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이태호 역시 예전과 같이 자신의 영력을 사방으로 풀었다. 그의 몸에서 빠져나온 영력들은 재빨리 퍼져나가 주위를 덮었다.“어, 3급 영초다! 이 정도면 고급이야. 하하하!”얼마 지나지 않아 3급의 고급 영초가 그의 영력 범위에 들어왔다. 이태호 역시 영초의 기운이 느껴지자마자 백정연의 손을 잡고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이태호의 손길은 다급했다. 누군가 백정연을 앗아갈까 두려워하기라고 하는 듯.두 사람은 순식간에 영초의 앞에 도착했다. 이태호가 조심스레 그 영초를 살펴보았다. 연단의 주재료로 쓰기 아주 적합한 영초였다. 기분이 좋아진 이태호가 영초를 따기 위해 재빨리 몸을 숙였다.백정연은 그런 이태호를 도와 주위를 경계하며 망을 보기 시작했다.“영초 등급이 꽤 높아서 다행이다. 주위에 지키고 있는 영수들도 있고. 이런 고급 영초를 쉽게 얻다니, 오늘 운 꽤 나쁘지 않은걸?”“나한테 양보해. 내가 먼저 발견한 거야.”그 순간, 누군가가 가볍게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멀지 않은 짙은 안개 속에서 영기가 날아왔다. 기척을 느낀 이태호는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앞쪽에 있는 안개 속에서 소복 치마를 입은 실루엣이 자신들의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흥, 내가 이미 손에 넣은 건데, 네가 먼저 발견한 거니까 양보하라고?”이태호는 그 실루엣을 무시하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러자 더 강한 영기가 날아오는 것이 느껴졌다.“쿵!”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얼마 후, 이태호는 그 엄청난 영기를 가볍게 받아냈다.“ 저 여자, 공격력이 장난이 아니야. 단순하게 공격 한번 했을 뿐일 텐데, 쉽지 않아 보여. 만약 아까 그 공격을 받은 게 나였다면 절대 받아내지 못했을 거야.”곁에 서 있던 백정연은 상대의 공격에 다소 놀란 듯 멀뚱멀뚱 서 있었다. 방금 상대의 그 공격은 5급 무황에 견줄 만했다. 그녀는 어쩌면 7~8급 정도의 내공을 지닌 무황일 수도 있었다.이 정도의 내공이면 이미
“태호 오빠, 이 여자, 유운종 사람이야. 유운종이면 삼류 명문 종문이야. 우리 명월종보다 강하다고.”백정연은 여인의 허리춤에 있는 영패를 바라보고는 자연스럽게 이태호가 있는 쪽으로 두 걸음 걸어가 낮게 속삭였다.알 수 없는 긴장감에 이태호의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삼류 명문 종문이라면 그 안에 분명 존자 내공을 지닌 인물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구체적으로 몇 급일지는 알 수 없으나 3~4급일 수도 있고 5~6급의 존자가 존재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종문에서 진정한 강자가 직접 나선다면 자신은 절대 그들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이태호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하하하, 아가씨. 이 영초는 제가 먼저 발견한 거예요. 게다가 제가 먼저 와서 이미 다 땄는데 뒤늦게 와서 당신 거라고 우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태자현은 이태호를 보는 게 꽤 성가셨지만, 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입을 삐죽이며 얘기했다.“그래? 하지만 내 영력이 먼저 영초를 발견했는걸. 내가 한발 늦은 이유는 그냥 내가 느긋하게 걸어왔기 때문이야. 당신들이 날아왔을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고작 그 몇 초 빨랐다고 이렇게 뺏어가는 건 무슨 경우야, 짜증 나게.”사실 이태호도 자신이 빨랐던 건지 그녀가 빨랐던 건지 확신할 수 없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하하하, 하지만 먼저 봤다고 해서 소유권을 갖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이미 손에 넣었으니까 이건 제 것이죠, 안 그래요?”“됐어. 됐어. 고작 영초 하나일 뿐인데, 뭐. 이딴 걸로 소유권 따지기 귀찮아. 차라리 내가 다른 곳으로 가서 다른 영초를 찾는 게 더 빠르겠다. 혹시 모르지, 내가 4급 영초를 찾을지도. 이딴 일에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태자현은 손은 흔들며 몇 번 뛰기 시작하더니 이내 두 사람의 시야에서 자취를 감췄다.백정연은 상대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 한 터라 당황스럽다는 기색을 내비치며 얘기했다.“유운종 사람인데 생각보다 말
그중 한 명은 어이없다는 듯 이태호를 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금방이라도 이태호를 죽이려는 듯한 살기로 가득 차 있었다.영수와 싸우고 있던 다른 한 여인 역시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태호를 흘긋 보더니 입을 열었다.“이 자식이, 뚫린 입이라고 말 참 함부로 하네. 하하. 그래, 저 영초가 탐낼 만한 건 맞지. 그렇다고 네 말 한마디에 우리가 이걸 너에게 넘겨줘야 할 이유는 뭔데?”이태호는 귀찮다는 기색을 내비치며 순식간에 하나의 잔상으로 변했다. 마치 제자리에서 사라진 듯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순식간에 영수의 앞에 나타나 주먹을 꽂았다.“쿵!”이태호의 주먹 한 방에 영수는 속수무책으로 날아가며 주위의 고목들을 부러뜨리고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피를 흥건히 흘린 그 영수는 바닥에 널브러져 미동도 하지 못했다.“강, 강하다!”지켜보던 그 넷은 충격에 휩싸여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네 사람이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격해도 당해내지 못했던 영수였다.그런 영수를 이태호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순식간에 처리해버린 것이었다. 그들의 실력 차이는 너무나도 명확했다.“가자, 보아하니 우리가 무황 내공의 강자를 만나 모양이야. 게다가 등급도 낮아 보이진 않아.”“그래, 어느 종문 세가의 높은 분일지 누가 알겠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가자!”“맞아, 얼른 가자. 우리의 사물반지를 안 뺏어가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거야.”“얼른 가자, 저놈 마음 바뀌기 전에!”충격에 빠진 네 사람은 몇 마디 구시렁대더니 이내 도망치듯 황급하게 자리를 벗어났다.이태호는 그 네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주먹만이 제일 큰 권력이었다.그는 걸음을 옮겨 앞에 있던 영초를 따 챙겼다.“4급의 저급 영초는 단약을 만드는 주재료인데, 언제쯤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단약을 만드는 데 그렇게 좋은 재능을 가진 오빠인데, 분명 머지않아 쓸 일이 생길 거야. 난 오빠 믿어!”백정연은 웃으며 이태호에게 걸어갔다.“가자,
이태호는 딱히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굳이 구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하지만 백정연이 좋은 마음으로 한 말에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 알겠어. 네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 거절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이태호의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백정연이 은은한 미소를 띠며 답했다.“그래야지, 내가 제일 혐오하는 게 저런 변태 자식들인데.”하지만 계속된 그들의 대화는 이태호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하하,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좋을 거야. 너희 양의당 사람들, 아직도 몇 명이나 있어, 다 어디로 숨은 거야? 솔직하게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곱게는 못 죽을 줄 알아.”남자 중 한 명이 비열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것이 보였다.“너희 양의당 사람들의 상황만 자세히 얘기해준다면, 그냥 못 본 척 무사히 돌려보내 줄게.”“양의당!”익숙한 단어에 이태호와 백정연이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 두 젊은 소녀들이 양의당의 사람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백정연은 곧바로 달려가 그 불쌍한 두 소녀를 구해주려 했지만, 이태호의 손길에 의해 제지당했다.백정연은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이태호를 바라보았다.백정연을 가로막은 이태호가 낮게 속삭였다.“일단 계속 지켜봐. 저 양의당의 두 계집이 입을 열지 안 열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아.”백정연이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맞는 말이었다. 지금이 양의당의 사람들이 단결되어 있는지, 충성심을 가졌는지 아닌지를 시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 순간, 살기 위해 그 누구든 팔 수 있으니까.두 소녀 중 한 명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그러다가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허허, 얘기하라고? 만약에 너희들한테 솔직하게 얘기해줬다가 너희들이 우릴 보내줄 거라는 확신은 있어? 짐승만도 못한 놈들이, 너희가 어떤 인간들일지 우리가 모를 것 같아? 우리가
임다빈은 이태호 일행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끝내 고개를 가로 내저으며 대답했다.“우리 양의당 사람들은 아닐 거야. 지금 우리 양의당 사람들도 많이 남지 않았는데, 이런 잘생긴 오빠와 예쁜 언니는 본 기억이 전혀 없는걸,”아담한 소녀도 생각해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임다빈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의혹이 풀리지 않는 듯 물었다.“그럼 왜 우릴 구해주는 거야?”“좋은 사람일 거야. 아마도 우리가 운 좋게 마음씨 예쁜 사람을 만난 모양이야. 저분들의 내공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지게 된다면 아쉽게도 비극이 되는 거겠지.”임다빈은 그렇게 대답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다만 누군가가 구하러 왔다는 사실 자체가 그녀들에게는 한 줄기의 희망으로 다가왔다.”너희는 또 뭐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내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아? 나 내공 무황 되는 사람이야. 죽고 싶지 않으면 이런 일에 신경 쓰지 마.”네 명의 사내 중 제갈 가문의 한 남자가 나와 말을 꺼냈다.옆에 있던 다른 사내도 거들었다.“형님, 우리가 누구예요. 숨겨진 명문 세가 제갈 가문 아닙니까. 이번에 같이 들어온 팀들 적지 않아요. 우리한테 밉보이는 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둬!”이태호는 이런 쓰레기들과 굳이 시답잖은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미안, 미안. 내가 오늘 너희 제갈 가문의 사람을 죽였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날 찾아와도 아무 소용 없거든.”“하하, 새끼, 허세는. 허세도 실력부터 갖추고 부려야지.”4급 무황 내공의 사내가 주먹을 꽉 쥐더니 순식간에 이태호의 앞에 섰다.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공격을 시작했다.이태호는 평온하게 몸을 살짝 비틀어 상대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날아올라 상대의 가슴에 발차기를 날렸다.“퍽!”꽤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호의 발길에 걷어차인 상대는 몇백 미터까지 멀리 날려가더니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진 그 상대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두 소녀는 이태호의 말을 듣자 순간적으로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임다빈은 대답 대신 이태호를 바라보며 되물었다.“두 선배님은 왜 저희를 구해주신 거예요?”그 물음에 이태호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지금 상황에 바로 신분을 밝히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기에 그저 너털웃음만 지을 뿐이었다.“허허, 제가 숙녀분들 당주님이랑 깊은 인연이 있어서요. 당주님 찾으러 왔어요.”임다빈의 옆에 있던 다른 한 소녀가 말을 꺼냈다.“다빈 언니, 저분들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아. 정말 나쁜 사람들이었으면 우릴 구해줬을 리도 없잖아. 제갈 가문 사람도 아닌 것 같아. 제갈 가문 사람이었으면 방금 그 네 명 그냥 도망가게 내버려 뒀겠지, 굳이 죽였겠어?”그 말을 들은 임다빈도 소녀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태호가 정말 방금 그 넷과 한패였다면 애초에 그 넷을 말릴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그녀는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있더니 이태호에게 손을 모아 인사했다.“두 분, 저희 당주님을 찾으러 오신 건 아니죠?”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맞아요. 당주님 찾으러 온 거예요. 숙녀분들은 그냥 저 데리고 가주시면 돼요. 제가 장담하는데 당주님도 저희를 만나면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그래도….”임다빈이 미간을 찡그리며 조용히 얘기했다.“저희, 저희 당주님께서 말씀하시길, 아무한테도 함부로 우리의 은신처를 알려줘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제갈 가문 사람들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까 너무 위험하다고요.”“하하하, 위험한 건 옛날 일이고, 지금은 무서워할 필요 없어, 정말이야.”이태호는 능글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두 소녀에게 얘기했다.“저와 여러분들의 당주 임병헌은 친구 사이예요. 그러니까 저 데리고 여러분의 당주님을 만나러 가면 되는 거예요.”임다빈은 이태호가 자신들의 당주의 이름까지 아는 것을 발견하고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는 결국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더니 대답했다.“좋아요, 두 분 딱히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도 않으니까,
말을 마치자 임소미는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급히 덧붙였다.“맞다, 그리고 마왕 신전 사람들도요. 절대 그 사람들 눈에 띄어서는 안 돼요. 들키면 정말 곤란해지거든요. 그쪽 사람들이 더 무서워요, 강자들도 많고요. 최대한 피해 다녀야 해요.”이태호도 어느 정도 이해는 했다. 양의당한테는 무황 내공 정도만 되어도 강자로 인식될 테니 두 사람이 겁에 질린 이유도 대충 알만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또 한 번 질문을 던졌다.“저희가 방금 여러분들이 하는 말을 들었어요. 조금만 지나면 제갈 가문을 찾아가서 복수할 거라고요. 이런 걸 보면 꽤 많이 성장한 것 같은데, 당주님 내공이 그다지 낮지는 않겠네요?”임소미가 자랑스럽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그럼요, 저희 당주님. 이미 3급 무황까지 올라가셨어요. 다른 두 어르신분은 2급 무황의 강자세요.”“다행이네, 어느 정도 부담은 덜었어.”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들의 당주가 이미 목표 내공까지 도달했다면 딱히 걱정할 일은 없었다. 9품 무왕을 무찌르는 데 시간이 부족해 전전긍긍할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었다.“그럼 지금은 얼마나 남았나요? 복수하려면, 제갈 가문도 어느 정도 세력을 키웠을 텐데요. 어느 정도 아는 건 있나요?”“저희는…….”임소미가 웃으며 두 사람에게 얘기해주려고 하던 순간이었다.임다빈이 갑자기 임소미의 말을 끊었다.“소미야, 말조심 안 할래? 왜 우리 구체적인 인원수 같은 중요한 기밀 정보까지 다 떠벌리려고 해?”임소미가 머쓱하게 웃으며 입술을 삐죽이며 얘기했다.“나, 나는 그냥…. 두 분 다 좋은 분들 같아서, 우릴 해칠 것 같지는 않아서 그랬어.”임다빈 역시 민망한 듯 머쓱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우선 우리 어르신들 찾아가서 여쭤보도록 하자. 우리 같은 조무래기들이 낄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임소미가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알겠어.”그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이태호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맞다, 그럼 여러분들은 어떻게 제갈 가문과 척을
임다빈은 이내 난처한 웃음을 짓더니 구구절절 설명하기 시작했다.“임동형님, 아까 외출했다가 제갈씨 집안의 애들을 마주쳤습니다.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습니다.”“설마, 운이 이렇게도 안 따라준다고?”임동은 둘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들이 너희들보다 많이 강하더냐?”임다빈은 고개를 끄덕였다.“최근 제갈씨 집안에서 많은 제자들이 안개 숲에서 우리 양의당의 사람을 찾도록 보냈을 것입니다. 그들은 명이고 내공은 우리보다 높습니다. 우리는 전혀 상대가 안 됩니다.”말을 거침없이 이어가던 임다빈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두 선배님께서 나서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그게 아니면 우리는 어떻게 죽는지도 모를 뻔했습니다.”임다빈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우리의 총본부가 위치 해 있는 곳까지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아마 우리를 죽도록 괴롭힐 것입니다. 두 선배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우리는 간신히 살았습니다. 아니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임동은 번갈아 가며 두 분을 바라보더니 그제야 앞으로 다가가서 그지없이 고마움을 표했다.“두 선배님께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이곳은 양의당의 소재지라, 낯선 사람이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부디 선배님께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임다빈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설명했다.“선배님께서 우리 당주님과 아는 사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당주님과 친분 있는 사이라 아마 당주님께서 선배님을 만나게 된다면 기뻐할 것입니다.”임동은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두 분 잠시 응접실에서 기다려주십시오. 분당 책임자께 보고드리고 다시 오겠습니다.”말하고 나서 임동은 뒤돌아 임다빈과 임소미에게 말했다.“다빈아, 소미야, 선배님들을 응접실로 모셔라. 차도 두 잔 타드리고.”“네!”임다빈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힘차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가시죠, 선배님. 아, 그러고 보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