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 아무리 무기가 좋다 해도 그건 기술일 뿐입니다. 절대 빠져서는 안 됩니다.”“대일진권이 배우긴 쉬워도 정통하긴 어렵습니다. 산악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정도로 익히려면 오랫동안의 수련이 필요하니 조급해서는 안 됩니다.주서명이 잠깐 쉬다 다시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경기 날짜도 눈앞에 다가왔고요.”주서명이 이태호에게 한 권고였다.주씨 가문에 대일진권을 익힌 가족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무기이기에 수련을 포기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미 대일진권의 요령을 터득한 이태호는 주서명의 권고가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는 현재 온몸의 기운을 집중하여 대일진권에 매진하였고 막대한 정신력으로 대일진권의 진리를 터득하려했다.주서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태호가 갑자기 주먹을 들어 허공에 날렸다.그러자 하얀 기류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공기를 가로질러 몇 미터 밖으로 뿜어져 나갔다.곧이어 하얀 연기가 천장 위로 떠오르더니 하늘에 떠 있는 태양과도 같은 가상 태양으로 변해 장경각의 내부를 대낮처럼 밝혔다. 이를 본 주서명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대낮에 귀신을 본 표정으로 말했다.“이... 이건... 대일진권이 확실합니다!”눈앞의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주서명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잠깐 사이에 터득하신 거예요?”‘대일진권은 진품 무기로 주씨 가문의 자존심과 같은 존재이고 가문의 많은 장로가 시도했지만, 입문조차 할 수 없었는데 이태호가 한눈에 익혀버렸다는 게 말이 돼?’주서명이 의아한 얼굴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더니 꿈인가 싶어 두 눈을 마구 비비고 나서 다시 쳐다보았지만, 허공에 걸려있는 것이 태양이 틀림없었다.주서명이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이건 대체 무슨 천부일까?’얼굴에 놀라움으로 가득 찬 주서명을 본 이태호가 그제야 고르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대일진권의 진리와 요령을 터득한 이태호가 잠깐 수련 결과를 시도해 봤을 뿐인데 단번에 성공할 줄 몰랐다.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정신을 차린 이태호가 허공에 걸린 태
경악하던 주서명이 정신을 차리면서 웃는 얼굴로 이태호를 칭찬했다.“장로님께서 천부가 아주 뛰어나십니다. 저희 가문에서 여태까지 터득하지 못한 대일진권을 장로님께서 한눈에 터득하셨다는 게 놀랍습니다. 역시 구품 존왕이십니다.”주서명의 아부에 이태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과찬입니다. 우연입니다. 다른 일이 없다면 저 먼저 방으로 돌아갈게요.”이태호는 지금 당장 방에 가서 조금 전 성공한 대일진권을 다시 상기해 보고 싶었다. 시도할 때는 비록 대일진권의 요령을 터득했고 수련에 성공했지만, 입문 성공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태호의 머릿속에 아까 성공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만일 이 권법을 확실하게 익혀 대성하게 한다면 반드시 어마어마한 위력을 갖게 될 것이다.그 말을 들은 주서명이 다급히 이태호를 멈춰 세웠다.“장로님, 잠시만요.”말이 끝나자마자 주서명이 손을 들어 허공에 점을 찍자, 장경각으로부터 몇 개의 옥간이 날아와 이태호의 앞에 떠 있었다. 보기에도 평범하지 않은 일고여덟 개의 옥간이 몽롱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태호가 이 여러 개의 옥간이 무엇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태호는 대청에서 협력에 관해 얘기할 때 주서명이 그에게 한 가지 무기만 허락했지, 다른 무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이 기억나면서 의아해했다. 이태호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주서명을 바라보면서 물었다.“가주님, 이것은?”“장로님, 이건 제가 함께 오신 여러 사모님께 드리는 선물이니 받아주세요.”주서명이 살짝 손을 젓자 손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옥간을 살며시 이태호의 앞으로 밀더니 웃는 얼굴로 말했다.“저희 가문은 객경 장로들을 대할 때 항상 동일시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장로님께서 대일진권 수련에 성공하셨기에 제가 이번 성호 대결에 더욱 큰 신심이 생겼습니다.”조금 전 발생한 상황을 다시 머리에 떠올리면서 주서명이 생각했다.‘수십 년 동안 수련을 한 내가 장담하는데 이 사람은 반드시 이 영역에서의 최강자가 될
만일 이 사실이 다른 장로들한테 알려진다면 엄청난 시기 질투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주씨 가문도 질타를 받게 될 것이다. 이태호는 주서명이 갑작스럽게 호의를 베푸는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태호가 짧은 시간 내에 대일진권을 익히는 모습에 주서명이 이태호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이태호가 옥간을 받자 주서명이 헤벌쭉이 웃더면서 말했다.“장로님 어서 방에 가서 쉬세요.”하고 곧장 장경각에서 나가버렸다.멀어져가는 주서명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이태호가 주서명이 사라지자 시선을 거두고 눈앞에 떠있는 옥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정신을 집중하여 빠르게 옥간의 내용을 훑어 내려갔다.칠살검법-현품고급무기.창고반왕지-현품고급무기.현음한빙공-현품고급무기!…전부 현품 고급무기인 것을 발견한 이태호는 가슴이 벅찼다. 천청종에도 이렇게 많은 고급 무기가 없는데 역시 어디를 가든 실력자만이 혜택을 누리는 법이다.이태호가 어제 주씨 가문에 갓 도착할 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주민이 내공을 숨긴 이태호에게 무례를 범했고 따라서 남유하도 그들의 조롱을 받았다. 이태호가 구품존왕의 내공을 보여주자 주씨 가문이 돌변하면서 노발대발하던 태도가 급속도로 공손해지더니 오늘은 이태호와 친분을 맺으려고 아부를 해왔다.이 모든 변화를 이태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두 주먹을 꽉 쥔 이태호가 머리를 내밀고 장경각 밖의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사면팔방에서 천지의 기운이 몰려오면서 끊임없이 모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농도는 천청종 본부에 있을 때보다 더 강렬했다. 창란 세계는 오직 실력만으로 판단한다는 것을 이태호가 잘 알고 있었다.‘이젠 경계를 뚫고 존황에 도전할 때가 됐어.’이태호가 옥간을 정리하여 장경각에서 나와 거처에 돌아간 뒤 옥간을 큰 장로와 남유하 등에게 나눠주었다. 옥간이 현품 고급 무기란 것을 알게 된 그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무기가 곧 전투력이기에 아무리 많은 무기를 갖고 있어도 마다하지 않는다.그리고 주씨 가문에서 이태호와 친분을
멀찍히 떨어져 있던 큰 장로와 남두식이 이태호의 말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었다.남두식이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굳은 표정으로 옆에 서 있는 백지연 등에게 말했다.“장로님 말 들어. 우리가 아직 자만할 때가 아니야. 구품 존왕이 천청종에서는 일류지만 창란 세계에서는 별것 아니야.”잠깐 말을 멈추더니 남두식이 이어서 말했다.“천남성호를 장악하고 있는 태일종을 잠시 접어두고라도 오늘 주씨 가문에서 장로님에게 준 현품 고급무기만으로 우리 천청종이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어.”알다시피 주씨 가문은 무항시에서 이류 가문이고 가주인 주서명의 내공도 오품 존왕에 지나지 않는다.남두식이 주서명의 내공 실력을 탐탁지 않아 할 수 있지만 이번 성호 대결을 무시할 수 없다.이태호가 말한 바와 같이 주씨 가문도 외부에서 지원사격을 요청하였는데 다른 가문에서 지원 사격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만일 이태호 일행이 자신의 내공을 전부 폭로한다면 주씨 가문이 당황할 뿐만 아니라 소식을 접한 다른 가문에서 미리 대처할 것이다.남두식의 엄숙한 표정을 본 백지연이 뭔가를 깨달았는지 멋쩍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조금 전에 한 말은 농담이었어요. 자매님들, 우리 수련하러 가요.”백지연이 환하게 웃으면서 일고여덟 개의 옥간 중에서 자기와 어울릴만한 옥간 하나를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갔다.모든 사람이 옥간을 선택한 뒤 이태호도 좀 전에 성공했던 대일진권의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 수련해 보기로 했다.성호 대결이 시작되기 전에 완전히 터득하여 대성하게 하도록 준비할 타산이었다.두 가지 지품 무기를 장악한다면 대결에서 이길 승산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태호가 수련을 시작하려는 그때 주씨 가문 대문으로 주민이 들것에 실려 나가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온통 원한으로 가득 차 있었다.어제 주민은 이태호에게 패배당하여 팔다리가 부러지고 단전이 박살 났으며 내공이 사라져 버릴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오늘 주서명이 주민을 주씨 가문에서 내쫓아버
하지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세는 약해 보이지 않았고, 호흡과 동시에 사방의 영기가 그의 몸에 흡수되고 신기한 빛으로 바뀌어 회전하는 것 같았다.중년 남자의 옆에는 나이가 들었지만 관리를 잘해 미모가 여전한 40대 중년 여성이 있었다.이 두 사람은 주민의 부모다. 즉 남자는 황씨 가문의 데릴사위인 주자연이고, 여자는 무항시 일류 가문인 황씨 가문의 적녀 황설이다.황씨 가문은 여러 명의 9급 존왕을 보유한 무항시 명문가다. 이와 비교할 때 세력이 약한 주씨 가문에서 태어난 주자연은 출세를 위해 황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다.그는 데릴사위였지만 아들이 태어난 후 아내의 성인 황씨를 따르지 않고 어렸을 때부터 주씨 집안에서 키웠다.두 가문이 모두 무항시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가끔 시간이 나면 주민을 보러 가기도 했다.어렸을 때부터 황설에게 지나친 사랑을 받은 주민은 그동안 교육을 소홀히 한 탓에 점점 망나니가 되어 한때 주자연의 골칫거리가 됐었다.요즘 성호 랭킹이 눈앞에 다가와 황씨 가문에서는 그가 데릴사위가 된 지도 10여 년이 됐고 그의 아내가 가주 적녀인 것을 고려해 그에게 고급 5급 단약을 주었다.보름 남짓한 폐관 끝에 그도 마침내 7급 존왕의 경지에 올랐다.몸 안의 강한 힘을 느끼면서 주자연은 아들이 망나니긴 하지만 적어도 아내와 장인의 환심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옆에 있던 황설이 말했다.“민을 오랜만에 보는데, 오늘 온령호에서 영어 두 마리를 낚아 민에게 선물로 줍시다.”“영어는 우리 황씨 가문의 명물이잖아요. 당신이 며칠 전 단약의 힘으로 7급 존왕의 경지에 오른 덕분에 아버지가 기뻐서 민에게 두 마리를 주겠다고 하셨어요.”주자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호수를 향해 대나무 장대 모양의 영기를 가볍게 던졌고, 잠시 후 무왕경지와 비교할 만한 황금빛 영어가 수면으로 끌려 나왔다.대나무 장대 모양의 영기는 호수에서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며 투명한 물벽들을 형성했다.호숫물로 만들어진 이 물벽들은 철벽처럼 단단했
낚싯대 모양의 영기를 들고 호수 중앙의 정자에 앉아 아내 황설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주자연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황설의 서늘하고 독기 서린 외침 소리가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그는 지금 황씨 집안 데릴사위라 온전한 주씨 집안 사람이 아니지만 그동안 몰래 주씨 가문을 많이 도왔다.그렇지 않았다면, 아들을 주씨 집안에서 키우면서 주씨 성을 따르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가 황씨 저택의 비경에서 수련하는 틈을 타서 누군가가 아들을 폭행할 줄은 몰랐다.주민을 때린 것도 모자라 내공을 없애고 사지를 부러뜨리고 단전을 망가뜨렸다.‘정말 나 주자연이 안중에 없구나!’여기까지 생각한 주자연은 살기등등한 얼굴로 공중에 솟아오른 후 방향을 바꾸어 재빨리 주씨 저택으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자연은 주씨 저택 입구에 도착했다.주씨 저택 대문 앞에서 그는 밖으로 실려 나와 들것에 누워 있는 주민을 발견했다.자기 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본 주자연은 분노가 끓어올라 얼굴이 음침하게 일그러졌다.아버지가 오자, 손발이 부러진 채 들것에 누워 꼼짝도 못 하는 주민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아버지, 드디어 오셨군요.”주자연은 얼굴이 새파래져서 주민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팔다리가 부러진 것은 물론 내공도 모두 없어졌다.거의 폐인이 된 아들을 보며 주자연은 얼굴이 극도로 음침해졌다. 그는 주민의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먼저 치료용 단약을 꺼내 아들에게 먹였다.그런 다음 손을 들어 휘두르자,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들것이 공중에 떠올랐다. 주자연은 냉소하며 말했다.“가자. 나랑 같이 주서명을 만나러 가자. 제대로 된 해명을 들어야겠어.”“감히 나 주자연의 아들을 때리다니. 무슨 배경이든 감히 나를 건드린 자는 처참한 죽임을 당하게 될 거야.”치료용 단약을 먹은 주민은 점차 몸에 감각이 돌아왔다.하지만 아버지가 노기등등한 얼굴로 그를 들고 주씨 저택으로 들어가려 하자, 그는 저도 모르게 어제 이태호에게 얻어맞던 화면이 떠올랐다.이태호의 숨막히는
“9급 존왕의 수련을 끝내고 영기도 가지고 있는 수사들만이 나와 싸울 능력이 있어.”오전에 장경각에서 돌아온 후 대일진권의 깊은 뜻을 깨달은 이태호는 바로 폐관을 시작했다.반나절의 폐관을 거쳐 대일진권 입문과 소성을 이뤄낸 그는 현재 주먹이 바람처럼 빠르고 전투력은 이전의 몇 배로 강화됐다.이태호는 일여덟 명의 9급 존왕이 동시에 달려들어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9급 존왕도 무항시에 흔치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이태호는 기쁜 마음을 뒤로 하고 영력을 하부 단전에 집중했지만 고래가 바닷물을 집어삼키듯 끊임없이 주위의 천지 영기를 흡수하면서도 한계를 넘어설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여전히 안 되는군. 매번 한계를 넘어서려 할 때면 존황경지 앞에 뛰어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거대한 질곡이 있다는 게 느껴져.”“그래서 주희철 남매가 존황급 수사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성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었구나...”대일진권 입문과 소성을 이뤄낸 후 이태호는 컨디션이 좋은 틈을 타서 주위의 천지 영기를 이용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하지만 이변 없이 모두 실패했다.그는 지금 9급 존왕의 수련을 마쳤고, 존황경지까지 한 발짝이 남았을 뿐이다.하지만 이 한 발짝은 거대한 벽과 같아서 뛰어넘기 어려웠다.이태호는 고개를 젓고는 더 이상 돌파를 강행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만하자. 이제는 다음 달의 성호 랭킹이나 기다려야지.”그는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눈을 감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대일진권을 계속 수련하려 했다.하지만 이때 갑자기 밖에서 우레와 같은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주서명, 나와서 해명 좀 해봐!”고함을 듣고 놀란 이태호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면서 주씨 가문의 원수가 찾아왔나 보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객경장로일 뿐이니 주씨 집안에 누가 찾아오든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다.어쨌든 현재의 그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 달 후의 성호 랭킹이다.성호에 가는 기회를 잡
주씨 가문이 까다로운 원수를 만난 줄 알았다.주희철의 입에서 주민의 얘기가 나오자 남두식이 참지 못하고 주희철의 어깨를 두드리며 조롱했다.“전 또 무슨 큰일이 생긴 줄 알았습니다. 감정이란 원래 그런 거죠. 젊은 사람들의 일에 나이 든 사람이 끼어드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남두식은 주희철의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이런 일을 많이 봐왔다.9급 존왕이 온다고 해도 그는 두렵지 않았다.하물며 그들은 천정종에서 온 다섯 장로와 원 종주 남두식이었고, 이태호마저 9급 존왕이었다. 족히 7명의 9급 존왕이 함께 있는데 무항시 전체에 놓고 봐도 제일 가는 세력일 것이었다.그런 사람들이 젊은 사람 때문에 몰려온 나이 든 사람을 두려워하겠는가?옆에 있던 대장도로 위로 어린 시선으로 주희철을 바라보며 태연자약하게 말했다.“그래서 얘기해 봐. 주민 아버지의 내공은 어느 정도야?”이태호와 그의 아내 백지연, 남유하도 아주 덤덤하게 주씨 가문의 두 남매를 바라보았다.이태호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한 말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본 주희철이 급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주희철이 급박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아이고! 남 장로님, 대장로님 놀리지 마세요! 정말 큰 일입니다. 장로분들께서 7급 내공을 가진 주자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주자연의 뒤에는 무항시에서 두 번째라고 칭해지는 황씨 가문이 있습니다! 황씨 가문의 현 가주 황허윤은 9급 존왕 강자입니다. 게다가 황씨 가문에는 9급 영기가 있는데 성주부에서조차 황씨 가문과는 척지고 싶지 않아 합니다.”주희철이 얼른 주민의 아빠 주자연이 쳐들어오는 일과 황씨 가문의 상황을 알려주었다.황씨 가문에 대해 얘기할 때 주희철의 말투는 더 긴박해 보였고 그의 눈가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스쳤다.황씨 가문은 성주부와 버금가는 일류 가문이었다.가문에는 두세 명의 9급 존왕이 있었는데, 주씨 가문에 비하면 훨씬 강했다.이번에 주자연이 주민을 주씨 가문에서 쫓아낸 일도 모두 고민 후 행한 일이었다.이
제대로 선우정혁의 한방을 먹은 조정운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 표정을 지었다.반대로 주변에 있는 수십 명 조씨 가문의 장로들은 광풍에 휘날려서 비틀거리면서 쓰러질 뻔했다.조정운은 몸이 움찔거렸고 손을 휘젓자 9척이나 긴 자금색 긴 창이 불쑥 그의 손에 나타났다.이 긴 창은 전체가 흰색 화염으로 불타올랐고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사람들에게 숨 막힌 느낌을 주었다.이것이 발산한 기운의 파동만으로도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붕괴하게 할 수 있는 최상급 영보였다. 병기를 꺼낸 조정운의 기세가 더 높이 치솟아 올랐다. 조정운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선우정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종주, 그럼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다음 순간, 조정운의 그림자가 번쩍거리면서 긴 창을 들고 반원 모양을 그리면서 선우정혁을 향해 거세게 내리찍었다.이를 본 순간 선우정혁은 여전히 태연자약하게 8급 성왕의 기운을 내뿜었고 손바닥에 현광을 모아서 덮쳐온 조정운을 향해 손을 내밀고 공격했다.그러자 조정운을 단번에 날려버렸다.이 공격에 형성한 충격파로 인해 땅바닥에 지름이 수 리나 되는 구덩이가 생겼다.조정운이 날아간 것을 보자 선우정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지었다.“4급 성왕인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정운 앞으로 다가갔다.조정운의 반응도 엄청나게 빨랐다. 그는 선우정혁이 앞에 오는 것을 보자 곧바로 손에 들고 있는 긴 창을 거세게 휘두르니 섬뜩한 빛줄기를 내뿜으면서 주변의 공간을 꿰뚫었다. 이와 동시에, 두 성왕급 수사가 이미 싸우기 시작한 것을 보자 조씨 가문의 조시환은 음침한 눈빛으로 인파 속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고 대갈일성하였다.“이태호 이놈아, 죽어라!”그러고 나서 그는 황금색 칼을 들고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살기등등하게 이태호를 향해 덮쳤다.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각자의 영보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태일종 제자들이어, 나를 따라서 진법을 보호하자!
제7봉주 맹동석이 가장 먼저 나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조시환을 가리키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당당한 9급 성자 경지의 조씨 가문 대장로가 어린 후배를 괴롭히지 않나, 지금 또 성왕인 가주를 불러서 찾아오게 하다니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네.”제6봉의 봉주 윤하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대갈일성 하였다.“성왕급 수사가 성자 경지의 후배를 죽이기 위해 직접 찾아오다니. 조씨 가문도 별것 없네.”제8봉의 봉주 진남구, 제5봉 봉주 연태건 등도 모두 맞장구를 쳤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자기가 어떻게 종주와 봉주들의 입에서 피해자가 됐지?한순간 그는 웃지도 울지도 못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선우정혁과 맹동석 등의 말에 그는 감동되었다.이와 동시에, 조정운이 각 봉주들의 당당한 말을 들은 후 태일종은 이태호를 순순해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얼굴이 굳어진 조정운은 선우정혁을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냉소를 지었다.“그렇다면 한 판 해봅시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몸에서 공포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는데 구름을 뚫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심지어 주변의 공간을 가르고 찢어서 많은 틈새를 만들었다.수많은 거센 지수풍화(地水風火)가 큰 기류를 휘몰아치면서 주변 수십 리의 대지에 거미줄 같은 균열을 만들었다.조정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기운은 순식간에 태일종 전체를 뒤덮었다.지금 태일종 내의 제자들은 모두 어깨에 보이지 않는 큰 산에 짓눌러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내공이 약한 제자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인사불성이 되었다.“이... 이것이 바로 성왕급의 위압인가?”“아이고, 성왕이 노하니 천지가 변색하네!”“조씨 가문의 성왕이 진짜 화났나 봐. 이태호를 꼭 잡을 작정이네.”“...”수많은 태일종 제자가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 있는 조정운을 보면서 두려운 표정으로 의논했다.성왕이 화나면 피가 천리까지 흘린다는 말이 있다.이번 조씨 가문이 노발대발해서 수십 명의 성
한편으로. 조정운이 이태호와 선우정혁의 대화를 들은 후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이 시뻘겋게 되었고 두 눈이 혈안이 되었다.이태호를 위해 추궁하겠다고?우리 조씨 가문에서 천교와 성자급 장로들이 죽어서 천남 수사들의 웃음거리로 되었는데 우리 가문에게 추궁하겠다니!조정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렇게 파렴치한 애송이는 난생처음 봤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선우정혁을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선우 종주, 고작 성자 경지의 애송이를 위해 우리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단 말입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태호가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조정운의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조정운,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내가 자네 집에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 태일종 앞에 와서 행패를 부려? 내가 만만해 보여?”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졌으며 온몸에서 발산한 기운에 주변 공간이 뒤틀어진 것 같았다.조정운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는 듯이 웃었다.“무슨 뜻이죠?”선우정혁은 귀를 후비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무슨 뜻이라고? 우리 태일종의 천교가 백수산맥에서 그쪽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후에 9급 성자 경지 장로의 습격을 받아서 요행히 도망쳤는데, 조씨 가문은 무슨 낯짝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와서 행패를 부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이 말을 들은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피를 뿜을 뻔했다.그는 난생처음 이렇게 염치없고 적반하장한 사람을 봤다.죽은 것은 분명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인데 이태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되었다. 그럼 모두 조씨 가문의 잘못이란 말인가?조씨 가문이 백수산맥에 가야 하지 말아야 했고 이태호와 충돌하지 말아야 했으며 후에 또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을 파견해서 이태
“그래서 조씨 가문의 성왕이 직접 나섰고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기세등등한 태도이군.”권민정은 자신과 이태호 간의 격차가 점점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와 동시에 제5봉의 한 영도에서.한용운은 사건의 경위를 들은 후 어안이 벙벙해졌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지 1년 넘었다. 그동안 그는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창망산맥에서 신소문의 천교를 죽였고 조씨 가문의 천교의 팔을 잘라버렸으며 지금은 9급 성왕의 손에서 도망치기까지 하였다. 한용운은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종문 밖에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태호가 특별히 찾아온 바람잡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한용운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야, 이태호. 조씨 가문의 장로들만 죽여도 되는데 왜 저쪽 천교까지 죽였냐?”지금 종문 밖에 있는 조정운의 모습을 보니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같은 시각에 제2봉의 한 영도에서.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경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종문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특히 이태호가 조씨 가문과 어떻게 원한을 맺게 된 자초지종을 들은 후 여경구는 입이 떡 벌어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번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군...”검으로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고 조씨 가문의 2급, 3급 성자 경지의 장로 3명을 격살했으며 심지어 조씨 가문 대장로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니.천남에서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었다.겨루기 대회에서 자신이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 같아서 여경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으로. 자주색 빛이 흐르는 섬에서 방금 상처를 회복한 고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나타난 기묘한 기운을 느낀 고준서는 속으러 매우 놀라워했다.잠깐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준서의 얼굴에 음침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었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이태호! 이번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