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수의 입꼬리는 파르르 떨렸고 안색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온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하하,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아주 방자하시네요! 용의당 서열 2위인 내 체면까지 구긴 녀석을 더 봐줄 필요는 없겠네요.”이태호도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서열 2위가 아니라, 당신네 두목이 온다 해도 그 돈 2억 6천만 원을 돌려받기 전에는 이곳에서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어요!”“이태호 씨, 미쳤어요? 빨리 태수님한테 사과드려요!”신수민은 다급해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이태호가 스스로 손가락 하나를 잘라낸다고 해도 태수와 싸워 죽는 것보다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태호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고 전과 다름없는 선머슴이었다!“언니, 지금도 봐요! 아직도 두 눈에 불을 켜고 돈밖에 모르잖아요, 정말 돈에 미친 게 아닐까 싶어요, 태수님까지 적으로 돌리다니요!”신수연은 옆에서 차갑게 웃으며 말을 보탰다.“언니, 그만 돌아와요, 이씨 집안 도련님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보세요, 결혼 예물로 20억은 큰돈입니다!”신수민은 매서운 눈으로 신수연을 흘렸다.“그 사람 얘긴 제발 그만 좀 해!”이씨 집안 도련님만 떠올리면 신수민은 화가 치밀어 몰랐다.사실 5년 전, 신씨 집안사람들은 매일같이 신수민한테 이씨 집안 도련님과 혼인을 하라고 요구하고 닦달했다. 이씨 집안은 이류 명문가 중에서도 가장 명망이 높았고 곧 일류 명문가가 될 수도 있는 이류 명문가로 소문날 정도로 전망이 좋았다.신씨 집안사람들은 권력을 가진 집안에 빌붙기 위해서 그녀를 어떻게든 이씨 집안에 시집보내려 했다.신수민은 이런 상황에 신물이 났고 본인의 결혼이 사랑 때문이 아닌 거래가 되길 원하지 않았다. 하여 반항하는 어린 마음에 밤만 되면 밖에 나가서 술을 마셨고 술기운을 빌어 견뎌내려 했다.생각지도 못한 것은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 후, 이태호를 만나 신세 한탄을 하다가 호텔에 가서 하룻밤 불장난을 하게 되었다.다만, 그 잠깐의
“뭐라고! 태수 형님이 어떻게...”수많은 태수의 부하는 너무 놀라 믿을 수가 없었다. 태수 형님이 밀린단 말인가? 비록 태수는 칼 스킬로 유명하지만 방금 그 주먹은 절대 아무 사람이나 받아칠 수 없을 것인데 이태호가 단번에 그 주먹을 받아쳤다.“태수 형님, 저희가 나설게요!”“태수 형님, 저희도 나서게 해주세요, 같이 저놈을 찍어 죽여요!”태수의 부하는 하나같이 손에 도끼를 쥐고 분노에 찬 눈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이 사람들은 결코 쉬운 사람들이 아니다.태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이태호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반지의 주인이 바로 용의당이 모셔야 할 사람이다. 하지만 반지가 저 녀석의 손에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부하에게 말했다.“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 아직 너희가 나설 때가 아니야!”그 시각 태수는 사람들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그의 앞에 있는 사람이 아마도 그들의 최종 보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보스마저도 무릎을 꿇릴 수 있는 존재일 수도 있다.드래곤 링을 끼고 있는 사람은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며 지금 그가 모시고 있는 보스의 보스일 것이다...하지만 이대로 떠나면 자존심이 말이 아니게 된다.태수는 여태껏 살면서 처음으로 이도 저도 아닌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다!드래곤 신전 밑에는 열두 개의 당이 있고 당마다 열두 가지 띠를 본떠 이름을 지었다.용의당을 제외하고 쥐의당, 말의당 등등...하지만 당마다 다른 곳에 분포되어 있고 각자의 활동을 한다.그는 신전의 주인이 태성시에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태수 씨, 어떡해요...”태수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은 채 나설 생각도 않자 하창민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질문했다.태수는 어두워진 얼굴로 눈썹을 찌푸리고 있다...다행이다. 그때 용우진이 딸 용지혜와 용씨 가문의 보디가드를 데리고 아래층 로비에서 올라왔다.“여기는 무슨 상황이지?”용우진은 한 바퀴 훑어보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태호는 덤덤하게 웃더니 자연스럽게 말했다.“아니지? 설마 저 녀석이 용씨 어르신과 아는 사이야?”“대박, 나도 용씨 어르신과 같이 식사를 할 자격이 없는데 저 녀석이 용씨 어르신과 식사를 한다고?”주위에 적지 않은 상인들이 경악했고 심지어 자신이 꿈을 꾸는 게 아닌가는 생각까지 했다.“어떻게 용씨 어르신을 아는 거지?”신씨 가문의 가주 신승민도 미간을 찌푸렸다.용우진 같은 인물은 너도나도 줄을 잡고 싶어 하는 존재이지만, 그조차도 여태껏 그럴만한 기회가 없었다.그런데 이태호 녀석이 용씨 어르신과 아는 사이이고 용씨 어르신이 주동적으로 밥을 사준다고 한다?그때 용우진이 몸을 돌려 정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자네가 이태호의 약혼녀인가? 결혼도 안 할 거면서 예물 비용은 돌려줘야 하는 게 도리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2억 6천은 너무 과분한 요구잖아?”“돌려줄 거예요. 지금 당장 이태호에게 돌려줄게요!”하창민은 곧바로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 용우진 같은 존재는 용의당의 사람들조차 쉬이 건드리지 못하는데 그는 더할 나위없다. 그리고 용우진이 이태호를 이태호 씨라고 부르는 걸 보니 두 사람의 사이가 꽤 각별한듯 했다.하지만 이태호는 거절했다.“하하, 그 돈은 당신이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정씨 가문이 내 돈을 받았는데 그들이 뱉어내야죠!”“이게...”장다은은 너무 화가 나 얼굴색이 퍼렇게 변했으며 받은 돈을 토해내라는 말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그때 정준호는 깜짝 놀라 다급히 장다은의 팔을 잡아당겼으며 자신의 아내가 용우진의 심기를 건드릴까 겁이 났다. 용우진이 한말인데 그들이 거절할 수나 있을까? 그럼 용우진의 체면을 구기는 꼴이 되는 게 아닌가? 그는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계좌번호를 보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바로 사람을 시켜 계좌이체를 해드릴게요!”생각지도 못하게 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저는 현금을 좋아해요. 당신들이 말했잖아요? 제가 거지라고. 제가 너무 오랫동안 그렇
하지만 신수민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렇게 말했다.“안돼요. 저는 갈 수 없어요. 가려면 당신 혼자 가요!”용우진의 활짝 웃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너무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게 아닌가? 한편, 그녀의 반응에 신씨 가문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신영식이 재빨리 앞으로 나와 말했다.“수민아, 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용씨 어르신이 식사를 같이 하자는 건 널 좋게 봐주셨기 때문이야. 어떻게 이런 무례한 반응을 보일 수 있어?”신영식은 이어서 공손한 표정을 한 채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제가 딸을 어려서부터 너무 오냐오냐하며 키워서 성격이 이래요. 이 어린 계집애의 응석을 귀엽게 봐주세요.”“수민아, 헛소리하지 마! 무조건 가야 돼. 알겠어? 용씨 어르신이 밥을 사준다는데 어떻게 거절을 해?”신씨 할머니마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이런 기회를 얼마나 기다려왔지만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용씨 어르신이 이태호와 신수민과 같이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신수민이 거절을 했다. 만약 용씨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신씨 가문은 끝난다. 일류 명문가가 신씨 가문을 마음먹고 통제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무서운 일이다.그때 신수민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게 아니라 은재가 집에서 절 기다리고 있어요. 벌써 나온 지 한 시간이 되어 가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돼요!”이태호도 다급히 말했다.“맞아요. 제 딸이 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르신,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죠?”용우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미 룸도 잡아놨어요. 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지금 사람을 시켜 수민 씨를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이태호 씨의 딸까지 데려와 같이 식사를 하는 건 어때요?”신수민은 머쓱하게 웃더니 입을 뗐다.“그건 제가 너무 미안해서요. 그렇게 하면 어르신이 저희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신수민은 혹시나 용우진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까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당신은 남아서 어르신과 식사를 해요. 저는
“이태호, 이 빌어먹을 자식, 쓰레기 같은 자식, 내 딸과 결혼을 못 하니 내 딸의 결혼식을 망쳤어! 흥, 걱정 마, 내 딸은 꼭 하씨 도련님에게 시질 갈 거야!”장다은은 2억 5천만을 뱉어내야 하는 생각에 속에서 열불이 나 이태호에게 갖은 욕설을 했다. 이태호는 대꾸하기도 귀찮았고 문다훈을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웃었다.“문 사장님, 오늘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오늘 문 사장님에게 신세를 졌네요. 혹여 제가 도움이 필요할 때가 생기면 연락하세요. 제가 꼭 갚을게요.”문다훈은 그 말에 기뻤다. 사실 그는 용우진이 오면 무조건 이태호를 도우리라고 생각해 작심하고 태수와 하창민을 대립했던 것이다. 만약 오늘 용우진이 무조건 온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마도 쉽게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태호가 자신에게 신세를 졌다고 말하며 그 신세를 갚겠다고까지 하니, 일거양득이었다. 게다가, 용우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니 틀림없이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별말씀을요. 이태호 씨, 신경 안 써도 돼요! 그리고 저는 문다훈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제 이름을 부르면 돼요!”문다훈이 헤벌쭉 웃으며 말했고 이태호도 같이 웃었다.“아니에요. 문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더 입에 착착 감기는데요!”이태호는 말을 하고는 신수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가요. 이제 같이 은재를 데리러 가요.”“저리 가요!”신수민은 이태호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만약 은재한테 아빠가 없어지는 게 두렵지 않으면 그녀는 절대 이태호를 찾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두 사람이 호텔 밖으로 나오자 롤스로이스 차량 한 대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 차에 앉은 뒤 신수민이 여전히 차가운 얼굴을 한 채 창밖을 내다보자 이태호가 말했다.“수민 씨, 미안해요. 정말 당신이 임신하고 내 딸을 낳은 줄 몰랐어요. 몇 년 동안 고생했어요. 걱정 마요. 지금부터는 꼭 당신을 아끼고 내 잘못을 만회할게요. 화 좀 풀어요. 네?”그때의 일을 생각하자 신수민은 속에서 열불이 나 차가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신수민은 여전히 그가 꼴 보기 싫었지만 딸 생각이 나고 또 이태호의 진심 어린 눈길 때문에 그의 손에 이끌려 방문 앞으로 왔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전히 소파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신은재가 보였다.“엄마, 아빠 왔어요?”문 열리는 소리에 은재가 제꺽 반응했다. 이태호는 4살짜리 아이를 보며 혈연관계에서 생겨나는 친밀감에 가슴이 떨렸다.“엄마, 이... 이분이 아빠예요?”은재는 신수민의 손을 잡아당기며 겁에 질린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아이는 아직 이태호가 너무 낯설었고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며 쪼그려 앉아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응, 은재야. 이 사람이 은재 아빠야. 아빠가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잖아. 아빠 이제 돌아왔어.”“예! 나도 이제 아빠 있다!”신은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아...아빠!”아이는 이태호를 향해 걸어갔다.몇 년 동안 감옥에 있으며 별의별 흉악범들을 굴복시킨 그였지만 딸이 부르는 아빠라는 소리에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뭔가가 고개를 드는 듯했다.“은재, 이리 와.”이태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딸을 품에 꼭 껴안았다. 어느샌가 두 눈 눈물이 고여 있었다.은재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봤다.“아빠, 아빠가 돈 벌러 갔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맞아요?”이태호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이의 말랑말랑한 볼을 어루만지며 답했다.“응, 돈 엄청 많이 벌었어. 앞으로 아무 걱정 없이 살아도 돼!”“그럼 저한테 장난감을 많이 사줄 수 있어요?”“그럼! 조금 있다가 밥 먹고 장난감 사러 가자!”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혈육 관계에서 피어오르는 친밀감이 신기하기만 했다. 눈앞에 있는 아이가 보면 볼수록 예뻤기 때문이다.“아싸! 엄마, 들었어요? 아빠가 장난감을 사준대요!”은재는 다시 엄마 곁으로 돌아갔다.“엄마, 아빠가 돈을 벌었으니까 엄마는 출근하지 않아도 돼요. 이제 은재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쓸데없는 말 하지 말아요.”신수민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아무 말이나 하지 말아요. 은재는 진짜라고 생각한단 말이에요.”이에 이태호가 웃으며 대꾸했다.“진짜예요. 저한테 돈이 있거든요.”“마음대로 하세요!”신수민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말한 돈이 기껏해야 정씨 가문에서 받은 2억 6천만 원이라고 생각했다.곧 두 사람은 신은재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고 도어맨의 안내로 스위트룸에 들어섰다. 같은 시각, 용씨 어르신과 용지혜가 한 상 가득 반찬을 시켜 놓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어르신, 너무 많이 시킨 거 아니에요?”이태호는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광경을 보며 감탄했다.“여기 반찬이 맛있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시켜본 거야.”용씨 어르신은 신은재를 보며 활짝 웃었다.“신수민 씨, 이 아이가 태호 입니까? 너무 귀엽네요.”용지혜도 아이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신은재예요. 4살 된 지 얼마 안 됐고요.”“어여들 앉아. 반찬 다 식겠어.”용씨 어르신이 앉으라고 손짓했다.“오늘 은재 생일이라 케이크도 샀는데 아이가 아빠 오기만을 기다리더라고요. 아빠랑 같이 케이크 먹으려고.”신수민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싸구려 케이크를 상에 올려놨다.“그래요? 오늘 은재 생일이었구나! 무슨 선물 갖고 싶어?”그러나 신수민이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아니에요, 어르신. 은재 생일은 며칠 전이었고 이미 재밌게 보냈어요. 제가 좀 바빠서 날짜를 까먹고 케이크를 못 사줬거든요. 아이가 케이크 얘기를 너무 해서 오늘 사준 거예요. 이렇게 차려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해요!”“하하, 하지만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이렇게 지나칠 수 없겠네요. 오늘이 생일이 옳든 아니든 은재한테 선물 하나 줘야겠네요.”말을 마친 용씨 어르신은 열쇠 하나를 꺼내 신수민 앞으로 내밀었다.“내가 용안 쪽에 집 한 채를 갖고 있어. 평소 사는 사람도 없는 빈집이고 주위 환경도 조용하니까 태호 네 부모님이 지내기 딱 좋을 거야.”신수민
신수민은 생각지 못한 이태호의 반응에 당황했다. 그녀는 이태호가 거절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오늘 여기 앉아서 용씨 어르신과 밥을 먹게 된 것도 이태호 때문이었다.“하하, 마음에 들면 됐어.”용씨 어르신은 만족의 미소를 짓고는 신은재를 보고 물었다.“은재야, 할아버지가 케이크 먹어도 돼?”“네!”은재는 활짝 웃으며 흔쾌히 허락했다.신수민은 얼른 케이크를 열고 신은재한테 케이크를 자르라고 했다.“아이가 너무 귀엽고 예뻐요.”용지혜는 저도 모르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언니도 케이크 먹어요!”“그래, 그래. 어여 먹자.”용씨 어르신은 케이크를 한입 먹은 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케이크 먹은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나네. 지금 생일에 케이크를 먹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어.”“할아버지, 많이 드세요.”용지혜가 말했다.“그래. 그리고 태호한테 한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오늘 도와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태호가 아니었다면 난 벌써 저세상으로 가 있었을 거야.”용씨 어르신이 술잔을 들자 신수민도 같이 술잔을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의아하기만 했다.“그런데 태호 씨가 언제 어르신 목숨을 구한 거예요? 태호 씨가 출소한지 얼마 안 됐는데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나요?”그제야 용지혜가 오늘 있었던 일을 신수민한테 설명해줬다.“이태호 씨는 명의세요! 병원 의사들도 기적이라고 했어요!”“아닙니다, 전 그냥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것뿐입니다.”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고적을 찾아보다가 이 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고 혼돈 마수가 있다는 기록을 봤어.”조광학은 마음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지만 혼돈 마수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날 살려준다면 혼돈 마수는 바로 네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백수산맥에 상고 마수의 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구유영화가 바로 그 유적에서 탄생했으니까.그러나 혼돈 마수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혼돈 마수는 마문 성지에 있는 최고의 공법이다. 혼돈 마수를 수련해 내면 타인의 자질과 근골을 뺏을 수 있어서 지극히 난폭하고 사악한 공법이라 할 수 있다.‘보아하니 이 산골짜기의 마수 유적은 범상치 않은 것 같군...’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영력을 운행하였고 적소검은 검의를 내뿜으면서 검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이태호, 내가 비밀을 알려줬는데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어?!”검빛이 덮쳐온 것을 본 조광학은 소스라쳐 놀랐다. 그는 다급히 방어 영보를 꺼내서 검빛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태호는 귀를 후벼 파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살려준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이태호의 말에 조광학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방금 자신이 너무 황급히 말해서 이태호가 약속했는지 안 했는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인지했다.“네놈...”그는 계속 이태호와 거래하려고 했는데 곧 안색이 변했다.적소검이 어느새 그의 등 뒤로 날아왔고 날카로운 검빛은 무시무시한 위세를 지니고 등 뒤에서 그의 몸을 꿰뚫었다.그의 오장육부와 원신은 모두 공포스러운 검빛에 의해 파멸되었다.숨이 끊어진 조광학을 보고 이태호는 그제야 가볍게 손을 휘젓고 적소검을 소환했다.동시에 그는 잊지 않고 조광학의 사물 반지를 챙겼다.그가 신식으로 주변 수십 리를 훑어본 후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왔던 길로 돌아갔다....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
“제길! 가문으로 돌아가면 꼭 가주에게 고발할 거야!”“...”이 10여 명의 제자들은 대부분 창망산맥에 간 적이 있었다.그들은 아직도 창망산맥에서 겪은 패배를 잊지 않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두 장로가 이태호를 향해 굴복하니 그들의 분통이 바로 터졌다.조광학마저도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은 팔을 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음침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태호!!”조씨 가문의 장로가 스스로 굴복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한순간에 의아했지만 바로 깨달았다.‘조씨 가문에도 똑똑한 자가 있군. 내 육신의 힘으로만 내 내공을 알아봤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와 조씨 가문은 이미 원수를 졌다. 지금 조씨 가문의 사람을 놓아주면 상대방이 바로 가문의 대능력자를 불러서 자신을 처리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이번에 이태호가 외출할 때 선우정혁과 기타 봉주에게 알리지 않았다.일단 그가 조씨 가문 대능력자의 추격을 받으면 도움을 구할 곳도 없고 바로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이번에 그는 구유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는데 조씨 가문의 사람과 같은 산골짜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방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는 자연히 영화를 공짜로 남에게 내줄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머금었다.“그만 싸운다고? 너희가 싸우면 싸우고 안 싸우면 안 싸우는 건가?”이태호가 기어코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에 조명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대결을 결국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조명곤이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 후 바로 옆에 있는 조해룡과 눈이 마주쳤다.다음 순간, 조명곤이 들고 있는 푸른색 작은 정은 불시에 공간을 가르고 무시무시한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면서 살기등등한 위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조해룡은 빛으로 변해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이 공격을 발동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지금 이 순간에 산골짜기 상공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은 드디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두 장로가 보기 드물게 손을 잡고 대적한 것은 그들이 백수산맥에 들어온 후 처음이었다.오직 강적을 만났을 때만 두 장로가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했다.그리고 두 장로는 모두 2급 성자급 수사라서 만난 강적은 대체로 같은 경지의 수사들이었다.조씨 가문의 천교로서 조광학은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조광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추측은 너무 허황해서 그는 이내 마음속으로 부정하였다.창망산맥에서 나온 지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태호가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8급 존황의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두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경지를 연속 돌파한다는 것은 창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존황급은 그렇다 치고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기연이 있어야 하고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일반 수사들은 모두 수 년, 심지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있어서 돌파하지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고준서, 육성훈 등 천남의 3대 괴물도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는 데 1, 2년의 시간이 걸렸다.존황급과 성자급의 경지 차이는 이태호가 두 달 이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바로 그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는 바로 주변의 제자들을 데리고 수리 밖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와 안전거리를 두었다.....허공에서 조명곤의 곁으로 날아간 조해룡은 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굳어졌다.잠깐 숨을 돌린 조명곤은 두말없이 손바닥만 한 푸른색의 정(鼎)을 꺼냈다.이 작은 정은 영광이 감돌고 있는 상급 영보였다.영보를 꺼낸 후 조명곤은 신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권유하는 말투로 말했다.“젊은이, 방금 오해였네. 우리 그만 싸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