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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작가: 손이영
온다연이 말했다.

“좋아요.”

아래 작은 정원에는 이미 두 개의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었고 몇 개의 편안한 의자가 잔디 위에 아무렇게나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기 중에는 바비큐 특유의 고소한 향이 가득했다.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염지훈과 온다연이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는 몰래 웃음을 터뜨렸고 그중 한 명이 장난스럽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염지훈은 그를 째려보며 대답했다.

“헛소리하지 마. 아직 그럴 때 아니야.”

그 사람은 싱글벙글 웃으며 염지훈의 말에 대꾸했다.

“그럴 날이 금방 올 것 같은데요?”

염지훈은 더 이상 그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온다연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저 사람들 원래 말 저렇게 해. 제멋대로라서.”

온다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물었다.

“괜찮으세요?”

그 사람은 다리에 감긴 붕대를 손으로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웃었다.

“별거 아니에요. 며칠 쉬면 나을 겁니다.”

온다연이 먼저 다가와 괜찮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당황하며 귀끝까지 빨개졌다.

잠시 후, 몇 술이 몇 상자나 도착하며 분위기가 한층 더 활기를 띠었다.

염지훈은 생굴 한 상자를 가져오더니 직접 굽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를 손수 뜯어 작게 자르더니 그녀에게 건넸다.

온다연은 염지훈이 건넨 고기를 받지 않고 스스로 닭 다리 한 조각을 뜯어 손에 들고는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먹은 온다연의 입가에는 기름이 번들거렸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도 하고 지금 기분이 조금 나아진 터라 허겁지겁 먹게 된 것이다.

염지훈은 너무도 잘 먹는 그녀가 의외라는 듯 바라보다가 매운맛에 빨개진 온다연의 입술을 보고는 안색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이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먹어. 그리고 체하지 않게 조심하고...”

염지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서 사람들의 아주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형님이 직접 나서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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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후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강후 씨, 이 팔찌를 엄청 좋아하네요?”온다연은 이 팔찌에 달린 호박석이 그녀가 잃어버렸던 것과 똑같다는 걸 이상하게 생각했다.처음에는 유강후가 팔찌에 달린 호박석 가져갔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그가 다시 구슬을 꿰어주고 나서야 이 호박석은 처음부터 두 조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온다연은 나지막이 물었다.“우리 커플템이었어요? 똑같아서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요.”유강후의 눈에는 깊은 고통이 스치고 지나갔다.“우리한테도 아이가 있었다면...”온다연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아이가 있었다고요?”유강후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손에 있는 작은 구슬을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이를 좋아해요?”“당연하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귀여운 아이를 볼 때마다 깨물고 싶은 충동을 느껴요.”유강후는 다시 자신의 어깨에 기대라며 손짓하고선 조용히 말했다.“곧 어르신 생신이잖아요. 내일 우림이가 온다는데 같이 마중 나갈래요?”온다연이 답했다.“좋아요.”온다연은 그 아이에게 설명할 수 없는 친근함을 느꼈다. 아이를 보자마자 온다연은 그녀와 아이 사이에 끊을 수 없다는 관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처음에는 유강후의 친아들인 줄 알고 기쁘면서도 괴로웠으나 나중에 단지 절친에게 부탁받은 고아라는 걸 알고선 몹시 아쉽고 슬펐다.그녀는 착하고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다.이를 생각하던 온다연은 한숨을 내쉬었다.“보고 싶네요. 양씨 가문에 간 지도 꽤 됐고 로운 씨가 제사까지 지내게 했으니 자기가 강후 씨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아채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똑똑한데 모를 리가 없잖아요.”유강후가 답했다.“보통 아이와 달리 우림이는 IQ가 180을 넘어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해도 아직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니 깊이 생각할 수는 없을 거예요.”온다연은 멍을 때리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나중에 양씨 가문으로 돌아갈까요?”유강후는 단호했다.“당연하죠. 전 우림이가 소유해야 할 모든 것을 되찾도록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0화

    생리가 끝난 지 이틀밖에 안 됐으니 임신일 리가 없다.유강후도 무슨 생각이 났는지 실망하는 듯한 눈빛을 드러냈다.잠시 후 임혜린이 아이와 함께 나왔는데 금방 씻어서인지 아이 특유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임동현은 밝은 노란색 잠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유난히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게다가 조금 졸린 상태였기에 손을 내밀어 도우미 이모가 건넨 젖병을 받아 들고는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보면 볼수록 아이가 너무 귀여웠던 온다연은 참지 못하고 어린 녀석을 품에 안고선 젖병을 잡아주었다.아이는 젖병을 빨며 동그랗고 커다란 눈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치명적인 귀여움이었다.온다연은 고개를 숙여 아이의 이마에 뽀뽀하며 부드럽게 물었다.“졸려?”아무리 똑똑한들 결국에는 두 살 남짓의 아이였기에 그는 온다연을 잠시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엄마’라고 불렀다.온다연은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에 흠칫했다.문득 그녀에게도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온다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유강후를 바라봤다. 그도 온다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에는 슬픔과 고통이 담겨있었다.온다연은 입을 벙끗했지만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아이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엄마...”임혜린은 아이가 정말 잠들려고 하자 서둘러 그를 데려갔다.“졸리면 아무한테나 엄마라고 한다니까? 하여튼 나쁜 버릇이 들었어.”온다연은 아이를 선뜻 건네지 않았다.“잠깐 안고있어도 돼?”갑자기 뭔가 떠오른 임혜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유강후를 힐끗 쳐다봤다.평소 차갑기만 하던 유강후는 제자리에 서서 꼼짝하지 않고 온다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애정과 사랑이 가득 담겼지만 한편으로는 고통스러워 울부짖는 것 같았다.임혜린은 순간 그가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제절레 흔들며 침실로 돌아갔다.유강후는 그렇게 한참 동안 온다연을 바라봤다. 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9화

    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세월의 흔적이 느껴져서 그런지 독특한 분위기가 아주 멋있네요. 북아메리카에 이런 집이 많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마음에 들면 이곳으로 이사 올까요? 여기랑 연결되어 있는 별장도 샀어요. 나중에 뚫어서 유나 씨가 좋아하는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 해도 좋아요.”온다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요. 이런 곳은 아직 낯설어서요. 저는 강씨 가문 저택이 더 좋아요.”그녀는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일이 마무리되면 H국으로 갈까요? 한번 가보고 싶어요. 어쩌면 기억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잖아요.”유강후는 말없이 걷다가 별장 입구에 이르러서야 입을 열었다.“도착했네요.”문밖에는 승용차 두 대가 주차되었고 두 명의 경호원이 물건을 옮기고 있었다.안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임혜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동현. 얼른 내려와. 올라가면 안 된다고 했지?”말이 끝나는 동시에 하얗고 작은 아이가 온다연에게 달려왔다.그는 온다연을 보자마자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안녕하세요.”임동현은 귀여운 피카츄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고 흰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특히나 맑고 생기 넘치는 눈은 임혜린을 똑 닮았다.온다연은 한눈에 임혜린의 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몸을 숙여 아이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네가 동현이구나?”임동현은 피카츄 인형을 안은 채 또박또박 말했다.“맞아요. 누나 너무 예뻐요. TV에 나오는 사람보다 훨씬 더 예뻐요.”온다연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보드라운 얼굴을 쓰다듬었다.“말을 엄청 잘하네?”이때 임혜린이 다가왔다.“왔어?”그녀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면 피곤한 기색을 드러냈다.“어찌나 체력이 넘치는지 나 어릴 때랑 판박이라니까?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 조용하게 앉아 있는 법부터 가르쳐. 그렇지 않으면 다리가 아플 정도로 뛰어다녀야 해.”임혜린은 유강후를 힐끗 보고선 퉁명스럽게 말했다.“여기 정말 안전하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8화

    온다연은 유강후를 째려보고선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그러나 몇 미터 달리지도 못하고 곧바로 유강후에게 품에 잡혔다.“왜 뛰어요?”섹시하고 매력적인 허스키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온다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거 놔요.”유강후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 들어 올려 옆에 있는 긴 의자에 앉힌 뒤 돌아섰다.“올라와요. 업어줄게요.”온다연은 그의 넓은 등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업히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지만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괜히 투덜거렸다.“걸어갈 거예요.”온다연이 질투하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린 유강후는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업고 가면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얼른 업혀요.”자신의 질투심을 들켰다는 생각에 온다연은 얼굴을 붉히며 돌아섰다.“걸어가도 되다니까요? 여자들이 쳐다보게 혼자 걸어요. 어차피 강후 씨도 그런 걸 즐기잖아요.”유강후는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그녀의 작은 얼굴을 꼬집었다.“질투하는 거예요?”온다연은 입을 삐죽였다.“아니거든요?”그러자 유강후는 손을 뻗어 그녀의 다리를 감싸며 안아 올렸다.온다연은 그의 품에 안긴 채 안절부절못하며 몸을 비틀었다.“얼른 놔요.”유강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돌변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옆에서 사람들의 작은 비명과 한숨 소리가 들렸지만 유강후는 멈추지 않았다.어느새 얼굴이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오른 온다연은 계속 유강후를 밀어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거의 숨쉬기 힘들 정도가 되고서야 유강후는 비로소 손을 뗐다.온다연은 얼굴이 붉어지고 입술마저 부어올랐다.“미쳤어요?”유강후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멍하니 바라보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러면 사람들이 유나 씨가 내 아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온다연은 얼굴이 더 빨개진 채로 말을 더듬었다.“아내라뇨? 우린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유강후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온다연을 바라보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질투쟁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7화

    직원은 백인 여성이었는데 온다연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로 쭈뼛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죄송해요.”온다연은 따지기 귀찮은 듯 물건을 챙긴 후 유강후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유강후의 눈에는 웃음이 가득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뒤따라오던 이권이 참다못해 온다연이 전화하는 틈을 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도련님, 참지 말고 그냥 웃으세요.”이권은 방금 온다연이 내뱉은 소유욕 넘치는 말이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올지 잘 알고 있었다.유강후와 오랜 시간 일한 사람들은 앞으로 며칠 동안 무탈하게 지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유강후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요즘 다들 일을 너무 잘하니까 마음이 놓여. 이번 달 월급은 두 배야.”이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강후가 물었다.“너도 다연이가 한 말을 들었지? 무슨 뜻일까? 질투하는 걸까? 다른 사람이 날 가로챌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게 맞지?”유강후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이권은 웃으며 그의 말에 답했다.“맞습니다. 도련님을 향한 다연 씨의 애정이 더욱 깊어진 것 같습니다. 많이 좋아하네요.”유강후의 눈가에 떠오른 웃음은 더욱 짙어졌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더니 마치 온다연을 잡아먹을 듯 애정 어린 부드러운 눈길도 뚫어져라 바라봤다.“권아, 솔직하게 말해봐. 나 정도면 잘생긴 편이지?”“도련님이 못생겼다면 이 세상에는 잘생긴 남자가 없을 겁니다.”유강후는 올리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이런 취향인 줄은 몰랐네. 앞으로 다연이 선물을 준비할 때 예쁘게 생긴 거로 골라.”말은 이렇게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약간의 자부심을 느꼈다.한편으로는 자신이 잘생긴 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외모를 중요시하는 온다연의 관심을 받는 건 거의 불가능했으니까.이때 통화를 마친 온다연이 다가왔고 이상해진 분위기를 보고선 미간을 찌푸렸다.“왜요?”이권은 웃으며 답했다.“아무것도 아닙니다. 유나 씨가 예쁘게 생긴 걸 좋아한다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6화

    “신경 꺼요.”임혜린은 여전히 화가 잔뜩 난 상태였다.“내가 낳은 아들이고 한이준이랑 전혀 상관없는 아이예요. 그래서 도와줄 거예요? 말 거예요?”유강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임혜린은 코웃음을 쳤다.“싫다는 뜻이죠?”곧이어 그녀는 목소리를 높였다.“다연아, 실은 너한테도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가 있어. 이름은 주...”“임혜린!”유강후는 그녀의 말을 가로채며 표정이 어두워졌다.“다연이 친구인 걸 봐서 이번 한 번은 도와줄게. 하지만 다연을 속이려고 없는 얘기를 만들어낸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임혜린은 비웃었다.“그쪽이랑 실랑이할 시간 없으니까 얼른 이쪽으로 사람 보내요. 그리고 집은 인적 드문 곳으로 알아봐 줘요. 아들이랑 한동안 조용히 살고 싶어요. 지금 당장 알아봐 줘요.”유강후는 싸늘하게 말했다.“조금 있으면 데리러 갈 거야. 성당 근처에 별장 한 채가 있는데 당분간은 거기서 지내.”“내가 그쪽을 어떻게 믿어요. 그 별장 근처에 한이준이 살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다연아...”임혜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는 전화를 끊었다.그러자 온다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친구? 저한테도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유강후는 마음속으로 임혜린을 수백 번 욕했지만 표정은 오히려 담담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딱 봐도 도와주길 바라서 지어낸 얘기잖아요.”온다연은 임혜린이 걱정되어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혜린한테 정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가봐야겠어요.”유강후는 단호하게 말했다.“너무 늦었어요. 오 집사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오늘은 이만 들어가요. 어차피 내일 성당 근처 별장으로 이사 올 텐테 뭘 걱정해요. 내일 일찍 만나러 가요.”온다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요. 지금 마음이 심란할 거예요. 친구도 별로 없을 텐데 저라도 가봐야죠.”유강후는 온다연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았다. 하는 수 없이 이권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당장 임혜린 모자를 데리러 갈 사람을 준비하라고 명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5화

    유강후는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더니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물었다.“용서하기 어려운 일은 어떤 거죠?”온다연은 단호하게 말했다.“나은별 씨와 정말 그런 사이였다면...”온다연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잡더니 질투 나는 듯 투덜거리며 말을 이었다.“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괴로워요. 만약 두 사람이 예전에 사랑하던 사이라면 다시는 강후 씨를 만나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순종적이고 부드러운 온다연의 모습에 가슴이 간지러워져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그게 다예요?”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둘 사이의 오해였다면 며칠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나은별 씨와 사랑하던 사이라면...”“쳇.”온다연은 대뜸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고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여전히 분노의 기색이 엿보였다.“일단 그 여자를 때려눕힌 다음 강후 씨를 던져버릴 거예요.”말이 끝나자마자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격렬하게 키스했다.차 안의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자 운전 기사는 조용히 칸막이를 내렸다.그렇게 두 사람 모두 감정이 북받쳤고 한참 후에야 흥분을 가라앉혔다.온다연은 유강후의 가슴에 기대어 거친 숨을 내쉬며 그의 심장 박동을 듣고 있었다.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있던 유강후는 마치 온 세상을 움켜쥔 듯 꼭 껴안고 놓지 않았다두 사람은 서로의 숨소리와 심장박동을 조용히 느꼈다. 마치 이 세상에 그들만 남은 것처럼 말이다.한참 후 온다연이 속삭였다.“정말 신경 안 쓸 거예요?”“그래도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잖아요. 같이 지낸 정이 있을텐데...”유강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온다연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그 사람 얘기는 앞으로 꺼내지 마요. 재수 없으니까.”강씨 가문 저택에 다다를 무렵 온다연의 핸드폰이 울렸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임혜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이사 갈 거야. 강후 씨한테 이사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물어봐 줘.”“지금 살고 있는 곳이 좋다며? 이웃들도 친절하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64화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고 차에 올라탔다.온다연은 걱정스러운 듯 창밖을 내다보며 조용히 말했다.“경호원을 많이 데려왔던데 혜린한테 무슨 짓을 저지르는 건 아니겠죠?”유강후는 그녀를 무릎에 앉히더니 얼굴에 있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나지막이 말했다.“아닐 거예요. 이준이가 혜린 씨를 엄청 오랫동안 찾았거든요. 함께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거예요. 그리고 혜린 씨도 손이 매워 보이던데 아마 이준이가 많이 맞을걸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온다연은 그의 목에 팔을 감싸더니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불만스럽게 말했다.“나은별이라는 사람 너무 짜증 나요. 윤희 언니보다 훨씬 더요. 강후 씨의 친구만 아니었다면...”온다연은 부드러운 손으로 유강후의 목을 쿡쿡 찔렀다.“기회를 줄 테니까 우리가 예전에 어땠는지 솔직하게 전부 다 말해봐요. 풀 수 있는 오해라면 저도 따지지 않을게요.”온다연은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마요. 언젠가 강후 씨가 거짓말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엄청 화가 날 것 같아요.”개의치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이다.3년 전에 나은별과 자신을 바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매우 힘들었다.물론 그사이에 오해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떤 오해가 있더라도 이러한 행동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3년 전에 정말 나은별 씨와 나를 맞바꿨어요?”유강후는 이리저리 움직이는 온다연의 작은 손을 잡더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나은별이 하는 말을 다 믿어요?”온다연은 입을 삐죽이며 기분 언짢은 티를 냈다.“만약 제가 지훈 씨와 강후 씨를 맞바꾼다면 어때요?”유강후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진지하게 말했다.“상황이 복잡한 건 맞지만, 결코 나은별이랑 바꾼 적은 없어요.”온다연은 마음이 괴로운 듯 답답함을 느꼈다.“그런데 혜린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얘기해줬거든요.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가 너무 아팠어요. 분명 진짜일 거예요.”유강후는 심호흡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듣고 싶어요? 그럼 절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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