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겨우 그와 화해했었다. “시혁, 차가 왔어.” 차가 오는 것을 보면서, 고유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마음속에서 들끓는 감정을 억누르며 억지로 웃음을 짜냈다, 그리고 윤슬이 떠난 방향으로 향한 부시혁의 시선을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겼다.부시혁은 살짝 턱을 잡고, 알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지팡이를 짚으며 차 앞으로 걸어갔다.고유나는 그가 자신에게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불평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시혁, 기다려.”부시혁은 못들은 척을 하며 지팡이를 기사에게 건넨 후 허리를 굽혀 차에 올라탔다.고유나는 그
알고 보니 고유정은 아직 찾지 못했다, 정말 잘됐다.아직 찾지 못했는데, 먼저 방을 꾸며 놓은 것을 보니, 엄마는 고유장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된 이상, 고유정이 돌아오면, 엄마의 관심은 분명 고유정에게 빼앗길 것이다.고유나는 무릎위에 올려놓은 두 손을 꽉 오므리기 시작했고, 머리를 조금 숙여 표정이 안보이게 했다.잠시 후,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걱정하는 척하며 채연희에게 물었다 : “엄마, 만약, 정말 만약에, 만약 언니가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서, 성격이 매우 나약하고, 늘 주눅들어 있어 아
하지만 만약 고유나가 단풍잎이 아니라면, 그럼 그는 반드시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고, 부시혁은 지팡이를 들고 일어났다, “할머니, 엄마, 저 조금 피곤해서 먼저 방에 들어 갈게요.”그는 방에 돌아가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고유나가 정말 단풍잎인지.비록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있었지만.말을 마치고, 그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왕수란은 손대지 않은 과일을 보고, 다시 부시혁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 “그는 아직 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요.”노부인이 그녀를 힐끗 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
이 순간, 부시혁은 이미 완전히 확신했다, 고유나가 단풍잎이 아니라는 것을.만약 그녀가 단풍잎이라면, 왜 그들의 인연을 맺은 편지를 태워버리려고 했을까? 잘 간직하며 가끔 꺼내 보고 추억을 회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그녀는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계속 그 편지들을 남기면 언젠가 정체가 드러날까 두려웠을 것이다.부시혁이 몸을 떨고 분노를 억누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왕수란은 약간 무서워서 침을 꿀꺽 삼켰다, “시혁아, 너… 너 대체 왜 그래?”부시혁은 대답하지 않고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장비서의 하품을 하면서 졸
장비서의 이 말을 듣고, 부시혁의 동공이 갑자기 흔들리고, 몸도 경직되기 시작했다.맞다, 만약 고유나가 단풍잎이라면, 그 편지를 보낸 주소는 동화 경도일 수밖에 없고, 양강구가 아니다.생각하고 있을 때 테이블 맞은편에서 장비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부대표님, 저에게 예전에 얘기하셨던 것 기억해요, 단풍잎이 개를 키웠었죠 맞죠?”부시혁이 턱을 치켜세웠다, “맞아.”“맞아요, 하지만 고가 집안은 지금까지 개를 키운 적이 없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예전에 단풍잎이 의붓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다고 말하셨는데, 채연희는 본처예요, 이것들
같은 시각, 바깥 하늘에서 갑자기 천둥소리가 울렸고, 거대한 번개가 하늘을 두 동강 낼 것 같이, 캄캄한 밤하늘을 순식간에 밝게 비췄다.QS빌라, 윤슬은 천둥 소리에 놀라 깼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가슴이 답답해왔고, 자신이 무엇때문에 답답한 지도 알 수 없었다.윤슬은 손을 들어 불을 켜서,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침대 머리맡에 놓은 물을 마시고 마음을 가라앉혔다.하지만 그녀는 물을 다 마시고 물컵을 돌려놓는 그 순간,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멍 해졌다.침대 아래쪽에 있는 커튼을 치지 않은 큰 창문을 보니, 갑자기
윤슬도 마찬가지였다.부시혁은 많은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고, 윤슬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2초후, 그제야 시선을 뗐다, “앉읍시다.”윤슬은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같이 앉았다.장비서가 회의 자료를 배포하기 시작했고, 윤슬이 자료를 받을 때 손에 있는 붕대를 드러내는 것을 보고,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쳤지만, 곧 다시 정신을 차렸다.그는 부시혁의 뒤로 돌아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 “부대표님, 윤아가씨가 다친 것 같습니다.”“나도 알아.” 부시혁의 눈빛이 약간 반짝이고 담담하게 대답했다.장비서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래,
윤슬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약간 불확실한 생각을 했다.중간 자리에 앉아 있던 부시혁은 원래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가라앉았다.그는 그녀가 그에게 다시 한번 설명해달라고 부른 줄 알았다.하지만 CCTV를 달라니!돌아가서 육재원이나 유신우랑 함께 볼 생각인 건가?가슴속에서 울렁거리는 짜증을 억누르고 부시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윤슬에게 대꾸했다.“CCTV 고장 났습니다.”“고장 났다고요?”윤슬은 어리둥절했고 그리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들어 머리 위의 CCTV를 바라봤다.하지만 이곳이 천강이 아니니 확인을 해보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