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좋아요. 너무 배부르네요. 더는 못 먹겠어요. 더 먹으면 배 터질 것 같아요.”그렇게 한참을 먹다가 백정연은 배를 만져봤다. 그녀는 배가 부른 것 같아 휴지로 입가의 기름을 닦았다.“걱정하지 마. 앞으로 또 먹을 기회가 있을 테니까.”이태호는 그녀의 미련 가득한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백정연이 곧바로 말했다.“오빠가 말한 거예요. 앞으로 제가 토끼 고기 먹고 싶다고 할 때 구워주지 않으면 안 돼요.”이태호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까는 토끼가 너무 귀여워서 죽이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지금 먹고 보니 적게 먹은 것도 아닌 것 같네.”백정연은 순간 쑥스러워하면서 입술을 달싹거렸다.“전 이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어요. 사실 말해서 자세히 생각해 보면 영수들은 체형이 다 큰 편이잖아요. 다른 영수들은 다 먹지 못했을 텐데 영수 토끼는 집에서 기른 토끼랑 비슷하게 커서 양이 적당한 것 같아요.”이태호는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정연아, 아직 날이 어둡지 않았으니 혹시...”백정연은 당황하며 바짝 긴장했다. 그녀는 이태호가 벌써 그녀와 그런 짓을 하려고 할 줄은 몰랐다비록 이 동굴은 비교적 은밀한 곳에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는 오늘에야 비로소 이태호에게 고백했고 두 사람은 이제야 반나절 정도 같이 있었는데 이태호는 벌써 그런 걸 할 생각인 듯했다.설마 남자들은 다 그런 걸 좋아하는 걸까? 백정연은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백정연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섹시한 입술을 깨물며 이태호에게 나직하게 말했다.“오늘 밤 그걸 할 생각이에요?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전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요.”이태호도 직설적으로 말하기는 낯부끄러워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난 오늘 오후에 네 몸을 봤잖아? 사실 네 몸이 어떤지는 나도 다 알고 있어. 너도 천안을 몹시 배우고 싶은 것 같으니까 내가 먼저 천안을 열어줄게.”백정연은 당황했다. 이태호는 천안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번에 또 이태호를 오해
모든 걸 다 한 뒤 백정연은 고개를 돌려 이태호를 몰래 살폈다. 이태호는 그녀의 몸매를 감상하고 있었고 눈빛에 약간의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그, 그렇게 예뻐요?”백정연은 이태호를 흘겨보면서 애써 침착한 척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실 쑥스러워 죽을 지경이었고 볼은 새빨갰다.“헤헤, 당연히 예쁘지, 안 예쁘면 내가 넋을 놓고 보겠어?”이태호는 백정연의 곁으로 다가가서 앉더니 손바닥을 뒤집어 작은 상자를 하나 꺼냈다. 그러고는 상자를 열고 안에서 은침을 꺼냈다.“걱정하지 마. 안 아플 거야. 하지만 은침을 뺄 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소리를 내게 될지도 몰라.”이태호는 덤덤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제 곧 일어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제, 제가 그럴 리가 없어요.”백정연은 아예 고개를 홱 돌리며 눈을 감았다.이태호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그는 백정연의 부드러운 피부에 천천히 은침을 밀어 넣었다.그는 조금씩 은침을 비틀었다. 아주 집중한 모습이었다.“아!”드디어 이태호가 첫 번째 은침을 빼내자 아주 기분 좋은 감각이 느껴졌다. 마치 전기가 통한 것처럼 백정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면서 앓는 소리를 냈다.백정연은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아주 망신스러웠다. 조금 전에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아주 자신 있게 말했는데 이런 기분 좋은 느낌은 그녀가 참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이태호는 의기양양하게 웃더니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백정연에게 말했다.“괜찮아. 소리 내고 싶으면 크게 내도 돼. 이건 창피한 일이 아니니까 참지 않아도 돼. 지연이랑 수민이도 이랬어. 참으면 힘들잖아.”백정연은 진땀을 흘렸다. 이때 이태호가 두 번째 은침을 뺐다.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드디어 모든 은침을 빼내자 백정연의 얼굴은 부끄러움 때문에 더없이 빨개져 있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더니 치마를 입은 뒤 이태호에게 말했다.“저 아까 정말 긴장했어요. 오빠가 혹시라도 참지 못하고 절 덮칠까 봐서 말이에요.”이태호는 식은땀을 흘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태호와 백정연은 갑자기 누군가 들어오자 곧바로 경계하며 상대를 바라보았다.상대방은 그곳에 사람이 있는 걸 보고는 깜짝 놀랐다.이태호는 그제야 안으로 들어온 것이 젊고 예쁜 여자라는 걸 발견했다. 대략 20세 정도로 보였다.여자의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었고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그녀는 곧바로 이태호와 백정연에게 말했다.“미안해요. 소리 내지 말아주세요. 저 여기 잠깐 숨어있어도 되죠? 지금 사람들이 절 죽이려고 쫓고 있거든요. 저 죽을 수도 있으니까 제발 여기서 잠시만 있게 해주세요. 잠시면 돼요.”백정연은 이태호를 바라보았고 이태호가 거절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제야 말했다.“좋아요.”여자는 티 나게 안도한 뒤 두려운 얼굴로 동굴 입구 쪽을 바라보다가 손바닥을 뒤집어 상처를 치료하는 단약을 꺼내 삼켰다.“제기랄, 어디로 도망친 거지? 그년 분명 이 근처에 있을 거야. 샅샅이 뒤져 봐. 우리 조금 전에 저 두 방향으로 포위해서 온 거니까 갑자기 사라졌을 리가 없어.”이때 동굴 밖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를 찾는 게 틀림없었다.“하하, 그 여자 몸매가 아주 좋던데. 그런 수준급의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아. 그러니까 절대 놓치면 안 되지. 놓치면 아주 아쉬울 거야.”한 남자가 크게 웃었다.그리고 다른 남자가 헐떡거리면서 말했다.“난 보름 동안 여자를 만져본 적이 없어. 게다가 이런 미녀는 정말 흔치 않아.”백정연과 이태호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다친 여자 또한 색마들을 만난 것 같았다.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백정연에게 말했다.“정연아, 저 자식들 이미 보름 동안 여기 있었으니 아마 영초를 꽤 많이 가지고 있겠지?”백정연은 눈을 빛냈다. 그녀는 곧바로 이태호의 말뜻을 알아듣고 말했다.“그 뜻은...”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 동굴 문가로 향했다. 여자는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고 이태호는 이렇게 말했다.“당신들이 찾는 사람 여기 있어.”“이, 이 나쁜 놈. 절 배신한 거
“난 그냥 이자들을 안으로 들여보낸 것뿐이지 배신한 게 아니야. 내가 여기 숨어 있게 해줬잖아?”이태호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장난스레 말했다.임효정은 정신을 잃을 뻔했다. 이태호는 그녀를 배신한 게 틀림없는 데 변명을 했다.“사형, 저기 좀 봐요. 저 여자 정말 예쁘네요. 우리가 쫓던 여자보다 훨씬 더 예뻐요.”이때 한 남자가 옆에 있던 백정연을 보고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를 향해 말했다.옆에 있던 남자도 말했다.“사형, 헤헤. 정말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 같아요. 우리...”그들의 뜻은 명확했다. 그들은 백정연까지 노리고 있었다.옆에 있던 임효정은 냉소를 흘리더니 이태호에게 말했다.“흥, 이게 인과응보라는 거예요. 이것 봐요. 당신이 저 사람들을 불러왔다고 해서 그들이 정말 진심으로 당신에게 감사할 줄 알았어요? 이제 어쩔 거예요? 저 사람들은 이제 당신 옆에 있던 여자마저 노리고 있어요. 이건 늑대를 집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알겠어요?”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턱을 만지작거리다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 백정연은 확실히 임효정보다 훨씬 더 예뻤다. 그가 이태호에게 말했다.“네가 우리를 안으로 불러들인 걸 봐서 너랑 저 여자는 살려줄게. 넌 밖에서 망을 보고 있어. 일을 다 보고 나면 저 여자랑 같이 떠날 수 있게 해줄게. 어때? 이 정도면 의리 있지?”“하하, 사형 말이 맞아. 우리는 너랑 저 여자를 살려줄 수 있어. 우리는 예전에 이렇게까지 너그럽지 않았다고, 하하!”뚱뚱한 남자가 크게 웃었다. 그들이 보기에 이태호는 독 안에 든 쥐였다.그러나 이태호는 차갑게 웃으며 반박했다.“쓰레기 같은 놈들. 너희는 내가 왜 너희들을 안으로 불렀는지 아직 모르네. 너희는 여기 꽤 오래 있어서 사물 반지 안에 영초가 많겠지?”“이 자식, 그게 무슨 뜻이야? 우리를 죽이겠다는 거야?”뚱뚱한 남자의 미소가 굳어졌다. 그는 곧바로 이태호의 말뜻을 이해하고 화를 냈다.“사형, 이 자식 고마운 줄도 모르네요. 그냥 죽여버려요.”다른 남자
“존, 존자 내공이라니!”임효정은 다시 한번 찬 숨을 들이켰다. 이 정도의 내공이라면 4급 무황을 상대하는 것쯤은 가축 도살보다 쉬운 일일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태호는 임효정을 가볍게 무시한 채 앞으로 가 시체들의 사물반지를 벗겨 낸 후, 손을 공중으로 휘저었다. 반지가 벗겨진 그 몇 구의 시체들은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일렬로 줄을 서 밖으로 날아가 숲속 영수들의 먹이가 되었다.“대단한 영력이야!”이태호가 영력 하나로 가볍게 여러 장정의 시체를 들어 올리는 것을 본 임효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기술은 결코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미안해, 방금 일은 정말 오해였는데, 너그럽게 이해해줄 수 있을까?”임효정은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태호는 그녀를 거두어준 것도 모자라 그녀의 복수까지 해주겠다고 얘기한 순간, 그녀는 이태호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이태호가 그런 그녀를 슬쩍 보며 입을 열었다.“여자랑 진심으로 싸우려는 남자는 찌질이죠, 아가씨랑 싸울 생각 따위 없어요.”이태호의 말을 들은 임효정이 웃어 보였다.“다행이네. 얘기하는 거 들어보니 용서는 받은 모양이라.”이태호가 임효정을 바라보며 얘기했다.“아, 해 뜰 때까지 여기 계셔도 돼요.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고 나면, 그때 떠나세요.”“그럼, 두 사람한테 내가 방해되지는 않을까?”임효정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미안하다는 듯 얘기했다. 잘생기고 아름다운 둘은 누가 봐도 천생연분이었다. 사람들이 백정연은 이태호의 여인이라고 얘기했을 때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둘은 실제로 연인 사이일 확률이 높았다.이태호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어차피 곧 있으면 해가 뜰 텐데요, 뭐.”이태호의 말을 들은 임효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정말 고마워. 두 사람은 내 은인이야. 나도 이번엔 여기에 꽤 오래 있었는데 지금까지 위험한 일은 없었거든. 돌아가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갑자기 이런
임효정은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했다.“음, 잠시만. 아마도 20일 정도 있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이태호가 찬 숨을 들이켜며 얘기했다.“20일 정도라면, 아가씨는 이미 엄청 깊은 숲속까지 들어가셨겠네요. 아가씨 내공으로 그렇게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건 위험해요.”“나도 그냥 주변에서 맴돌기만 했지, 너무 깊은 곳까지 들어갈 엄두는 못 냈어. 사실 20일 동안 나도 너무 멀리까지는 안 갔거든.”임효정이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듣고 있던 백정연이 입을 열었다.“임효정 아가씨 내공이 낮은 건 아니지만 높은 것도 아니잖아. 오빠랑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가 크게 나지. 게다가 아가씨 영력도 오빠보다는 약하고. 아가씨 걸음 속도도 오빠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될 거야. 오빠가 하루동안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마 아가씨의 서너 배는 될걸.”이태호는 백정연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임효정의 내공은 절대 높지 않았다. 자신의 기준에 임효정의 속도를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이태호는 한참 동안 곰곰이 생각하더니 임효정에게 물었다.“맞다, 그럼 아가씨께선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머무셨으니까 그만큼 만난 사람들도 많으시겠네요. 혹시 양의당의 사람들을 만나거나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양의당?”임효정이 미간을 좁히고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나도 내 내공이 높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그래서 보통 누군가를 만날 것 같다 싶을 땐 최대한 먼 곳으로 피하려고 노력 중이거든. 언제 어떻게 난감한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어떻게 감히 낯선 사람들을 가까이할 수가 있겠어? 선배가 얘기한 양의당인지 뭔지는 아예 들어본 적도 없어.”이태호는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곳은 세속의 큰 도시처럼 안전한 곳이 결코 아니었다. 이곳으로 온 사람이라면 낯선 타인에게 쉽게 이것저것을 물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혹시라도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 위험에 처하는 건 본인이니까.“
“응, 그런 조직이 분명 존재한다고 들었어. 그러니까, 이곳에서 보물을 찾을 때 꼭 조심해야 해. 듣기로는 그들이 엄청 특별한 방법으로 사람을 조종한다고 하더라고.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복종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고.”임효정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답했다.백정연도 뭔가를 떠올린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태호의 앞으로 가 이태호를 바라보며 얘기했다.“태호 오빠, 오빠가 얘기한 그 부부 말이야. 마왕 신전이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잡혀갔을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릴 떠난 지 이제 2~3년이 돼가는데 아직도 못 돌아오고 있잖아. 만약 아직 살아있다면 이 가설도 일말의 희망이지.”이태호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떠난 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못 돌아온 거로 봐서는 죽은 게 아니라면 마왕 신전 사람들한테 잡혔을 거야.”말을 끝내자 이태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못 참겠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허허허, 나는 지금 오히려 그 마왕 신전인지 뭔지 하는 사람들을 한번 만나보고 싶네. 혹시 모르잖아. 문지성이랑 문이화한테 그 아이들 부모님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지.”“보아하니, 선배들이 이곳에 온 목적이 보물을 찾는 게 아니라 사람을 찾는 건가 봐요.”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임효정이 흥미롭다는 듯 말을 건넸다.이태호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얘기했다.“하하하,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영초가 있다면 당연히 그냥 지나치지는 않겠지?”그 말을 들은 임효정이 입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다음 날 아침이 밝자 임효정의 상처는 이미 다 아물어 있었다.세 사람은 천천히 동굴을 걸어 나왔다. 임효정은 이태호와 백정연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태호 선배,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 어제 선배들 아니었으면 난 진작에 죽었을 거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 찾으러 천안시로 와. 내가 그쪽 사람이거든. 가서 임씨 가문에 관해 물어보면 나에 대해 알게 될 거야.”“네, 기회가 된
두 사람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이태호 역시 예전과 같이 자신의 영력을 사방으로 풀었다. 그의 몸에서 빠져나온 영력들은 재빨리 퍼져나가 주위를 덮었다.“어, 3급 영초다! 이 정도면 고급이야. 하하하!”얼마 지나지 않아 3급의 고급 영초가 그의 영력 범위에 들어왔다. 이태호 역시 영초의 기운이 느껴지자마자 백정연의 손을 잡고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이태호의 손길은 다급했다. 누군가 백정연을 앗아갈까 두려워하기라고 하는 듯.두 사람은 순식간에 영초의 앞에 도착했다. 이태호가 조심스레 그 영초를 살펴보았다. 연단의 주재료로 쓰기 아주 적합한 영초였다. 기분이 좋아진 이태호가 영초를 따기 위해 재빨리 몸을 숙였다.백정연은 그런 이태호를 도와 주위를 경계하며 망을 보기 시작했다.“영초 등급이 꽤 높아서 다행이다. 주위에 지키고 있는 영수들도 있고. 이런 고급 영초를 쉽게 얻다니, 오늘 운 꽤 나쁘지 않은걸?”“나한테 양보해. 내가 먼저 발견한 거야.”그 순간, 누군가가 가볍게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멀지 않은 짙은 안개 속에서 영기가 날아왔다. 기척을 느낀 이태호는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앞쪽에 있는 안개 속에서 소복 치마를 입은 실루엣이 자신들의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흥, 내가 이미 손에 넣은 건데, 네가 먼저 발견한 거니까 양보하라고?”이태호는 그 실루엣을 무시하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러자 더 강한 영기가 날아오는 것이 느껴졌다.“쿵!”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얼마 후, 이태호는 그 엄청난 영기를 가볍게 받아냈다.“ 저 여자, 공격력이 장난이 아니야. 단순하게 공격 한번 했을 뿐일 텐데, 쉽지 않아 보여. 만약 아까 그 공격을 받은 게 나였다면 절대 받아내지 못했을 거야.”곁에 서 있던 백정연은 상대의 공격에 다소 놀란 듯 멀뚱멀뚱 서 있었다. 방금 상대의 그 공격은 5급 무황에 견줄 만했다. 그녀는 어쩌면 7~8급 정도의 내공을 지닌 무황일 수도 있었다.이 정도의 내공이면 이미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