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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남궁민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소희는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희는 커피와 초콜릿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커피를 반쯤 마시던 중 갑작스레 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전화를 받은 소희가 말했다.

“여보세요?”

“라일락!”

민의 목소리가 급했다.

“조건이 타결되지 않았어.”

민의 말은 갑자기 끊겼고, 전화는 끊어졌다.

소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페를 빠르게 나와 맞은편으로 달려갔다. 입구의 경비원이 소희를 막으려 했지만, 소희는 경비원의 옷깃을 움켜잡고 경비원의 머리를 단단한 호두나무 문에 부딪혔다.

이전에 한 번 들어갔던 적이 있어서 내부 구조에 익숙했던 소희는 가장 빠른 속도로 7층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지 않고 발로 차 버렸다. 문을 열자 민이 의자에 묶여 눈을 크게 뜨고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고 뒤이어 다섯 명의 건장한 남자가 소희에게 달려들었다. 소희는 공중으로 솟구쳐 한 남자의 팔을 잡고 뚜두둑 소리와 함께 그대로 꺾었다. 그리고 남자의 다리를 밟고 뛰어오르며 다른 남자의 목에 주먹을 날렸다.

소희의 움직임은 빠르고 강력했으며 순식간에 두 명이 소희의 손에 쓰러졌다. 나머지 세 명이 다시 달려들었을 때, 소희의 손에서 차가운 빛이 번뜩이며 단검이 한 남자의 팔에 깊숙이 박혔다. 소희는 칼날을 뼈에 닿게 하고 세게 돌리고 찔러 비명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소희는 남자를 밀쳐내고 나머지 두 사람에게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갑자기 소희의 등에 찌릿한 고통이 느껴졌고, 공격하는 동작이 느려졌다. 그리고 소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등에 박힌 것을 뽑아냈는데 마취 바늘이었다.

소희는 황급히 민을 바라보았다. 소희의 뒤쪽은 방어하지 않았는데, 그곳에는 오직 민뿐이었다. 민은 이미 밧줄이 풀려 있었고, 손에는 마취총이 들려 있었다. 민은 소희를 향해 총을 천천히 내리면서 미안하다는 듯 깊은 눈빛을 보냈다.

소희는 민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고 싶었다. 그 사당, 그 명패, 그 사진 때문에 민에게 경계를 풀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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