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연 씨, 윤 이사장이 한 말을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윤연 씨의 아버지께서 이미 주식을 저당했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시끄러운 질문에 윤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귀를 막으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그만해! 닥쳐! 닥치란 말이야!"그녀의 미친 듯한 행동에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과 시청자가 전부 탄식했다.그들은 그녀가 너무 수치스러워서 화가 난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윤슬은 시선을 내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미친 윤연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대답하기 싫다면 제가 대신 대답하죠. 윤연은 진
"그러면 또 거짓말했다는 건가요? 그것도 적반하장으로?"이해가 빠른 한 기자가 물었다.그러자 윤슬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이뿐만 아니라, 제 아버지의 아내는 확실히 바람피웠어요. 하지만 제 어머니가 아니라 윤연의 어머니를 말하는 거예요."그녀는 윤연을 가리키며 말했다.체리 색의 매니큐어를 바른 그녀의 섬섬옥수는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부시혁의 눈빛은 순간 어두워지더니 그녀의 손가락을 잡고 자기 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녀의 손끝에 입을 맞추었다.아주 부드럽고 다정하게.이 장면에 윤슬뿐만
부시혁은 자기의 충동적인 행동이 두 남자를 미치게 할 줄 생각 못했다.그는 고개를 들고 윤슬의 손을 내려놓았다.윤슬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방금 뭘 했는지 알아요?""알아."부시혁은 턱을 받친 채 매혹적인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윤슬은 그를 한번 흘겨봤다."알면서도 그래요?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면 어떻게요?""뭐라고 말하는데?"부시혁이 시선을 들고 나른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눈빛으로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라이브 중인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했다."내가 법을 어긴
윤연도 드디어 쓰레기가 된 느낌이 어떤지 맛보았을 것이다.옆에 있던 부시혁은 계속 윤슬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가 입꼬리를 들어 올렸지만, 그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안쓰러울 뿐이었다.그녀가 어린 시절에 겪은 일이 너무 안쓰러웠고 자기가 좀 더 일찍 그녀를 찾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만약 펜팔이 됐을 때 주동적으로 그녀를 찾아가서 그녀를 보호했다면 그녀가 괴롭힘을 덜 받지 않았을까?곁에 있는 남자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윤슬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요?"부시혁이 입을 벌리고 대답하려는 순간 한
"죄송하지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입양 증명에도 명확하게 적혀있지 않아서 대답 못 할 것 같네요."윤슬은 그 기자에게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그러자 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 제 질문에 대답해 주셔서 감사해요."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으로 어딘가에 문자를 보냈다.이와 동시에 고도식은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바로 그 기자가 보낸 거였다.기자가 문자를 보지 않아도 그는 이미 답을 알았다.왜냐면 계속 라이브를 보고 있었으니까.고도식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왠지 모르게 실망으로 인해
두 경비는 몸을 떨면서 감히 지체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미 테이블을 절반쯤 넘은 윤연을 다시 잡아 내렸다.잡힌 윤연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놔! 이거 놓으라고!"그녀는 소리치며 몸부림을 쳤다. 그녀의 얼굴과 두 눈은 이미 시뻘게졌고 이마에는 핏줄이 툭툭 튀었다. 그리고 눈빛에는 두려움과 다급함으로 가득했다.그녀가 두렵지 않고 다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경찰이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더 이상 도망치지 않으면 그녀가 정말로 잡힐지도 몰랐다.몸부림을 치며 떠드는 윤연을 관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미쳐서 날뛰는
윤슬은 그들의 의논을 듣고 어두운 표정으로 팀장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보며 머리가 지끈거렸다.한편 팀장은 부시혁의 적대시에 그저 어색하기만 했다.그 뒤에 서 있는 젊은 경찰들은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쿨럭!"팀장은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하다는 듯 부시혁을 바라보았다."부 대표님, 그만 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이 젊은 대표한테 잡힌 손이 너무 아팠다.그도 부시혁이 질투 때문에 이러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경찰을 습격할 마음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것이다."그만 해요
윤연은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윤연 눈 속에서 잘못을 뉘우친 진심을 보지 못했다. 보이는 건 그저 꾹 참고 있는 원망뿐이었다.즉 윤연이 잘못했다고 한 말은 그저 다른 사람의 동정심을 일으키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자기를 위해 사정하게 할 것이고 다시 자유를 얻게 될 기회가 생길 테니까.아마 속으로 자유를 되찾으면 그때 다시 기회를 노려 윤슬에게 복수하려는 속셈일 것이다.'하, 정말 멍청하기는.'"보지 마."부시혁이 갑자기 윤슬의 눈을 가리며 혐오스럽다는 듯 윤연을 힐긋 보았다. 그리고 싫증 난 말투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