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8화

작가: 손이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5-01-09 19:00:00
온다연은 옆에서 모든 장면을 보고 있었고 겁에 잔뜩 질려 얼어붙은 채로 유강후의 팔을 붙잡으며 외쳤다.

“그만해요! 제발 그만두세요!”

하지만 그녀는 곧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염지훈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유강후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혹시 당신이 신이라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사람의 생사까지 결정할 수 있는 줄 아시나 본데 그건 틀렸습니다. 유강후 씨가 이럴수록 온다연은 당신을 더 증오할 겁니다. 다연이를 보세요. 당신을 쳐다보는 것조차 싫어하지 않나요?”

“유강후 씨가 아무리 다연이를 억지로 데려가도 쟤는 어떻게든 당신을 떠날 방법만 찾을 겁니다!”

“당신 같은 사람은 절대 사람의 진심 어린 마음을 얻을 자격이 없거든요.”

그 말에 유강후의 눈빛은 더욱 살기를 띠었고 그는 발을 들어 다시 염지훈을 거세게 찼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무자비했다.

염지훈은 거친 기침을 하며 피를 미친 듯이 뱉어냈고 온다연은 깜짝 놀라 경호원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철저히 제압당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 순간, 유강후는 온다연의 눈에 핏빛으로 물든 악마처럼 보였다. 그의 통제 불가능한 모습은 마치 염지훈을 죽일 작정인 것 같았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반드시 막아야 했다.

순간, 온다연의 시야에 방금 테이블 위에 놓였던 과도가 들어왔다.

그러자 온다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집어 자신의 목에 갖다 댔고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 달려들며 외쳤다.

“사모님, 안 됩니다!”

“사모님, 칼 내려놓으세요!”

온다연은 한 발짝 물러섰고 손에 힘을 주어 칼끝을 목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

“다가오지 마세요!”

유강후는 갑작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온다연을 보고는 충격에 몸이 굳었다.

하지만 온다연의 목에는 이미 날카로운 칼날이 깊이 박혀 선혈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온다연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본 유강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칼 내려놔. 온다연.”

그러나 온다연은 벽 쪽으로 물러서며 단호하게 말했다.

“다가오지 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화

    어두운 골목.가로등 하나가 깜빡거리고 있었다.온다연은 골목 입구에 막 들어섰을 때 갑자기 누군가에게 잡아당겨져 어두운 구석으로 끌려 들어갔다.벽 앞에는 술 냄새를 풍기는 취한 남자 두 명이 서 있었고 그들은 온다연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코를 찌르는 알콜 냄새와 남자들의 거친 움직임에 온다연은 겁에 질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도와주세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그들 중 한 남자는 즉시 온다연의 뺨을 세게 때렸다.“감히 소리쳐? 뭘 잘했다고 소리치는 거야!”“오늘 네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신경 안 쓸 거야. 가만히 있어. 이 오빠가 기쁘게 해줄 테니까.”...이때 갑자기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골목을 가로질러 왔고 차창이 천천히 내리자 차갑고 날카로운 눈동자가 드러나 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 행위를 무심하게 바라보았다.옆에 있는 운전기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나가서 말릴까요?”도련님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그냥 가!”이때 온다연은 이미 옷이 찢어진 상태였고 갑자기 나타난 차량 때문에 그녀는 더욱 몸부림쳤다.“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술 취한 남자는 온다연에게 아직도 도움을 청할 힘이 남아있는 것을 보자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두 번 더 때렸다. 또한 온다연의 몸을 잡고 있는 손에도 더욱 힘을 주어 치마를 벗기려고 했다.온다연이 절망하려고 할 때 이미 시동을 걸었던 차가 갑자기 멈췄다.그리고 차 문이 열리더니 키 큰 남자 두 명이 내려왔다.앞에 선 남자는 마른 체격에 브랜드 로고가 없는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차갑고 위엄이 있어 어두운 밤에도 빛나는 것 같았다.그는 구석에서 무자비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온다연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다는 듯이 뚫어져라 쳐다보았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불빛이 너무 어두워 여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낮은 울음소리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남자의 기억 속 목소리와 다소 비슷했다.남자는 차갑고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화

    그때도 지금과 같은 매미가 울어대는 무더운 여름날이었다.소녀의 수줍은 눈빛과 땀에 젖은 옆머리가 그날 오후와 겹쳐졌다.그 모습이 지난 3년 동안 매일 밤 꿈속으로 들어와 밤마다 유강후를 뒤흔들었다.유강후는 방금 온다연의 손길이 닿은 곳이 화끈거려 손끝을 만지작거렸다. 이 순간 공기마저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그러나 유강후는 재빨리 시선을 거두며 여전히 차갑고 고상한 표정으로 말했다.“들어가.”온다연은 즉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치 사면받은 사람처럼 도망치듯 떠났다. 물론 온다연은 차에 탄 유강후의 맹수 같은 약탈적인 눈빛을 보지 못했다.온다연은 유씨 가문 저택에 들어선 후에야 유씨 가문 식구들뿐만 아니라 유강후의 옛 친구들도 모두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그 도련님들은 모두 높은 신분을 가지고 있었고 유강후는 그중에서도 최고였다.온다연은 전에 그들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여러 번 목격했었기 때문에 그들을 피하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하지만 안주인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심미진은 온다연을 놓아주지 않았다.“나 시간 없으니까 네가 이 술을 네 작은 삼촌에게 갖다줘.”온다연은 거절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들어갔다.방 안은 화려했고 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온다연은 가시 장미에 섞인 새하얀 장미처럼 눈길을 사로잡으며 문 앞에 서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어두운 조명 속에서도 온다연의 검은 머리와 붉은 입술, 매력적인 골격,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특히 하늘색 치마 밑의 하얀 피부는 사람을 유혹할 정도로 하얗게 빛났다.잠시 동안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갑자기 누군가 웃음을 터뜨렸다.“도련님, 유씨 가문의 양딸을 몇 년 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그새 잘 자랐네요.”유강후 역시 온다연이 들어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손에 든 와인잔을 흔들었다.“몇 년 동안 유씨 집안에서 먹여준 건 맞지만 양딸이라고 할 순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화

    온다연은 고개를 숙였다. 마치 사나운 짐승에게 겨냥당한 듯 숨이 막힐 것 같았다.온다연은 문에 한껏 기대어 최대한 유강후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하지만 유강후는 바로 앞에 있고 공간이 좁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유강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느꼈다.맑은 솔방울 같은 냄새에 은은한 술 냄새가 섞여 온다연의 피부에 다가왔다. 그러자 온다연은 갑자기 3년 전의 점심에도 이렇게 더웠는데 술에 취한 유강후가 방에 쳐들어와 통제를 잃고 폭력적으로 행동했던 것이 떠올랐다.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온다연은 혼란스러워서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 유강후와의 거리를 벌렸다.하지만 너무 가까운 탓에 유강후의 옆을 지나가려 할 때 온다연의 팔은 유강후의 손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닿은 곳은 살짝 화끈거리며 유강후의 기운이 남았다.온다연은 입술을 깨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유씨 가문 저택은 학교에서 너무 멀어서 기숙사에 살고 있어요.”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온다연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럽고 낮아서 유강후는 그녀를 혼내고 싶었다.게다가 이 3년 동안 거짓말하는 것도 배웠다니.하지만 유강후는 아직 온다연을 까발릴 생각이 없었다. 이 정도는 그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었다.“내 번호 차단했어?”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번호 바꿨어요. 예전에 쓰던 휴대폰이 고장 나서 모든 번호가 사라졌거든요.”이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유씨 가문 사람들 중 이모 심미진의 번호만 저장했다.“휴대폰 줘 봐.”온다연은 순순히 휴대폰을 건넸다.살짝 낡은 휴대폰이었는데 스크린은 손상된 정도가 심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의 번호를 입력하고 자신의 휴대폰으로도 온다연의 카카오톡 QR코드를 스캔해 추가했다.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돌려주며 담담하게 말했다.“아까는...”“알아요.”온다연은 유강후의 말을 잘랐다.“그분들 다 삼촌 친구들이잖아요. 농담한 거 알아요. 괜찮아요.”온다연은 유씨 가문에 오래 머물지 않기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4화

    온다연은 온 힘을 다해 유민준을 밀어냈다.“오빠, 정신 차려요.”유민준은 표정이 변하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온다연, 순진한 척하지 마. 너랑 네 그 빌붙으려는 이모가 뭐가 달라? 지금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는데 거절해? 그럼 설마 더 대단한 걸 바라는 거야?”온다연은 표정이 바뀌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씨 가문이 넘볼 수 없는 대단한 집안이란 거 알아요. 당신들한테 빌붙을 생각도 없었어요.”온다연의 표정이 바뀌자 유민준은 답답한 듯 머리를 쥐어뜯으며 조금 전보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나 그런 뜻 아니야. 나랑 만나면 명분 주는 것 외에 다른 건 다 줄 수 있어. 예전에 내가 지나쳤던 거 맞아. 내가 하령이 시켜서 널 괴롭혔던 것도 인정할게. 그런데 다 지난 일이잖아. 앞으로 내가 배로 잘해줄게. 다연아, 너 나 좋아하지...”유민준이 점점 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자 온다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끼어들었다.“오빠 틀렸어요. 나 오빠한테 관심 없어요.”온다연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난 유씨 가문 사람들에게 관심 없어요. 조금도 없다고요.”유강후는 그 말을 듣고 창문에 올려놨던 손을 멈칫하며 살기를 내뿜었다. 차 안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가라앉았다.유민준은 그 말에 화가 났다.“나한테 관심 없다고? 그놈 때문이야?”유민준은 주머니에서 사진 여러 장을 꺼내 온다연의 얼굴에 던지며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놈 좋아하지?”사진들이 바닥에 널브러졌다.불빛이 어두웠지만 온다연은 사진 속 남자가 그녀의 동기 진태윤이라는 것을 보아냈다. 요즘 인턴십 때문에 온다연은 진태윤과 가까워졌는데 유민준이 그들의 사진을 찍을 줄은 몰랐다.바닥에 널브러진 사진들을 보고 온다연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오빠, 유씨 가문이 대단한 건 아는데요. 제 학교 친구들은 건드리지 마요. 태윤이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 태윤이 안 좋아해요.”유민준은 손을 뻗어 온다연을 앞으로 끌어당기며 내려다보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5화

    그 남자는 바로 유강후였다.유강후는 고급 소재의 흰 셔츠에 긴 다리를 감싸는 검은색 바지를 입고 차갑고 위엄 있는 표정을 지은 채 길에 서서 눈길을 끌었다.그의 옆에 있는 여자는 하얀색 명품 정장을 입었는데 몸매의 볼륨감이 잘 드러났다. 맑고 귀여운 외모에 눈웃음도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두 사람은 무슨 말을 했는지 곧 여자는 유강후의 팔짱을 끼고 앞으로 걸어갔다.두 사람이 멀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온다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을 얼굴에서 떼어냈다.하지만 이때 유강후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멀리서부터 안도연을 바라보았다.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다연은 유강후의 눈빛에서 차가운 기운을 느꼈고 순간 머리가 질끈거리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다행히 유강후는 곧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온다연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상현 씨, 미안해요. 저 볼일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강상현이 말도 하기 전에 온다연은 이미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본 듯한 표정으로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유강후와 그 여자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피하기에는 너무 늦은 온다연은 몸을 곧추세우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할 수 없이 외쳤다.“삼촌!”유강후은 시선을 온다연이 입고 있는 무릎까지 오는 하얀색 원피스로 옮겼다가 아픈 기색이 역력한 얼굴을 쳐다보며 냉정하게 말했다.“친구랑 여기서 켜피 마신 거야?”“강후 씨, 누구야? 왜 강후 씨를 삼촌이라고 불러?”여자는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유강후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형수님의 조카야.”여자는 놀란 듯 온다연을 훑으며 말했다.“강후 씨가 말했던 그 조카군요. 언제 이렇게 많이 컸어요?”여자는 손을 내밀어 온다연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반가워요. 저는 강후 씨 친구 나은별이에요.”사실 나은별이 자기 소개하지 않아도 온다연은 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전에 유씨 가문에서 나은별을 여러 번 몰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화

    위험한 분위기가 조금씩 다가오자 온다연은 공기가 질식하는 냄새로 가득 차 있다고 느꼈다.가슴이 답답해서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나고 싶었지만 벽에 등이 닿아 더 이상 후퇴할 수 없었다.하지만 유강후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키 큰 유강후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온다연의 몸에 곧 닿을 것 같았다.온다연은 옆에 있는 녹슨 수도관을 꼭 붙잡고 눈을 내리깐 채 감히 그를 쳐다볼 수 없었다.불빛이 어두워서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빨개진 것을 가렸고 매혹적인 입술만 보일 뿐이었다.유강후의 시선은 반쯤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그의 어조는 더 차가워졌다.“누구를 피하고 싶어서 이런 곳에 살고 있는 거야?”유강후는 아주 가까이 다가왔고 큰 몸으로 온다연을 가리자 마치 커다란 그물에 걸린 듯 도망칠 수 없게 만들었다.온다연은 유강후가 너무 가까이서 압박을 주는 바람에 온몸에 힘이 풀려 다리를 주체할 수 없이 떨기 시작했고 머리도 너무 어지러웠다.“말해!”온다연은 입을 뻐끔거렸다.“삼촌, 저...”갑자기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몸이 앞쪽으로 쓰러졌다.기절한 건가?유강후는 쓰러진 온다연을 두 팔로 감쌌고 그제야 그녀의 체온이 무서울 정도로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유강후는 얼굴을 찡그리고 허리를 굽혀 온다연을 안아 들었다.온다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주위가 깜깜하고 빛이 전혀 없었다.당연히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다고 생각한 온다연은 손을 들어 올리자마자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부드럽고 딱딱한 무언가를 만졌다.소파인가? 아니면 의자?갑자기 어두운 불빛이 온다연의 머리 위로 비추면서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일어났어?”온다연은 고개를 번쩍 들어 차가운 눈동자를 바라보았고 그 어둠은 그녀를 휩쓸어버릴 것만 같았다.온몸의 피가 순식간에 얼어붙는 것 같았다. 온다연은 어리둥절했다.“사, 삼촌...”왜 자신이 어두운 차 안에서 유강후와 단둘이 있는 것일까?그의 부하 이권은 어디 간 걸까?온다연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처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화

    담담한 말투 속에 분노도 섞여 있는 듯했다.온다연은 열이 나는 이유로 정신이 혼미해서 저도 모르게 용기가 생겨 말했다.“삼촌, 너무 가까워요.”온다연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낮았는데 살짝 갈라지기까지 했다.유강후는 눈가의 어둠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그녀를 쳐다보았다.온다연이 지금 열 때문에 이렇게 정신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면 유강후는 그녀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렸다.차창을 내리자 밖에서 이권이 비에 흠뻑 젖은 채 얼굴을 닦으면서 말했다.“도련님, 차가 왔어요. 다연 양과 함께 얼른 타세요.”유강후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불빛을 번쩍이는 롤스로이스를 흘끗 쳐다본 뒤 열이 나 정신이 혼미한 온다연을 바라보면서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구급차 불러.”이권은 얼굴에 묻은 빗물을 닦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도련님, 몇 년 동안 여기 계시지 않아서 경원시의 상황을 모르실 겁니다. 지금 비로 인해 경원시 절반이 정전되고 교통이 마비됐어요. 이 시간에 어디 가서 구급차를 부를 수 있겠어요?”유강후는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려했는데 이권이 또 말했다.“도련님, 마침 이 옆에 도련님 명의의 방이 있는데 오늘 밤엔 거기에 가서 머무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소 선생님도 같은 동네에 있어 병원에 가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이섭은 유강후의 집에 도착했다.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이 온다연이라는 것을 확인한 소이섭은 눈빛이 복잡해졌다.“왜 다연이 여기 있어?”유강후는 온다연에게 수액을 놓는 소이섭을 바라보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길에서 만났는데 아파 보이길래 데려왔어.”그러자 소이섭이 콧방귀를 뀌었다.“유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 언제부터 이렇게 착해졌지?” 소이섭은 일어나서 아직 의식이 없는 온다연을 흘끗 쳐다보며 그다지 친절하지 않는 어조로 말했다.“유강후, 네가 모를까 봐 말하는데 은별이의 우울증은 이미 매우 심각해졌으니까 더 이상 은별이를 자극하지 마.”하지만 유강후의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화

    “가져가!”간단한 한마디였지만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이 느껴졌다.온다연은 고개를 숙이고 여전히 카드를 받지 않았다.유씨 가문에서 10년을 지낸 그녀는 유강후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이런 사람은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했고 호의 속에 잔인한 가시에 숨겨져 있다.그의 평범한 말 한마디로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다르게 보게 할 수 있다.또한 마찬가지로 가벼운 말 한마디로 죽기보다 못 하게 할 수도 있다.수년 동안 온다연은 그것을 경험하지 못해 본 것이 아니다.유강호의 “이곳을 네 집처럼 생각해”란 말에 온다연은 마치 피난처를 얻은 것 같았었지만, 자기더러 “유씨 가문과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한 말 때문에 몇 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유강후는 호의를 마음대로 주었지만 단호하게 거두기도 했다.마찬가지로 그의 동정심은 은혜이지만 괴롭힘이기도 했다.온다연은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왜 유강호가 갑자기 다시 친절하게 대해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공기 중에 퍼지는 위험한 기운이 그녀를 도망치고 싶게 만들었다.하지만 온다연의 직감은 카드를 받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했다.온다연은 입술을 깨물고 카드를 받았다.“고마워요, 삼촌.”유강호는 그녀의 행동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다면 생각하면 학교 근처에 더 좋은 집을 구해.”유강호의 말투는 담담했다. “고양이를 새로 사도 돼.”고양이?온다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3년 전, 오랫동안 키우던 고양이가 누군가가 악의로 놓은 약을 먹고 죽었는데 하필 그때 유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외출하고 유강호만 집에 남아있었다.당시 온다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내어 울면서 의사를 불러 고양이를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유강호는 곧 숨을 거두려는 고양이를 무심하게 쳐다보고는 자리를 떠났다.온다연은 생명에 하찮게 생각하는 듯 무관심으로 가득 찬 그 차가운 표정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나중에 고양이는 죽었고

    최신 업데이트 : 2024-06-17

최신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8화

    온다연은 옆에서 모든 장면을 보고 있었고 겁에 잔뜩 질려 얼어붙은 채로 유강후의 팔을 붙잡으며 외쳤다.“그만해요! 제발 그만두세요!”하지만 그녀는 곧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염지훈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유강후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혹시 당신이 신이라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사람의 생사까지 결정할 수 있는 줄 아시나 본데 그건 틀렸습니다. 유강후 씨가 이럴수록 온다연은 당신을 더 증오할 겁니다. 다연이를 보세요. 당신을 쳐다보는 것조차 싫어하지 않나요?”“유강후 씨가 아무리 다연이를 억지로 데려가도 쟤는 어떻게든 당신을 떠날 방법만 찾을 겁니다!”“당신 같은 사람은 절대 사람의 진심 어린 마음을 얻을 자격이 없거든요.”그 말에 유강후의 눈빛은 더욱 살기를 띠었고 그는 발을 들어 다시 염지훈을 거세게 찼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무자비했다.염지훈은 거친 기침을 하며 피를 미친 듯이 뱉어냈고 온다연은 깜짝 놀라 경호원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철저히 제압당해 꼼짝도 할 수 없었다.이 순간, 유강후는 온다연의 눈에 핏빛으로 물든 악마처럼 보였다. 그의 통제 불가능한 모습은 마치 염지훈을 죽일 작정인 것 같았다.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반드시 막아야 했다. 순간, 온다연의 시야에 방금 테이블 위에 놓였던 과도가 들어왔다.그러자 온다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집어 자신의 목에 갖다 댔고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 달려들며 외쳤다.“사모님, 안 됩니다!”“사모님, 칼 내려놓으세요!”온다연은 한 발짝 물러섰고 손에 힘을 주어 칼끝을 목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다가오지 마세요!”유강후는 갑작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온다연을 보고는 충격에 몸이 굳었다.하지만 온다연의 목에는 이미 날카로운 칼날이 깊이 박혀 선혈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온다연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본 유강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칼 내려놔. 온다연.”그러나 온다연은 벽 쪽으로 물러서며 단호하게 말했다.“다가오지 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7화

    온다연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뒤에 있는 소파 천을 손으로 꽉 움켜잡았다.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그녀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간신히 유강후에게 물었다.“어...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어요?”유강후의 시선은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더 말랐네. 잠을 못 잤는지 눈 밑도 시커멓군.’ 그의 시선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고 이내 유강후는 온다연이 입고 있는 헐렁한 티셔츠를 보았다. 그 셔츠는 마치 마트에서 2만 원도 안 하는 싼 물건 같았다.그걸 본 유강후의 눈에는 분노의 감정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온다연이 이런 곳에서 살면서도 자신과 함께 돌아가길 거부하다니?자신을 그렇게까지 싫어하는 건가?이런저런 의문이 든 유강후는 손을 쭉 뻗어 그녀의 허리를 거칠게 붙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또 도망갈 거야? 왜 안 도망치지?”유강후의 힘은 상당했고 온다연은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외쳤다.“전 당신과 가지 않을 거예요. 절대로!”그 순간, 부엌에서 소란을 들은 염지훈이 급히 달려 나왔다.이내 유강후를 발견한 염지훈은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유강후 씨, 당장 그 손 치우시죠!”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던 그가 앞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유강후의 경호원들이 곧바로 그를 가로막았다.염지훈 또한 싸움실력이 강한 편이었지만 오늘 유강후가 데려온 사람들은 모두 최정예 경호원들이었다.몇 명이 그를 꽉 붙들자 그는 도저히 그 사람들을 뚫고 나갈 수 없었다.분노와 무력감에 사로잡힌 염지훈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유강후 씨, 어린 여자를 억지로 끌고 가는 게 그렇게 잘난 짓입니까!”하지만 유강후는 염지훈을 쳐다도 보지도 않고 여전히 온다연을 주시한 채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염지훈, 이건 우리 부부 사이의 문제야. 네가 낄 자리는 없어.”그 말을 들은 염지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더 크게 외쳤다.“헛소리하지 마세요. 유강후 씨가 저지른 비열한 짓들을 다들 모를 줄 아세요? 당신이 바깥에서...”“그만. 이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6화

    두 사람이 먹을 저녁은 간단하게 준비되었다.하지만 온다연이 직접 만든 음식은 솔직히 말해 맛이 있는 게 아니었다.소금을 과하게 넣어 음식이 너무 짜거나 아니면 반찬이 다 타버려 먹을 수가 없었다.그러나 온다연은 그런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너무 짠 반찬을 뜨거운 물에 헹궈가면서까지 입에 넣었다.염지훈은 그런 그녀를 보며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예전에 혼자 있을 때도 이렇게 먹었어?”온다연은 젓가락으로 채소를 집어 뜨거운 물에 헹군 뒤 대답했다.“그런 좋은 반찬을 먹었다고 생각하세요? 꿈도 크시네요. 전부 마트에서 세일해서 남은 것들이었어요. 정말 맛이 없었죠.”그녀는 담담히 웃으며 계속 말했다.“지훈 씨는 귀공자처럼 살아온 사람이니까 이런 걸 이해 못 하겠죠. 제가 만든 게 마음에 안 들면 직접 하세요. 전 이 정도밖에 못 하니까.”염지훈은 그녀의 손등에 뜨거운 기름에 데어 생긴 물집들을 보며 다시금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괜찮아? 약이라도 바를래?”온다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그러자 염지훈은 한숨을 푹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잠시 후 색깔과 향, 그리고 맛까지 모두 완벽한 세 가지 반찬과 국 한 그릇이 테이블에 올려졌다.그걸 본 온다연의 눈이 반짝이더니 신이 난 듯 말했다.“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여요.”염지훈은 그런 온다연을 보며 미소 짓더니 반찬을 그녀 앞으로 밀어놓으며 말했다.“먹어. 아니면 차라리 가정부라도 부를까?”“필요 없어요. 여기 며칠밖에 안 있을 거니까. 게다가 가정부 부를 돈도 없고요.”그녀의 대답에 염지훈은 낮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온다연, 하여간 참 고집도 세다니까.”며칠 동안 함께 지내면서 지켜본 온다연의 학습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며칠간 밀렸던 수업도 다 따라잡고 앞으로 한 달 동안 배워야 할 내용까지 스스로 공부했다.심지어 학교 사이트에서 시험지를 다운로드해 풀었는데도 점수는 매우 높았다.하지만 생활 능력은 정말 최악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5화

    오후가 되자 온다연의 열은 다행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기운이 없어 보였고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손에 든 핸드폰을 계속 뒤적이며 무언가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저녁 무렵, 염지훈이 밖에서 돌아왔지만 그의 표정은 다소 무거워 보였다. “우리는 지금 경원시로 돌아가야 해. 유강후 그 미친놈이 내가 소유한 모든 부동산을 뒤지고 있어. 아마 곧 평진 쪽까지 알아냈을 거야. 지금 상황에서는 경원시가 오히려 가장 안전해.” 온다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지금 바로 떠나는 거예요?” 염지훈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며 망설였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차로 이끌었다. 그렇게 차가 한참을 달린 뒤, 침묵하던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 “아까 무슨 말 하려고 했어요?” 염지훈은 대답 대신 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넸다. 핸드폰 화면에는 염지훈의 비서가 보낸 사진과 정보가 담겨 있었고 사진 속에는 유강후와 한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여자의 얼굴은 멀리서 찍혀 흐릿했지만 유강후만큼은 온다연이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둘의 모습은 지나치게 다정했고 게다가 유강후가 병원에서 나은별을 방문하는 사진도 몇 장 포함되어 있었다. 온다연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지만 두 손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염지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 “최근 3~4일 사이에 찍힌 사진이야. 그런데도 그 아이는 한 번도 찍히지 않았어. 유강후 씨가 그 아이를 너무 철저히 보호하고 있어서 거의 데리고 나오질 않아.”그는 잠시 말을 망설이다가 말을 덧붙였다.“그리고 유강후 씨는 요즘 거의 매일 밤 그 집에서 머물고 있어. 어젯밤도 포함해서.” 그 말을 들은 온다연의 가슴 깊은 곳에서 서서히 묵직한 고통이 밀려왔다. 마치 마음 한구석이 커다랗게 도려내진 듯 아픔이 반복되었고 무감각해지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온다연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핸드폰을 염지훈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간 되겠죠.” 경원시에 도착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4화

    그 말에 염지훈은 살짝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생각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네. 좋아! 네 말대로 해보자.” 그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준철아, 놈들을 다른 길로 유인해. 최대한 멀리 끌고 가.”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준철의 잔뜩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좋습니다! 운전은 제 전문이니까요!” 잠시 후, 흰색 차량은 천천히 출발했다.온다연의 예상대로 검문은 철수되어 있었고 두 사람이 탄 차는 순조롭게 경원시를 빠져나왔다.그렇게 깊은 밤이 지나고 차는 한 저택 앞에 멈췄는데 문 앞에서는 이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이 내리자 한 사람이 급히 나와 인사했다. “도련님, 도착하셨군요!” 이 저택은 전통적인 중식 건축 양식을 띠고 있었으며 유강후의 전통 한옥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마당에는 커다란 파초 나무와 연못이 조화를 이루며 운치 있는 풍경을 자랑했다. 그러나 온다연은 이 모든 것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고 방 한쪽에 기대어 휴대폰 화면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화면에는 임정아와 관련된 더 많은 부정적인 소식이 떠오르고 있었다.‘아저씨는 내 주변 사람들까지 가만두지 않는데 내가 그 사람한테 잡히면 정말 감옥처럼 갇혀 살다 쓸쓸히 죽게 되는 걸까?’ ‘내 아들은 지금 그 여자 품에서 편히 잠들어 있을까? 그녀는 아이를 잘 보살피고 있는 걸까?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걸까?’ 온다연은 순간적으로 우림도 떠올랐다. 비록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 아이에게서 많은 정을 느꼈었다.이런저런 생각이 들자 온다연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 천천히 흘러내리는 눈물은 밤이 깊어질수록 멈출 줄 몰랐다. 동이 틀 무렵, 온다연은 탁자에 엎드린 채 잠들었다.염지훈이 방에 들어섰을 때 이미 온다연은 창가의 탁자에 엎드린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가가 그녀를 침대로 옮기려 했지만 손끝에 느껴지는 온도가 이상하리만치 뜨거웠다. 이상한 느낌에 염지훈은 온다연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댔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3화

    염지훈은 뒤돌아 온다연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여자 너랑 정말 많이 닮았어. 놀랄 만큼.” 그 말은 마치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온다연의 가슴을 깊숙이 찌르는 것 같았다.이미 무뎌져 버렸다고 생각한 마음이 다시금 은은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이미 자신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여자를 그렇게까지 아끼면서 왜 자신에게 이토록 집착하는지 말이다. 그냥 놔주는 게 낫지 않은가? 왜 굳이 자신이어야 하는가? 그가 그런 얼굴을 가진 여자를 그렇게 좋아한다면 또 다른 비슷한 사람을 찾으면 될 텐데 왜 자신을 놓아주지 않는 걸까? 심지어 헬기까지 동원해 사람을 찾는 꼴이 우스웠다. 마치 깊은 애정을 가장이라도 하는 듯 보였으니.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가고 있었지만 아예 신경 쓰지도 않았다.빛은 아주 어두웠지만 염지훈은 온다연의 눈에 서린 깊은 슬픔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한참을 어두워진 안색을 한 채 서 있던 염지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마음 아파할 가치 없어. 정말로.” 온다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더 빨리 옮겼다. 그 후로 두 사람은 각자 마음속에 무거운 생각을 안고 있었는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길을 걸었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작은 길의 끝에 다다랐고 그곳에는 검은색 지프 랭글러가 이미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올라탄 후에도 두 사람은 말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도로의 불빛이 점점 많아지고 이내 교차로에 도착했을 때 운전 기사가 입을 열었다. “이 구역의 검문은 철수했지만 대신 호텔과 여관을 다시 검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다연은 대답하지 않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호텔 근처에 이르렀다. 호텔을 지나칠 때, 익숙한 붉은 깃발이 걸린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 곧이어 차문이 열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2화

    염지훈은 그 말에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낮은 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누군가 우리가 있는 곳을 누설했을 거야. 아니면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없었을 거야.” 염지훈의 말에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이 대답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우리 사람들은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유강후가 이곳을 정확히 찾아낸 것도 아닙니다.” 그는 잠든 온다연을 한 번 쓱 쳐다봤다. “유강후는 온다연 씨를 유독 주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온다연 씨 몸에 위치 추적 장치가 붙어 있는 건 아닐까요?” 염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그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을 하고는 밑으로 내려왔다. 그는 온다연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그 위에는 터키석으로 만든 단추가 하나 있었는데 아주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걸 본 온다연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이게... 위치 추적 장치인가요?” 염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군사용 최신 장치야. 다른 단추들은 진짜 터키석인데 이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어.” 그는 손에 힘을 주어 단추를 두 동강 냈고 그제야 안쪽에 숨어있던 작은 공간이 드러났다. 정밀하게 제작된 위치 추적 장치에는 작고 복잡한 부품들이 들어 있었는데 은밀하면서도 강력해 보였다. 염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나 말했다.“유강후가 정말 돈을 아끼지 않는군. 이렇게 작은 장치 하나가 수백만 달러짜리야. 막 개발된 신형 기술인데 군에도 몇 개 없대, 그걸 네 몸에 달아놨다니.” 온다연은 고개를 뚝 떨군 채 낮게 말했다. “저희 여기서 나가요.” 염지훈은 장치를 다시 맞춰 덮고는 옆 사람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멀리 던져버려. 사람 많은 곳이면 더 좋겠어. 유강후가 애타게 찾게.”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사람은 재빨리 장치를 들고 나갔고 염지훈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린 뒤, 온다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 “가자. 유강후가 곧 도착할 거야. 여기서는 더 이상 있을 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1화

    온다연이 말했다. “좋아요.” 아래 작은 정원에는 이미 두 개의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었고 몇 개의 편안한 의자가 잔디 위에 아무렇게나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기 중에는 바비큐 특유의 고소한 향이 가득했다.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염지훈과 온다연이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는 몰래 웃음을 터뜨렸고 그중 한 명이 장난스럽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염지훈은 그를 째려보며 대답했다. “헛소리하지 마. 아직 그럴 때 아니야.” 그 사람은 싱글벙글 웃으며 염지훈의 말에 대꾸했다. “그럴 날이 금방 올 것 같은데요?” 염지훈은 더 이상 그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온다연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저 사람들 원래 말 저렇게 해. 제멋대로라서.” 온다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물었다. “괜찮으세요?” 그 사람은 다리에 감긴 붕대를 손으로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웃었다. “별거 아니에요. 며칠 쉬면 나을 겁니다.” 온다연이 먼저 다가와 괜찮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당황하며 귀끝까지 빨개졌다. 잠시 후, 몇 술이 몇 상자나 도착하며 분위기가 한층 더 활기를 띠었다. 염지훈은 생굴 한 상자를 가져오더니 직접 굽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를 손수 뜯어 작게 자르더니 그녀에게 건넸다. 온다연은 염지훈이 건넨 고기를 받지 않고 스스로 닭 다리 한 조각을 뜯어 손에 들고는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먹은 온다연의 입가에는 기름이 번들거렸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기도 하고 지금 기분이 조금 나아진 터라 허겁지겁 먹게 된 것이다. 염지훈은 너무도 잘 먹는 그녀가 의외라는 듯 바라보다가 매운맛에 빨개진 온다연의 입술을 보고는 안색이 잠시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이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먹어. 그리고 체하지 않게 조심하고...” 염지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서 사람들의 아주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형님이 직접 나서셨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0화

    염지훈이 수도관을 고치고 욕실에서 나올 때쯤 바이크 슈트를 입은 사람 몇 명이 들어왔다.“유강후 그 사람 정말 미쳤습니다. 경원의 중요한 교차로마다 검사대를 설치했다니까요? 바이크를 탄 사람은 전부 다 면허증을 제공해야 된대요. 우리를 잡으려고 눈이 완전히 뒤집힌 모양이에요.”염지훈은 젖은 옷을 벗어 소파에 내팽개치더니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찾으라고 해. 어차피 타 지역 번호판이랑 면허증이라서 못 찾을 거야.”곧이어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하지만 정체가 이미 탄로된 것 같습니다. 유강후가 알아챈 게 틀림없어요. 지호 형님이 저한테 연락이 왔더라고요.”염지훈은 대수롭지 않은 듯 콧방귀를 뀌었다.“여신 그룹 지분은 이미 진작에 포기했어. 이제 염씨 가문이랑 엮인 게 없으니까 어차피 형이 날 찾아도 달라질 건 없어.”“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유강후는 워낙 경원에서 세력이 큰 사람이잖아요. 저희가 아직 맞서 싸울만한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라갔을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경원에서 그나마 이름을 알린 가문이라면 다 유강후의 투자를 받으려고 목을 매지 않습니까. 돈과 권력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유강후한테 굽신거리니 참...”“심지어 잘나가는 기업에는 무조건 유강후의 지분이 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유강후를 따라서 투자한다잖아요. 참 빈틈이 없네요.”염지훈은 여전히 신경 쓰지 않았다.“금융 천재? 능력이 좋으면 뭐 해. 온다연은 아직도 벗어나려고 도망치고 있잖아. 유강후는 온다연을 소중히 여길 줄 몰라. 그러니까 애초에 가질 자격이 없는 인간이야.”남자는 온다연이 있는 방을 힐끔 쳐다봤다.“아직 식사 안 하셨죠? 저희도 배고파서 밖에 바비큐 그릴을 설치하는 중인데, 나중에 내려와서 좀 드세요.”그 말을 끝으로 하나둘씩 밖으로 나갔다.염지훈은 소파에 잠시 앉아 있다가 여러 차례 통화를 마치고 온다연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