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 있지…내 몸속에서…너무 아파…”희메지 구주는 너무 아픈 나머지 땅바닥에 내 뒹굴었다.그의 비명과 함께 갑자기 그의 몸에서 펑! 펑! 펑 소리가 울려 퍼졌다.곧이어 핏자국이 하나둘씩 그의 몸에 터졌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아…”마침내! 희메지 구주의 비명 속에서 은침 하나가 날아가 피 구멍이 터지며 희메지 구주도 숨을 거두었다.지옥의 침,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 그 공포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그 시각 이도현은 모든 잡념을 떨쳐버린 채 연단에 몰두하기 시작했다.그는 그렇게 자리에 앉은 지 꼬박 3일이 지났다.3일 후, 이도현은 마침내 신농정에서 수십 개의 단약을 꺼냈다.신농정을 열자마자 안에서 톡 쏘는 향이 났고 수십 개의 단약이 수정같이 맑았다. 매 단약은 하나하나가 꽉 찼고, 딱 봐도 최상급 단약이였다.“좋아, 역시 좋은 약재로 정제한 단약은 달라! 이런 좋은 약재나 수천 년 정도 지난 약재를 하나 찾는 건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렵지!”이도현은 혼자 중얼거리며 단약 한 알만 남기고 모두 옥병에 넣었다.그러고는 그 단약 한 알을 삼켰다.단약을 복용하자, 그는 갑자기 냉기와 온기를 번갈아 느끼며 그 능력이 그의 단전에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단약이 녹으면서 이도현 단전에서는 그의 팔다리를 향해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며 경맥을 하나하나 씻어내기 시작했다.그는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고 서둘러 공법을 익혔고, 이 에너지를 체내에서 작동하도록 이끌었다.약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단약의 약효가 비로소 제련되었다!이도현은 기분이 상쾌하고 사지가 편안함을 느꼈고, 내공도 한 단계 향상되었다. 하지만, 병목 현상은 돌파하지 못했다.이도현은 망설임 없이 단약을 하나 더 꺼냈고 이어서 두 번째,세 번째,...열번째.결국 이도현의 몸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되어버렸고, 그는 화로에서 만든 단약을 전부 먹어버렸다.이윽고 그는 다급히 일어나 앉아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단약을 제련하기 시작했다.…그렇게
그는 똥구덩이에서 기어 나온 것처럼 악취가 나는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물론 그는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전에 그가 스승에게 끌려 산에 올랐을 때도 한 번 겪은 적 있었다.그때 색귀 사부가 힘줄 골수를 수련할 때 체내에서 이러한 악취가 났었다. 당시 그는 자신이 골병이 들어 죽을 때가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색귀 사부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그는 그가 대조화로 인해, 체내의 불순물이 제거되었음을 알게 되었다.다만 그가 생각지 못한 것은 뜻밖에도 또 한 번의 고난을 겪었다는 것이다.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의 색귀 사부가 한 사람은 일생에서 한 번만 근육과 뼈를 깎는 경험을 할 수 있고, 두 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그는 지금 또 한 번 겪었다.이것은 그가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의 사부님이 전에 그에게 잘못 말한 것인지, 아니면 그가 아예 다른 유형의 사람인지 혼란스러웠다.하지만 이번의 느낌은 그때와 사뭇 달랐다.뭐랄까, 지난번에는 겉으로 드러났다면 이번에는 육체의 깊은 속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물론 이도현은 현재 자신이 느끼는 게 과연 진짜인지 한층 더 검증해야 했다.게다가 그에게 있어 이 상황은 절대적으로 좋은 일이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도현은 역겨운 냄새 때문에 더 이상 생각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몸의 그 더러운 것들을 씻어 내야 했고, 만약 그게 피부 속으로 침투되면 한평생 다른 사람과 피부를 섞을 생각은 접어두어야 했다.누가 냄새가 나는 남자랑 엮이려 하겠는가? 나가서 기생을 찾는다고 할지라도 기생도 아마 참지 못하고 역겨워 토할 것이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도현은 바로 샘물에 뛰어들어 빡빡 문지르기 시작했다.만약 산에서 금방 내려왔을 때라면, 여자라는 존재에 관심이 없어 더러운 몸일지라도 별 신경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다!그 당시의 그는 산 아래 여자들은 호랑이 같은 존재이고, 만나면 무조건
그 몇몇 검은 옷의 사람들은, 신영성존과 같은 사람과 마주해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이어 그들이 음산하게 입을 열었다.“세상에서 이 혈귀들이 갈 수 없는 곳이란 존재하지 않지!”그 말에 신영성존이 크게 놀랐다.“당신이 혈귀 쪽 사람이라고?”신영성존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경계심 가득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방어 준비를 했다.그들은 일반인이 아닌 킬러들이다!쿵!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발을 내디디며 순식간에 신영성존의 앞에 다가왔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의 어깨를 내리쳤다.그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신영성존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강력한 힘은 신영성존의 입에서 피를 토하게 했고, 오장육부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순식간에 저항력을 잃어버렸다.이윽고 바닥에 쓰러진 신영성존이 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당...당… 당신들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이거는 우리 염국이랑 맞먹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게! 염국의 보복이 두렵지도 않아?”“잊지 마. 난 염국의 신영성존이야. 신영 군단의 대통령…”신영성존의 말에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가소롭다는 듯 웃어 보였다.“당신이 염국 장군인 게 왜? 그쪽이 이도현을 따른 뒤로, 염국의 많은 고위층이 당신이 죽길 바라고 있던데!”“탓하거든 이도현의 개가 된 당신 스스로를 탓해! 이도현이 우리 혈귀 조직에 빚을 진 관계로, 우리 쪽 대통령이 이도현과 관련된 사람은 전부 죽여버리라고 명을 내렸어.”“흐흐흐! 곧 죽을 사람인데 굳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해줄 필요는 없지. 끌고 가!”검은 옷을 입은 자의 명령에 따라, 두 명의 혈귀조직 사람이 앞으로 나가 좌우로 신영성존을 받쳐 들고 나갔다.거의 같은 시각, 이도현의 산장에는 매우 요염하고 매력적인 두 여자가 나타났다.그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한지음의 방에 들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한지음 씨! 같이 가줘야겠어요!”갑자기 나타난 사람들 앞에서 한지음은 별로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전에 한 번 겪어본 적 있어 덜 두려웠다.이윽고 그녀가 침
그녀는 이도현과의 다음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옆에 있던 한소희가 입을 삐쭉거리며 기분이 불쾌해했다. 사실 그녀도 이미 그 시계를 봐두었고, 이도현에게 선물해 주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소유정이 먼저 그 시계를 선수 쳐서 이도현에게 선물해 주겠다고 하다니!소유정은 한소희가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한발 앞서 하고 있었다. 이는 본인의 짝사랑 상대가 다른 사람에 의해 빼앗기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한소희도 이에 질세라 이도현에게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소유정이 이대로 날뛰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그렇게 훌륭한 남자를 어떻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이도현과의 여러 번 만남 후, 그의 신비롭고 강력한 느낌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음속에도 다른 생각을 품게 했다.그녀들이 한창 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웬 할머니가 그녀들 앞에 나타나 길을 막았다.처음에는 그녀들도 별 신경을 쓰지 않고 할머니를 피해 가려고 했지만, 그 할머니가 계속해서 그녀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었다.아까부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던 한소희가 화를 내며 말했다.“이봐요, 할머니. 뭔 일 있으세요? 왜 길을 막아요?”“흐흐흐! 내가 아가씨들 도움이 필요해서 말이야. 나랑 같이 한번 가줘야겠네!”할머니가 무섭게 웃어 보였다.“저희 바빠서 가봐야 해요!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할머니! 소희야, 얼른 가자.”소유정이 직설적으로 거절했다. 직감적으로 그 할머니는 절대 좋은 의도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정말 버르장머리가 없는 계집이군. 이건 도와주기 싫어도 도와야 하는 거야. 얼른 같이 가!”할머니는 몸부림치는 그녀들을 한 손에 한 명씩 잡은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이도현은 수련을 마친 뒤, 한참 동안 그 지하 세계에서 돌아다녔다. 그 안에는 놀랍게도 많은 약재가 있었고, 그 약재들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오래된 귀한 약재들이었다.그는 이때다 싶어 거기 있는 약재들을 눈에 보이는 대로 다 따
이도현은 수백 통의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를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모든 것은 그의 여자 선배님들이 보내온 것이었다!그는 서둘러 메시지를 차례대로 확인했다.[도현 후배! 너 지금 어디야? 위험한 거 아니지? 왜 전화는 안 받는 건데!][도현 씨, 왜 전화 안 받아요? 너무 걱정돼서요. 지금 어디예요?]그 중 오민아에게서 온 메시지도 있었다.[이 나쁜 놈! 얼른 전화 받아! 이젠 이 선배님의 전화도 무시하는 거야? 죽고 싶어? 너 돌아오면 두고 봐!][도현 후배, 뭔 일 있어? 위험에 처해 있는 건 아니지?][이 자식아! 내가 수라 대군들 보냈어. 이미 지국의 절반 땅은 다 점령했다고! ][도현 후배! 동해용팀대군들 출발했어. 이미 지국에 쳐들어갔고 이제 너만 찾으면 돼!][야, 이 자식아! 지국은 우리가 점령했어! 넌 어딘데? 얼른 튀어나와!]…그 문자들을 확인한 이도현은 잠시 멍해 있었다.그가 사라진 지 열흘도 안 돼서 지국이 없어졌다니, 이건 너무 과장이 심한 거 아닌가?비록 지국은 작은 나라지만, 실력은 매우 강대하고, 누가 죽이고 싶다고 다 죽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그의 여자 선배들은 불과 며칠 사이에 지국을 함락시킨 것이다!이도현이 한창 멍해져 있을 때쯤 그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그의 다섯 번째 선배 기화영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이 자식아! 이제야 전화를 받네? 나 놀라게 해 죽일 셈이야? 며칠 사이 너 어디서 뭐 했어? 왜 전화는 안 받는 건데! 지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선배! 저 아무 일 없어요. 지금 지선산...”이도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화영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그래!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우리가 지금 바로 데리러 갈 테니까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야 해, 알겠어? 움직였다가는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릴 테니까!”그녀는 말을 마친 후 이도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그가 혼란 속에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서 전투기가 날아왔고 우르릉거
평민 백성들의 항의도 신경 쓰지 않는 판에, 그 항의를 누가 신경 쓰겠는가? 그냥 본인이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지!몇 차례 검사 끝에 이도현은 행복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그녀들은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그를 놓아주었다.“이 자식아! 이젠 우리랑 맞먹겠다는 거야? 죽고 싶어? 깜짝 놀라 죽는 줄 알았잖아!”“내 말이 그 말이야! 너 며칠 동안 어디 있었어!”이도현은 웃어 보이며 지선산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그녀들에게 설명해 주었다.그녀들이 생각지 못했던 것은 시황 상제가 사람을 보내 찾으라고 했던 그 약이 결국에는 이도현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이다!그 놀라움과 동시에 그녀들은 이도현의 운이 진짜 좋다고 생각했다! 수천 년은 된 물건을 다른 사람은 얻지 못했는데, 이도현은 얻었으니 이게 운이 좋은 게 아니고 뭐란 말인가?그들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이도현과 함께 그 지선산을 떠났다. 그녀들은 곧바로 지황궁으로 돌아갔다.뭐랄까, 지금 이 전체 지국은 그녀들에 의해 점령됐다. 그러니 지황궁도 점령되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황궁에 와보니, 열 번째 선배 연진이가 왕좌에 앉아 게임 하고 있었다.그 모습에 이도현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선배! 진짜 지국을 점령한 거예요? 너무 강한 거 아니에요?”그러자 기화영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우리가 점령하고 싶어서 점령한 줄 알아?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이번에 돌아가면 대선배님한테 죽었어! ”“그러게! 큰 선배가 나한테 전화 왔는데 받기도 무서워! 듣자 하니, 큰 선배가 지금 골머리를 썩이며 각국의 비난과 여론에 대처하고 있다잖아! 이번에 큰 선배가 우리 넷 다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근데 걱정할 필요는 없을걸! 우리가 침입한 게 아니라 그냥 지국의 모든 군대를 물리쳤을 뿐이니까!”“맞아! 이건 완전 점령이라고 할 수 없지. 지국을 점령하려면 여기 사람들을 복종시켜야 하잖아! 그들 상층의 대가족, 대 세력을 모두 통제하는 것이야말로 점령이라 할 수 있지!”“
이도현은 혼란스러움과 놀라움 속에서 선배들의 패기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길 기다렸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선배! 저 작은 건의가 있는데 말해도 될까요?”이도현은 조금 전 선배들의 패기에 겁을 먹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어떤 건의인데? 한번 말해봐! 들어볼게!”기화영이 웃으며 말했다.“지국에서 큰 가문 하나를 서포트하고, 그들이 지국을 통제하게 하는 거예요. 저희는 그냥 그 큰 가문만 통제하고, 나머지는 전부 그들에게 맡기는 거죠!”“선배들도 아시다시피, 저희가 직접 지국인을 통제하는 것보다는, 지국인이 직접 본인 나라 사람들을 통제하는 게 더 효과적이잖아요. 그들이 직접 본인 나라 사람을 통제하면 아마 더 순종적이고, 관리하기도 쉬울 거예요!”그 말을 들은 몇몇 선배들은 두 눈을 반짝였다. 이도현의 생각이 그들 생각보다 오히려 더 좋았으니 말이다.이윽고 기화영이 감탄하며 말했다.“역시 도현 후배의 현명함은 알아줘야 해! 이렇게만 한다면 지국의 일은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 되는 거잖아. 나머지는 지국 쪽의 일인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뭐라 하려 해도 할 말이 없을 거야.”“도현 후배, 그러고 보니 너 전에 지국 쪽에 하녀가 있다고 했지? 내 기억이 맞다면, 그 여자가 지국의 대가문 쪽 사람인 거 맞지?”신연주가 이상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눈빛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눈빛이었다.하녀! 게다가 지국의 하녀이다. 영상물을 봤던 사람이라면, 대충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다!“에헴! 선배님 말이 맞긴 한 데, 하녀는 아니고 그냥 하인일 뿐이에요! 그 당시 스승님 가문 학살에 야노 가문이 가담했거든요. 그때 저는 단지 야노 가문의 2대를 죽이고, 야노 요시코를 야노 가문의 주인이 서포트해 줬을 뿐이에요. 그 이유 또한 야노가문을 멸망시키기 위함이었고요.”“다만 그 여자가 그렇게 능력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야노 가문 절반을 쓰러뜨렸거든요! 말 그대로 괜찮은 인재인 거죠!”이도현이 겸허하게 말했다.“도현 후배가 도와
그녀는 벌거벗은 몸으로 침대에서 뛰어내리며 놀라서 되물었다.“네?”“주인님! 지금 한 말 진...진짜예요? 저... 저 진짜로… 지국을 통제할 수 있어요? 이거 꿈 아니죠?”야노 요시코는 너무 흥분되어 온몸이 떨렸다!이 소식은 다른 사람이 들었다 해도 똑같은 반응일 것이다.황제! 꿈에서만 생각하던 그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니!이도현은 전화기 너머로 흥분되어 소리 지르는 야노 요시코를 무시한 채, 얼른 오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한편 지국, 지황제가 죽고 지국 대군단이 모두 패한 채 지국 군사들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은 기화영에 의해 완전히 차단된 지라,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여 지국 국내는 아직도 평화로웠다. 그들의 지황제가 죽었다는 사실과 나라가 이미 함락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니 말이다.몇 시간 후 태양성, 지국의 이름 좀 있는 대가문이 전부 여기에 모였다.지국의 일부 최고 가문인 노구치 가문, 야노 가문, 후지노 가문, 산구치 가문, 마츠시타 가문, 도쿠가와 가문, 사이토 가문 등 모든 가문이 황궁에 모였다.모든 가문의 가장들, 주인들이 지국의 황궁에 모였다.그 밖에도 지국의 최고 인사들과 일부 세력의 우두머리들도 모두 여기에 있었다.순식간에 지국의 황궁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정말 부끄럽습니다! 우리 지국의 수백만 대군이 염국의 몇만 대국에 패했습니다! 저희 백만대군이 패했다니요! ”“지황제도 실종되고 4대 장군 중 2명도 실종되었습니다!”“흐흐! 실종이요? 그건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처리된 겁니다! 하지만 이건 저희한테 있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황제는 그냥 장식품에 불과하니까요. 저희가 현재 신경 써야 할껀 이따가 염국 쪽의 사람들과 저희의 이익 문제에 대해 협상하는 겁니다!”“이익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것입니다. 지국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무 소용 없습니다! 우리의 이익이 변하지 않는 한, 지국이 염국으로 된다고 해도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가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요!
사람들이 아직 어안이 벙벙해 하고 있을 때 노각주는 빠른 걸음으로 청년 앞에 걸어와서는 몹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진왕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노각주는 아주 많이 황송해하며 말했다.“진왕?”이건 아주 기묘한 호칭이었다. 이것은 강후에서 흔히 부르는 존칭인 데다가 한 제국의 왕후를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진씨 성을 가진 것에서 뭇사람들은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진왕이라고 불린 도련님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에 지각주의 동의까지 받아야 하나?”“아닙니다! 송황합니다.”노각주는 깜짝 놀라더니 얼른 허리를 굽신거리며 대답했다.자미각 각주의 성함은 지유권이고 자미각의 제96대 계승자이며 내공 경지가 이미 영급 중기에 도달한 강자였다.고무계를 통틀어 보아도 꽤 손에 꼽히는 강자였다. 하지만 지금 도련님 앞에서 노각주가 이토록 신중하게 처신하는 것은 참 신기한 광경이었다, 게다가 아첨을 떠는 것도 조금 보였다.“진왕님이 이렇게 오시다니 제 영광입니다. 진왕님, 이쪽으로 앉으세요.”“여봐라. 차를 내오거라. 귀한 차를 진왕에게 내오거라.”지유권은 마치 여관의 심부름꾼처럼 소리치며 주문을 했다.진왕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노각주가 전에 앉아있던 자리에 덜컥 앉았다. 그러고는 아래에 있는 자미각의 장로와 호법들을 훑어보았다.진왕의 눈길 때문에 자미각의 장로 호법들은 숨을 꾹 참게 되고 말을 한마디로 하지 못했다. 심지어 눈을 마주칠 용기도 없었다.그들은 이 진왕이라는 사람이 아마도 성역 안에 있는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했다.진씨 가문은 아주 큰 가문이었다. 그들은 성역 안에서 마찬가지로 강대한 나라를 일구었고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천만 강역을 통어하고 있다.자미각의 사람들은 이 진왕이라는 사람은 자신들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진왕에게는 강대한 진씨 가문뿐만 아니라 대제국이라는 백도 있었다. 아무리 성역 안이라도 감히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각주님. 그 말이 참말입니까? 정말 그런 말을 했습니까?”어떤 이는 조금 전의 말이 믿어지지 않아 각주에게 물었다.말하는 목소리마저 떨려있는 것을 봐서 그가 지금 얼마나 격동스러운지 알 수 있었다.“가짜일 리가. 정말이라네!”노각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만약 이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그는 자미각 역대 각주 중에서 제일 으뜸가는, 또한 공로가 제일 큰 각주가 될 것이다.자미각은 예로부터 수몇 년이래, 매 세대의 각주는 모두 자미각을 조금 더 발전시켜 성역과 관계를 맺고 싶어 했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소원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는 자미각과 성역 안의 사람을 연결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자미각을 성역에 안착하고 안정시키기까지 하려 했다.이것을 이뤄낸다면 그는 기필코 당당하게 자미각의 제일가는 각주가 될 것이다. 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그를 신성하게 받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는 자미각의 신화가 될 것이다.노각주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흥분되었고 얼굴의 미소는 점점 더 찬란해졌다.그리고 또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난 이미 사람을 시켜서 정보를 좀 알아봤다. 진씨 가문의 그 옥새는 이도현 그놈과 일말의 관계가 있는데 너무 크지는 않다.”“그래서 우리는 이도현을 상대하러 무조건 가야 해.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독촉 자의 신분으로 가야 해.”“자고로 세상 어디를 가나 다 도리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 비록 이 말은 약육강식의 고무계에서 쓰기는 좀 억지지만 어찌 됐든 헛된 말은 아니잖아.”“그래서 각주인 나는 여러분을 데리고 같이 산을 내려서 이도현을 찾고 진씨 가문의 옥새를 되찾을 거다. 이도현을 해치울 수만 있다면 곤륜옥의 비밀도 자연스럽게 우리 손으로 들어오는 거지.”“지각주의 말이 맞아요. 명분은 아주 좋네요. 근데 백전백승할 자신이 있어요?”자미각 각주가 명령을 내리고 있을 때, 갑자기 자미대전 밖에서 시원시원한 소리가 들렸다.갑작스럽게 울린 소리는 자미대전에 있는 장로
자미각 내의 사람들은 시시콜콜 다투기 시작하였다. 어떤 이들은 이도현을 상대해 그의 손에서 곤륜옥을 뺏어와야 한다고 제기했지만 어떤 이들은 이도현의 실력에 겁을 먹어 자미각에게 안 좋은 피해를 가져올까 봐 걱정이 앞섰다.의견이 서로 갈린 사람들은 이도현을 상대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두고 다툼이 일어났다. 자미대전 안은 순간 동네 시장처럼 시끌벅적해졌다.“그만!”노각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싸우는 두 무리의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호통을 쳤다.그의 말에 왁자지껄한 소리가 뚝 그쳤고 자미각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노각주는 고아한 눈빛으로 사람들은 쓱 흘겨보고는 차갑게 말했다.“봐봐! 당신들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봐봐! 시끌벅적한 것이 너무나도 무례해 보이는구나! 꼴이 이게 뭔가?”“여긴 자미각이다! 자미대전이라고! 이곳은 우리 자미각이 의사를 나누는 곳이지 당신들더러 막 소란피우는 동네시장이 아니다! 왁자지껄 떠드는 게 말이 돼?”“당신들은 자미각의 장로, 호법이면서 제자들이 이 꼴을 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어떻게 여길지 생각은 한 해봤어? 당신들의 우스운 꼴을 보고 장로들도 아줌마처럼 떠들기나 하는 사람들이구나 생각할 거다.”노각주는 장로와 호법들을 보면서 한바탕 훈수를 두었다. 이에 아래에 있던 장로들은 하나같이 얼굴색이 새빨개지고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한바탕 욕설을 퍼부은 노각주의 얼굴은 차근차근 온화해졌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작디작은 이도현 한 명 때문에 당신들이 이렇게 나온다는 게 말이 돼? 아니면 우리 자미각이 이미 그 정도로 몰락되었다는 말인가? 고작 한 명을 상대로 이렇게 바들바들 떨다니?”“우리 자미각은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그리고 난 여태까지 누군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다.”“그걸 기억해 둬! 성역 안에는 우리 자미각을 밀어줄 믿을 만한 세력이 있다. 오래된 가문인 진씨 가문에서 얼마 전에 소식을 전해왔지. 우리더러 세속계로 와서 먼 옛날 진씨 가문 사람이 들고 나간 옥새를 되찾아달라고 했지.”
귀령문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의 한방에 시체도 남지 않게 되었다.그때 그가 맞서 싸워야 했던 상대는 원력을 다루는 강자였고 그의 내공보다 더 높은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강자였다. 그런 강자를 제대로 상대해도 그는 손쉽게 죽을 것이 뻔했다.그가 나선다는 건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는 꼴이었다.그 상황에서 그는 절대 이도현을 이길 수 없었다.도망쳐 돌아온 후 아무리 사람들에게 해명하려 해도 그들은 그를 믿지 않았다.이미 그들에게 찌질하게 도망친 사람으로 낙인찍혀버렸던지라 그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괜찮았다. 소문이 돌면서 그가 했던 말도 신빙성이 있게 되었고 이도현이 막강한 실력을 소유한 강자라는 것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공작사 스님들마저도 굴복할 정도이지 않은가. 어쩌면 당연하기도 했다.호법 장로가 속으로 억울함을 풀게 되어 기뻐하고 있을 때 자미각의 각주가 말을 꺼냈다.“정말로 놀랍군! 믿을 수가 없어! 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렇게나 대단하다고?”“소문에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곤륜옥의 비밀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하더군. 곤륜옥에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예전에 믿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그 전설이 진짜일지도 모르겠군.”“그 외에는 정말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네. 도대체 어떤 천재가 세속계라는 자원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고 혼잡한 환경 속에서 겨우 삼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렇듯 끔찍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세속계를 떠나 우리 고무계에서도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을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해냈군.”“정말 놀라워! 곤륜옥의 힘이 이렇게나 대단했다니! 그렇게나 신비로운 것이었던가. 전설에 따르면 곤륜옥은 어느 수련자가 남긴 것이라고 했지. 신선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물건이라고 했으니 아마 가짜는 아닌가 보군!”각주는 말하면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수련자를 신선으로 만들어 주는 곤륜옥이라. 이것은 고무계의 무사들이 오랫동안 추구하던 것이었다.이때 다른 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그
공작사 스님이 불효를 저지른 손자를 어떻게 훈계할지에 관해 이도현은 딱히 관심이 없었다. 설령 공작제국이 망해버린다고 해도 그는 동정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다만 공작제국에서 벌어진 일은 빠르게 소문으로 퍼지고 말았다.이도현은 공작제국의 도성에서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들을 열 명 처단했다. 귀수선비와 마도, 주육 스님이 이도현을 둘러싸며 공격을 펼쳤지만, 이도현이 전부 죽여버렸다.열 명의 고수들은 결국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이도현은 공작사 스님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의 머리를 따버렸고 스님들의 존엄마저 꺾어버렸다.그러고 난 뒤 이도현은 공작제국으로 쳐들어가 청용문 밖에서 공작사 스님들과 대치했고 공작사 스님이 항복하면서 공작사의 보물 중의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이도현에게 넘기고 말았다.심지어 공작상제는 이도현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이도현의 용서를 구했다. 이도현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공작제국을 떠났다고 소문이 돌았다.이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고무계는 다시 한번 뒤집혔다. 귀령문이 이도현에게 멸문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를 처단해 버렸고 공작사 스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게 했다.이건 아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고무계의 노련한 고수들에 대해 말하자면 아무리 그들이 고수라고 불린다고 해도 새로운 세대가 기존의 강자를 처단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고수들이 처단당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 모두 놀라긴 해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었다.하지만 공작사 스님들을 굴복시켰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공작사는 고무계에서 천 년간 이어져 온 종파로 그 실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고 공작제국을 지킬 수 있는 정도였다. 실력이 없었다면 천 년간 이어져 내려올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종파가 이도현에게 굴복했을 뿐 아니라 공작사가 지켜오던 보물도 넘겨주었다고 하니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소문이 퍼지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은 같았다. 다
스님은 하마터면 자신의 큰손자 때문에 화병으로 죽을 것 같았다. 피를 토해낸 그는 이도현의 뻔뻔한 말에 다시 혈압이 올라가면서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커헉!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또 토해내게 되었다.“세상에, 스님. 왜 자꾸 피를 토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러면 몸에 안 좋아요. 나이도 많으신데 몸 생각도 하셔야죠!”'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약 올리고 있었다.“시주님, 원하시는 물건을 드렸고 요구도 들어주었으니 이젠 서로 원한이 없는 거 맞지요.”스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죠! 스님도 참, 저희한테 어떤 원한이 있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전부 오해잖아요, 오해!”이도현은 조금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계속 그들을 약 올리며 그들이 인내심을 잃고 자신을 향해 욕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참지 못한 스님들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라면 시주님께선 이만 가주시지요!”피를 토한 스님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로 말했다.“네, 네. 스님께 처리해야 할 집안일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저희도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충고하나 해드리죠. 자식을 교육하든 손자를 교육할 때든 절대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됩니다. 혼낼 때는 혼내고 죽여야 할 때는 죽여야 하는 거죠. 이미 망한 자식 농사 다시 하면 그만이잖습니까. 스님들도 아직 젊은 것 같은데 더 늦기 전에 자식을 낳으면 되지요. 굳이 이미 망한 자식한테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스님들 힘내세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이른 때거든요!”“이도현 시주님, 제발 이만... 가주시지요...”스님은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 안색이 파리해지다 못해 보라색이 되었다. 그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이도현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저런, 지금 화를 내시는 거예요?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스님께서 아직 화를 낼 기운이 있으신 거 보니 자식을 열 정도 더 낳을 수 있겠네요. 안 그래요, 누님들?”이도현은 선배들 옆으로 다가가
“됐네요. 이건 어차피 스님들 집안일이니까 제가 더 이상 뭐라고 말할 건 없죠. 집마다 사정이 있는 법 아니겠어요? 외부인이 간섭해 뭐라 말하긴 어렵죠! 스님, 방금 가버린 작은 스님이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도 아직 안 돌아왔네요. 핸드폰은 있으세요? 얼른 전화해서 재촉해봐요!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되잖아요!”이도현은 어느새 잔소리꾼으로 변해 끊임없이 입을 열었다.그가 내뱉은 말 전부 공작사 스님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괘씸하게도 말이다.이도현은 눈앞에 있는 스님들을 더 자극해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화병으로 몇 명이 죽을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었지만 칠색동백꽃을 가지러 간 스님이 돌아왔다.그는 두 손으로 옥상자를 꼬옥 들고 있었고 피를 토한 스님에게 다가갔다.“스님, 꽃을 가져왔습니다! 주지 스님이 말씀하시길 스님께서 잘한 선택이셨다고 합니다! 이 꽃 하나로 제국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도 이 꽃의 가치라고 할 수 있겠죠.”“그래, 역시 주지 스님이 절 이해해주시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불효자식 놈은...”스님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손자에 대해 말하려던 순간 다시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똑똑했던 아들에게서 어떻게 저런 아들이 나올 수 있는지 말이다. 왜 황위를 저런 멍청한 손자한테 넘겨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얼른 물건을 시주님께 드리세요.”스님이 말했다.“네!”우혜 스님은 말을 하면서 들고 있던 옥상자를 두 손으로 이도현에게 건넸다.이도현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받은 후 열어보았다.옥상자 안에는 칠색동백꽃이 한 송이 있었다. 더욱 놀랐던 것은 칠색동백꽃의 꽃잎이 여전히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마치 금방 딴 것처럼 신선했다.일곱 개의 꽃잎은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순으로 피어 있었고 꽃잎마다 신비한 힘이 흘러나왔다.옥상자를 열었을 때 은은한
하늘에 닿을 정도로 지위가 높았던 황실 사찰은 공작제국의 수호진 자리에서 그저 한낱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찰로 변해버렸다. 어찌 보면 이전에 황실 일원이었던 사람들의 양로 사찰이 되어버린 것이다.아마 앞으로 더는 황실의 일원이 출가하여 공작사로 가서 스님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왕후들의 가족도 공작사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장군이나 호위무사, 대신들도 공작사로 출가하여 자랑스럽게 여길 일도 없을 것이다.게다가 오색신광신공과 금강불괴신공이 없으니 공작사는 몇 년도 지나지 않아 철저히 평범한 사찰로 전락할 것이다.“이 배은망덕한 놈이! 감히!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나이 많은 스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공작상제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그러나 공작상제는 그를 향해 차가운 명령만 할 뿐이다.“여봐라! 이 스님들을 전부 청용문 밖으로 멀리 내쫓거라! 여기는 짐의 황궁이다. 제국을 위해 일하는 곳이니 스님들이 들락거릴 이유가 없지. 얼른 내쫓거라...”공작상제는 거지를 내쫓는 것처럼 명령을 내리곤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불효자식... 커헉...”스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뿜어냈다.그의 안색은 파리해졌고 온몸의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켰다.덜덜 떨리는 손으로 공작상제가 사라진 곳을 가리켰다. 오장육부가 곧 폭발할 것처럼 괴로웠다.“짐승! 저런 짐승을 보았나! 우리 황실에서 대체 어떻게 저런 짐승이 나올 수 있었던 거지?! 여봐라, 종인부로 가서 당장 저 후레자식을 제적하겠다고 전하라...”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크게 소리를 쳤다.이도현은 옆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는 단지 공작상제를 혼쭐내주려고 왔을 뿐인데 운 좋게 그들의 집안까지 무너뜨리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공작상제는 자신의 조상까지 버리고 마치 거지 취급하면서 쫓아내려고 했다.그뿐만 아니라 그는 조상들의 지위를 박탈시키고 황궁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하면서 모든 복지와 혜택도 없애버렸다.이건 사실상 그들의 조상을 부정하는
“네, 이도현 님!”공작상제는 빠르게 이도현의 손에서 빈 찻잔을 받아들며 더 공손하게 대했다.“그럼 이쯤에서 하지. 이제 더는 볼일 없으니까 공작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봐도 돼. 남은 건 스님들과 얘기하면 되니까.”이도현이 말했다.“네, 전 이만 황궁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공작상제는 겸허한 태도로 말했다.”“조심히 가.”이도현은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 작별 인사를 했다.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공작상제는 이도현을 향해 미소를 지은 후 공작사의 스님들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몸을 홱 돌려 문무대신들에게 말했다.“궁으로 돌아간다!”그러자 문무백관들과 왕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한쪽은 그들이 모시는 황제였고 다른 한쪽은 그들의 조상이었다. 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몰랐다.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그저 제자리에 서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문무백관을 보며 공작상제는 차갑게 말했다.“돌아가기 싫은 놈들은 내일 상소문을 올려. 영원히 돌아오지 마!”“여기 남아 있기 싫은 놈들은 나와 함께 궁으로 돌아간다!”그 말에 조금 전까지 망설이던 문무백관과 왕후들은 바로 선택을 내리며 명령을 따랐다.“네, 폐하!”조상님을 따르기보단 역시 관직이 더 좋았던 그들이었다.관직도 없는데 조상님을 모셔서 뭐하겠는가? 집에 모셔가 제사상이라도 차리겠는가?문무백관들도 더는 머물지 않고 걸음을 옮겨 공작상제를 따라갔다.공작사의 스님들은 공작상제의 무시에 이를 빠득 갈았다. 잔뜩 분노한 눈빛으로 공작상제가 떠나는 모습을 빤히 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가가서 훈계를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고작 황제인 주제에. 난 네 조상이다, 이놈아!'‘지금 조상을 버리는 거야? 염병...'스님들의 마음속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표출할 수 없었다.그런데 이때. 이미 멀리까지 간 공작상제가 다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명령을 내린다. 앞으로 공작사는 그냥 평범한 사찰이다! 절대 제국의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