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화

작가: 손이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7-10 14:16:42
그녀는 여전히 그를 두려워하고 밀어내고 있었다.

이건 그의 계획이 아니었다.

수영장 사건 이후로 그녀의 마음속에 그는 이미 무서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 것 같았다. 아마 그녀는 평생 그날 일을 잊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비록 극단적이긴 했지만, 그가 원하는 상황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녀의 마음과 몸을 전부 갖고 싶었다.

손이든 입술이든 발이든, 혹은 다른 부위든 그녀의 처음과 끝은 전부 그의 것이고 반드시 그의 것이어야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원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고 쉽게 손에 넣었지만 온다연은 쉽지 않았다. 온다연은 그가 지금까지 제일 정성을 쏟아붓는 상대이거니와 제일 오래 기다리고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그의 예상을 벗어난 탓에 점차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었고 예상보다 빨리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결정한 만큼 어느 정도의 희생이 필요했다. 온다연의 이런 반응도 전부 그의 예상 범위에 있었다.

이건 그의 탓이 아니었다. 10년 전 제 발로 유씨 가문을 나간 건 그녀였으니까.

그녀가 먼저 하찮은 작은 고양이 같은 모습으로 그를 삼촌이라고 불렀고.

그녀가 매번 고양이처럼 숨어 그를 유혹했고.

그녀가 그날 방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아 그에게 그녀를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했고.

그녀가 3년 전에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 3년 동안 그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원래는 5년을 계획했지만 3년으로 줄여버렸다.

모든 것 하나하나 전부 그녀의 탓이었다.

그는 이미 10년이나 자유롭게 살게 해주었다. 그녀가 성인이 되기 전에 덮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봐준 것이었다.

그랬기에 지금 힘들어한다고 해도 응당 그녀가 버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마에 올려두었던 손은 천천히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 덕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거렸고 얼굴을 베개에 파묻은 채 작게 중얼거렸다.

“하니야.”

이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강후의 표정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 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1화

    저녁때가 되니 온다연은 이제 좀 살 것 같았다.다만 여전히 정신은 흐릿하여 소파에 축 늘어져 있었다.집사는 저녁을 차린 후 나가버렸다. 집 안에는 유강후와 온다연만 남게 되었다.유강후가 그녀를 안기도 전에 온다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삼촌, 제 핸드폰은요?”거의 하루 만에 그녀는 입을 열었다.목소리는 전과 똑같이 나른했다. 다만 삼촌이라고 부를 때 여전히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 있었고 아직도 그가 조금 두려운 듯했다. 그래도 그의 예상보다 하루 일찍 그녀가 입을 연 것이다.그는 온다연이 이틀 정도 지나야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가 거의 지날 때쯤 입을 연 것을 보니 그녀는 그의 생각보다 나약하지 않았다.“일단 밥부터 먹어. 다 먹고 나면 새 핸드폰으로 사 오라고 할게.”온다연은 다소 조급해졌다.“그럼 제가 쓰던 핸드폰은요?”바삐 움직이던 손이 멈추었다.“버렸어. 너무 낡아서.”온다연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꼬리라도 밟힌 고양이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어디에 버렸는데요?”그가 말해주면 바로 달려가 주워올 기세였다.유강후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말투도 어딘가 차가웠다.“그 작은 상자랑 같이 버렸어. 다연이 네가 얌전히만 있으면 원하는 걸 다 줄 수 있어.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무것도 없겠지.”그 말에 온다연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졌다. 조금 전까지 씩씩대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개를 푹 숙인 채 식탁으로 걸어가 앉았다.유강후는 전복죽을 그릇에 담아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번에 그녀는 전처럼 그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려놓고 있어도 반항하지 않았다.꼭 이미 그의 손에 길들어진 사람처럼.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정상적인 체온에 유강후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사실 의사가 처방해준 약은 효과가 아주 강한 약이었다. 원래부터 그를 두려워하고 있던 상태에서 강압적으로 스킨쉽을 했으니 말이다. 마지막 과정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2화

    온다연은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에 고개를 푹 숙였다. 한참 지나서야 새 핸드폰을 받아들었다.핸드폰을 완전히 손에 넣기도 전에 유강후가 물었다.“주한은 누구지?”온다연은 순간 당황했다.“아, 제 그림을 사간 고객님이에요. 몸이 안 좋으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거든요. 저한테 매달 그림을 한 폭씩 그려서 달라고 하면서 1년 치 그림값을 줬거든요.”유강후는 짤막하게 대답하곤 다시 건넸다.“그랬군, 너한테 서른 통 넘게 전화를 하던데.”온다연은 핸드폰을 받자마자 뒤로 숨겼다. 이내 무언가 눈치챈 듯 핸드폰을 꽉 움켜쥐면서 작게 중얼거렸다.“이미 60만 원을 저한테 줬거든요. 그래서 아마 연락이 되지 않으니까 마음이 급해져서 그런 걸 거예요.”유강후의 시선은 핸드폰을 든 그녀의 손으로 향했고 조금 누그러진 어투로 말했다.“그 자그마한 그림 한 폭이 4만 원 넘는다는 거야?”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네, 조금 귀찮기도 해요. 그 손님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시거든요. 본인 스스로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말씀하기도 했어요. 저도 더는 그리고 싶지 않아서 돈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이때 제대로 닫히지 않은 문틈 사이로 바람이 불어 들어오면서 그녀의 하얀 치맛자락이 하늘하늘 움직였고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도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었다.그녀의 모습은 아주 아름다웠고 유난히도 얌전해 보였다.유강후는 그녀를 보더니 양팔을 뻗어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그녀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뒤로 감추었다.이번은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아프게 할 때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의 옷을 꽉 잡으면서 멈춰주길 바랐다.“삼촌, 아파요. 살살해줘요.”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유강후는 멈춰주지 않았다. 오히려 반작용을 일으켜 그의 욕망을 건드려 버렸다.그는 그녀를 안아 올려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허리에 매달리게 하면서 그녀의 귀를 살짝 깨물었다.“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3화

    “여긴 천연 온천이라 몸을 담그고 있으면 나랑 아이한테도 좋다고 하더군요.”“자성 씨한테서 들은 건데 이 호텔 지분 절반은 강후 것이라고 하더군요. 강후 것이면 그럼 당연히 유씨 가문 것이고 내 아이의 것이기도 하죠. 우린 우리 가문의 호텔로 온 거니까 가서 제일 좋은 방으로 내달라고 해요.”정원의 무성한 나무 풀숲 사이로 온다연은 개량 한복을 입은 심미진을 발견했다. 심미진은 살짝 부어오른 배를 만지면서 의기양양하게 말하고 있었다.유씨 가문의 사용인인 장혜선이 심미진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고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고 했다.“사모님, 미래 그룹은 안씨 가문의 산업이에요. 유씨 가문과 연관이 없어요. 셋째 도련님 어머님 쪽 재산이니 그래도 방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심미진은 민망해진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 뭐요. 어차피 강후는 유씨 가문 사람이잖아요. 나중에 강후가 가진 재산도 전부 유씨 가문의 재산이 될 텐데 설마 팔이 바깥으로 굽겠어요? 아무리 강후의 어머니가 대단한 인물이라고 해도 결국 나중엔 전부 아들에게 물려줄 거잖아요.”그녀는 거만한 모습으로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내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유 씨 성을 이어받을 아이라고요. 강후의 미래 친조카라고요. 친조카. 친조카가 삼촌의 덕을 보는 게 뭐 어때서요?”장혜선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네, 사모님 말씀이 맞으십니다.”그러더니 갑자기 심미진의 표정이 굳어지고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이건 전부 온다연 그 X 때문이에요. 그 X 때문에 내가 매일 사모님들 모임에서 비웃음을 당하고 있는 거라고요. 내가 사모님들과 친해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전부 물거품이 되어버렸어요. 그 X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치밀어요. 아직도 연락이 없는 걸 보니 정말로 어디 모르는 곳에서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다시는 내가 하는 일 방해하지 않게.”배를 만지던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그래도 내게 아들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본처면 뭐해요, 어차피 아들도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4화

    날은 어느새 어두워졌지만 온다연은 여전히 휴식실에서 나오지 않았다.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의지하며 그녀는 휴식실의 작은 침대에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문이 천천히 열리고 키 큰 남자가 휴식실로 들어왔다.남자는 길고 마디마디 선명한 손으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조금 간지럽게 느껴진 그녀는 몸을 뒤척였다. 그러다가 방에서 퍼진 시원한 우디향을 맡게 되었다.비몽사몽 한 모습으로 갑자기 나오는 재채기를 하더니 눈을 번쩍 떴다.“삼촌...”방은 불을 켜지 않아 어두웠다. 유강후는 셔츠 한 장을 몸에 걸치고 있었고 하얀 셔츠는 달빛에 반사되어 빛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덕에 온다연은 정신이 확 들었다.하지만 빠르게 유강후의 손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목소리에서는 차가움이 뚝뚝 떨어졌다.“오후 내내 여기 있었던 거야?”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뒤 부드러운 손으로 유강후의 손목을 잡았다.“삼촌, 저 여기 있고 싶지 않아요.”고개를 떨군 그녀는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해 웅얼거리며 말했다. 그래서인지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유강후는 멈칫하더니 그녀를 안았다.“그 사람들 때문이야?”온다연은 그의 셔츠를 꼭 잡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지나서야 작게 말했다.“저 오늘 그 사람들 봤어요.”유강후는 침묵했다.어두웠던 탓에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이 무섭게 변했다는 것도 보지 못했다.시간이 꽤 흐른 뒤, 유강후는 그녀의 이마에 뽀뽀했다.“배 안 고파?”온다연은 갑자기 머리를 그의 어깨에 파묻으며 비비적거렸다.“삼촌, 우리 다른 곳으로 가요, 네?”유강후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몸이 굳어져 버렸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다만 그는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여기 온천은 상처 회복에 좋으니까 며칠 뒤에 떠나자. 그때가 되면 더는 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될 거야.”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은 한 손도 올려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5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마지막으로 구경해 본 게 언제였을까?아마 4년 전일 것이다. 주한이 떠나간 뒤로 더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몸은 다시 허공에 붕 떴다. 유강후가 또 그녀를 안아 올린 것이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두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꼭 인형을 안고 있는 것처럼 품에 꽉 끌어안았다.두려움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당연히 거부감도 들었지만 온다연은 자기 생각대로 했다.그녀는 버둥대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앉아 최대한 몸이 떨려오지 않도록 애를 썼다.유강후는 이 자세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 그녀를 안고 가만히 있었다.두 사람은 모두 얇게 입고 있었다. 그런데 찰싹 붙어 있으니 온다연은 그의 신체에 변화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느껴지는 뜨거운 온기에 그녀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그녀는 너무도 불편했지만, 그는 계속 그녀를 끌어안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점점 허리가 뻐근해져 몸을 살짝 버둥대며 자세를 바꿔보려고 했다.그러나 움직이자마자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가슴팍으로 꽉 끌어안았고 자세를 바꿔 자신과 마주 앉게 했다.너무도 야릇하고 민망한 자세가 만들어졌다. 그녀는 거의 그의 몸과 찰싹 붙어 있었고 그의 심장 소리도 들려왔다. 심지어 옷감 사이로 뜨거운 그의 온기도 생생하게 느껴졌다.그녀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머리를 감싸 안고 있었고 그의 옷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은 땀으로 축축해졌다.유강후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자신의 몸에 비비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발을 잡았다.그녀의 발은 그녀의 손처럼 작고 부드러웠다. 발가락도 동글동글하니 만지기만 해도 얼마나 귀여운지 알 수 있었다.게다가 그저 크기만 작을 뿐 살집이 조금 있었고 만지면 아주 말랑거렸다.꼭 말랑거리는 느낌에 중독된 사람처럼 그녀의 한쪽 발만 한참 만지작거렸다.온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6화

    유하령은 노크하면서 웃으며 말했다.“분명 나은별 씨는 아닐 거예요. 오늘 나은별 씨랑 만났었거든요. 삼촌, 언제부터 집안에 여자 숨기는 취미가 생기신 거예요? 얼른 나오세요. 우리 아빠가 아직도 삼촌 기다리고 계시잖아요.”온다연은 더욱 긴장해졌다. 버둥거리며 유강후의 몸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조금 화가 난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유하령, 자꾸 선을 넘는구나.”유리방이라 방음은 그다지 잘 안 되었다. 유강후의 분노가 섞인 차가운 목소리는 그대로 유하령의 귀에 흘러 들어갔다.유강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던 유하령은 또 한 번 간 크게 기어오를 엄두가 나지 않았다.“삼촌, 빨리 나오세요. 상의할 것이 있다고요.”말을 마친 후 방 문 앞에서 사라졌다.유강후는 일어나 옷을 입었다. 안고 있던 온다연만 의자에 홀로 남겨둔 채 허리를 굽혀 이마에 뽀뽀했다. 그제야 그는 온다연의 이마는 이미 축축할 정도로 땀이 나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바닥도 축축했다.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휴지를 뽑아 이마와 손바닥을 세심하게 닦아주었다.“다연아, 예전에는 몰랐는데...”“삼촌!”순간 온다연이 갑자기 말허리를 잘랐다. 뒷말을 듣고 싶지 않은 모양새였다.“전 예전에 대해 듣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발 제가 여기 있다는 거 그 사람들한테 알리지 말아요.”유강후는 그윽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손을 들어 그녀의 입술을 쓸면서 다소 차가움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들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온다연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가 풀면서 유강후를 쳐다보았다.“삼촌, 나은별 씨랑은 언제 약혼해요?”유강후의 손이 멈추었다. 순간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온다연, 혹시 그날만 기다리고 있는 거야?”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을 내리깐 채 그의 두 눈을 피했다.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목소리에선 쌀쌀함이 느껴졌다.“다연아, 그날만 손꼽아 기다린대도 소용없어.”온다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드러운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7화

    유씨 가문의 두 형제는 아주 바람직하게 생겼다. 유자성은 40이 넘는 나이었지만 여전히 점잖고 위엄이 있었으며 그의 기세는 누구라도 탄복할 정도였다.유강후는 당연히 더 잘생겼다. 차갑고 귀티가 흐르는 냉미남 유형에 그 나이대에 보기 힘든 상위 포식자의 맹렬한 기운이 흘러넘쳤다.겉모습으로만 봐도 두 형제는 평범한 사람들과 달랐다.멀지 않았던지라 창가에 서서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유자성의 목소리는 묵직했다.“염지훈은 말도 잘하고 일도 척척 잘하지. 젊은이 중에서도 꽤나 잘생긴 축에 속하니까 하령이 짝으로 맺어주는 거 어떻게 생각해?”유강후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차가웠다.“하령이만 마음에 든다면 상관없죠.”말을 마친 뒤 그는 틈이 생긴 창문과 커튼 쪽을 보았다.유자성은 동생의 대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염씨 가문은 수완이 좋아. 집안도 꽤나 좋고 흠잡을 데가 별로 없지. 하지만 같은 사업인으로서 생각하면 우리 유씨 가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유강후는 유리방을 빤히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형, 유씨 가문이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만 해도 끝이 보이는데 정말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그래.”유자성은 조금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무리 잘 되고 싶어도 이제 더는 안 될 거야.”이때 심미진이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하령이는 염지훈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최근 두 달 동안 매일 염씨 가문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잖아요. 젊으니까 가끔 마음 조절이 않나 봐요. 그래도 약혼식은 될수록 빨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약 속도위반으로 먼저 임신하기라도 하면 저희 가문의 이미지에도 안 좋잖아요.”그러자 유자성은 아주 언짢은 어투로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내 딸은 그런 아이가 아니야.”심미진은 더는 입을 열 수가 없었고 과일을 가져와 껍질 까는 척했다.유강후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8화

    커튼을 내리려던 온다연이 손이 멈추었다.“우리 두 가문도 그동안 많은 교류를 해왔잖아.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사이기도 하고. 비록 너희 둘 사이가 조금 틀어지긴 해도 3년이나 지났으면 이젠 화를 풀 때가 되지 않았나? 대충 화 풀고 날 잡아서 결혼해.”유자성은 이내 고개를 돌려 유리방을 힐끗 보면서 들으라는 듯 조금 크게 말했다.“네가 밖에서 고양이를 키우든 개를 키우든 상관없어. 어차피 돈만 쥐여주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니까. 아직 놀고 싶은 네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아무나 곁에 두지 마. 유씨 가문의 문턱은 누구나 넘을 수 있는 게 아니란다.”유강후의 안색이 변하고 목소리가 싸늘해졌다.“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요. 형은 형 일에나 신경 써요.”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시간도 늦었으니 형도 돌아가세요. 나도 이젠 쉬어야겠으니까.”유자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뭐라고 말하려던 순간 심미진이 그의 옷을 잡아당겼다.“쉬겠다고 하잖아요. 우린 그냥 돌아가요. 가족끼리 언제든지 다시 모일 수 있잖아요. 형제 사이에 자꾸 상처가 되는 말 하려고 하지 말아요.”유자성의 표정이 다소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심미진의 말대로 그냥 돌아갔다.두 사람은 함께 나갔다. 유하령은 바로 유강후의 곁으로 달려와 팔을 잡으면서 애교를 부렸다.“삼촌, 부탁할 거 있는데 꼭 도와줘야 해요.”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렸다.“뭘 갖고 싶은 건데. 알아서 사. 난 시간 없으니까.”그러자 유하령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툴툴댔다.“삼촌 지난번이랑 완전히 딴 사람 같아요. 만난 지 두어 번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엄청 밉네요.”이내 또 애교를 부리며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삼촌은 예전에 나랑 민준이를 아주 예뻐해 줬잖아요. 혹시 애완견이라도 키우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나랑 민준이를 방치해 두고 있는 거죠. 나 삐질 거예요.”유강후는 별수 없이 유하령을 밀어냈다.“예의라곤 하나도 없네. 애완견을 키우고 있다니, 내가 네 선물 사 오지 않아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니? 지난달에 네

    최신 업데이트 : 2024-07-10

최신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8화

    단순히 반지를 끼우는 것조차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도대체 왜?’갑자기 그녀는 유강후의 손목을 잡아들고 있는 힘껏 그 손을 깨물었다.이번에는 정말로 사납고 거칠었다. 마치 그의 살점을 떼어내고 싶은 것처럼 강하게 문 것이다.이내 피가 손목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지만 온다연은 멈추지 않았다.이마저도 부족하다고 느끼며 그녀는 더 깊게 물었다.유강후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위에서 회계 조사가 들어와서 못 나갔어. 그래서 아이를 보러 오지 못한 거야.”온다연은 속으로 비웃었다.‘거짓말! 당신 말 중에 진심이란 게 한 번이라도 있었어?’그녀의 분노는 더욱 타올랐고 이로 인해 유강후의 손목을 더 세게 물었다.유강후는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날 피를 보게 해서 화가 풀릴 거면 차라리 날 두 번 찔러. 이렇게 어설프게 굴지 말고.”그러더니 갑자기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칼을 들어 그녀에게 건넸다.“자, 한 번 해봐. 그럴 용기가 있다면 말이야.”순간, 온다연은 칼을 잡아 들더니 망설임 없이 그의 가슴을 향해 찔렀다.그러나 시야가 흐릿했던 탓에 칼은 유강후의 가슴이 아니라 어깨 아래쪽을 꿰뚫고 말았다.비록 작았지만 칼은 날카로웠고 깊숙이 파고들었다.곧바로 피가 쏟아져 나왔다.둘 다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온다연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는 칼을 놓아버렸다.그리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려 했지만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야 때문에 두 발짝도 못 가 책상에 부딪혔다.책상 위 물건들이 바닥으로 쏟아졌고 그녀가 가지고 있던 사진 두 장도 함께 떨어졌다.유강후는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찌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여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보고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천천히 사진을 주워들었다.사진 속에는 주한이 있었다.한 장은 주한의 단독 사진으로 소년의 맑고 깨끗한 모습이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와 함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7화

    그는 경원시에서 손 하나 까딱하면 모든 걸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이다.‘아이 하나 처리하는 일쯤은 손바닥 뒤집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겠지. 그 여자 때문에 내 아이까지 데려간 사람인데. 만약 내가 거짓말을 폭로해버린다면 아저씨는 체면을 내려놓고 그 아이를 없애버릴지도 몰라.’유강후가 했던 끔찍한 일들은 이미 소문으로 들었고 그의 냉혹함은 이미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근데 왜 저렇게 반지에 집착하는 거지? 웃기지도 않아. 정말 우스꽝스러울 정도야!’온다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게 파고들었지만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아저씨처럼 잔인한 사람은 본 적 없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잠긴 듯했으며 마치 울음을 참는 듯했다.이런 온다연의 모습을 보자 유강후는 심장이 아릿하게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하여 그는 천천히 그녀 앞까지 걸어와 낮게 말했다.“말 들어. 반지 주워.”온다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시야 아래로는 맞춤 제작된 고급 남성 구두와 한 치의 구김도 없는 바지의 다리만 보였다.조금 고개를 들자 그 긴 다리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왔다.순간, 온다연은 그 다리에 얽힌 지난날의 기억이 떠올랐다.물론 그 다리는 다른 사람들과도 얽혔을 것이다.고통과 구역질 나는 감정이 뒤섞이며 그녀의 마음을 한껏 옥죄었다.‘믿지 말았어야 했고 흔들리지도 말았어야 했는데. 내 것이 아닌 것에 손을 댔으니 결국 이렇게 된 거겠지.’진심과 사랑은 너무 값비싸다.온다연은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없었고 집안 배경도 부족했기에 유강후가 그녀를 아무렇지 않게 짓밟을 수 있었던 것이다.유강후는 몸을 숙여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착하게 굴어. 반지 주워.”그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강압적인 느낌과 엄격함이 담겨 있었다.온다연이 여전히 미동조차 없자 그의 눈빛에 살기가 스쳤다.갑자기 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거칠게 잡아 반지 위에 얹으며 말했다.“주워.”그리고 덧붙였다.“반지 주울 생각 없으면 앞으로 며칠 동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6화

    방 안에는 작은 조명 하나만 켜져 있어 조금 어두웠다.온다연은 침대에서 막 일어나려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에 휘청이며 다시 침대 위로 쓰러졌다.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겨우 실루엣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정말 불행은 늘 약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걸까?‘왜 하필 지금 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야?’그때, 나무문이 열리며 낮고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연아!”온다연이 고개를 들어 바라봤지만 어두운 조명 아래 남자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다만 하얀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키 큰 남자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만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다.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남자 특유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은은한 삼나무 향이 느껴졌고 그 향이 점점 그녀를 휘감으며 다가왔다.이 불쾌한 냄새에서 벗어나고 싶어 온다연이 뒤로 물러났지만 삼나무 향은 집요하게 그녀를 따라붙었다.속이 메스꺼워져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유강후의 시선은 온다연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조명이 어두운 데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긴 머리카락이 앞으로 내려와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며칠 못 본 사이 그녀는 더 야위어 있었다. 머리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고 뒤쪽에는 피가 조금 스며든 흔적까지 보였다.유강후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으며 손에 쥔 반지를 꽉 움켜쥐었다.오는 길 내내 그녀를 벌줄 방법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이렇게 초췌해진 모습을 보니 그 모든 생각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남은 건 오직 걱정뿐이었다.곧 그가 손을 뻗어 그녀를 안으려 했지만 온다연이 손을 들어 저지했다.공기 중에 스며든 삼나무 향은 유강후 특유의 냄새였다.그러나 그 삼나무 향 사이로 희미한 꽃향기가 섞여 있었다.무슨 꽃향기인지 알 수 없었지만 달콤한 여자의 향기가 느껴졌다.가슴 깊이 불쾌함이 치밀어 오르다 못해 온다연의 머리는 더 심하게 아파왔다.“건드리지 마요!”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지만 차갑고 날카로워 거리가 느껴졌다.유강후는 손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5화

    온다연은 고개를 들어 주희를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주희,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속에서 넌 그저 주한의 동생일 뿐이야.”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씩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넌 영원히 네 형을 따라잡을 수 없어. 그리고 나도 너를 절대 좋아하지 않을 거야. 알겠어?”주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손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그러나 온다연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섰다.주희는 모자를 다시 눌러쓰고 그녀를 따라나섰다.그렇게 둘은 한 사람은 앞서고 다른 한 사람은 뒤따르며 걷고 있었다.익숙한 오래된 거리, 공기 중에는 은은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퍼져 있었다.하지만 모든 것이 이미 변해버렸고 지나간 일들은 되돌릴 수 없었다.익숙한 구멍가게 앞을 지나던 주희는 그 안을 바라보며 문득 말했다.“누나, 예전에...”온다연은 차갑게 대답했다.“너도 알다시피 그건 예전일 뿐이야. 이제 그만 가자. 아이가 오래 나와 있을 순 없거든.”바람이 불어 낙엽들을 날려 보냈고 그와 함께 기억 속의 사람들과 그림자도 사라져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옛날 거리에 도착했다.예상대로 거리는 잘 정비되어 있었고 길 양쪽에는 붉은 등이 걸려 있었다.예전 명절 때처럼 아름답고도 낡아 보였다.주희는 문을 열며 말했다.“전에 전부 철거한다고 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철거를 안 하기로 했대요. 나로선 잘된 일이지만요.”“원래 계약대로라면 이렇게까지 바뀌지 않았겠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개발업체가 꽤 배경이 있는 곳이래요. 아주 손쉽게 뭐든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것 같아요.”나무문을 열자 익숙한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온다연은 문 앞에서 한참 동안 서 있었다.주희는 계속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지만 온다연은 한 마디도 들리지 않았다.곧 주희가 생필품을 사러 나간 틈을 타 그녀는 주한의 사진 두 장을 챙겨 나가려 했다.그러나 문을 나서기도 전에 누군가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들어온 사람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4화

    “누나!”“진짜 누나예요? 누나!”“누나, 여기서 누나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뒤에서 들려오는 소년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온다연은 얼굴을 찌푸리며 그의 손을 떼어냈다.“주희야, 놔.”그러나 주희는 온다연을 꽉 끌어안으며 그녀에게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를 탐하듯 들이마셨다.“유강후, 그 인간 완전히 미쳤어요. 나더러 못 만나게 하고 누나가 전화도 받지 않게 했어요.”온다연은 그를 힘껏 밀어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가까이 오지 마.”주희는 모자를 벗어 던지며 눈에 서린 억울함을 드러냈다.“누나, 왜 말투가 그 사람 같아졌어요? 너무 딱딱해요.”온다연은 그의 시선을 피하며 아이의 이불을 단단히 여미고 나직하게 말했다.“딱히 할 말 없으면 나가. 너랑 이야기할 거 없어.”어두운 눈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주희는 금세 맑고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누나, 이 아이가 누나 아이예요?”그는 아이의 뽀얀 볼을 쿡 찌르며 말했다.“정말 귀엽네요. 근데 누나도 안 닮았고 유강후도 안 닮았네요!”그러자 온다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며 화를 내듯 외쳤다.“네가 알 바 아니야. 당장 나가!”갑작스러운 고함에 주희는 당황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눈빛에는 짙은 우울함이 어린 채 말이다.그가 기억하는 온다연은 언제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말투도 늘 상냥했는데 유강후가 나타난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이 모든 게 유강후 때문이야!’“나 아무 짓도 안 했잖아요. 왜 나한테 이러는 거예요.”주희는 눈물을 삼켰고 온다연은 문 쪽을 가리키며 냉정하게 말했다.“나가. 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이 말에 마주희는 서글프게 울먹였다.“누나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형만큼 되지 못해서?”마음이 어지럽고 속이 타들어 가 온다연은 더는 말을 잇고 싶지 않았다.하여 그저 문 쪽을 가리킨 채 차갑게 그를 응시할 뿐이었다.주희는 작게 중얼거렸다.“누나, 우리 살던 집 철거 안 됐어요. 며칠 전 공사팀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3화

    “닥쳐!”온다연은 보안 요원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줄 알아? 경고하는데 만약 날 따라오거나 유강후에게 전화라도 건다면 내가 언젠가는 다 알아낼 거야. 1년, 2년, 3년이 지나도 기회만 생기면 당신들 평생 편히 살 생각은 접어.”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경호원의 옷깃을 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경호원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온다연이 병원 밖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떠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빨리 대표님한테 연락해!”“따라가자! 놓치면 우리 목숨도 끝이야!”택시 안에서 온다연은 아이를 품에 안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병원에서 계속 울던 아이는 지금은 조용히 그녀의 품에 안겨 있었고 작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이 순간, 온다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가슴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찢어질 듯한 고통이 신경 하나하나를 파고들었다.‘내 아이는 그 여자 곁에 있는 걸까? 그럼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지? 그리고 아이를 잃은 그 어머니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온다연은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으며 낮게 흐느꼈다.“정말 너무 잔인해. 어머니와 아이를 갈라놓다니. 너는 구월이가 아니야. 구월이처럼 혼자 살아남아 먹을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아. 그 사람이 너를 버리면 너는 굶어 죽을 거야. 네가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난 너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그때, 차창 밖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온다연은 고개를 돌려 광장을 바라보았다.거대한 스크린에서는 주희의 독점 인터뷰가 재생되고 있었다.소년은 은빛 머리카락을 물들인 채,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마치 이차원 세계에서 튀어나온 요정 왕자 같았다.그는 품에 하얀 고양이를 안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진행자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온다연은 그의 눈가에 희미하게 자리 잡은 눈물점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어쩌면 저렇게 주한이랑 닮아갈 수 있을까? 혹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2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자 온다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아기.그녀가 그토록 사랑해온 아기였다.‘내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쉽게 놓을 수 없는 거지?’거의 무의식적으로 온다연은 돌아서서 아이를 안았다.그리고 아이를 품에 안고 병실 밖으로 걸어 나가려는 순간, 장화연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밖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아직 아픈 상태라 병원에 있는 게 최선입니다.”온다연은 아이를 꼭 안은 채로 감정 없는 얼굴로 장화연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내 아이예요. 어디로 데려가든 내 마음이라고요. 집사님이 관여할 권리는 없습니다.”이 말을 끝으로 장화연을 비켜지나 온다연은 병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더 이상 이 병원, 그리고 유강후가 드나들던 이곳에서 단 한 순간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장화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직감적으로 온다연이 뭔가를 알아챘다고 느꼈지만 정확히 무엇을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지금 유강후는 이곳에 올 수 없는 상황이니 그녀는 온다연을 진정시키고 이곳에 머물게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아이의 상태가 매우 안 좋은데 이 상태로 밖에 나가시면 안 됩니다.”발걸음을 잠시 멈추더니 온다연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를 묶어두겠다는 겁니까? 내 발걸음까지 막으려고요?”장화연은 부드럽게 말했다.“그런 뜻이 아닙니다. 나가고 싶으시다면 제가 동행하겠습니다.”온다연은 병실 안을 둘러보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꽃병을 발견했다.“좋아요. 그럼 아기용품 챙겨서 같이 갑시다.”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려던 순간, 장화연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강하게 내리쳐졌다.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진 그녀는 쓰러지기 전에 온다연의 차가운 눈빛을 마지막으로 보았다.그 눈빛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오히려 깊은 혐오만이 가득 담겨 있을 뿐이었다.“사모님, 어떻게...”이 말을 끝으로 장화연은 바닥에 쓰러졌다.온다연은 손에 든 꽃병을 내려놓고 쓰러진 장화연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1화

    “사모님, 결혼반지는 절대 빼지 않는 게 좋습니다. 셋째 도련님께서 아시면 화내실 거예요.”장화연의 말에 온다연은 차갑게 대답했다.“손이 불편해서 그래요. 아이를 돌보는데 반지가 걸리적거리니 며칠 동안 빼둘게요. 나중에 집사님이 가져가서 보관해 주세요.”이 정도로 말하니 장화연도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음식 상자에서 음식을 꺼내 식탁에 차렸고 온다연은 겨우 몇 숟가락을 뜨다 결국 더는 먹지 않고 장화연에게 다시 치우라고 했다.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 즈음, 드디어 임정아에게서 소식이 왔다.온다연은 곧바로 핸드폰을 열어 확인했다.임정아는 아무 말도 없이 DNA 검사 결과지를 사진으로 보냈다.그리고 결과지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감정 양측은 친자 관계가 아님.]딱!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져 나가는 듯하더니 온다연은 갑작스레 기침을 하며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아이를 재우고 있던 장화연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급히 그녀에게 달려갔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하지만 온다연은 그녀를 힘껏 밀쳐냈다.“꺼져요!”평소 순한 성격의 그녀가 이렇게 거친 말을 쏟아내는 것은 처음이었다.장화연은 그녀가 무언가를 알았음을 눈치챘지만 여전히 아이와 관련된 문제일 거라 생각하며 달래려 했다.“셋째 도련님께서 그렇게 하신 데는 이유가 있으십니다...”“닥쳐요!”온다연은 입가의 피를 거칠게 닦아내고 돌아서서 장화연을 똑바로 노려보았다.“집사님이랑 아저씨가 한통속이라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요? 내가 이제 집사님 말을 믿을 것 같아요?”이 말에 장화연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사모님, 셋째 도련님께서 이렇게 하신 건 사모님을 보호하기 위해서예요.”‘보호? 날 보호하기 위해 아이를 내 곁에서 빼앗아 다른 여자에게 넘겼다는 거야?’그녀는 속으로 비웃음을 삼키며 떠올렸다.조금 전, 낯선 번호로 온 또 다른 메시지에는 어떤 여자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얼마 전에 아이가 생겼다는 내용을 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0화

    장화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셋째 도련님은 요즘 정말로 일이 많습니다. 아이를 신경 쓰지 않는 게 아니에요. 사모님...”그때, 온다연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집사님, 집사님이 만들어주시는 해산물 죽이 먹고 싶어요. 지금 가서 만들어서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그러자 장화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도련님은 며칠 후에 돌아오실 겁니다.”이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병실을 나섰다.장화연이 떠난 후, 온다연은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정아 씨, 부탁할 게 있어요.]곧바로 답장이 돌아왔다.[무슨 일인데요?]온다연은 잠든 아이를 돌아보았다.작고 귀여운 얼굴로 평온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눈을 감고 낮게 속삭였다.“아가, 너 정말 엄마의 아이가 맞니?”물론 아기는 대답할 수 없었다.잠시 침묵한 후, 온다연은 조심스럽게 아이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고 자신의 머리카락도 뽑아 휴지에 싸서 보관했다.그리고 다시 임정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DNA 샘플 비교 좀 해줘요. 믿을 만한 기관으로 부탁해요.]그러자 임정아는 의아한 듯 답을 보냈다.[갑자기 무슨 DNA 비교예요? 설마 다연 씨 아들이 친아들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거예요?]온다연은 간결하게 답했다.[부탁할게요. 최대한 빨리 부탁해요.][알겠어요. 지금 어디예요? 내가 사람을 보낼까요, 아니면 다연 씨가 직접 가져올래요?][밖으로 나가기 좀 어려워요. 사람이 오면 좋겠어요. 지금 인평 병원에 있어요.][마침 내 비서가 그 근처에 있어요. 병원 밖으로 전달할 수 있겠어요?][고마워요.]온다연은 전화를 끊고 머리카락을 휴지로 싼 뒤 작은 약통에 넣었다.그리고 병실을 나가 어린 간호사를 찾아냈다.그녀는 몇만 원의 현금을 건네며 약통을 주고 말했다.“여기에는 특효 화상약이 들어 있어요. 병원 밖에 있는 제 친구에게 전달해 주시면 됩니다.”간호사는 온다연의 신분을 알아채고 돈을 받으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