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은 책상 위의 보온병을 보면서 마음속에서는 말할 수 없는 기분만 느껴져 별로 좋지 않았다.부시혁 때문에 그녀로 하여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했다. 그에게 빚진 은혜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몰랐다.장비서의 말처럼 모든 일을 없던 것처럼 하고 은혜를 갚지 않아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은혜를 갚지 않으면 그녀는 이 빚을 영원히 갚아야 하고 떼어낼 수도 없다. 그녀는 원래 남에게 빚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일단 누구에게 빚지면 짧은 시간 내에 돌려줄 방법을 찾아야 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 한구석에서
"밀당?" 윤슬은 눈썹을 찌푸렸다.육재원은 대답했다."그래. 생각해봐. 지금까지 부시혁이 계속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는데도 넌 아무런 확답도 주지 않았잖아. 그래서 생각을 바꾸어서 일부러 차갑게 대하면 네가 그에게 관심을 더 보이게 만드는 거 아닐까? 그에게……""그만해. 맘대로 추측하지 마." 윤슬은 황당하다는 듯 이마를 붙잡았다."그게 가능한 것 같아? 그리고 부시혁이 차갑게 대하는 걸 내가 감당 안되는 것 같아? 6년동안이나 참아왔는데? ""그건......"육재원은 입꼬리를 올리며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윤슬은 한숨을 쉬면
"그리고 민혁이한테 찾아준 선생님, 어떻게 됐어?" 부시혁은 피곤한 듯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물었다."선생님은 이미 다 찾았습니다. 모두 각 분야 최고의 엘리트들입니다. 둘째 도련님의 경기가 끝나고 돌아오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부시혁은 턱을 살짝 들어 올려 말했다. "그럼 됐어. 먼저 나가봐.""네." 장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부시혁은 휴대폰을 터치하고 스크린 윤슬의 배경화면 사진을 보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옥순은 기존 귀걸이를 윤슬이 선물한 귀걸이 케이스에 넣고 육재원을 힐끗 쳐다보았다. "네가 억울해 할게 뭐가 있어. 너는 비록 나를 칭찬은 했지만 매번 칭찬하는 말이 다 똑같았잖아. 영혼 없는 너의 아버지와 무슨 차이가 있어?""그......" 육재원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할 말이 없었다.역시 엄마들의 짬밥은 무시할 수 없다, 입만 열면 필살기다.문제는, 다 맞는 사실들인 것이다.비록 그는 확실히 '다 똑같다'라는 말을 한 적은 없지만, 그의 천편일률적인 칭찬은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냥 영혼이 없는 말들이었다.윤슬은
이옥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그럴 리가 없어요!" 윤슬은 벌떡 일어나 격하게 고개를 저으며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제가 어떻게 엄마 아빠의 친딸이 아닐 수 있어요?""뭐? 슬이 윤아버님과 윤어머님의 친딸이 아니라고?" 육재원은 아빠에게 전화를 하고 돌아오자마자 윤슬의 충격적인 말을 듣고 그대로 멈춰버렸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이옥순에게 다가와 말했다."엄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계세요? 슬이 어떻게 윤아버님와 윤어머님의 친딸이 아닐 수 있어요.""나는 틀린 말을 하지 않았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그..." 육재원은 목이 메었다.이옥순은 이어 말했다. "내가 오늘 윤슬에게 알리지 않아도 그녀는 앞으로 반드시 알게 될 것이야."여기까지 말하고 그녀는 윤슬을 바라보았다. "슬아, 너희 부모님은 생각을 멀리하셨어. 그들은 천강 그룹이 창립되었더라도 계속 존재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그들도 언제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너의 곁을 항상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네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많은 자금을 비축해 두었어.""자금?" 윤슬이 눈을 들었다.이옥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들은 어느 날 천강 그룹이 실패하거나
육재원조차 입을 벌리고 말은 하지 못하고 마음이 괴로워 한동안 진정할 수가 없었다.슬이가 윤부부들의 자식이 아니라 그들이 고아원에서 입양한 아이라니, 어떻게 이런 막장 같은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이전에 슬이는 그녀의 신분을 의심한 적이 있어서 남연시에 가서 슬이가 윤부부의 친자식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당시 그들은 매우 기뻤다.하지만 지금은...육재원은 고개를 숙이고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 윤슬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걱정했다. "슬이...""어머님." 윤슬은 벌떡 일어나서 손에 든 케이스를 꼭 쥐고 물었다. "이 안에, 뭐
윤슬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지 않고 물었다. "무슨 일 있어?"육재원은 걸어가 그녀 뒤 두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멈춰 섰다. "슬아, 오늘 밤..."윤슬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에게 억지웃음을 지었다.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어. 너는 나에게 자신의 신분을 받아들이고 이 사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절대 바보짓을 하지 말라고 말하려고 했지?""네가 다 알아맞혔어." 육재원은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긁었다."그럼, 알아맞히지. 너의 행동에 다 나타났어, 못 알아볼 수가 없어.""슬아 너...""걱정 마,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