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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소희는 이혁이 건네준 술에 문제가 있을까 봐 조금도 삼키지 않았다. 하지만 입에 머금은 그 짧은 시간 안에 몸에 반응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녀는 자신이 언제 기절할지 몰라 택시를 타지 못하고 길 건너편의 작은 화원으로 가서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을 꺼낼 때 그녀는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그녀는 가까스로 핸드폰을 켜고 연락처에서 성연희를 찾았다.

뒤에는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앞에는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리가 전해왔다. 머리 위의 빛이 핸드폰을 비추자 소희는 이따금 현기증이 났다.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줄곧 냉정했다.

그러나 전화를 걸었지만 성희는 줄곧 받지 않았다.

손에 땀이 나기 시작한 소희는 끈적한 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심호흡을 하며 애써 정신을 차렸다.

전화벨이 마지막까지 울린 순간 전화가 연결되었다.

소희는 한숨을 돌리고 즉시 말했다.

"나 지금 부강로 블루드 맞은편의 작은 화원에 있어. 빨리 와!"

말을 마치자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전화를 끊고 벤치에 기대어 조용히 기다렸다.

연희는 금방 올 것이다!

전화기 너머의 구택은 케이슬 룸 안에 앉아 전화를 보며 한순간 멍해졌다.

옆에서 장시원이 머리를 내밀어 웃으며 물었다.

"누군데?"

구택은 자신이 전화를 잘못 받은 줄 알았다. 소희가 뜻밖에도 명령하는 말투로 그에게 말을 하다니. 그녀가 취했나? 아니면 진실게임 같은 거라도 하고 있는 것일 가?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좀 이상했다.

구택은 의자에 걸쳐진 양복 외투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이 좀 생겨서. 너희들 먼저 놀고 있어. 나 먼저 갈게!"

사람들은 분분히 일어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시원은 산만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너 이러면 안되지. 돌아온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우리한테 연락도 하지 않고, 오늘 겨우 나왔는데 앉은지 얼마 됐다고 벌써 가는 거야?"

구택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일이 있어서 그래. 오늘 모두 실컷 놀아. 계산은 내가 할게!"

시원은 그를 비웃었다.

"여기에 누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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