 뒤에야 두 사람은 옷을 제대로 입고 방에서 나왔다.그 시각, 조씨 가문의 집안은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고 바닥이나 벽에도 피의 흔적 따위는 없었다. 거기에는 오직 파손된 로비와 공기 중의 피 냄새만이 남아 있었다. ‘지난 밤에 여기서 많은 사람이 죽었겠네.’한편, 문지해와 도광은 거기서 한참 전부터 기다렸다. 어젯밤에 그 둘은 서 씨 가문의 그 노인을 어떻게 죽일지에 대해 연구했다. 결국에는 그 노인에게 불행한 죽음을 안겨주었고, 한밤중에 그 자리에서 바로 증발해버리게 했다. 조 씨 가문에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신영 성존도 곧바로 달려왔다.“주인님!”신영 성존이 이도현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래, 왔어? 고생 많았어.”“아니에요, 주인님.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만 주세요!”신영 성존은 이도현의 관심에 살짝 우쭐해졌다.지금의 신영 성존은 이도현이 준 단약으로 종사 급을 돌파했다. 그
두 명의 강자는 이렇게 바로 목숨을 잃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에게 전혀 반응할 틈을 주지 않았다.바닥에 널브러진 살 조각들을 보면서 나머지 8명의 검투사는 뻣뻣하게 제자리에 굳은 채 눈이 휘둥그레서 전혀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아니... 가짜야. 고무계에 이렇게 강한 사람이 있을 수가 없어. 우리 검투사를 단칼에 자를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어. 불가능해.”“당신... 당신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십 대 검주의 대장이 몹시 놀란 눈빛으로 단이정을 보며 음흉한 눈빛으로 질문했다.단이정은 그저 그를 힐끔 쳐다보았을 뿐, 그의 말에 상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넷째야, 너의 사계검법이 벌써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구나. 정말 재능 하나는 우리 11명 중에서 너랑 도현 후배가 제일 대단하다니까.”“지금의 네 내공은 아무래도 나랑 첫째 선배를 뛰어넘은 것 같구나. 어릴 적에 코를 질질 짜며 울던 어린 계집애가 벌써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컸을 줄이야.”윤선아는 웃으면서 단이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마치 출세한 여동생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단이정을 바라보았으며 눈빛에는 온통 애정이 가득 찼다.단이정부터 시작해서 기화영, 양주희, 신연주, 이추영, 연진이, 그리고 일곱째, 그들은 모두 윤선아와 인무쌍 두 사람이 배양한 것이다.비록 선배였지만 스승이라는 자가 나 몰라라 하는 바람에 뒤에 몇 사람의 무술은 모두 윤선아와 인무쌍이 가르쳐주고 전수해준 것이었다. 그러기에 스승님이랑 다를 것이 없었다.그래서 윤선아와 인무쌍도 후배들을 어린아이처럼 사랑하고 아꼈으며 친동생처럼 보살폈다.“그럴 리가요 선배. 아무리 제 내공이 진급하였다고 해도 그건 모두 둘째 선배와 셋째 선배가 가르쳐준 덕분이에요.”두 자매는 신검곡 나머지 8명의 검투사를 무시한 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에 안 그래도 깜짝 놀란 검투사들은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올랐다단언컨대 신검곡은 고무계에서 일품인 존재였다. 십 대 검투사는 더구나
이도현이 심경 회복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윤선아와 단이정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경계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그마한 일이라도 이도현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귀로 사방을 듣고 눈으로 팔로를 지켜보았다.선후배 세 사람이 이토록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을 때, 윤선아가 갑자기 미간을 찡그리며 산골짜기 밖의 먼 곳을 바라보았다.“사람이 오고 있어.”“그들이 죽으려고 찾아든 것이 아니길 바라네요.”이쁜 단이정의 얼굴에는 서리가 꼈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수십 명의 무사가 산골짜기 앞에 나타났다.열 명. 모두 성급 경지였고 몇몇은 이미 영급 경지에 이르렀다.그들은 이도현을 보자마자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입구를 막은 채 산골짜기를 포위하였다.한 노자가 앞으로 나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두 분, 우리는 오늘 이도현만 찾으러 온 것이기에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얼른 떠나가.”말을 하면서 그의 기세가 밖으로 흘러나왔으며 순간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변했다. 그는 마치 한 마리의 맹수처럼 사람에게 몹시 무서운 느낌을 주었다.하지만 윤선아와 단이정은 그의 기세를 보고도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그녀들은 앞에 있는 사람을 한번 훑어보고는 똑같이 차갑게 대답했다.“당신들은 뭐 하는 사람인가?”노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신검곡! 십 대 검투사! 검주의 명을 받아 이도현을 잡아서 신검곡으로 데려가 벌을 받게 하러 왔다.”“신검곡! 하하! 난 또 어떤 곳인가 했네. 고작 그런 하찮은 곳이었네. 자기들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지금 이렇게 오지랖을 부리는 거야? 참말로 웃겨.”“웃기는 것이 아니라 뻔뻔한 거지. 우리 후배를 잡으려고 하다니. 그럼 당신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단이정이 냉랭하게 말했다.“두 사람이 누군지는 내 알 바가 아니다. 검주는 우리더러 이도현을 데려오라고 했다. 가로막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죽인다.”노자가 말했다.“당장 꺼져. 난 지금 너희
같은 시각 이도현은 공작제국에서 나온 뒤 두 선배를 따라 은밀한 산골짜기 속으로 들어갔다.“후배 나랑 둘째 선배가 사수해 줄 테니까 얼른 칠색동백꽃을 복용하고 정제해 버려.”“이 칠색동백꽃은 심경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 정제한 뒤면 네 심경 문제도 영원히 해결될 거다. 그러면 앞으로 다시는 내공이 너무 빨리 진급된 것 때문에 심마를 일으키는 일도 없을 거다.”넷째 선배 단이정이 말을 꺼냈다.“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전에 후배가 심경 문제 때문에 스승님의 말을 듣고 인간 세상으로 가서 심경을 다스렸는데 어쩌다가 우연히 공작제국이랑 원한이 생겼고 또 마침 공작사의 칠색동백꽃은 특별히 심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공작제국의 이 동백꽃은 공작사에 오백여 년간 소중히 보장하고 있었다. 그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걸 얻으려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공작사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강제로 뺏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지.”“그사이에 많은 사람이 각종 보물을 들고 공작사랑 거래하고 싶어 했지만 공작사는 승낙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손쉽게 얻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전에 나는 인연 같은 것을 전혀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믿게 되었다. 공작사에 오백 년 동안 보존되어 온 보물이 후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네.”“이 녀석아. 네 넷째 선배의 말이 맞아. 우리가 사수해 줄 테니까 얼른 복용하고 정제해 버려. 이 물건은 뱃속으로 넣어야지 안심이 돼. 아니면 이걸 탐내는 사람이 계속 있을 거다.”말하고 보면 이 일도 우연이었다. 당시 단이정은 그저 한마디 해서 공작사의 스님들을 자극하려는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이 현실이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도현은 손에 든 옥합을 보면서 두 선배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자리를 찾아 다리를 굽히고 앉았다.“그럼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우리 앞에서 겸손 떨지 말고 얼른 정해 시켜.”윤선아는 이도현을 나무라며 말했다.그 뒤 단이정과 함께 훌쩍 날아올
만약 진왕이 성공적으로 아바마마가 힘들어하는 심경 문제를 해결해 드린다면 기필코 아바마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계승자를 선정할 때 그는 남들보다 기회를 조금 더 얻을 수 있었다.하지만 공작사가 이토록 무능할 줄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공작사가 자기의 보물을 잘 지키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것 때문에 진왕은 화가 잔뜩 났다.그건 마치 자신이 사랑하는 물건을 남한테 뺏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찾아와. 당장 가서 찾아와... 젠장. 가서 이도현을 찾아내. 찾아서 내 앞으로 데려와...”진왕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진왕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이도현은 아직 고무계에 있으니 그를 찾기는 쉽습니다. 칠색동백꽃도 그의 몸에 있으니 그놈을 찾아내기만 하면 쉽게 가져오실 수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자미각 각주 지유권은 얼른 진왕을 달래며 말했다.진왕은 마치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자기의 불만을 표출하였다.“닥쳐! 당장 가서 그 이도현이라는 놈을 내 앞으로 잡아 와. 칠색동백꽃을 못 보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얼른 가. 자미각의 사람들 다 같이 가.”“가봐. 가서 사람을 잡아 와. 만약 칠색동백꽃이 없으면 자네 자미각도 살아남을 생각하지 마. 얼른...”진왕은 크게 소리 지르며 지유권의 코트 멱살을 확 잡아당겼다. 그는 자미각의 각주를 치켜들어 자기 앞으로 끌어오고는 침을 지유권의 얼굴에 막 튀기며 욕설을 퍼부었다.지유권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지만 그런 취급을 당하면서도 감히 화를 내지도 못한 채 그저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살가운 미소까지 지으면서 얼굴의 침을 닦지도 못했다.“진왕님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저희가 최대한 빨리 이도현을 찾아내서 진왕님 앞에 데려오겠습니다!”“얼른 가...”진왕은 지유권을 세게 밀쳐내면서 크게 소리 질렀다.“네! 네! 당장 가보겠습니다.”지유권은 급하게 대답하고는 아직 어안이 벙벙해 있는 장로 호법들에게 눈치를
진왕의 말을 듣자 자미각의 장로들은 순식간에 입이 떡 벌어졌다.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너무 일치하게 딱 맞아떨어졌다.이도현이 공작사에서 칠색동백꽃을 가져가자마자 진정이 동백꽃을 얻으러 공작사로 가겠다고 했다. 게다가 장로들에게 말을 대신 전해달라고 했다.조금 전 진왕이 이도현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으면 안 되었다.장로들은 세상에 이렇게 우연인 일이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진왕은 지유권이 미간을 찌푸리는 것을 보더니 물었다.지유권이 깜짝 놀라는 것을 본 진왕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하려고 하는 줄 알았다.“진왕님. 아직 소식을 못 들었나 본데 공작사의 칠색 동백꽃은 이미... 이미 공작사 안에 없습니다.”지유권이 말했다.“뭐? 공작사 안에 없다고? 왜?”진왕은 안색이 확 바뀌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진왕님. 얼마 전에 이도현이 공작제국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운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공작상제의 목숨을 부지하고 조용히 넘어가려는 차원에서 공작사의 스님께서 칠색동백꽃을 이도현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그래서 칠색동백꽃은 이미 이도현의 손안에 들어갔지 더는 공작사 안에 없습니다.”“뭐라고? 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진왕의 안색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자리에서 툭 일어서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젠장... 무능하기는. 공작사의 빤대머리들이 어떻게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어. 자기네 보물을 다른 사람에게 뺏기다니. 무능하다. 무능해...”진왕은 노발대발하며 자기 앞에 놓여있는 걸상을 세게 찼다. 그는 마치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맹수처럼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칠색동백꽃은 그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다. 이건 그가 앞으로 대진제국의 주인이 될 수 있는지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그의 아바마마, 지금의 대진황제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는 황위에서 물러나 전심 성의껏 무도를 수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근 2년 동안 그는
“하지만 그 사람의 후세가 태허산의 사람이랑 인연을 맺었다니. 재밌네. 참 재밌어.”지유권은 진왕의 말을 들으면서 의견을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그는 옆에서 고분고분 말을 들으면서 진왕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뒤에야 입을 열었다.“진왕님. 이도현이라는 놈 실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상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상대하기 쉽지 않다고? 하하하...:진왕은 갑자기 대소하였으며 말투 속에는 대수롭지 않음이 가득 찼다.“상대하기 쉽지 않다니. 이 천하에 우리 진씨 가문 사람이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없다.”“그건 자네들이 너무 약해서 그래. 그러니까 그자가 무서운 거야. 세속계에서 온 자식이 무서우면 얼마나 무섭겠어? 아무리 태허산의 제자라고 한들 어쩌겠어?”“태허산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그건 세속계에서나 그렇지. 고전 시대 태허산에 남겨진 그 대전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풀 수 없는 게 아니었다면 태허산이라는 곳은 진작에 사라졌을 거다.”“무도가 몰락한 곳은 아무리 강자가 나타나봤자 얼마나 강하겠어?”“자네들은 고무계의 사람이면서 세속계의 사람 때문에 이토록 겁을 먹다니. 그러고 보면 자네들도 몰락했네.”“당신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야. 볼 수 있는 곳이라고는 그저 손바닥만 한 하늘이지. 당신들이 지금 생각하는, 인식 속에 있는 강대함이 그저 작디작은 시발점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진왕의 말에 자미각의 장로들은 눈빛이 저도 모르게 초롱초롱해 졌다. 그들은 마치 전에 접하지 못했던 얘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진왕의 말에 의하면 그들이 생각하는 수련 경지는 장로들의 인식한 것과 차이가 있었다. 마치 장로들이 알고 있는 수련 경지 뒤에 더욱 높은 경지들이 있는 것만 같은 말투였다. 수련의 공법 또한 지금의 레벨을 훨씬 능가하는 수련공법이 존재했다.“됐고 난 이 일에 별 관심이 없다. 세속계에서 온 자식한테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옥새의 일은 자네들이 최대한 빨리 해결해. 만약 이도현을 잡았으면 나한테도 알려 줘. 난 곤윤옥에
사람들이 아직 어안이 벙벙해 하고 있을 때 노각주는 빠른 걸음으로 청년 앞에 걸어와서는 몹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진왕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노각주는 아주 많이 황송해하며 말했다.“진왕?”이건 아주 기묘한 호칭이었다. 이것은 강후에서 흔히 부르는 존칭인 데다가 한 제국의 왕후를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진씨 성을 가진 것에서 뭇사람들은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진왕이라고 불린 도련님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에 지각주의 동의까지 받아야 하나?”“아닙니다! 송황합니다.”노각주는 깜짝 놀라더니 얼른 허리를 굽신거리며 대답했다.자미각 각주의 성함은 지유권이고 자미각의 제96대 계승자이며 내공 경지가 이미 영급 중기에 도달한 강자였다.고무계를 통틀어 보아도 꽤 손에 꼽히는 강자였다. 하지만 지금 도련님 앞에서 노각주가 이토록 신중하게 처신하는 것은 참 신기한 광경이었다, 게다가 아첨을 떠는 것도 조금 보였다.“진왕님이 이렇게 오시다니 제 영광입니다. 진왕님, 이쪽으로 앉으세요.”“여봐라. 차를 내오거라. 귀한 차를 진왕에게 내오거라.”지유권은 마치 여관의 심부름꾼처럼 소리치며 주문을 했다.진왕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노각주가 전에 앉아있던 자리에 덜컥 앉았다. 그러고는 아래에 있는 자미각의 장로와 호법들을 훑어보았다.진왕의 눈길 때문에 자미각의 장로 호법들은 숨을 꾹 참게 되고 말을 한마디로 하지 못했다. 심지어 눈을 마주칠 용기도 없었다.그들은 이 진왕이라는 사람이 아마도 성역 안에 있는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했다.진씨 가문은 아주 큰 가문이었다. 그들은 성역 안에서 마찬가지로 강대한 나라를 일구었고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천만 강역을 통어하고 있다.자미각의 사람들은 이 진왕이라는 사람은 자신들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진왕에게는 강대한 진씨 가문뿐만 아니라 대제국이라는 백도 있었다. 아무리 성역 안이라도 감히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각주님. 그 말이 참말입니까? 정말 그런 말을 했습니까?”어떤 이는 조금 전의 말이 믿어지지 않아 각주에게 물었다.말하는 목소리마저 떨려있는 것을 봐서 그가 지금 얼마나 격동스러운지 알 수 있었다.“가짜일 리가. 정말이라네!”노각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만약 이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그는 자미각 역대 각주 중에서 제일 으뜸가는, 또한 공로가 제일 큰 각주가 될 것이다.자미각은 예로부터 수몇 년이래, 매 세대의 각주는 모두 자미각을 조금 더 발전시켜 성역과 관계를 맺고 싶어 했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소원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는 자미각과 성역 안의 사람을 연결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자미각을 성역에 안착하고 안정시키기까지 하려 했다.이것을 이뤄낸다면 그는 기필코 당당하게 자미각의 제일가는 각주가 될 것이다. 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그를 신성하게 받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는 자미각의 신화가 될 것이다.노각주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흥분되었고 얼굴의 미소는 점점 더 찬란해졌다.그리고 또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난 이미 사람을 시켜서 정보를 좀 알아봤다. 진씨 가문의 그 옥새는 이도현 그놈과 일말의 관계가 있는데 너무 크지는 않다.”“그래서 우리는 이도현을 상대하러 무조건 가야 해.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독촉 자의 신분으로 가야 해.”“자고로 세상 어디를 가나 다 도리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 비록 이 말은 약육강식의 고무계에서 쓰기는 좀 억지지만 어찌 됐든 헛된 말은 아니잖아.”“그래서 각주인 나는 여러분을 데리고 같이 산을 내려서 이도현을 찾고 진씨 가문의 옥새를 되찾을 거다. 이도현을 해치울 수만 있다면 곤륜옥의 비밀도 자연스럽게 우리 손으로 들어오는 거지.”“지각주의 말이 맞아요. 명분은 아주 좋네요. 근데 백전백승할 자신이 있어요?”자미각 각주가 명령을 내리고 있을 때, 갑자기 자미대전 밖에서 시원시원한 소리가 들렸다.갑작스럽게 울린 소리는 자미대전에 있는 장로
자미각 내의 사람들은 시시콜콜 다투기 시작하였다. 어떤 이들은 이도현을 상대해 그의 손에서 곤륜옥을 뺏어와야 한다고 제기했지만 어떤 이들은 이도현의 실력에 겁을 먹어 자미각에게 안 좋은 피해를 가져올까 봐 걱정이 앞섰다.의견이 서로 갈린 사람들은 이도현을 상대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두고 다툼이 일어났다. 자미대전 안은 순간 동네 시장처럼 시끌벅적해졌다.“그만!”노각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싸우는 두 무리의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호통을 쳤다.그의 말에 왁자지껄한 소리가 뚝 그쳤고 자미각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노각주는 고아한 눈빛으로 사람들은 쓱 흘겨보고는 차갑게 말했다.“봐봐! 당신들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봐봐! 시끌벅적한 것이 너무나도 무례해 보이는구나! 꼴이 이게 뭔가?”“여긴 자미각이다! 자미대전이라고! 이곳은 우리 자미각이 의사를 나누는 곳이지 당신들더러 막 소란피우는 동네시장이 아니다! 왁자지껄 떠드는 게 말이 돼?”“당신들은 자미각의 장로, 호법이면서 제자들이 이 꼴을 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어떻게 여길지 생각은 한 해봤어? 당신들의 우스운 꼴을 보고 장로들도 아줌마처럼 떠들기나 하는 사람들이구나 생각할 거다.”노각주는 장로와 호법들을 보면서 한바탕 훈수를 두었다. 이에 아래에 있던 장로들은 하나같이 얼굴색이 새빨개지고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한바탕 욕설을 퍼부은 노각주의 얼굴은 차근차근 온화해졌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작디작은 이도현 한 명 때문에 당신들이 이렇게 나온다는 게 말이 돼? 아니면 우리 자미각이 이미 그 정도로 몰락되었다는 말인가? 고작 한 명을 상대로 이렇게 바들바들 떨다니?”“우리 자미각은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그리고 난 여태까지 누군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다.”“그걸 기억해 둬! 성역 안에는 우리 자미각을 밀어줄 믿을 만한 세력이 있다. 오래된 가문인 진씨 가문에서 얼마 전에 소식을 전해왔지. 우리더러 세속계로 와서 먼 옛날 진씨 가문 사람이 들고 나간 옥새를 되찾아달라고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