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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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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귀환 제2246화
점심 식사 후 이도현은 한 시간 만에 남은 환자의 진료를 끝냈다.“도현 씨, 정말 대단하네요. 저의 아버지가 도현 씨를 입에 달고 살만하네요. 저도 감탄할 따름이에요. 저는 이 많은 환자를 밤늦게까지 진료해도 다 끝내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도현 씨는 몇 시간 만에 끝냈네요. 저는 언제쯤 도현 씨 정도의 의술을 갖게 될까요?”노강인이 탄복하며 말했다.“강인 형, 꾸준히 노력하면 분명 나만큼 될 수 있을 거야.”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거짓말하지 말아요. 제가 평생을 노력해도 도현 씨만큼 되지 못할 거예요. 그건 타고난 재능이라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노강인이 쓴웃음을 지었다.“그럴 리 없어. 성심껏 배우면 충분히 가능해. 설사 나만큼 못 되더라도 한 시대를 풍미하는 명의 정도는 될 수 있어.”이도현이 노강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래요. 그렇게 되길 바라요.”“반드시 될 거야. 자, 이제 정리하자.”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진료 테이블을 정리했다. 정리를 끝낸 후 이도현이 의자를 들고 한의원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길 한복판에 작은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다.이도현은 승용차를 흘끗 쳐다보고는 아무렇지 않게 계속 걸어가려 했다. 하지만 두세 걸음 더 나가자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신의.”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도현은 손에 든 의자를 내려놓고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돌렸다.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차에서 내려와 이도현에게 인사를 건넸다.“이 신의, 오랜만이에요. 이 신의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찾아왔어요.”남자가 말하며 이도현에게 다가갔다.“그래. 오랜만이야. 네가 나를 찾아올 줄은 몰랐어. 안 그래도 너에게 찾아갈 참이었는데 이렇게 나타나 줘서 고마워.”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하하하. 이 신의가 아직 저를 기억하고 있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이 신의께서 제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해주셨는데 아직 그 은혜를 아직 갚지 못했잖아요. 몇 년 동안 줄곧 이 신의의 행방을 찾아다니
마왕귀환 제2245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이 두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두 사람에게 이런 사연이 있을 줄은 몰랐다.가벼운 가십거리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충격적인 이야기라니. 정말 놀랍기 그지없었다.“이 못된 년, 헛소리하지 마. 죽여 버릴 거야...”비난받은 할머니는 분노에 휩싸여 상대방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주변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를 내어주었다.이도현과 노문호 부자는 그 광경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의술이 뛰어난 의사이지만, 사람 마음은 고칠 수 없었다.역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가장 헤아리기 힘든 게 바로 사람 마음이었다.“강인아, 가서 저 두 사람을 돌려보내라. 싸우려면 다른 데 가서 싸우라고 해. 여기서 진료를 방해하지 말고.”노문호가 못마땅한 듯 말했다.“아버지, 우리가 나서기 곤란한 일인데요...”노강인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정말로 나서기 싫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노강인이 지금 저 싸움에 끼어들면 머리채를 뜯길 게 뻔했다.“누가 너더러 싸움을 말리라고 했어? 그냥 쫓아내기만 하라니까.”“그... 알겠어요...”노강인은 마지못해 용기를 내어 다가갔다.다행히도 노강인과 주변 환자들이 함께 비난하자 두 할머니는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그러나 두 사람은 돌아가서도 계속 싸울 기세였다. 어쩌면 두 집안끼리 대판 싸울 수도 있었다.이웃끼리 사이좋게 지내면 얼마나 좋아? 왜 하필 남의 딸 일을 들춰내서 싸움을 벌이는지.남의 딸이 무슨 일을 하든 그건 그 집안 사정이니 아무리 꼴 보기 싫어도 속으로 비난하는 데서 그쳐야 했다. 이렇게 보는 앞에서 말하는 건 너무 예의가 아니었다.지루하게 줄 서서 진료 차례를 기다리던 환자들은 이 싸움 거리를 구경하더니 기분이 확 좋아졌다. 줄 서는 일이 무턱대고 싫지만은 않았다.영제당이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노강인이 진료 테이블을 밖으로 옮겼지만, 이번에는 그가 아니라 이도현이 진료를 봤다
마왕귀환 제2244화
“네 딸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 거야. 팔백만 원짜리 차? 허허. 그런 차는 나한테 공짜로 줘도 안 받아. 만약 우리 딸이 그런 차를 탄다면 몽둥이로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 그리고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지. 너처럼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대체 뭐가 잘났다고 맨날 자랑하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많은 사람이 귀를 쫑긋 세웠다. 딱 봐도 엄청난 가십거리가 있는 게 분명했다.“이 할망구야,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어디 감히 내 딸한테 그런 헛소리를 해? 오늘 너의 혀를 뽑아 버리겠어. 안 그러면 똑똑히 말해. 내 딸이 뭘 했는데. 없는 말 했다가 오늘 나한테 죽을 줄 알아.”비난받은 할머니는 마치 꼬리 밟힌 강아지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내가 말 못 할 것 같아? 이웃끼리 앞으로 볼 날도 많은데 꼭 이렇게 몰아붙일 거야?”“말해. 어디 한번 제대로 말해봐.”“그래. 말한다. 내가 널 두려워할 것 같아? 네 딸이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큰 도시로 갔잖아. 과연 큰 도시에서 뭐 하면서 살았을까? 정말 일반 직장에 다녔을까? 내가 들은 바로는 옆 동네 젊은이들이 술집에서 네 딸을 봤대. 심지어 술도 팔아줬다고 들었는데. 어때? 계속 말할까?”할머니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이 망할 년, 네가 감히 내 딸을 모욕해? 널 죽여 버릴 거야...”딸의 나쁜 소리를 들은 할머니가 소리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방의 머리채를 잡았다.곧 두 사람은 서로의 머리채를 쥐어뜯으며 싸우기 시작했다.“아... 이 늙어 빠진 게 감히 나를 때려? 네 딸이 그런 더러운 짓 한 거 맞잖아. 그런데 우리가 말도 못 하냐? 창녀까지 했으면서 뭐가 부끄럽다고. 이 마을에 네 딸이 칠 년 넘게 창녀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 그리고 만만한 남자에게 그 사실을 숨기고 시집간 거잖아. 이제 네 사위도 그 사실을 아니까 매일 네 딸을 때리는 거 아니야? 그런데 어디서 뻔뻔하게 자랑하고 다녀? 넌 체면도 없냐? 너도 네
마왕귀환 제2243화
“아버지, 너무 앞서가지 마세요. 저 그냥 한마디 했을 뿐인데 그렇게 잔소리하시면 어떡해요? 제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잖아요.”노강인은 어이가 없었다. 아버지란 사람은 기회만 있으면 자신을 한바탕 꾸짖어야 성이 풀리는 듯했다. 어릴 땐 그렇다 치더라도, 이젠 나이도 먹고 장가도 가서 딸도 있는데 여전히 꾸중을 들어야 하니 정말 지겹기 그지없었다.“내가 괜히 이런 말 하는 줄 알아? 너보다 열 살이나 어린 도현 씨를 봐. 사람이 얼마나 듬직하고 차분한지. 너도 좀 따라 배워라.”노문호가 짜증 섞인 말투로 핀잔을 주었다.“네. 아버지 말씀이 다 맞아요. 그런데 아버지, 도현 씨는 타고난 사람이에요. 제가 죽어라 하고 노력해도 평생 따라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요. 전 그냥 제 몫만 다하면서 살 거예요. 아버지 아들인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지금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라고요. 더 이상 뭘 바라요? 이제 그만 도현 씨와 비교하세요. 일반인도 아닌 도현 씨를 제가 어떻게 따라잡겠어요. 조금이라도 따라잡을 수 있으면 저도 하늘을 날겠어요.”노강인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말에 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눈을 흘겼다. 왠지 자신을 비꼬는 말 같았다.“비교할 수 없긴 하지.”이도현은 노문호의 말에 더욱 상처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도현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분명했다.하지만 이렇게 사람 취급 못 받아도 뭐라고 할 수 없으니 이도현은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다.“왔어요. 의사 선생님이 왔어요.”“저기 보세요. 저 젊은이가 바로 영제당의 신의예요.”순간 환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와, 진짜 젊다... 이토록 어린 나이에 벌써 신의가 되었다니 정말 놀랍네요.”“그러게요. 저도 소문 듣고 일부러 찾아온 건데 신의가 이렇게 젊을 줄은 몰랐어요. 의사는 나이가 많을수록 의술이 좋다고들 하잖아요. 특히 한의사는 더 그렇고요. 보통 경험이 풍부한 한의사는 다 칠순 팔순이 넘는다고 하던데요?”“맞아요. 한의사는 경험이 중요
마왕귀환 제2242화
사실 노영식이 병든 이유를 대충 눈치챘을 때 이도현은 이미 그를 살리고 싶지 않았다. 이도현의 입장에서 이렇게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자는 죽어도 마땅했다.그런데 주현진과 노지안을 생각하면 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도현은 주현진이 고생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다.한 여자가 시부모를 모시며 아이까지 키우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형수님,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그냥 하세요.”이도현이 대놓고 물었다.“아... 아니에요. 정말 고마워요, 애 아빠.”주현진은 끝까지 묻지 않았다.“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아버님과 어머님은 영식이 형을 돌보고 계세요. 우리는 한의원에 가서 몸 회복에 좋은 약 좀 잡아 올게요.”이도현은 원래 사실대로 말하려다 옆에 있는 노승훈 부부를 보고 참았다. 왜냐하면 이는 노승훈 부부가 듣기 거북할 말들이었다.어떻게 부모 앞에서 자식이 죽어 마땅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은인이라 해도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었다.“그래요. 지금 시간이 이르니 얼른 가서 준비하면 오늘 진료에도 지장이 없을 것 같아요.”노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원래는 오늘 하루 진료를 쉬면서 이도현이 노영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보탤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이르니 돌아가 영업해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저도 가야 하나요?”주현진이 물었다.“네, 약 가지러 같이 가시죠. 지금 영식이 형이 안정적이니까 아버님과 어머님이 곁에서 돌보시면 돼요. 형수님은 저희와 함께 한의원으로 가서 약을 받아가세요.”이도현이 말했다.“알겠어요. 그러면 여러분 먼저가 계세요. 저 잠시 정리하게 바로 갈게요.”그렇게 세 사람은 한의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길을 가는 내내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노문호는 이도현의 방금 말투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이도현이 주동적으로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설사 두 집안이 아무리 가깝다 해도 이는 결국 노영식네 집안일이니까 함부로 끼어들 수 없었다.잠시 후 세 사람은 한의원에 도착했다. 평소와 마
마왕귀환 제2241화
이도현의 말이 끝나자 세 사람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사실 이 자리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이도현과 노문호뿐이었다. 노강인은 애초부터 끼어들 자격조차 없었다.세 사람이 마당에 조용히 앉아있는데 방 안에서 갑자기 누군가 소리쳤다.“깨어났어... 깨어났어요. 아버님, 어머님, 영식 씨가 눈을 떴어요.”주현진이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곧이어 노승훈 부부의 감격스러운 탄성과 노영식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밖에 있던 세 사람은 얼른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노영식네 가족이 충분히 감정을 쏟아낼 때까지 기다렸다.몇 분 후 주현진이 눈물 젖은 얼굴로 방에서 걸어 나왔다.“삼촌, 애 아빠, 강인 씨, 영식 씨가 깨어났어요. 빨리 들어가 보세요.”“깨어났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어서 들어가 보죠.”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으로 향했다.방 안에서 노영식 어머니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자기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기쁨과 안도의 감정이 섞인 눈물이었다.“어때요? 말할 수 있겠어요?”이도현이 노영식 앞에 다가가 곧바로 물었다.“이... 도현... 씨... 왔... 어요...”노영식은 겨우겨우 입을 움직이며 한마디 말했다. 발음도 흐릿하고 숨도 가빴다.“네. 제가 왔어요.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회복이 꽤 잘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지금부터 푹 쉬시고 절대 힘을 빼면 안 돼요.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훗날 회복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어요. 제가 바로 침을 놔서 깊이 잠들게 할 거예요. 이제 사흘 후에 다시 깨어나세요.”“고마... 고마워요...”노영식이 눈물을 머금고 힘겹게 말했다.“고마워할 것 없어요. 열심히 회복하기나 하세요.”이도현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옆 사람의 반응 따윈 신경 쓰지 않은 채 바로 은바늘을 꺼내 노영식의 몸에 꽂았다.바늘이 떨어지자마자 노영식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아버님, 영식이 형이 안정을 취해야 하니까 이제 다들 밖으로 나가요. 너무 오래 깨어 있으면 회복에 안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