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일반인 같으니라고! 이게 바로 천신과 맞먹은 결과야. 죽어도 마땅하지.”이때, 갑자기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하늘로 치솟으며 조금 전 입을 열었던 대사 곁으로 떨어졌다.“쿵!”굉음과 함께 거대한 버섯구름이 하늘로 치솟았다.조금 전까지 자신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일반인이라고 하던 대사가 찌꺼기 하나 없이 포탄에 폭파당해 버렸다.“스승님, 중무기가 있어요! 저희 얼른 차에서 내려야 해요. 저놈들이 차를 습격하기라도 하면, 아마 번거로워질 거예요.”문지해가 걱정되는 듯 말했다.“넌 대체 뭐가 걱정돼서 그러는 건데? 이 포탄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무서운 일은 뒤에 있어. 자세히 봐봐, 이 양쪽 산이 서로 다른 것 같지 않아?”여태껏 아무 말도 없던 도광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뭐가 다른데요?”이때 문지해가 말했다.“맹수! 이 양쪽 산에 적어도 다섯 마리의 맹수가 있겠네요. 아마도 맹호 같은데요.”“젠장, 만약 진짜로 맹수라면 이거 큰일인데요.”문지해의 얼굴색이 변했다.“그러게요. 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 백상국의 공수 천신 심바의 펫이겠네요.”“일찍이 백상국의 공수 천신 심바가 흉수와 맞서는데 능했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 자체의 내공도 매우 강하고요. 그 당시 제가 그 사람을 찾아 겨루었을 때는 보지 못했는데, 오늘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도광이 말했다.“사부님은 모르시겠지만, 이 심바는 매우 지독한 사람입니다. 흉수를 기르기 위해 흉수를 몰아내고, 한 마을의 몇천 명을 모조리 잡아먹었습니다. 말 그대로 짐승 그 차제인 거죠.”그 말을 듣고 있던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종류는 인간이다. 어떤 지독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건 모두 사람이 저지른 것이다.흉수들과 맹수들은 단지 식욕을 위해 배를 채울 뿐이지, 배가 부른 뒤에는 사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이란 영원히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인간들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악랄한 일도 할
이도현 일행은 반항하지 않고 사병의 거친 태도에 맞춰 차에서 내렸다.“뭘 봐? 몸에 지니고 있는 거 전부 다 내놔. 얼른!”한 사람이 이도현의 머리를 두 번 찌르며 말했다.이도현이 막 화를 내려던 찰나, 갑자기 산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그 사람은 내 것이야. 그러니 다들 꺼져.”웃음소리와 함께 온몸에 코브라를 두른 백상국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몸에 있는 독사는 끊임없이 심지를 토하고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싹하게 만들었다.사람들이 미처 반응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산림 쪽에서 호랑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산바람과 함께 산에서 뛰어내린 호랑이의 등에는 백상국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두 사람을 바라보던 도광의 얼굴이 굳어졌다.“공수 천신 심바, 뱀신 입니다!”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 두 사람의 내공이 제급 경지라는 것을 눈치챘다.백상국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고수들 또한 정말 많다. 백상국에 오자마자 4명의 제급 강자가 나타나다니!“이봐 호랑이! 너 나랑 싸우려고 이러는 거야?”뱀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먼저 저 사람 찜했어. 그러니 당연히 내 사람이지 않겠어? 당신이 지금 나랑 뺏으려 하는 거잖아!”공수 천신이 말했다.“흥! 은 5천만냥은 내 것이야. 그러니 당장 꺼져. 아니면 너도 같이 죽여버릴 테니까.”뱀신이 차갑게 말했다.“죽어버려!”공수 천신이 앉아 있던 호랑이가 갑자기 울부짖으며 뱀신을 향해 달려갔다.뱀신은 손에 들고 있던 코브라와 가볍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는 거대한 호랑이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다.호랑이가 1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접근했을 때, 그의 눈빛에서는 갑자기 한 줄기 한기가 스쳤다.독사를 가지고 놀던 그의 손이 갑자기 주먹으로 바뀌더니, 호랑이의 머리를 마구 때렸다.이윽고 커다란 소리와 함께 호랑이가 구슬프게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호랑이의 거대한 몸집은 길이가 무려 2, 3미터나 된다. 하지만 뱀신의
공수 천신이 다급히 말했다. 그는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는 반항하지 않았다.이윽고 뱀신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머리는 좋네. 아니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거야.”한편, 이도현 일행은 말없이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조금 전 뱀신과 공수 천신은 단지 몇 개의 내공만 보여줬다. 하지만 바로 이 몇 가지 내공이 문지해를 소름 돋게 했고, 도광의 안색을 어둡게 만들었다.그들은 조금 전 두 사람이 맞붙었을 때, 그 실력이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특히 뱀신은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한편, 뱀신은 더 이상 공수 천신 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는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린 뒤,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도현, 너 스스로 죽을래? 아니면 내가 죽여줄까?”이도현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공수 천신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갔다.뱀신의 분노 섞인 시선을 뒤로하고 이도현은 공수 천신 앞에 다가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선학신침이 여기에 나타났다는데 알고 계세요?”그 말에 공수 천신은 어리둥절해하며 답했다.“선학신침? 그 염국의 신기한 선학신침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보아하니 선학신침에 대해 알고 계신 것 같네요.”“야, 내가 말하는 거 안 들려? 감히 날 무시해?”이때 옆에 있던 뱀신이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분노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를 무시한 채, 공수 천신을 향해 이어서 말했다.“혹시 선학신침이 어디 있는지 알아요?”공수천신은 대답해 주기 싫었지만 거절할 수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현재 상태는 분명히 분노에 찬 상태지만,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알죠! 예전에 어떤 사람이 값진 물건을 가지고 여기에 와서 마약으로 바꿨어요. 그 당시 부처의 눈에 띄었던 은침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부처가 그 은침을 보고 아주 감격하며 외쳤어요. 그것을 선학신침이라 부르며
“너 지금 뭐라 했어?”그의 말에 뱀신이 잠시 멈칫했다. 그러더니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며 이도현을 향해 달려갔다.그 강력한 살기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저 건방진 놈! 뱀신은 나도 무서운 존재인데… 저 뱀독이 살짝 떨어지기라도 하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죽어버릴 텐데.”“비록 모두 제급의 경지이지만, 만약 독사를 가지고 있다면 그 실력은 개인의 실력으로 계산할 수 없거든. 독사들과 맹수들도 추가해야 하니깐 말이야.”도광이 경악하며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백상국의 독충과 맹수를 조종하는 무인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것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앞에서 날뛰고 있다.도광뿐만 아니라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공수 천신도 이도현의 대담함에 깜짝 놀랐다.아마도 그들 같은 제급 강자들은 군림하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지금까지 아무도 감히 그들에게 반박하거나 대든 적이 없었다. 하여 이도현과 같은 안하무인인 사람은 그들도 견디기 힘들어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들의 놀라움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어서 말했다.“부처가 어디 사는지 알아요? 이따가 저랑 같이 가시죠.”그 말을 들은 공수 천신은 멍하니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왜 이도현의 질문에 대답해 줘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지금 설마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게다가 이미 뱀신의 미움도 산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는가?’공수 천신과 뱀신은 비록 제급 내공이지만, 그는 뱀신의 상대가 아니다. 그 이유는 뱀신이 독공을 익혔기 때문이다. 그의 진기에 독이 들어 있어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하여 맹독을 막으려면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특히 고수들 간의 계략은 작은 실수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그런데 이도현은 왜 이러는 것일까? 뱀신의 무서움을 모르고 이렇게 까부는 것일까?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던 공수 천신은 결국에는 이도현의
이도현은 도망치는 뱀신을 보며 쫓아가지는 않고 차갑게 말했다.“지금 나의 40미터 넘는 보검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40미터 이상의 보검이 우르릉 떨어지며 검기가 휘몰아쳤다.검기가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가루가 되어 땅에 깊은 균열을 남겼다. 게다가 앞의 산은 거의 쪼개질 것만 같았다.도망치던 뱀신은 결국 40m 넘는 대보검을 이길 수 없었다. 그는 이도현에 의해 칼을 맞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피안개로 변해버렸다.주위의 수천 명의 병사들도 강력한 검기의 충격에 바로 폭발해 버렸다.뱀신의 그 독사들, 그리고 공수 천신의 호랑이들도 바로 피안개로 변하여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았다.백 미터가 넘는 대지에는 균열이 생겨서 바닥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였다.균열이 생긴 양쪽 나무와 바위 또한 모두 사라져 버렸다.현장에 살아있는 세 사람은 지금 상황에 놀란 나머지 공포에 질린 채 입을 다물지 못했다.“스승님, 너무 강한 거 아닌가요? 지난번에는 이 정도가 아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지금은…”“진짜 이건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내가 천하제일 칼잡이 때도 이런 위력은 없었는데, 저놈이 그걸 해내다니. 말도 안 돼.”도광은 눈을 크게 부릅뜨며 혼자서 중얼거렸다.한편, 공수 천신은 바닥에 엎드린 채 덜덜 떨고 있었다.그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은 이도현을 죽이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온 것이다. 이도현을 죽이기만 하면은 천만 냥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공수 천신은 그 거액의 보상금을 포기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모든 게 불가능했다.이도현 같은 악마를 어떻게, 무엇으로 죽일 수 있단 말인가!지금 그에게 만 개의 용기를 준다고 해도, 그는 감히 이도현을 죽이지 못할 것이다.그는 이도현이 괴물과도 같다고 생각했다.부채를 검으로 삼아 40미터의 대보검으로 만들어 휘두르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굳이 예시를 들자면, 마사지업소에 가서 몇 명의 여자가 같이 서비스를 해주는 건 받아들일 수 있
공수 천신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이도현 또한 혼란스러워졌다. 그는 다시 한번 염국의 심오한 문화 전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염국의 고대 산적들이 다급할 때 했던 말들이 지금 백상국에 까지 영향을 미치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는가?“그 입 다물어요! 그쪽 죽인다고 하지 않았으니까, 옆에 가서 기다리기나 해요.”도광은 그 상황을 더는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어쨌든 그도 제급 강자인데, 이렇게 겁이 많아서 되겠는가? 게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늘어놓는 자체가 도광은 창피했다.도광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찌 보면 그도 이도현 때문에 지금의 경지까지 온 것이다.한마디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하는 것이다.“얼른 앞장서요. 부처나 찾으러 가게요.”이도현은 아까 겁에 질린 그 도련님은 아예 보지 못한 채, 한 손으로 공수 천신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도광의 팔을 잡았다.그는 신공을 사용해 두 사람을 데리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내공이 향상된 후로부터, 이도현은 하늘을 날기에도 충분했다.“사부님, 이, 이제는 날 수도 있는 거예요?”아래에 있던 문지해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는 공중에서 멀어져 가는 이도현을 보며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와, 이건 틀림없는 도법일 거야. 틀림없어! 스승님은 진정한 도를 닦는 사람이셨어. 스승님, 저도 같이 가요.”문지해는 공중에 있는 이도현을 쫓아가며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외쳤다.이윽고 한참 동안 그의 애교 섞인 마성의 목소리가 이도현의 귀를 간지럽혔다.‘저 영감탱이가 왜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이 부분에 대해 황제급의 문지해만 놀란 것이 아니다. 이도현의 팔짱을 낀 채 날아가는 도광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그는 예전에 이도현과의 일을 생각하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당시 강 씨 집 뒷산에서 이도현이 그를 구해주었는데, 그는 이도현을 혼내주려고 했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그 정도의 실력으로 이도현을 혼내주겠다니? 그건 마치 개미 한
그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별로였다.이도현은 어이가 없기도 하면서 역겹기도 했다.그는 아래에서 마성의 목소리로 외치는 문지해를 보며 말했다.“이 영감탱이야, 역겹게 자꾸 외치지 말고 얼른 향진성으로 꺼져. 가서 내 전화나 기다리란 말이야! 나와 도광이 부처 찾으러 가면 돼.”말을 마친 뒤 이도현은 속도를 가하며 빠르게 문지해의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안 돼요, 스승님. 저 혼자 두고 가지 말라고요. 저도 스승님 제자인데 끝까지 책임지셔야죠. 저도 배우고 싶어요, 스승님.”평생 도법에 빠져 살았던 문지해는 이도현에게서 도법의 희망을 보고 스승으로 모셨다. 거기에 지금 이도현이 갑자기 비행까지 선보이니 이것은 그에게 있어 마치 한 줄기의 빛과도 같았다.하여 흥분된 상태인 문지해는 이성적으로 조리 있게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한편, 이도현은 빠른 속도로 좌우에 한 사람씩을 들고 하늘을 날았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그건 아무것도 아닌 듯 보였다.이도현은 마치 큰 새처럼 하늘을 빠르게 날고 있었다.그의 손에 들려진 두 사람은 충격 그 자체였다.이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너무 무섭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무인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걸 그들은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었다.어느 정도 수련을 하면 속도가 빨라지고, 심지어 단거리에서도 비행기의 속도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지상에서만 가능한 일이고, 가끔은 지상에서의 힘을 빌려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늘을 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그들에게 있어 이도현은 그들의 무인에 대한 인식을 뒤엎은 것과도 같다.“부처는 어디 쪽에 있는 거죠?”이도현이 갑자기 물었다.여전히 놀라움과 공포 속에 있던 공수 신천 심바가 갑작스러운 이도현의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윽고 그가 다급히 말했다.“동북 방향으로 오십 리요.”…그 시각, 동북 방향 쪽 협곡.대량의 병사들이 이곳에서 실탄을 장착한 채 순찰하고 있었다.협곡 주변에는 각종 마약이 심겨
이 협곡 전체는 외부와 비교하면 하나의 별천지로 다양한 건축물들이 이곳을 궁전처럼 매우 호화롭게 만들고 있다.만약 이 협곡 산 정상에 몇 개의 포대가 없었다면 여기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전쟁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협곡 전체는 단지 하나의 벽으로 구분되며 내부와 외부는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보인다, 외부 사람들은 사병들에게 총과 채찍으로 맞으며 일을 한다.그러나 내부 사람들은 10대의 알몸인 미녀들을 끌어안고 술을 마시며 인생을 즐긴다! 하지만 그들이 마시는 술은 외부 사람들의 피로 바꾼 것이다.그들이 품고 있는 모든 미녀는 외부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동, 심지어는 그들의 생명과 신체 기관으로 교환된 것이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 부처산에서 매일 발생하며 여기서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일로 여겨진다, 아무도 이곳에서 이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그들의 의식 속에서는 이 모든 것이 옳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이 생명들은 그들에게 구매된 것이니 당연히 그들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 눈에는 이 사람들이 단지 돼지 같은 노예일 뿐이다.이용 가치가 있을 때는 노예로 대하지만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돼지처럼 취급되어 몸의 모든 장기가 팔리고 피와 골수까지도 모두 돈이 될 수 있는 한 팔려나간다.심지어 마지막에는 이들의 살조각이 특별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맛있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이곳은 바로 부처산, 인성이 말소되고 살육과 변태만이 있는 곳, 일부 사람들에게는 천국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지옥이다.협곡 전체는 방어가 철저하며 포대 외에도 탱크, 전투기, 레이더 방어 시스템과 자동 공격 무기 장비까지 갖추고 있다!웬만한 비행기는 이곳을 지나지 못한다, 허락 없이 이 협곡 상공을 지나가는 군용기, 여객기, 혹은 다른 비행기는 모두 격추된다.이 순간! 금빛으로 찬란하고 염국의 건축 양식을 지닌 궁전 안에서 한 중년의 노인이 노란색 두루마기를 입고 있다. 그의 옷은 염국 고대 황제 복장과 비슷하며 온통 금룡으로 수놓아
이날 밤, 이도현은 여전히 노영식네 집에 머물렀고 주현진이 잠자리를 정리해주었다. 하지만 그의 잠자리는 침대가 아니라 온돌 바닥이었다.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온돌방이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보기 흔한 것이었다. 온돌방은 구들장 밑이 비어있어 날이 추워지면 아궁이에 불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뜨거운 열기가 구들장 밑을 지나면서 머지않아 집이 따뜻해지게 된다.이도현은 온돌방이 정말 편하게 느껴졌다. 특히 형수가 준비해 준 우유 향이 나는 꽃무늬 이불을 덮으니 더욱 편안했다.형수가 수유 기간에 있어서인지 아니면 이도현이 나쁜 마음을 품어서 심리작용이 생겨서인지 오늘따라 이불에서 나는 우유 향이 그날 밤보다 더 짙게 느껴졌다.게다가 불빛 아래에서 그는 하얀 이불 위에 지도 같이 생긴 자국이 한 둘레 한 둘레 있는 것을 보고 우유 향이 그 자국에서 풍겨 나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헐! 설마 형수가 이 이불을 계속 덮었던 거 아니지? 이것이 설마 모유의 흔적이 아니겠지? 세상에나! 이건...”이도현은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아주 많이 혼란스러웠다!‘형수는 이 이불을 덮고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한 거야? 설마... 내가 그 상대는 아니겠지!’이날 저녁 이도현은 잠을 설쳤다.이튿날 아침 일찍 이도현은 얼떨결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생각하지 않아도 주현진인 것이 분명했다.노영식이 이토록 적극적일 리가 없었다.“지안이 양아버지! 일어나셨어요? 아침 식사하셔야죠!”주현진의 제법 부드러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형수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네요! 얼른 일어날게요!”이도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눈을 뜨면서 말했다.“양아버지도 참, 무슨 별말씀을요! 얼른 일어나서 세수하고 식사하세요! 아침상 다 차려놨어요!”주현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을 보고 이도현은 마음이 뒤숭숭해졌다.다행히도 주현진은 몇 마디만 하고 방을 나갔다. 아니면 이도현은 몸 둘 바를 몰랐을 것이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다섯 사람은 다
“그래도...”이도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기세라 그는 하는 수없이 잠시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이름은 제가 지어줄게요. 지안 어때요? 지혜롭고 평안하게 자라라는 뜻이에요!”“지안! 노지안, 좋아요. 뜻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은 일생에 무슨 일을 하든 돈을 얼마나 갖고 있든 권력이 얼마나 크든,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죠! 지안, 좋은 이름이네요!”노문호가 제일 먼저 말했다.“지안! 좋아요! 그럼 이 녀석을 앞으로 지안이라고 부릅시다!”노영식도 기뻐하며 말했다.“지안! 우리 아기 앞으로 지안이라고 불러야겠네! 지안, 지안아, 얼른 와서 양아버지께 절을 올려야지!”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흥분하며 말했다.“그래!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안! 참 훌륭한 이름이야!”노영식의 부모는 모두 착실한 시골 사람이라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이도현에게 절했다. 시골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하는 것은 성의를 표시하는 제일 성실한 행동이었다.이번에 이도현은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형수가 아이를 안고 절도 올렸으니 이도현은 빼도 박도 못 하고 양아버지를 하게 되었다. 그러니 아이에게 첫 대면 선물을 안 줄 수가 없었다.만약 무사 집안이었다면 이도현은 반드시 자신의 무도 비법 또는 담약, 보검 같은 것을 아이에게 선물해줬을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양아들은 평범한 사람이고 일반 백성인 만큼 제일 현실적인 것을 선물해주는 것이 좋았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손을 옷 안으로 넣고는 음양탑 에드워드 가문의 보물 창고에서 챙긴 황금 두 덩어리를 찾아냈다.그러고는 손으로 주물럭주물럭하여 한 개의 금덩이로 만든 후 그들 앞에 꺼냈다.“형수! 제가 아이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당장은 이 금덩이밖에 드릴 게 없네요. 나중에 훌륭한 장인을 만나면 이 금덩이로 아이에게 장수 목걸이나 만들어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