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에 대해 한지음과 오민아 두 사람은 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공공장소에서 두 사람은 자매라고 서로를 불렀고 오민아는 한지음을 언니라고 불렀다. 그 누구도 감히 두 사람을 뻔뻔하다고 말하지 못했고 둘이서 남자 하나를 빼앗는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오히려 두 사람을 부러워했다.특히 고전 무술 가문의 사람들은 자기의 딸이 한지음, 오민아와 자매가 되기를 무척이나 바라고 있다. 그럼 그들의 가문도 하루 사이에 하늘을 찌를 수 있게 된다.그래서 한지음은 자기의 남자에게 쓰는 돈은 정말 하나도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해서 자기의 남자가 조금이라도 위험해질까 봐 걱정이었다....지하실에 들어간 이도현은 방문을 닫고 곧바로 선학신침을 정제하기 시작했다.정제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복잡한 일이 아니다. 전에 선학신침을 정제했던 경험이 있기에 이도현은 그저 자기의 피를 선학신침에 떨구면 되었다. 그러면 이 네 개의 양침은 자동으로 이도현의 체내에 있는 대응하는 광침을 찾아가 음침과 서로 음양 결합을 이룬다. 이러면 정제 과정이 끝난다.이도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 개의 선학신침을 꺼내 동시에 자기의 손가락을 찔러 피를 선학신침에 떨구었다.피가 양침에 떨어진 순간, 네 개의 양침에서는 붉은빛이 크게 번쩍이더니 눈 부신 빛을 발하였다.곧바로 네 개의 양침은 마치 네 개의 붉은 불빛처럼 이도현의 손에서 날아오르더니 이도현을 한 바퀴 빙 둘러싸고는 결국 이도현의 체내로 날아 들어갔다.이때 이도현의 체내에서 36개의 광침이 마치 마치 큰 기둥처럼 이도현의 체내에 우뚝 솟아 있었다.네 개의 광침은 이도현의 체내에 들어간 뒤 순식간에 대응하는 광침과 서로 융합되었다.융합된 후의 광침은 전보다 더 선명해지면서 마치 진짜가 된 것만 같았다.36개의 광침 중에 18개가 음침이고 18개가 양침이다. 음침의 빛은 하늘색이고 양침의 빛은 금색이다.이미 찾은 9개의 양침이 대응하는 광침은 이미 실제 존재하는 것만 같았고 아직 찾지 못한 9개의 양침이 대응
한참 지나서 이도현은 그제야 신묘한 감각 속에서 정신을 되찾았다. 그는 몸에서 자연의 기운을 내뿜었는데 사람에게 아주 친근하면서도 경외한 감을 주었다.이도현은 자신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마치 예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만 같았다. 아주 예사롭지 않은 경계였다.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하디묘한 느낌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웠다.“아주 신묘한 느낌이네. 매우 편하네.”“그런데 지금 내 내공이 어떤 정도인지 모르겠네. 아마도 자미각의 그 태상 장로를 이미 뛰어넘었겠지?”“만약 지금 그놈을 마주한다면 난 한 손에 그놈을 때려죽일 자신이 있다.”이도현은 혼잣말하면서 곧바로 음양탑을 향해 걸어갔다.드디어 보물의 실체를 볼 시간이 되었다.이번에 4개의 선학신침을 정제했다는 것은 그가 네 개 층의 보탑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안에는 모두 보물들일 것이다.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지금 일 초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음양탑 앞에 도착한 뒤, 그는 단숨에 6층으로 올라갔다.예전과 마찬가지로 6층 탑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거대한 공간 안은 여전히 전과 같았다. 중간에 책상이 하나 놓여있었고 책상 위에는 세 개의 상자가 놓여있었다.이도현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다가가 첫 번째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옥병이 들어있었는데 라벨이 붙어있었다. 옥병 위에는 구현단이라고 적혀있었다. 그가 옥병을 집어 든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개의 정보가 툭 튀어 올랐다.‘구현단! 성급 담약. 한 알을 복용하면 내공 도행을 백 년이나 올릴 수 있음.’“대박...”이도현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니. 이게 정말이라고? 담약 한 알을 복용하면 백 년 내공을 올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잖아.”이도현은 이게 진짜라고 믿어지지 않았다.백 년 내공은 말처럼 백 년을 수련하면 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마다 달랐고 깨닫는 능력이 다름에 따라 수련하는
태허산.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절벽 위의 동굴 저택에 강력한 실력을 갖춘 인간이 살고 있다! 그는 세상 밖을 헤매며 자유롭고 한가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신선 같은 인물이 지금 한 소년에게 지극히 시달리고 있다.“에라잇, 썩을 놈아! 썩 꺼지거라, 다신 내 눈에 띄지 마! 8년이다! 8년! 네 놈은 내가 이 8년을 어떻게 버텨온 줄 알기나 해?”“스승님......”“이 스승이 이렇게 부탁할게. 넌 이미 강력한 실력을 갖췄어. 그러니 제발 산에서 내려가거라. 난 좀 더 오래 살고 싶단 말이다!”노인은 울상을 지으며 소년을 향해 허리도 굽혀보고 듣기 좋은 말도 건네보았다.“스승님, 전 심장이 쫄려서 도무지 내려갈 수 없어요. 산 아래는 위험해요. 마취도 없이 척추를 빼간다고요. 어우, 소름.”“쫄리긴 개뿔! 남들이 널 무서워하면 모를까.”“그리고, 척추 얘기는 들먹이지 마! 나도 두렵단 말이다.”노인은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스승님......”“썩 꺼지거라!”“…”“너 갈 거야, 안 갈 거야! 안 가면 나 확 죽어버린다!”노인은 허겁지겁 발밑에 있는 돌의자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순간 노인의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하지 마세요! 스승님! 갈게요!”이도현은 노인의 미친 행동에 깜짝 놀랐다.“꺼져, 당장 꺼져!”노인은 손을 흔들며 이도현을 내쫓았다! 동시에 보따리 하나를 밖으로 내던지고 동굴 저택의 문을 굳게 닫았다.드디어 세상이 조용해졌다.8년이다! 8년 동안 노인은 이도현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노인이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도깨비 같은 이도현을 북부에서 데려온 것이다.이도현의 천부적인 재능은 정말 사람을 놀라게 한다.무도, 의학, 별자리 점 등 노인이 평생 배워 온 것을 이도현은 8년 만에 모두 완벽하게 습득했다.심지어 어떤 부분은 스승을 능가할 정도이니, 노인은 얼굴이 뜨거웠다이도현을 쫓아내지 않으면, 노인은 언젠가 이 꼴 보기 싫은 자식 때문에 미쳐 죽고 말 것이다.“휴!
다행히도 수많은 남자 중에서 이도현은 유일하게 그녀에게 골수를 기부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이로 인해 강설미는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살려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강설미는 이도현과 결혼했고, 이도현은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다.이도현은 팔자가 활짝 피어 편한 인생을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현실은 그를 더 실망하게 했다.강설미와 결혼한 뒤, 강설미는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도현과의 첫날밤을 보내지 않았다.그리고 강씨 가문에서 이도현의 지위는 강회장이 기르는 개보다도 못했다.적어도 그 개는 식탁에서 메이드가 먹여주는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이도현은 식탁 앞에 앉을 자격조차 없었다.이도현은 꿈에도 몰랐다. 강씨 가문에서 강설미의 건강이 회복되는 내내 이도현의 골수만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그러던 그날, 강씨 가문에서는 단련을 이유로 강설미에게 이도현을 북부로 데려가 비즈니스 미팅에 함께 참석하게 했다.단둘이 지내는 그날 밤, 강설미가 정성껏 준비한 근사한 저녁 식사 분위기에 그는 흠뻑 취해버렸다.이도현은 그곳에서 드디어 그녀와의 첫날밤을 보낼 줄 알았다.하지만 술 한 잔 마신 이도현은 갑자기 눈앞이 희미해지더니 곧장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떠보니 차가운 황야에 버려져 있었다.강씨 가문에서는 그의 골수를 모조리 추출하고 척추도 대부분 도려낸 뒤, 그곳에 유기해 죽길 기다렸다.이도현이 거의 목숨을 잃어갈 때쯤, 고아한 풍채를 가진 노인이 저승문 앞에서 그를 구원했다.노인은 이도현에게 구렁이의 척추 일부를 이식해 주었으며, 덕분에 이도현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그 후 이도현은 노인을 스승으로 모셨고, 8년 뒤의 이도현은 이렇게 다시 태어났다.8년 동안, 이도현은 절세의 무학을 배우면서 완전히 환골탈태했고 의술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지난 8년간, 그는 한순간도 강씨 가문의 배은망덕한 행동과 악독한 그녀를 잊은 적 없었다.8년을 그는 오직 복수를 위해 실력을 갈고닦았
산에서 내려온 이도현은 복수를 서두르지 않았고, 먼저 완성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염국 완성, 그곳은 그의 집이 있는 곳이다. 노인의 말에 의하면 그가 살해되고 3개월이 지난 후,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여기까지 생각한 이도풍의 두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그 살기는 하늘도 찌를 것 같았다. 그는 묻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랬냐고!“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을 거야. 당신들에게 절망이 무엇인지 내가 똑똑히 가르쳐줄게.”이도현이 두 주먹을 불끈 쥐자, 몸에서는 무서운 힘이 솟아오르더니 옷이 나부끼기 시작했다.그러던 그때, 미묘한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이도현은 힘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그는 옆좌석의 산뜻한 옷차림의 성숙한 여자를 발견했다.목덜미가 길고 눈처럼 흰 피부를 가진 여자는 정장 차림에 포니테일을 묶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몸매가 아주 좋았으며 왠지 커리어 우먼의 기운을 풍겼다.창백한 얼굴의 여자는 한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셔츠의 단추가 열려 풍만한 가슴 라인이 훤히 보였다.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도움을 청했다.“저...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필요해요......”“뭐라고요? 여기서요?”이도현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8년간 산속에 있었더니, 그새 세상이 이렇게 자유롭게 변한 거야? 이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데 필요하다고?’이도현의 의아한 눈빛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요? 여기서요? 확실해요?”이도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 번이나 되물었다.‘확실하게 물어봐야지. 난 바른 청년이니까.’“빨리요. 더는 못 참아요.”“그러니까... 저기요...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전 바른 청년이라고요! 그러면, 화장실이라도 갈까요? 화장실이면 조금 편하지 않을까요?”이때 여자는 또 발밑의 작은 가방을 가리켰다.“콘돔요?”이도현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안전 조치.이때, 비즈니스석 커튼 뒤에서
“괜찮아요. 어릴 때부터 달고 살던 병이에요. 안 죽어요.”말하는 도중에 한지음은 갑자기 이도현과의 대화가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안 죽는다고요?”이도현이 자리에 앉으며 차갑게 말했다.“저기요, 혹시 본인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알고 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는데.”“뭐? 이 변태가! 너 말 함부로 할래?”이설희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저기, 그게 무슨 뜻이죠?”한지음의 안색도 삽시에 어두워졌다.“뜻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쪽은 선천성 심장병이 아닌 심혈관 괴사라 언제든지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도 있어요. 치료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3개월도 버티기 힘들 거예요!”이도현이 말했다.“이 한심한 변태 자식이 감히 우리 대표님을 저주하다니, 너 죽고 싶어? 너 우리 대표님이 누군 줄 알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야?얼마나 많은 명의가 우리 대표님의 건강을 직접 진찰하셨는데! 너 같은 변태가 알긴 뭘 알아! 뭐? 심혈관 괴사? 세상에 그런 병명이 존재하기나 해? 내가 보기엔 넌 뇌가 괴사했어!너 설마 우리 대표님 미모에 흑심을 품을 거 아니야? 똑똑히 얘기하는데, 이런 작업은 이젠 한물갔어!”이설희는 콧방귀를 뀌었다.이도현은 굳이 그녀와 말씨름하기 싫어 직접 한지음에게 말했다.“발병할 때면 심장이 많이 아프셨을 거예요. 심장 통증과 호흡 곤란, 그리고 기침과 같은 심부전 증상도 동반되며 심할 때면 의식이 흐려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심지어 쇼크 증상까지 나타나셨을 거예요!게다가 그 증상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심해졌겠죠. 발병 빈도도 규칙적이지 않고 가끔은 작은 원인으로 유발될 때도 있을 거예요! 약도 점점 더 많이 드셨겠지만 약효는 예전처럼 좋지 않죠?”이도현의 구체적인 말에 한지음은 경악했다.“어...... 어떻게 아셨어요?”“그건 그쪽 알 바가 아니고요. 이건 전부 심혈관 괴사를 심장병으로 여겨 치료했기 때문이에요. 약물은 비록 증
“도와주세요! 여기 혹시 의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이내 승무원이 달려와서 상황을 요해한 뒤 기내 방송으로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려고 해도 최저 30분이 걸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설희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는 이도현을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울먹이며 말했다.“저기요! 제발, 제발 우리 대표님 살려주세요. 대표님의 상태를 정확히 맞추셨으니 구할 수도 있을 거잖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아까는 변태에 사기꾼에 파파라치라며 반말하셨잖아요?”이도현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미안해요,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봐요. 제가 이렇게 싹싹 빌게요. 그러니까 우리 대표님 한 번만 살려주세요. 벌주시면 달갑게 받을게요.”점점 호흡이 가빠지는 한지음의 모습에 이설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배은망덕한 사람은 이도현의 척추까지 도려냈지만, 워낙 마음씨가 착한 이도현은 여자의 눈물에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게다가 의도의 본심은 생명 지상주의라 그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는 두말없이 손을 뻗어 한지음의 몸을 더듬었다.“저기요!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이도현의 행동에 이설희가 황급히 막았다.“살려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만져보지도 않고 어떻게 살려요? 그쪽 대표님은 심혈관 괴사라 제가 심장부터 확인하는 거예요.”이도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몸을......”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이도현에게 한지음에게 흑심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이도현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릴까 두려웠다.“흥! 그런 더러운 생각은 집어치워요. 제 직업도 좀 존중해 주세요, 전 의사예요. 의사의 눈엔 오직 환자만 보일 뿐 남자도 여자도 없어요.”이도현은 비록 진지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 그도 자기가 짐승이란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그는 조상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릴 뻔했다.그는 애써 혀를 깨물
“응?”깊은 심호흡을 하고 몸을 움직이던 한지음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몸이 가벼워졌어. 숨 막히지도 않고 명치가 가라앉는 느낌도 사라졌어. 온몸에 힘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야.”이설희는 흥분된 어조로 이도현이 한지음을 구해준 일을 말했다.그 말에 한지음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가슴을 더듬더니 이상한 기분에 얼굴이 빨개졌다.“정말 귀인을 만났나 봐. 의술이 정말 놀라울 정도야.만약 그분이 정말 내 병을 고칠 수 있다면, 우리 아빠 병도 치료할 수 있겠지? 이 비서! 그렇게 보내면 어떡해?”“볼 일이 있다고 하셔서요. 하지만 원한다면 이씨 가문 옛 저택으로 찾아오라고 하셨어요.”“이씨 가문 옛 저택?”한지음은 깜짝 놀랐다.‘이씨 가문 옛 저택이라니.’사실 그곳은 사람들이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하는 곳이다.“네, 대표님.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가요? 아무래도 그곳은......”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가야지. 하느님이 나에게 귀인을 보냈으니, 당연히 찾아가야지. 지금 당장 출발해.”......곳곳에 무성한 잡초가 자라난 이곳은 낡고 황량했다.전에 따뜻하고 행복했던 집이 지금은 폐허가 되어있었다. 사람들이 부러워했던 화목한 가정이 살고 있던 이 집이, 이제는 도깨비집처럼 변해서 쓸쓸함이 가득하다.허름한 집안에 세 개의 위패가 낡아빠진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위패에는 먼지가 잔뜩 끼고, 먼지 사이로 주홍 글씨가 눈에 띄었다.이경천의 위패.장월영의 위패.그리고 이영현의 위패.“아버지, 어머니, 영현아. 나 왔어!”이도현은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그의 세 혈육은 모두 저세상으로 갔다.‘이 모든 게 모두 나 때문이야. 나만 아니었다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영현이 이렇게 죽지 않았어.’“아버지, 어머니, 영현아! 걱정하지 마, 나 반드시 복수해 줄게. 관련된 사람은 전부 찾아서 내가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이도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큰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
한참 지나서 이도현은 그제야 신묘한 감각 속에서 정신을 되찾았다. 그는 몸에서 자연의 기운을 내뿜었는데 사람에게 아주 친근하면서도 경외한 감을 주었다.이도현은 자신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마치 예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만 같았다. 아주 예사롭지 않은 경계였다.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하디묘한 느낌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웠다.“아주 신묘한 느낌이네. 매우 편하네.”“그런데 지금 내 내공이 어떤 정도인지 모르겠네. 아마도 자미각의 그 태상 장로를 이미 뛰어넘었겠지?”“만약 지금 그놈을 마주한다면 난 한 손에 그놈을 때려죽일 자신이 있다.”이도현은 혼잣말하면서 곧바로 음양탑을 향해 걸어갔다.드디어 보물의 실체를 볼 시간이 되었다.이번에 4개의 선학신침을 정제했다는 것은 그가 네 개 층의 보탑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안에는 모두 보물들일 것이다.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지금 일 초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음양탑 앞에 도착한 뒤, 그는 단숨에 6층으로 올라갔다.예전과 마찬가지로 6층 탑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거대한 공간 안은 여전히 전과 같았다. 중간에 책상이 하나 놓여있었고 책상 위에는 세 개의 상자가 놓여있었다.이도현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다가가 첫 번째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옥병이 들어있었는데 라벨이 붙어있었다. 옥병 위에는 구현단이라고 적혀있었다. 그가 옥병을 집어 든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개의 정보가 툭 튀어 올랐다.‘구현단! 성급 담약. 한 알을 복용하면 내공 도행을 백 년이나 올릴 수 있음.’“대박...”이도현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니. 이게 정말이라고? 담약 한 알을 복용하면 백 년 내공을 올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잖아.”이도현은 이게 진짜라고 믿어지지 않았다.백 년 내공은 말처럼 백 년을 수련하면 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마다 달랐고 깨닫는 능력이 다름에 따라 수련하는
이 점에 대해 한지음과 오민아 두 사람은 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공공장소에서 두 사람은 자매라고 서로를 불렀고 오민아는 한지음을 언니라고 불렀다. 그 누구도 감히 두 사람을 뻔뻔하다고 말하지 못했고 둘이서 남자 하나를 빼앗는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오히려 두 사람을 부러워했다.특히 고전 무술 가문의 사람들은 자기의 딸이 한지음, 오민아와 자매가 되기를 무척이나 바라고 있다. 그럼 그들의 가문도 하루 사이에 하늘을 찌를 수 있게 된다.그래서 한지음은 자기의 남자에게 쓰는 돈은 정말 하나도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해서 자기의 남자가 조금이라도 위험해질까 봐 걱정이었다....지하실에 들어간 이도현은 방문을 닫고 곧바로 선학신침을 정제하기 시작했다.정제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복잡한 일이 아니다. 전에 선학신침을 정제했던 경험이 있기에 이도현은 그저 자기의 피를 선학신침에 떨구면 되었다. 그러면 이 네 개의 양침은 자동으로 이도현의 체내에 있는 대응하는 광침을 찾아가 음침과 서로 음양 결합을 이룬다. 이러면 정제 과정이 끝난다.이도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 개의 선학신침을 꺼내 동시에 자기의 손가락을 찔러 피를 선학신침에 떨구었다.피가 양침에 떨어진 순간, 네 개의 양침에서는 붉은빛이 크게 번쩍이더니 눈 부신 빛을 발하였다.곧바로 네 개의 양침은 마치 네 개의 붉은 불빛처럼 이도현의 손에서 날아오르더니 이도현을 한 바퀴 빙 둘러싸고는 결국 이도현의 체내로 날아 들어갔다.이때 이도현의 체내에서 36개의 광침이 마치 마치 큰 기둥처럼 이도현의 체내에 우뚝 솟아 있었다.네 개의 광침은 이도현의 체내에 들어간 뒤 순식간에 대응하는 광침과 서로 융합되었다.융합된 후의 광침은 전보다 더 선명해지면서 마치 진짜가 된 것만 같았다.36개의 광침 중에 18개가 음침이고 18개가 양침이다. 음침의 빛은 하늘색이고 양침의 빛은 금색이다.이미 찾은 9개의 양침이 대응하는 광침은 이미 실제 존재하는 것만 같았고 아직 찾지 못한 9개의 양침이 대응
지하 비밀 기지 안에는 아주 특별한 방이 한 개 있었는데 그곳은 오직 이도현만 들어갈 수 있었다. 이것은 셋째 선배 인무쌍이 세운 규칙이었다.이 방안에는 약재 그리고 서적들이 조금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이 방은 한지음이 특별히 최고의 디자인 팀을 모셔서 새로 꾸민 것이었다. 비밀번호 없이 함부로 침입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그 당시 디자인 팀이 말하기를 지하실의 문과 주변의 단단한 벽은 포탄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리 산장 전체가 파괴된다고 해도 이 방만은 까딱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한지음은 자기 남편이 무사여서 평상시에 수련이 필요할 때 방해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수백억의 자금을 들여서라도 자기 남자에게 집에서 수련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주려 했다.곽씨 가문이 파산한 뒤로 한씨 가문은 염국에서 제일 큰 상업 거두가 되었다. 수백억의 자금쯤이야 한지음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었다.한지음의 아버지 한강원도 이 수백억의 자금이 자기 사위한테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엄청나게 기뻐하며 아주 통이 크게 이천억을 내놓으면서 딸더러 마음껏 쓰라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사위한테 쓰는 것은 얼마든지 찬성한다고 했다.예전에 이도현을 그렇게 미워하면서 딸 한지음을 자기 형제의 아들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하던 장모님도 지금은 더는 한지음을 이영호에게 시집보내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한편으로는 감히 그럴 담이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씨 가문이 지금의 지위까지 올라온 건 모두 이도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모가 아무리 처가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 정도로 사리 분별을 못 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지금 그녀는 딸의 귀착점에 대해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다. 사위인 이도현을 좋아하기도 하면서 두려워하기도 한다. 원래는 남편과 같이 완성으로 와서 이도현과의 사이를 완화하고 싶었지만, 한지음이 거절했다.이도현이 너무 바쁜 관계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릴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한지음이 이도현의 본처라는 것을 온 천하의 사람들이
금빛 찬란한 것도 모자라 은빛이 번쩍이면서 뒤 정원이 온통 빛으로 가득 찼다.다른 한쪽에는 골동품과 서화들이었는데 골동품과 같이 진귀한 것들도 산더미 하나를 이루었다.이 광경은 염황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눈앞에 놓여있는 금산 은산, 그리고 금은보다 더 값진 골동품을 보면서 염황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리 세상 물정에 밝은 염황이라 할지라도 한동안 놀라서 말을 꺼내지 못했다.충격을 받은 한참 뒤, 그녀는 그제야 놀라며 물었다.“나쁜 자식. 너... 이게 다 어디서 나온 거야? 너무 많잖아.”“이렇게 많은 금은과 골동품이라니. 이건...”염황은 놀라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국고에서도 이렇게 많은 금은을 보지 못했다. 지금 눈앞의 금은이 있으니, 그녀가 하려는 일에 있어서 더는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이것 중 일부는 지국의 보물 창고에서 얻었고 나머지 일부는 에드워드 가문에서 얻었어요. 이것들 외에 고전 서적과 병기도 있어요. 선배에게 필요해요? 그리고 약재들도 엄청 많아요.”이도현이 물었다.“난 필요 없어. 그런 것은 앞으로 우리 태허산에 놔둬. 그리고 고전 서적, 신병무기, 약재들은 태허산에 놔두는 것이 이곳에 놔두는 것보다 유용할 거다.”“그리고 이 금은과 골동품들은 내게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몹시 가난한 여 상제란다. 비록 나 자신은 돈 걱정을 안 해도 되지만 나라가 부족한 게 많다. 무슨 일을 하든 다 돈이 들어가는데 이제는 잘 되었다. 이 금은이 있으니 난 앞으로 걱정이 없겠다.”염황이 말했다.“제가 도움이 되었다니 참 다행이네요. 그리고 이 카드는 스승님께서 드리라고 주셨어요. 스승님께서 이건 한도가 없는 카드라고 하셨어요. 이것도 선배에게 드릴게요.”이도현은 말을 하면서 품 안에서 블랙카드를 한 장 꺼냈다. 이것이 바로 그가 하산할 때 태허노도가 이도현에게 주었던 그 카드다.하산한 뒤로 이도현은 이 카드를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평상시에 돈 쓸 일이 없고 옷도 선배와 아내가 사줬다. 연진이, 신연주
“어떤 일은 차차 알게 될 거다. 지금은 모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이 세 개의 선학신침은 네가 가져가서 정제하도록 해. 그리고 내가 얻은 소식에 의하면 선진 가문 진씨 가문도 똑같이 선학신침을 세 개 갖고 있다고 해. 되찾아 올 수 있을지는 네 능력에 달렸다.”“원래는 내가 가서 너 대신 찾아오려고 했다. 하지만 스승님께서 반드시 네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라고, 남이 너 대신 나서면 오히려 너를 해치는 것이라고 얘기하셔서 감히 끼어들지 못하겠다.”염황이 계속해서 말했다.“진씨 가문이 선학신침을 3개 갖고 있다는 소식은 아마 확실할 거다. 하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단서가 없다. 우리 자매들이 너 대신 찾아보기는 하겠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너한테 달렸다.”“고마워요. 선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요.”이도현이 감격해 하며 말했다.“나쁜 자식. 나한테 예의를 차리기는.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거나 인력이 필요하면 네 다섯째 선배와 여덟째 선배한테 찾아가. 그리고 스승님이 네게 준 오천 여 신위 토큰, 만약 쓸 일이 있으면 원력을 동원하여 토큰을 움직이면 돼. 그럼 여 신위의 수령이 그걸 감지하고 곧바로 너에게 찾아갈 거다.”“이 오천 명은 처음부터 너에게 남겨 준 거다. 네가 미인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몇 년 전에 대선배인 내가 너에게 오천 미녀 호위대를 준비해 놨다. 네가 알아서 동원해.”장난기가 가득한 염황의 말에 이도현은 낯이 뜨거워졌다. 선배의 말속에 숨겨진 뜻이 있는 것처럼 이도현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오천 명의 미녀 신위? 나를 뭐로 생각한 거지?’“이건... 사실 필요 없어요. 선배. 아니면 제가 토큰을 도로 돌려드릴게요.”이도현은 어색한 나머지 앉아있지를 못할 것만 같았다.“나에게 줘서 뭐해? 스승님이 너에게 교룡 척추골을 갈아줄 당시, 교룡이 호음한다고 들었어. 만약 교룡의 독살스러운 기운을 꺾지 못하면 네 주변에 여자가 많아야 한다고 들었어. 그래서 준비한 거야.”“다행히 네가 조화가 커서 후배들의
어찌 됐든 그 사람들은 모두 대선배 밑에 있는 부하 관원들인데 이도현이 죽였으니 선배에게 미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내가 언제 네 탓을 한다고 얘기했어? 솔직히 말하면 네가 한 일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기도 했어. 그 사람들, 고전 무술 가문들은 자기의 가족 세력만 믿고 관리 통제를 따르지 않았어. 나는 그 사람들의 공로를 생각해서 과하게 처치하지 못했는데 네가 그놈들을 죽였으니 나를 도와 그 고민 덩이들을 해치운 셈이야.”“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졌어. 지금 사람들은 말을 잘 들어. 정령이 떨어지면 예전보다 효과가 많이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내가 너에게 고맙다고 얘기해야겠네.”“아니...”이도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 뒤로 선후배 두 사람은 웃고 떠들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이도현도 처음에 행동이 딱딱하던 데로부터 후에는 점점 더 편해졌다.“나쁜 놈. 네 손안의 일이 거의 다 처리가 되면 돌아와서 날 좀 도와줘. 나 혼자서 정말 힘들어. 어때?”염황은 얼굴색이 불그스름한 것이 살짝 취한 것만 같았다.“네. 선배 앞으로 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제가 꼭 선배를 도와 해결할게요. 사람을 죽이는 일이든 뭐든 다 할게요.”이도현은 가슴을 툭 치며 말했다.“꺼져. 나는 상제이지 도적이 아니다. 너더러 사람을 죽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염황이 애교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지국의 그 일은 네가 잘 처리했다. 네 덕에 많은 일이 해결되었어. 그리고 남한나라도 감히 예전처럼 그렇게 건방을 떨지는 못하고 지금 매우 얌전해졌다.”“감히 건방을 떠는 사람이 있으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제가 가서 그 나라의 임금을 해치울게요. 그러면 감히 건방을 떨지 못할 거예요.”이도현도 살짝 취해서 입만 열면 아무 말이나 해댔다.“하하하. 못하는 말이 없구나. 어디 네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쉽나? 어떤 일에 있어서 네가 마지노선을 건드리지 않아서 그렇지 네가 그 선을 넘
염황이 얘기할 때, 조 선생이 마침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염황의 말을 듣고 정말 까무러칠 정도로 깜짝 놀랐다.그는 당장에서 굳어져 버렸다.‘황위를?’그건 함부로 내놓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조 선생은 자신이 이미 이도현이 염황의 마음속에서의 지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이 말해주다시피 과소평가했다.염황의 심복인 그는 당연히 염황에 대해서 무척 잘 알고 있었다.염황이 이런 말을 내뱉었다는 것은 정말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이 사실이 조금이라도 밖으로 새어 나간다면 아마 염국뿐만이 아니라 온 천하가 깜짝 놀랄 것이다.하지만 이도현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선배. 농담하지 마세요. 제가 선배보다 더 바빠요. 수많은 사람이 저한테 시비를 걸려고 저를 찾고 있어요. 저는 사람을 죽이는 것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요.”“저한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을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저는 우리 사문에서 전승하는 선학신침도 찾아야 해요. 스승님께서 잃어버린 18개의 양침을 이재 6개밖에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스승님의 따님이 옛날에 남궁 가문에서 멸문을 당했어요. 그 따님이 요행히 살아남았는데 저는 그분을 반드시 찾아서 스승님과 한자리에 모이게 할 거예요.”이도현의 말을 들은 염황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네 이 나쁜 놈은 정말 나를 하나도 아끼지 않는구나. 내가 고생을 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하나도 수고를 덜어주지 않는구나.”“하지만 네가 하려는 일도 맞는 일이지. 선학신침은 마땅히 찾아야 하고 스승님의 딸도 반드시 찾아야 해. 우리 태허산의 중책도 네가 이어받아야 해. 말하고 보니 네 놈도 고생이 많네.”“그렇지만 난 그래도 너에게 잔소리 좀 해야겠다. 살육을 적게 저지르고 될수록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되면 죽이지 마. 그 당시에는 후련한 일이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후회하게 될 거다.”“어찌 됐든 모두 생생히 살아있는 생명이잖아. 살육을 너무 많이 저지르면 결국에는 자신에게 영향이 미치게 될 거
이도현은 의심을 거두고 염황에게 빠르게 다가가 절을 하며 말했다.“후배, 이도현. 대선배님을 뵙습니다. 선배님, 만수무강하시길 바랍니다.”염황은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살짝 떨었다.“하하하. 너 이 자식, 언제 이렇게 착해졌어? 만수무강하라니... 나 웃겨서 죽이려고 그래? 누가 이런 걸 가르친 거야?”“선배님은 대제국의 황제시니까요.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황제를 만나면 다 이렇게 인사하던데요?”이도현이 머쓱해하며 말하자 염황이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정말 날 웃겨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너한테는 그냥 선배일 뿐이지 염황이 아니다. 그러니 선배라고 불러.”“대선배님!”이도현이 공손하게 염황을 불렀다.“옳지. 착하다.”염황이 손을 뻗어 이도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조 비서, 술과 음식을 준비해. 후배한테 거하게 대접해야지.”“알겠습니다. 폐하!”조철이 명령을 받고 한숨을 쉬며 자리를 떴다.조금 전 그 장면을 다른 사람들이 봤다면 아마 경악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었다.피도 눈물도 없는 염국의 염황이 이도현에게 대놓고 애정을 표현했다.모든 규칙이 이도현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조철이 자리를 뜨자 뒤뜰에는 이도현과 염황만이 남았다.이도현은 염황을 마주하며 강렬한 압박감을 느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그저 자리에 앉아 착한 아이처럼 행동했다.“하하하, 녀석. 사고는 잘만 치면서 왜 내 앞에서는 이렇게 조용해? 내가 다른 선배들보다 불편해서 그래?”염황이 웃으며 물었다.“그... 그게 아니라... 선배님은 폐하시잖아요. 존경받아야 마땅하니...”이도현이 머뭇거리며 답했다.“하하하! 녀석, 하하하!”염황은 이도현의 말에 체면 차리지도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염황은 본래 아름다운 미인이었고 몸매도 흔들렸다.웃을 때마다 가슴도 살짝 흔들리니 이도현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특히 황금색 곤용포를 입고 있으니 더 강렬한 느낌을 주었고 정직하다고 자부하는 이도현마저 한 곳에 열이 몰리는 것 같았다.“악동 같은 놈. 나
이도현이 별로 신경 쓰지 않자 조철도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그래. 이분 기분 좋으면 그걸로 됐지 뭐.’“이도현 씨, 이쪽으로 오세요.”조철은 서둘러 이도현의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이도현은 뒤뜰로 향했다. 먼 곳에 있는 정자 아래에서 그는 황금색 긴 치마를 입은 채 고귀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강한 기운을 발산하여 위압감을 주는 여성을 발견했다.여자의 몸에서 발산되는 강대한 기운은 이도현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이도현은 많은 고수들을 봤고 그중 여성 고수들도 많았다. 윤선아와 인무쌍 같은 사람들도 모두 강력한 존재들이었다.그들의 기운도 강했지만 정자 아래 서 있는 여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특히 그녀가 내뿜는 고고하고 불가침한 위엄이 서린 기운은 윤선아와 인무쌍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여자는 마치 황제와 같은 존재처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존경심을 느끼게 했고 또한 저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폐하, 이도현 씨 오셨습니다.”조철이 멀리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왔다는 말은 들었다.“여성의 목소리는 맑고 아름다웠다.하지만 말투에는 위엄이 묻어 있었다.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성지처럼 거부할 수 없는 느낌을 주었다.조철의 말에서 호칭을 들은 이도현은 그녀가 바로 염국의 여제, 염황임을 알 수 있었다.이도현은 염황의 뒷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신기를 사용해 그녀의 기운을 느꼈다. 염황이 그의 대선배인지, 태허산 무학의 특유의 기운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하하하. 녀석. 이렇게 대놓고 나를 살펴보다니. 불경죄를 저지를까 두렵지는 않으냐?”염황은 이도현이 자신을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듯 웃으며 물었다.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조철은 사색이 되었다.‘정말 무서울 게 없는 놈이네. 다른 분도 아니고 염국의 여제인 염황인데... 천하에서도 몇 되지 않는 고귀한 분인데... 하... 보자마자 인사를 드리지는 못할망정 신기를 이용해 훑어보려 한다니. 이도현이기에 망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