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턱을 만지며 말했다.“딸아, 힘내. 내가 보기에 마의당과 서의당의 당주 둘 다 보기 드문 미녀라고 할 수 있어. 네가 노력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선수를 빼앗길지도 몰라. 이태호가 첩을 하나만 두려 할지도 모르는데 한발 늦으면 큰 손해를 보는 거잖아?”백지연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기다가 갑자기 자신 없이 말했다.“아빠, 제가 노력해도 소용없어요. 태호 오빠는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오빠는 지금 점점 더 훌륭해지고 있어 저는 오빠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요. 심지어 저는 오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요.”“너 무슨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거야? 너 그렇게 예쁜데 어떻게 어울리지 않을 수 있겠어? 여자는 말이야, 예쁘기만 하면 돼.”백진수는 딸에게 힘내라고 응원했다.하지만, 백지연은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아빠, 저쪽에 있는 두 당주들을 보세요. 다 예쁘기만 할 뿐만 아니라 당주이기도 하니 분명 내공도 갖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 태호 오빠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겠지만 저는 보통 사람이고 수련도 할 줄 몰라요. 저는 태호 오빠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무슨 헛소리야? 그럼 신수민도 보통 사람이 아니야? 신수민도 수련을 하지 않았잖아!”백진수가 곧 격려했다.“그러니까 힘을 내야지, 남자는 많은 걸 안 봐. 남자가 여자를 좋아할 땐 기본적으로 얼굴만 예쁘면 돼!”이때 호텔 아래에 남궁지천과 남궁정수가 서무상과 동준 두 전왕을 데리고 이곳에 나타났고 그들 뒤에는 남궁 가문의 장로들이 뒤따랐다. 남궁정수는 앞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허허, 이태호, 꽤 떠들썩하네. 하지만 이제 곧 체면을 구길 거야!”“청첩장 있어요? 휴대폰은 저쪽에 있는 캐비닛에 따로 보관하시면 돼요.”대문에 도착하자 서씨 가문의 경호원 두 명이 다가와서 물었다.남궁정수가 차갑게 대답했다.“청첩장은 필요 없어. 오늘은 초대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온 거니까.”남궁지천도 한마디 보탰
“어라, 두 분은 서무상 전왕과 동준 전왕 아니신가요?”말을 마친 사마정호는 곧 옆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마지웅이 한 걸음 나서서 인사했다.“사마지웅, 전왕 두 분을 뵙습니다, 두 분도 결혼식에 참석하러 오신 겁니까?”이에 서무상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결혼식이라니요? 허허, 당신들도 돌아가 주세요. 오늘 이 결혼 축하주는 마실 수 없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사마지웅은 군주댁에서 혼례를 임시로 취소했던 일이 떠올랐고, 문득 뭔가를 깨달았다. 잠시 생각해 본 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남궁지천을 설득했다.“남궁 가주님, 우리도 오랜 친구라고 할 수 있죠? 알게 된 것도 한두 해 된 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오늘 꼭 한마디 귀띔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냥 돌아가 주세요. 이태호 그 사람은 당신들이 건드려도 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말하기 힘든 일들이 있어 자세한 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하하!”남궁지천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크게 웃어댔다.“하하, 상대편이 얼마를 주었어요? 이렇게 말하라고 시키던가요? 나도 이제야 당신네 상인들이 어떤 모습인지 알겠네요.”그 말을 들은 사마지웅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마음대로 하세요. 제가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했으니, 만약 당신이 듣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가자!”말을 마친 사마지웅은 사람을 데리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하하, 아빠, 저 사람들 아픈 데를 찔린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왜 이렇게 화를 내겠어요?”막 걸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은 뒤에서 남궁정수가 비아냥거리는 것을 들었다.“먼저 올라가서 축의금까지 낸 후에 다시 움직여요. 좀 있다 이태호를 죽이면 축의금은 그냥 날려버린 셈이 되잖아요. 그때 가서 땅을 치며 후회하는 꼴 좀 보죠. 하하!”남궁지천도 크게 웃으며 눈빛이 사악한 기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오늘 전왕 두 명을 데리고 왔는데 이태호 하나쯤 손봐주지 못할 거라 믿지 않았다. 서무상은 8급 무왕의
“여러분이 먼 걸음 하신 것만으로 이 이태호의 영광입니다. 선물을 미리 받았는데 왜 또 돈을 쓰시는 겁니까?”이태호는 그들을 바라보고 히죽 웃었다.“허허, 이태호 씨, 농담도 참. 예전의 일은 우리가 당돌했습니다. 이태호 씨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셔서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사마지웅은 식은땀을 훔치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 오셨으면 손님이죠.”이태호는 대범하게 웃으며 말했다.왕 할머니는 아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황급히 신승민에게 명함을 건네라고 했다. 이런 큰 인물들과 잘 지낼 수 있고, 앞으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태호,죽으러 나와!”하지만 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고함이 들려와 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남궁정수와 남궁지천이 여러 사람을 데리고 성큼성큼 들어왔는데 아주 기고만장했다. 그리고 방금 소리친 사람은 다름 아닌, 이태호를 갈기갈기 찢어보려고 싶은 남궁정수였다.“죽고 싶어? 감히 이럴 때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이소아 등은 곧바로 달려들었다.“소아야, 돌아와!”이태호는 이소아 등이 그들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곧 소리쳤다.“하하, 왜? 이태호, 무서워?”남궁정수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말을 마친 후, 그는 순식간에 다른 쪽에 서 있는 류서영을 보고, 순간 얼굴빛이 어두워졌다.“류서영,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 잘 됐어, 잠시 후에 두 전왕이 어떻게 이태호를 죽이는지 직접 볼 수 있을 거야. 하하!”“저분이 남군 군주부의 사람인가 보죠?”누군가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곧 눈치챘다.“다른 두 사람은 전왕인 것 같아요, 맙소사, 무슨 일이죠? 군주부 사람들이 전왕 두 명을 데리고 와서 난동을 부리다니. 이건...”누군가가 잠시 생각하다가 감탄했다.“허허, 오늘 누가 감히 이태호 씨에게 손을 댈 수 있는지 지켜볼 거야!”그때, 서규산이 사람들 속에서 나와 이태호의 앞에 섰다.“그러니까, 나도 보고
남궁지천은 표정이 어두워진 채 말했다.“세 전왕님, 우린 전왕님들이 이태호의 친구라는 걸 몰랐어요. 하지만 이 자식이 제 아들의 결혼식을 망치고 우리 대장로들을 죽였으니 저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서규산은 어이없어서 웃으며 말했다.“하하, 가만 안 둬? 그럴 자격이나 있어?”“그러니까, 감히 그의 결혼식을 망치다니, 당신네 남궁 가문은 죽으려고 작정한 거지?”장용 전왕도 거리낌 없이 말했다, 어쨌든 서규산의 입에서 그들은 이태호가 몇몇 군신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사람에겐 아첨할 수밖에 없다.서무상은 옆에 서서 어색하게 웃을 뿐, 한순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저기 보세요, 저기 헬리콥터가 있어요!”이때 헬리콥터 한 대가 천천히 이쪽으로 날아왔다. 앞에 넓은 플랫폼과 정지 댐이 있었기 때문이다.“이건 또 누구지? 아예 헬리콥터를 타고 온 거야?”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옮겨졌다.이내 헬리콥터가 땅에서 십여 미터 높이에 있을 때 위에서 검은 그림자가 뛰어내렸다. 안정적으로 착지하고 난 그는 헬리콥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왔다.“이 사람은 누구지? 보아하니, 내공이 낮지 않을 것 같아!”남궁지천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는 이태호가 이렇게 많은 대단한 인물을 알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이때 그의 머릿속에는 사마지웅 등의 경고가 떠올랐고 마음속에는 벌써 두려움이 일었다.“소, 소전 군신이셔!”옆에 있던 동수는 곧 그 우람진 체구를 알아보았고, 흥분한 목소리는 가늘게 떨려왔다.“군신, 소전 군신이 이태호의 결혼식에 오다니?”남궁정수와 남궁지천은 서로를 마주 보며 머리가 지끈거렸다.“맙소사, 이런 큰 인물이 오다니, 이건 정말 보기 드문 진짜 큰 인물이야. 어쩐지 핸드폰까지 압수하더라니!”신민석은 감격에 겨워 마른 침을 삼켰다. 그는 자신이 군신을 만날 날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이, 이 자식은 지난번 그 소전 전왕의 경호원인 것 같
곧 주작 군신은 헬리콥터 위에서 뛰어내려 천천히 착지했다. 운백호도 곧이어 뛰어내려 이곳 사람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주작 군신, 운백호 군신도 왔으니 4대 군신 중 세 명이나 왔다는 말이 아닌가요? 이 이태호가 도대체 무슨 사람일까요? 이 군신들이 가짜는 아니겠죠? 배우나 뭐 그런 거 초대한 거 아니겠죠?”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한 남자가 황급히 주의를 시키었다.“무슨 소리예요. 이렇게 나타났는데 가짜일 리가 없어요. 죽고 싶지 않다면 누가 감히 군신으로 속이겠어요?”좀전의 남자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더니 말했다.“하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세 명이나 나타나니 왜 꿈만 같은 걸까요? 너무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 같아요!”“아니에요, 세 사람이 아니라 저기 봐요, 헬기 한 대가 또 와요!”바로 이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곧 서청용 군신도 위에서 뛰어내렸고, 4대 군신들이 모두 이곳에 모였다!“4대 군신이 다 오시다니!”왕 할머니는 흥분해서 기절했고, 이런 장면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태호는 소지민의 앞에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어머님, 이 정도면 남군을 뒤흔들 수 있을 것 같아요?”“너, 너무 대단해. 난 군신이 축하하러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것도 네 명이나 함께 말이야.”소지민이 침을 삼켰다.“맙소사, 이번에 잘 왔어. 군신이 올 줄 알았지만 주작만 올 줄 알았지, 다른 세 명의 군신도 함께 올 줄은 몰랐네!”사마지웅 역시 감격에 겨워 다시 한번 이태호를 바라보며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길래 이렇게 인맥이 대단한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군신을 뵙겠습니다!”서규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무릎을 꿇었다. 전쟁의 신과 같은 존재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여러 군신을 뵙겠습니다!”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남궁지천 등은 무릎을 꿇고 벌벌 떨었다. 만약 이태호가 군신을 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들을 때려죽인다고 해도 감히 소란을 피우지 못할 것이
“뭐지?”많은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제자리에 굳어졌다. 이태호가 이 4대 군신의 사부님이라니. 이 네 사람은 적어도 세속에서는 진정한 강자였다. 비록 전설로 전해오는 숨겨진 가문과, 추필링 가문 중에는 대단하다고 하는 강자가 있지만, 그 사람들은 모두 전설 속의 존재이며, 이 세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그리고 세속에서는 용성연합국에서 4대 군신으로 봉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이 네 명의 높은 존재뿐이었다.“세상에, 군신이 사부님이라고 부르다니, 엄마,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신수연은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아픔이 느껴오는 걸 보니 꿈은 아닌 것 같았다.“허허, 고마워!”이태호는 웃으며 그들을 향해 말했다.“사람들이 거의 온 것 같으니 곧 시작하지!”“참, 아직 축하 선물을 보내지 못했어요. 급하게 오느라 사모님이 어떤 선물을 좋아하실지 몰라서 그냥 각자가 사모님께 은행 카드를 한 장씩 드리기로 했어요. 사모님이 좋아하는 것을 사세요!”소전이 웃으며 다가와 카드 한 장을 건넸다.“사모님, 1600억이 들어 있습니다. 작은 성의인데 사모님이 기쁘게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그렇게 많은걸요?”신수민은 다시 한번 놀랐다. 너무 손이 큰 거 아닌가? 게다가, 군신이 그녀를 사모님이라고 부르자 그녀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감, 감사합니다.”신수민은 미녀 대표님으로서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흥분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웃기만 했다.“좀 있다 많이들 드세요.”“하하, 물론이죠, 사부님의 축하주를 많이 마실 거예요!”운백호가 크게 웃으며 다가와 카드 한 장을 건네며 말했다. “사모님, 전에 당신의 사진으로 봤을 때도 아름다웠는데, 지금 본인을 보니 선녀처럼 아름다우세요. 어쩐지 사부님이 출소하자마자 빨리 돌아가시더라니!”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어색하게 웃었다. 보아하니 운백호는 신수민이 그때 그에게 딸 한 명을 낳아준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했다
서청용은 냉랭한 얼굴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스승님, 어떡할까요? 이 사람들은 감히 스승님에게 시비를 걸려고 했어요. 제가 보기엔 그냥 죽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내 결혼식 날이니 피를 보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그 말에 절망에 빠졌던 남궁지천의 마음속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맞아. 정말 맞는 말이야. 여기에서 피를 보는 건 좋지 않지. 그러니까 그냥 넘어가는 게 어떻겠어? 우리를 놓아줘!”그러나 뜻밖에도 이태호가 곧바로 말했다.“저 장로들은 살려줄 수 있지만 이 두 부자는 죽어야 마땅해!”“이태호,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우리 좀 봐줘!”남궁정수는 끊임없이 애원했다.“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군신님, 감사드립니다!”남궁 가문의 장로들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남궁 가문의 장로들은 이만 꺼져!”“네, 감사합니다. 이태호 씨!”장로들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겁을 먹고 벌떡 일어나더니 부리나케 도망쳤다. 그들은 단 한시도 그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이 두 사람은 끌고 가서 죽인 뒤에 도시 밖에 개 먹이로 던져 줘!”이태호가 차갑게 말했다.류서영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기뻐하면서 곧바로 앞으로 나섰다.“이태호 씨, 이 사람들은 제 사람에게 맡기시면 돼요!”그녀와 함께 온 사의당의 강자들이 곧바로 두 사람을 끌고 갔다.“서 전왕, 동 전왕!”바로 그때, 서규산은 웃음을 터뜨리며 두 사람에게 물었다.“두 사람은 남궁지천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온 거 아니었어? 그런데 지금은 왜 말이 없지?”“당신들, 남궁지천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왔다고?”소전 군신은 그 말을 듣고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두 사람을 바라봤다.두 사람은 비록 전왕이지만 겁을 먹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속앓이를 했다.“아, 아닙니다. 저희는 이태호 씨를 축하하러 온 겁니다!”서무상은 눈알을 데굴
같은 시각, 호텔에서 멀지 않은 작은 골목길 안. 남궁 가문의 장로들은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었다.“너무 무서워. 진짜 살하네. 우리가 살아있는 건 이태호의 넓은 아량 덕분이야!”나장로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만약 남궁정수의 성격에 조금 전처럼 그들이 그의 결혼식에 분탕을 쳤다면 분명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는 그들을 풀어주고 남궁정수와 남궁지천 두 사람만 죽였다. 그걸 보면 정말 인자한 편이었다.“그러게요. 이태호의 도량은 남달라요. 그가 4대 군신의 스승이었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왜 군신들에게 스승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걸까요?”다장로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바로 그때, 골목길에 사람 한 명이 나타나서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누군가 오자 그들은 화들짝 놀랐다. 다가온 사람을 확인한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살짝 놀란 듯했다.“둘째 도련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나장로는 다가오는 남궁여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남궁여훈은 그곳의 사람들을 힐끔 보더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그들의 두려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남궁지천과 남궁정수가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한편, 남궁여훈은 해탈한 듯 가벼운 기분을 느꼈다.하지만 그는 그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제 아버지와 형은요? 제가 잠깐 고민해 봤는데 그냥 보러 오기로 했어요. 그런데 들어가기도 전에 여러분들이 뛰어나오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따라왔어요.”나장로는 곧바로 대답했다.“둘째 도련님, 도련님이 따라가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남궁 집안에 사람이 없을 거예요. 큰 도련님과 가주님 두 분 다 죽었어요!”“뭐라고요? 그럴 리가요!”남궁여훈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다장로가 그제야 말했다.“이태호라는 사람 정말 무시무시하던데요. 다행히 둘째 도련님이 한발 늦게 오셨네요. 같이 오셨더라면 아마 둘째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
“제길! 가문으로 돌아가면 꼭 가주에게 고발할 거야!”“...”이 10여 명의 제자들은 대부분 창망산맥에 간 적이 있었다.그들은 아직도 창망산맥에서 겪은 패배를 잊지 않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두 장로가 이태호를 향해 굴복하니 그들의 분통이 바로 터졌다.조광학마저도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은 팔을 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음침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태호!!”조씨 가문의 장로가 스스로 굴복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한순간에 의아했지만 바로 깨달았다.‘조씨 가문에도 똑똑한 자가 있군. 내 육신의 힘으로만 내 내공을 알아봤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와 조씨 가문은 이미 원수를 졌다. 지금 조씨 가문의 사람을 놓아주면 상대방이 바로 가문의 대능력자를 불러서 자신을 처리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이번에 이태호가 외출할 때 선우정혁과 기타 봉주에게 알리지 않았다.일단 그가 조씨 가문 대능력자의 추격을 받으면 도움을 구할 곳도 없고 바로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이번에 그는 구유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는데 조씨 가문의 사람과 같은 산골짜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방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는 자연히 영화를 공짜로 남에게 내줄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머금었다.“그만 싸운다고? 너희가 싸우면 싸우고 안 싸우면 안 싸우는 건가?”이태호가 기어코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에 조명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대결을 결국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조명곤이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 후 바로 옆에 있는 조해룡과 눈이 마주쳤다.다음 순간, 조명곤이 들고 있는 푸른색 작은 정은 불시에 공간을 가르고 무시무시한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면서 살기등등한 위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조해룡은 빛으로 변해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이 공격을 발동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지금 이 순간에 산골짜기 상공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은 드디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두 장로가 보기 드물게 손을 잡고 대적한 것은 그들이 백수산맥에 들어온 후 처음이었다.오직 강적을 만났을 때만 두 장로가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했다.그리고 두 장로는 모두 2급 성자급 수사라서 만난 강적은 대체로 같은 경지의 수사들이었다.조씨 가문의 천교로서 조광학은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조광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추측은 너무 허황해서 그는 이내 마음속으로 부정하였다.창망산맥에서 나온 지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태호가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8급 존황의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두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경지를 연속 돌파한다는 것은 창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존황급은 그렇다 치고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기연이 있어야 하고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일반 수사들은 모두 수 년, 심지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있어서 돌파하지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고준서, 육성훈 등 천남의 3대 괴물도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는 데 1, 2년의 시간이 걸렸다.존황급과 성자급의 경지 차이는 이태호가 두 달 이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바로 그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는 바로 주변의 제자들을 데리고 수리 밖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와 안전거리를 두었다.....허공에서 조명곤의 곁으로 날아간 조해룡은 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굳어졌다.잠깐 숨을 돌린 조명곤은 두말없이 손바닥만 한 푸른색의 정(鼎)을 꺼냈다.이 작은 정은 영광이 감돌고 있는 상급 영보였다.영보를 꺼낸 후 조명곤은 신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권유하는 말투로 말했다.“젊은이, 방금 오해였네. 우리 그만 싸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