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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Author: 손이영
온다연은 유하령을 노려보며 마음속에 수많은 악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 모든 생각의 결론은 하나였다.

유하령은 죽어야 한다.

지금 그녀의 온몸의 세포들이 외치고 있었다. 복수의 기회는 눈앞에 있다.

죽여라!

하지만, 유강후의 말처럼 지금은 최적의 타이밍이 아니었다.

비록 유강후가 이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따를 터였다.

그녀는 그에게 더 이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온다연이 손을 뻗으려는 순간, 유하령이 갑자기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아래로 힘껏 잡아당기자, 온다연의 몸이 아래로 기울며 추락할 뻔했다.

유강후는 놀라 혼이 나갈 듯하며 온다연의 손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 순간, 버티고 있던 유하령도 한계에 다다랐는지, 건물 바닥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고 온다연의 발목을 부여잡았다.

아래에서 사람들의 경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봐, 두 사람이 떨어진다!”

“같이 뛰는 게 아니야! 위쪽 사람이 아래쪽 사람을 끌고 내려간 거야!”

“분명 위쪽 사람이 구하려다 같이 떨어진 거겠지!”

...

유강후는 온다연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깊은 살기가 번뜩였다.

한 글자씩, 천천히 말을 꺼냈다.

“다연아, 걷어차.”

공중에 매달린 온다연은 두렵지 않다고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유강후의 손을 꽉 잡고 발로 몇 차례 찼다.

그러나 유하령은 죽을힘을 다해 온다연의 발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유하령에게 온다연은 마지막 생명줄이었다.

“온다연, 넌 내가 죽기를 바랬잖아? 그럼 이제 우리 같이 죽자!”

“작은아빠! 절 위로 끌어올리시던가, 아니면 저랑 온다연 둘 다 떨어져 죽게 두세요!”

그 말을 들은 유강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갑자기 온다연의 몸을 안고 위아래로 세게 흔들었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는 작은 흔들림조차 버티기 힘들었다.

유하령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유강후는 멈추지 않고 더 강하게 흔들었다.

유하령은 더 크게 흔들렸고 상황은 더욱 위태로워졌다.

“다연아, 차! 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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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은별은 비웃었다.“설마 나이 먹었다고 나 싫어하는 거예요?”나은별은 이미 서른이 되었다.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에 겉모습은 소녀처럼 보이지만 눈꼬리에는 어느새 미세한 주름이 많았다.어느 날 아침 소이섭은 나은별에게서 흰머리를 발견했고 그때부터 눈빛이 돌변했고 나은별은 두 사람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왜 좋은 남자들은 나한테 눈길조차 안 주고 매번 소이섭 같은 쓰레기만 엮이는 거지?’소이섭같은 바람둥이는 이용하고 버리기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전에는 말이라도 잘 들었는데 이제 슬슬 기어오르는 것 같으니 조만간 처리해 버릴 생각이었다.소이섭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이가 들다니. 그런 생각 하지 마. 예전에 네가 학교 다닐 때 모습이랑 닮아있어서 조금 더 챙겨줬을 뿐이야. 추억 회상이랄까? 정말 다른 마음은 없어. 믿어줘.”나은별은 속으로 흐뭇해하며 입꼬리를 올렸다.“아무튼 난 싫으니까 처리해요.”그러자 소이섭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알았어. 다른 부서로 옮길게.”“부서 이동이 아니라 당장 해고하라고요.”“알았어. 네가 시키는 대로 할게.”“아참, 널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누군데요?”“너랑 아는 사이라던데? 예전에 강씨 가문에서 3, 4년 정도 집사로 일했다고 얘기하면 기억할 거래.”나은별은 의아해했다.“임청하?”“마침 찾아보려고 했는데 먼저 연락이 올 줄은 몰랐네요. 아마 온다연 그X이 돌아오고 나서 쫓겨났을걸요?”소이섭은 구급상자를 꺼내더니 나은별에게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그래? 한번 만나볼래?”“당연히 만나야죠. 알고 있는 게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에요.”강씨 가문 별장.유강후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서재로 들어갔고 온다연이 씻고 나올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막 서재로 들어가려는데 집사 오진숙이 다가왔다.“사모님,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전부 사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했어요. 지금 바로 차릴까요?”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준비해 주세요. 강후 씨랑 같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3화

    ‘아니야. 내가 잘못 본 게 틀림없어.’나은별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강후 씨, 왜 나한테 이렇게 잔인해?”유강후는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죽고 싶다며? 그럼 빨리 죽어.”“동정표를 얻으려고 이제 죽는 쇼까지 하네? 그게 먹힐 것 같아?”“나은별, 경고하는데 한재민을 건드리는 순간 나씨 가문은 영원히 경원에서 사라질 거야.”나은별은 유강후가 그녀에게 이런 독한 말을 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듯 그대로 얼어붙었다.‘또 온다연 그 X이네.’‘뭘 기억하고 뒷담화를 한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나한테 이러는 거지.’나은별은 울먹였다.“강후 씨, 왜 나한테 이렇게 독하게 굴어? 난 그냥 나씨 가문을 도와달라고 한 것뿐이잖아. 싫으면 싫다고 해. 이렇게 날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는 이유가 뭐야?”유강후는 치가 떨린다는 표정으로 나은별을 쳐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나은별.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정말 모를 것 같아?”나은별은 몸을 떨며 한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내가... 뭘 했는데?”살기를 드러낸 유강후는 목소리마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더 이상 너랑 엮이고 싶지 않아. 아참, 그리고 그 더러운 수법을 한재민한테 쓰는 순간 너랑 나씨 가문은 끝장이니까 잘 생각해.”말 섞는 것조차 불쾌했던 유강후는 곧바로 차에 탄 후 기사에게 말했다.“차 한 대 대기시키서 누가 데리러 오는지 영상 찍고 한재민한테 바로 보내.”“알겠습니다. 대표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아니나 다를까 유강후가 떠나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차에서 누군가 내렸다.소이섭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가 나은별을 부축했다.“괜찮아? 차에 구급상자 있으니까 저쪽으로 가자.”나은별은 유강후의 차가 떠난 방향을 주시하더니 차갑게 말했다.“온다연이랑 한재민 둘 다 살아있어요. 진짜 예상도 못 했는데...”소이섭은 그녀를 부축해서 차까지 걸어가며 말했다.“온다연이 살아있는 건 이상할 게 없는데 한재민이 살아있을 줄은 나도 몰랐네. 우리가 그 바다에 상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2화

    충격을 받은 한재민이 정신을 차렸을 때 나은별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있었다.그가 머뭇거리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하자 유강후는 재빨리 잡아당기며 차갑게 말했다.“죽지 않으니까 그냥 냅둬. 괜히 손 더럽히지 말고.”한재민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나은별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강후야,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야. 은별이가 됐든 네가 됐든 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어.”유강후는 여전히 싸늘했다.“조금이라도 엮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희망을 준 순간 껌딱지처럼 달라붙는다고. 그걸 떼어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더 이상 예전의 나은별이 아니야. 제발 정신 차려.”유강후마저도 속은 적이 있다.함께 자란 옛정과 한재민의 부탁을 생각해서 유강후는 줄곧 나씨 가문에 관대했고 나은별이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용서했다.그런데 김원도와 손을 잡고 온다연을 다치게하고 오해하게 만드는 건 백번 천번 죽어도 싸다.하지만 이대로 죽인다면 나은별에게는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천천히 피를 말릴 생각이었다.“형수님이랑 저녁 식사하기로 했다며? 가족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은별한테 갈 거야? 형수님이 오해하기를 원해?”유강후는 싸늘했다.“두고 봐. 10분만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데려갈 거야.”이때 나은별은 기둥을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이마는 온통 피투성이고 흰 치마에도 핏자국이 많아 매우 안쓰러워 보였다.나은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불쌍한 눈빛으로 한재민을 바라봤고 마치 마지막 연민을 얻으려는 것 같았다.그러나 한재민은 유강후에게 꽉 잡혀 있었다.“강후야.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병원에 데려다 줄 사람을 보내는 건 괜찮잖아.”유강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경호원에게 손짓했다.“한 대표님을 집까지 모셔다드려.”한재민은 표정이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뜻이야?”유강후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이해 못 하겠지만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예전의 나은별이 아니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1화

    “오빠, 변했어. 예전에는 나한테 이러지 않았는데...”한재민은 인내심이 조금씩 닳아가는 걸 느끼며 차갑게 말했다.“지난 3년 동안 정말 내가 보고 싶었어?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옛정을 생각해서 충고하는 건데 더 이상 문제 일으키지 말고 조용한 곳에서 얌전히 살아. 그러면 남은 인생 안전하게 보낼 거야.”나은별은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아 눈시울을 붉히며 한재민을 바라봤다.“그게 무슨 뜻이야?”한재민은 더 이상 그녀와 엮이고 싶지 않은 듯 차 문을 열더니 그 안에서 수표 한 장을 꺼냈다.“금액은 네가 원하는 대로 적어. 그때의 일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정말 도움이 필요하면 내 비서한테 연락해. 그게 아니라면 다시는 연락하지 마.”때마침 유강후와 온다연이 천천히 걸어왔다.나은별은 온다연을 본 순간 마음속에 억눌렀던 악의가 다시 들끓었다.‘이 X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너 때문에 유강후가 3년 동안 날 무시했잖아. 돈도 조금씩 주니까 내가 투자를 못 한단 말이야.’미래 그룹의 뒷받침이 없으니 지난 3년 동안 나은별은 무슨 일을 하든 재수가 없었고 마치 저주에 걸린 것처럼 하는 일마다 본전을 찾지 못했다.그렇게 나씨 가문의 모든 자산이 바닥을 보였다.설상가상 올해 초 아버지마저 직장에서 해고되어 나씨 가문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게다가 예전에 굽신거리던 사람들도 나은별을 무시하기 시작했다.천국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어떤 기분인지 몸소 느끼게 되었고 지금 살고 있는 매 순간이 지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아버지의 복직을 돕기 위해 유강후의 별장 밖에서 3일 동안 무릎을 꿇었지만 유강후는 얼굴조차 드러내지 않았다.그때 나은별은 깨달았다. 그녀와 유강후의 관계는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유강후가 모든 진실을 알았다고 의심도 해봤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만약 온다연 납치 사건의 전말을 알았다면 지금껏 그녀를 살려뒀을까?비록 지난 3년 동안 유강후를 만나지 못했지만 주기적으로 돈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0화

    “나 책임진다며. 나랑 결혼한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다른 여자랑 결혼할 수 있어? 난 오빠를 3년이나 기다렸어. 계속 안 나타나면 평생 기다릴 생각이었다고.”“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다고? 그럼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한재민은 표정이 일그러졌다.“정말 미안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되돌릴 방법은 없어.”“은별아, 임신하게 만든 건 내가 너한테 빚진 게 맞아. 어떻게서든 보상할게.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도 돼.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야.”“아니야.”나은별은 울부짖었다.“안돼. 이러면 안 되잖아. 나한테 평생 미안해해야지.”나은별은 대뜸 그의 팔을 잡더니 눈물을 흘리며 바라봤다.“오빠, 솔직하게 얘기해줘. 그 여자가 오빠를 구한 거야? 맞지?”한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날 구해준 게 맞아.”그러자 나은별은 갑자기 웃음을 지었다.“오빠, 이혼해. 내가 다 이해할 테니까 이혼하고 나한테 와. 절대 탓하지 않을게.”“단지 은혜를 갚기 위해서 그 여자랑 결혼한 거잖아. 목숨을 구해줬으니 그럴 수도 있어. 오빠는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나잖아.”“그냥 이혼하고 위자료 주면 되잖아. 아이는 내가 키울게. 나는 안 낳아도 돼. 정말 내 자식처럼 키울 자신 있으니까 믿어줘.”“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이혼해. 은혜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되잖아. 오빠는 사랑이 아니라 고마운 감정 때문에 결혼했다니까?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한재민의 잘생긴 얼굴에는 짜증이 드러났고 나은별을 밀어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미안해. 그건 안 될 것 같아. 누굴 사랑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아. 이혼 안할거야.”나은별은 오열했다.“아니야. 그게 아니잖아. 그럼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한재민이 말했다.“과거에 머무른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차라리 나를 원망하고 미워해. 내가 잘못한 부분은 반드시 보상할게.”나은별의 머릿속에 수천 가지의 사악한 생각이 스쳤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39화

    한재민은 차 옆으로 물러서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은별, 흥분하지 말고 내 말 들어. 모든 게 달라졌어. 네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를 거야.”한없이 차가운 한재민을 마주하자 나은별은 자리에 얼어붙은 채로 눈물을 쏟아냈다.“내가 누군지 잊은 거야? 오빠, 나 은별이잖아. 오빠가 좋아하던 은별이라고.”나은별은 그렇게 말하며 한재민을 안으려고 다가갔다.그러자 한재민은 즉시 그녀에게서 거리를 두었다.“네가 나은별인 걸 알아. 우리에 예전에 그런 관계였던 것도 아는데...”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은별을 달려가 한재민을 꽉 껴안았다.“오빠, 기억하고 있었구나. 날 잊은 줄 알았어.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나은별은 좀처럼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나씨 가문이 예전보다 못하니까 사람들이 다 나를 무시해. 강후 씨랑 이준 씨도 더 이상 나한테 신경 안 써. 모든 사람이 괴롭힌단 말이야. 하지만 괜찮아. 오빠가 돌아왔으면 됐어.”“이번 생에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정말 살아있었구나. 오빠, 내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알아?”“특히 지난 3년 동안 너무 힘들었어. 강후 씨도 나한테 눈길 한번 안 주고 계속 무시만 해. 혼자서 온갖 수모를 힘들게 버티고 있었어.”“오빠가 없으니까 모든 사람이 나한테 차가워진 것 같아. 나씨 가문도 예전만 못하고...”“마음이 엄청 쓸쓸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오빠밖에 없어.”한재민은 천천히 그녀를 밀어냈다.“은별아, 미안해. 솔직히 말하면 지난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 대학 이후의 일은 기억하는 게 없으니까 네 말에 공감도 못 하겠고.”그는 손을 내밀며 결혼반지를 드러냈다.“물에 빠졌다가 정말 운 좋게 구조됐는데 뇌신경이 심하게 손상되었어. 오랜 재활 끝에 일부 기억을 되찾은 건 맞지만 자세하게 아는 건 없어.”“재활하는 동안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고 우린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어.”“내가 기억하는 우리는 단지 오빠 동생으로 지내던 사이야. 다른 사람을 통해 우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38화

    유강후가 말했다.“설무 스튜디오. 알아서 찾아봐.”한이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지갑을 챙기더니 곧장 밖으로 나갔다.한재민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물었다.“설마 내가 부딪혔던 그 여자를 좋아하고 있는 거야?”유강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곽혜영을 좋아한다고 자기 마음까지 속이고 있었던 거야. 그러다가 가장 소중한 걸 놓치게 된 거지.”한재민이 물었다.“곽혜영? 예전에 이준이를 구해줬던 곽씨 가문 아가씨를 말하는 거야?”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렸다.“곽혜영이 어릴 때 구해줬다고?”“도우미였는지 집사 딸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예전에 이준이랑 같이 납치된 적이 있었어. 그 딸은 중간에 도망쳤고 나중에 곽씨 가문 아가씨가 이준을 발견해서 경찰서에 데리고 간 거야. 그때 이후로 곽씨 가문을 엄청 잘 챙겨줬지. 그 집 아가씨랑 친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해외로 나가면서 멀어졌을 거야.”“내 추측이 맞다면 임혜린이 집사의 딸이겠네? 참 아이러니하다.”한재민은 시계를 보며 말했다.“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 은하랑 아이들 선물 사러 나왔는데 우연히 널 마주칠 줄은 몰랐네. 가족들이랑 저녁 약속이 있어서 먼저 들어갈게.”그러나 주차장에 도착한 순간 익숙한 그림자가 그의 뒤에 나타났다.“재민 오빠...”한재민은 뒤돌아보지 않고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 갔다.그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돌아섰다.아니나 다를까 나은별이 흰색 원피스를 입은 채 눈앞에 나타났고 청순한 모습은 예전과 똑같았다.순간 한재민은 세 사람이 함께 고등학교를 다녔던 수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그때의 나은별은 몹시 순수했고 한재민과 유강후 모두 여동생처럼 그녀를 대했다.그렇게 세 사람은 어린 시절의 공통된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다만 지금의 나은별은 많이 변했다.나은별은 그와 유강후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며 두 사람 모두 본인과 결혼하지 못해 안달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렸다.그때부터 그들이 관계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그 후의 일은 기억나는 게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37화

    사진 속 단발머리 여자는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녀의 눈은 별이 가득 찬 것처럼 반짝였다.바로 임혜린이다.“입구에서 어떤 여자랑 부딪혔어. 아마 그때 떨어진 지갑인 것 같아.”한이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유강후를 바라봤다.“너도 있었어?”유강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한이준은 갑자기 분노하더니 그에게 주먹을 날렸다.단번에 주먹을 막아낸 유강후는 옆으로 밀어내며 화를 냈다.“미쳤어?”한이준은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욕설을 퍼부었다.“X발. 넌 인간도 아니다. 내가 미친 사람처럼 찾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 그걸 숨겨? 어디에 있는지 알지?”“이제부터 너 같은 친구는 필요 없어. 꺼져.”유강후는 싸늘하게 말했다.“잘 사고 있는 사람을 왜 찾아?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얼마나 잘되는지 알아? 유명한 디자이너가 됐어. 좋다고 매달리는 남자가 줄을 섰는데 네가 왜 끼어드냐고.”혹여나 한이준은 충격을 덜 받을까 봐 유강후는 모진 말을 내뱉었다.“넌 곽혜영이랑 같이 있어야지. 첼로 금상이 목표라고 하지 않았나? 얼른 돈으로 싹쓸이해서 곽혜영한테 갖다 줘.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만들어야지.”“닥쳐.”한이준은 화가 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나랑 임혜린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너희가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봤을 때 넌 곽혜영을 좋아해. 당연히 결혼할 줄 알았다니까? 그런데 3년이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일 줄은 몰랐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줄곧 과묵하던 유강후는 입에 모터라도 달린 듯 쉴 새 없이 말했다.그는 임혜린과 한이준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아무리 임혜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지난 2년간 한이준의 행동은 선을 넘었고 그에게서 벗어나려는 임혜린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정작 떠나자 한이준은 후회가 된 듯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임혜린을 찾기 시작했다.그러나 임혜린은 일찌감치 그 관계를 놓아버렸다. 경원에 있던 집도 팔고 주변 사람들과 연락도 끊은 채 증발해 버렸다.그제야 조급해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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