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혁은 윤슬의 음성 메시지를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처음으로 고도식의 못된 수단에 짜증이 났다.땅을 못 사니까 이런 수단을 써서 윤슬을 억압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그때 갑자기,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부시혁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봤다. 윤슬에게 온 문자였다.[윤슬 : 저 이제 어떡해요ㅠㅠ?]문장 끝에 우는 이모티콘이 매우 귀여웠다. 부시혁은 이모티콘을 보고 왠지 모르게 윤슬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쩌면 지금 윤슬의 표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시혁은 정신을 차리고 진지해졌다. 지금
윤슬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 생각이 아니라, 친구가 생각해 낸 방법이야.”“친구?” 육재원이 윤슬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저번에 가우 회사 인수할 수 있게 아이디어 내준 친구?"“응, 그 친구.” 윤슬이 고개를 끄덕였다. 육재원이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윤슬아, 솔직히 말해 봐, 그 사람 도대체 누구야? 너랑 아무 사이도 아닌데 왜 매번 너를 도와줘?”육재원의 질문에 윤슬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눈을 살며시 감았다.그날 밤의 일은 사고였다고 해도 육재원에게 말할 수 없었다. “됐어, 무슨 질문이 그
윤슬은 국가 기관과 한 시간 만에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순조롭게 이야기가 될 줄 상상도 못했다. 국가 기관 측에서 윤슬이 몇 년간 무료로 땅을 이용하게 해줘서 고마움의 뜻으로 공장을 짓는 것을 도와주고 기계도 준비해 주겠다고 했다. 협의를 마치고 나오자 이미 날이 어두워졌다. 윤슬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육재원이 그 소리를 듣고 윤슬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윤슬아, 우리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 어때?”“좋아.” 윤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자!” 육재원은 윤슬의 팔짱을 끼고 달렸다. 잠시 후,
“같이 가줘?” 육재원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윤슬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굳이?”윤슬의 미소에 육재원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 “됐어, 빨리 갔다 와.”윤슬은 알겠다고 대답한 후 가방을 챙겨 화장실로 향했다.윤슬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다 보고 세면대 앞에서 화장을 고쳤다. 그때, 뒤에 있는 화장실 칸 안에서 고유나가 나왔다. 고유나는 윤슬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웃으며 윤슬 옆에 섰다. 그리고 가방에서 파우더를 꺼내 화장을 고쳤다. “윤슬 씨, 정말 우연이네요.” 고유나가 화장을 고치며 윤슬에게 말을 걸었다. 립
윤슬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고유나 씨를 왜 여기서 찾아요? 둘이 같이 있던 거 아니었어요?”“그러니까.” 육재원이 팔짱을 끼고 윤슬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부시혁이 눈을 감으며 말했다. “아니야, 나랑 같이 없어.”“없어요?” 육재원이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기뻐서 웃음을 지었다. “왜요? 없어졌어요?”부시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부시혁의 반응에 육재원은 더 이상 웃지 못하고 놀라며 말했다. “진짜 없어졌어요?”윤슬이 부시혁을 보며 말했다. “설마 우리가 고유나 씨를 숨겼을 것 같아서 찾아온 거예요?”“유나가 화장실
“네, 알겠습니다.” 장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부시혁은 전화를 끊고 레스토랑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잠시 후, 고유나의 집에 도착했다. 부시혁이 집사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가자 고도식과 고 여사가 1층으로 내려왔다. 두 사람은 부시혁을 보고 의아한 듯 물었다. “시혁아, 유나는?”고 여사는 부시혁의 뒤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아직 안 왔어?”“어머님, 유나가 사라졌어요!” 부시혁은 고 여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고 여사는 부시혁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야? 유나가 사라졌다고?”부시혁이 고개를
“병이요?”“그래.” 고도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나가 언니 있다고 말한 적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도식의 눈에서 한이 느껴지며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 “유나 언니 이름은 유정이야. 나랑 유나 엄마한테 딸이 하나 있었어. 어렸을 때 납치가 돼서 경찰에서 신고를 했더니 납치범이 유정이를 익사시켰어. 그 후로 지금까지 유나 엄마가 정신이 흐려졌어.”고도식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유나 엄마는 유나가 태어나서야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유나도 납치를 당해서 유나 엄마의 20년 전 병이 재발할 줄 상상도
‘다치게 해?’부시혁은 눈을 감고 생각을 했다. 최근 고유나가 다치게 한 사람은 윤슬밖에 없다. “그래서 당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 윤슬이에요?” 부시혁은 주먹을 더 세게 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시혁은 레스토랑에서 윤슬에게 다른 남자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나타 줄 생각도 못 했다. 아마 이 사람이 끝이 아니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남자가 또 있을지도 모른다. 윤슬은 이혼하기도 전에 이미 많은 남자들을 거느린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맞아, 윤슬이 우리 유나를 괴롭혔어!” 고 여사는 눈을 부릅뜨며 또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