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은 다급하게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신생은 환아의 계열사일 뿐이잖아요? 본사 대표와 계열사 기획팀 팀장... 뭐 거의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죠. 갑자기 부르면 깜짝 놀라서 기절할지도 몰라요.”“풉.”오버스러운 한소은의 말투와 표정에 김서진이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내가 그렇게 높은 사람이에요? 아주 마음에 드는 아부였어요. 상을 내려야겠는걸요?”“무슨 상이요?”한소은이 눈빛을 반짝였다.“어떤... 상을 원하는데요?”김서진의 섹시한 목소리가 한소은의 귓가에 울렸다.순간 당황한 한소은은 용수철처럼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그건... 그건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 일, 일단 밥부터 먹어요. 나 배고프단 말이에요.”한소은은 도망치 듯 주방으로 뛰어가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서진의 표정이 곧 차갑게 굳었다.아무런 근거도 없는 루머뿐이라지만 그의 여자를 이렇게 모욕하는 건 견딜 수 없었다.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그 대가는 제대로 치러야겠지?한편, 손을 씻고 냉장고를 연 한소은은 입이 떡 벌어졌다. 음료수나 즉석식품 정도나 들어있을 줄 알았던 냉장고에는 싱싱한 채소부터 고기, 온갖 소스까지 없는 게 없었다.일하는 아주머니는 이틀에 한 번씩 와서 청소만 해주신다 했고... 손에 물 한 번 안 묻혀봤을 것 같이 생긴 김서진이 설마 직접 요리라도 하는 건가? 한소은은 고개를 갸웃했다.이리저리 재료의 상태를 살피던 한소은은 자세한 건 식사를 하며 묻기로 하고 냉장고 문을 닫았다.워낙 바쁘기도 했고 남자친구의 바람에 소송까지 밥맛이 뚝뚝 떨어지는 일들만 일어나다 보니 김서진과 함께 외식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끼니를 제대로 챙긴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집밥이 그리워 미칠 지경이었다.집밥이라면 갈비찜이 빠질 수 없는 법. 일단 한소은은 냉장고에서 꺼낸 손질한 갈비의 핏물을 빼기 위해 물에 담근 뒤 채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거실에서 이런저런 파일을 검토하던 김서진은 아직도 잠잠한 부엌을 바라보다 몸을 일으켰다.
손을 씻고 거실로 돌아온 한소은은 소파에 앉아 물을 마셨고, 눈을 돌리자 한쪽에 놓여있는 태블릿이 보였다. 그녀는 sns를 열어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깨물며 폭로된 내용들을 열심히 바라보았다.방금은 김서진과의 관계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았고, 단지 그들 세 사람이 대학에 다닐 때의 일에 대한 것이란 것만 대충 알고 있을 뿐, 고의로 사실을 왜곡한다고 밖에는 표현이 안 됐다. 하지만 그녀가 흥미롭게 여긴 것은 폭로된 내용들은 모두 노형원이나 강시유 이 두 당사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제3자인 방관자의 신분으로 모두 그들의 대학 동창들이거나, 소위 ‘친구’들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원래는 조금 화가 났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화가 나기는커녕 가소롭기만 했다.그 이름들은 단지 좀 낯익어 보일 뿐 어떤 사람들은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는 학창 시절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실험과 데이터 수집에 할애했으며 캠퍼스에서 무의미한 사교 활동을 할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고, 강시유와 노형원이 대학에서 어떻게 만났고 어떤 관계를 가졌으며 그녀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연애에 끼어들어 불륜녀가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들의 묘사에서 그녀가 바로 그 불륜녀였고, 그 두 사람의 선량함 때문에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없었기에에 여전히 그녀와 친구로 지냈고, 그녀가 가장 힘들고 초라했을 때,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를 미워하지 않고 곁에 두었지만 그녀는 감사할 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회사의 데이터와 강시유를 농락하며 적반하장의 태도였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그야말로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녀는 넋을 놓고 보았고, 처음의 화났던 감정이 후에는 차츰 평온해졌으며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듯했다. “밥 먹어요.”맛있는 냄새가 그녀의 코끝에 전달되며, 김서진은 찌개를 식탁에 놓은 뒤 그녀를 부르고는 고개를 돌려
김서진은 젓가락질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내가 식탁에 가만히 앉아서 가사도우미가 모든 걸 다 하고, 심지어는 나한테 밥까지 먹여주면서 흘린 밥알을 치운다고 생각하는 거죠?”“......피식!”그 장면을 상상하자 한소은은 저도 모르게 웃음 흘러나왔다.그의 묘사는 비록 좀 엉뚱하긴 했지만, 사실 꽤나 들어맞았다."적어도 직접 요리할 필요는 없겠죠.”그녀는 갑자기 그의 생활이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아 궁금해졌다."만약에 원한다면 당연히 요리할 필요는 없죠.”그는 딱히 부정을 하지 않았고, 그의 출신과 지위로는 당연히 이런 사소한 일을 직접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 원하지 않는 건가요?"한소은은 더욱 궁금해졌다, 설마 그가 요리를 취미로 하고 있는 걸까?그렇지 않으면 방금 전 그녀를 주방에서 쫓아내고 직접 요리를 안 하지 않았을까.한소은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고, 김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전 외국에서 유학을 한 적이 있어요.”"그런데요?"그는 말을 하다 말았고, 한소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 해외에서 유학을 한다고 해도, 그의 집안의 경제적 조건으로는 가사도우미가 집을 관리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아 참,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집에 가사도우미가 있는 것을 안 좋아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가 직접 일을 하는 걸까?김서진는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환아와 김 씨 집안의 후계자로서 상업 관리라는 점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훈련이 필요해요. 그래서 그때 요리를 배웠고, 스트레스를 푼 셈이었죠."이 주제에 대해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그 기간 동안 그는 그녀의 곁에 있을 수 없었고, 또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방금 전 제가 요리하는 걸 막은 것도 내 솜씨를 못 믿어서 그런 거죠?”한소은은 자신이 끓인 찌개를 한 입 먹었고, 분명 맛이 나쁘지 않았다.설령 그의 요리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해도 이런 식으로 그녀
밥을 먹고 난 뒤 한소은은 일어나 식탁을 치우려고 했지만, 또다시 그에게 제지당했다."움직일 필요 없다니까요."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앞으로 부엌은 당신 금지 구역이니까 들어오지 말아요.”“......”한소은은 조금 체념한 듯했다.“난 예전에도 항상 혼자 요리를 해먹었었는데......”"옛날은 옛날이고, 앞으로는 안 돼요!"그는 식탁에 놓인 식기를 말끔히 치우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내 안에서 물줄기가 콸콸 흐르는 소리가 들렸고, 한소은은 부엌으로 가서 문틀에 기대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소매를 높이 걷어붙여 단단한 팔뚝이 드러났고, 그의 피부는 매우 하얬지만 건강해 보이지 않는 창백함이 아닌 윤기 있는 새하얀 피부였다.그 두 팔이 그녀의 허리를 꽉 감았던 것을 생각하니 몸이 저절로 떨렸다."이제 그 일에 응할 생각인 거예요?”그가 설거지를 하면서 갑자기 말을 걸자 한소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응? 뭐라고요?”“그때, 그 재미없는 것들 말이에요.”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 번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녀의 명예에 영향을 미쳤고 더군다나 지금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미래를 위해서라도 절대로 김서진이 그녀 때문에 괜한 오점을 뒤집어쓰게 하지 않아야 했다."어떻게 할래요? 해명할래요?”김서진이 계속해서 물었고, 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이런 일은 해명할 것도 없고, 해명을 할수록 더 의심받을 거예요. 만약 내가 나서서그 사람들이랑 논쟁하면 그들은 더 좋아하겠죠.”그때가 되면 대중들은 그녀가 제발에 저려 화를 낸다고 생각을 할 것이고, 아마도 일부 사람들이 그녀를 믿을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시간이든 명예든 다 망가질 것이고, 그녀는 새 회사에서 어떻게 버틸 것이며 동료들은 또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노형원과 강시유에게 그들은 단지 입만 움직이면 됐고, 돈을 써서 사람을 찾아 조작
나현우 변호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그건 잘 모르겠지만 한소은 씨의 말투는 매우 단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로 볼 때 우리 회사는 거의 확실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니 대표님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그는 걱정했다, 어떻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변호사가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본 것은 모두 표면적인 증거이기 때문이었다.어쨌든 그는 속으로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요 몇 년 동안 회사의 제품 연구 개발은 모두 한소은의 공로를 빼고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끝까지 갔고, 만회할 여지도 전혀 남기지 않았다.기왕 그의 체면을 구겼으니 모두 끝까지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소은은 자신이 승산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 굴복하지 않는 것일까.신생 측에서 그녀에게 힘을 실어준 걸까, 아니면 그녀의 손에 비장의 카드가 쥐어져 있는 걸까?노형원은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당분간은 답을 찾을 수도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재판은 언제 열리나요?"“다음 주에 열립니다.”"가서 준비를 하시죠. 그녀에게 전화를 몇 통 더 해서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법정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보세요. 너무 많은 걸 말하지는 말고요, 아시겠나요?”나현우 변호사는 곤혹스러운 듯 대답했다.“알겠습니다, 하지만......”"나가 보세요.”변호사는 의심이 가득 찬 채로 나갔고, 막 문을 나서자 뒤에서 강시유가 바로 들어갔다. 그녀는 대표실에 들어갈 때 노크를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회사에서는 모두 강시유가 명목상 연구개발부 총감독이라는 것과, 사실상 예비 마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만 최근의 가십 뉴스는 정말 재미있었고, 모두가 몰래 한바탕 야단법석을 떨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대표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직원들은 잡담을 떠드는 것을 참지 못했다."다들 인터넷에 올라온 폭로글 보셨어요? 우리 대표랑 대표 부인 얘기 말이에요.”"누구요? 대표 부인?”"아니, 강시유 총
"소송 걸라고 해.”강시유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차피 자료를 다 베꼈는데, 증거가 충분하고 전문 법률팀도 있는 마당에 한소은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자료를 언급하자 그녀는 자신의 손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며 다시 말했다. "내 손 부은 것 좀 봐, 아파 죽겠어! 한소은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고생하지도 않았을 텐데! 형원아, 이번에는 반드시 한소은이 전세를 역전하게 만들어서는 안 돼, 반드시 혼쭐을 내줘야 한다고! 어떻게 너한테 이렇게 대할 수가 있단 말이야!”노형원은 그녀를 밀치고는 아무런 기분도 들지 않았으며 강시유처럼 낙관적이지 않았다. "나는 왜 이렇게 한소은이 큰 거 한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걸까. 모든 증거가 내 손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소송을 고집하는 거지?”"?" 강시유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도 안 돼, 네가 너무 많이 생각했어. 걔가 무슨 큰 한방을 가지고 있겠어. 자료는 우리 손에 있고고 회사 사람들은 걔랑 전혀 친하지도 않아. 그때 내가 실험실에만 있고 회사에 오지 말라고 한 건 참 잘한 일이야, 맞지? 맞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걔가 나를 질투해서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서 회사의 기밀도 훔쳤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야. 모든 유리한 부분은 다 우리 차지라고!”"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너도 잘 알다시피 회사의 제품들은 모두 한소은이 개발한......”강시유는 그의 말을 끊으며 기분이 언짢은 듯 말했다. “계속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넌 한소은을 떠날 수 없나 보지? 걔가 그렇게 좋으면 찾을 가. 난 갈게, 내가 가면 되잖아!”그녀는 발을 구르며 몸을 돌려 가려는 자세를 취했다.그녀가 화를 내는 것을 본 노형원은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힘껏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에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 말 뜻은 그게 아니잖아. 내가 한소은을 좋아했다면,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지금 이렇게 난리가 난 건 모두 누구를 위해서겠어, 응?”그는
그가 말을 함과 동시에 강시유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노형원은 계속 그녀를 재촉했고, 그녀는 아직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일단은 먼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 노력해 볼게!”“네가 최고인 줄 알았어!”노형원은 기쁜 듯 말했다."한소은은 내가 다시 한번 잘 말해볼게. 걔까 정말 어떤 비장의 무기라도 들고 있는 건지 확인을 해봐야겠어.”——카페 안,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 한소은은 휴대폰을 보며 숟가락으로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오이연이 안으로 들어와 한 바퀴 둘러보고는 곧 그녀의 위치를 발견하고는 몇 걸음을 내디뎠다.“카푸치노 한 잔이요.”그녀는 빠르게 주문을 마친 뒤 가방을 내려놓고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넌 무슨 쫓기는 사람이라도 만난 거야, 아님 도망쳐 나온 거야?”그녀의 모습을 본 한소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 언니, 그만 좀 놀려!"그녀를 노려보는 뾰로통한 오이연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한소은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손을 뻗어 오이연의 뺨을 주무르며 말을 꺼냈다."요즘 노형원이 널 난처하게 하지는 않고?”"그 인간!”쓰레기 같은 인간 얘기만 나오면 오이연은 화를 냈다.“그 사람이 나더러 강시유의 조수로 일해서 신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했어. 정말 웃기지도 않다니까.”"강시유?그 이래라저래라 하는 재수 덩어리? 걔가 뭘 할 줄 안다고!”그녀는 참지 못하고 폭언을 하며 울분을 터뜨렸고, 한소은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말하지 마, 강시유도 프로이고, 시험도 봤고, 스펙도 있어. 더구나 그렇게 많은 상까지도 받았는걸.”“참나! 그게 그 여자가 받은 거야? 염치도 없지! 언니의 공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언니 남자까지 빼앗고, 심지어 지금은 언니 몸에 더러운 물을 끼얹으려 하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여자가 있을 수 있지? 진짜 화가 나서 미칠 거 같아!”"쉿......” 한소은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조용히 말하라는 표시를 하며
"소은 언니, 어떻게 할 거야?"오이연이 물었다."그들은 지금 언니한테 온갖 구정물을 퍼붇고 있다고. 언니 동창들이 모두 나서서 언니를 모욕하는 것도 봤어.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모두 같은 친구인데, 친구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눈을 뜨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눈을 뜨고 거짓말을 하는 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어. 어쨌든 그때 나는 그 애들이랑 가까이 지내지 않았고, 너랑 노형원이 사귀는 걸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거야.”한소은은 담담히 말했다. 이 일은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했고, 게다가 잘 계산해 보면 아마 졸업을 한 뒤에 그녀가 첫 상을 받자 노형원이 진지하게 고백을 했고, 그 후에야 그들은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그녀에게 그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는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감동을 한 건지, 아니면 또 다른 감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빠르게 감정이 고조되었고, 한소은은 기꺼이 그의 뒷바라지를 하며 밤낮없이 실험실에 박혀서 그와 향료 외에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당시 그녀는 정신이 나가 있었고, 게다가 그 일이 있고 난 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지금 다시 진정하고 뒤돌아보면 그녀가 내딛는 한 걸음마다 구덩이었고 함정이었다. "그랬구나......”오이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숟가락을 살며시 물었다.“그럼, 언니랑 노형원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야? 나랑 세 사람 말고, 다른 친구는 없는 거야?”소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설령 있닥 해도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어. 이 일은 애초부터 해명을 할수록 의심만 받는 일이니까.”"그럼 그 사람들이 이렇게 계속해서 언니한테 다 뒤집어 씌우게 만들 거야? 정말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건가?”오이연은 그녀를 대신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정말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남에게 모욕을 당하고도 아직 결백을 주장하지 못하다니, 얼마나 답답한가!"사실, 지금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