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보세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딸을 풀어줄 건데요!” 고도식은 화면 속 남자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여우 가면을 쓴 남자는 손에 든 술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따님은 해치지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 그냥 혼만 내주고 보내줄 거예요.”여우 가면을 쓴 남자는 손가락을 ‘탁’ 하고 쳤다.그러자 고유나 옆에 마스크를 쓰고 있던 남자가 고유나의 뒤로 자리를 옮겼다.고유나는 놀라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계속 소리를 질렀다. “이거 놔, 놓으라고! 나한테 손 대지 마! 저리 가! 가라고! 시혁아, 좀 살려줘...”부시혁은 주먹
“네 말도 맞아.” 육재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윤슬이 상처를 다 치료하자 두 사람은 병원을 나서려고 했다.병원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 낮은 목소리로 윤슬을 불렀다. “윤슬!”부시혁이다!윤슬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쳐다봤다. 부시혁은 수납처에서 수납비 영수증을 들고 윤슬의 앞에 멈춰 섰다. “부 대표님, 이렇게 늦은 시간에 병원에는 무슨 일이세요?” 윤슬이 미소를 지으며 부시혁을 쳐다봤다. 육재원은 부시혁이 귀찮다는 듯 시계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요. 하실 말씀 있으면 빨리 말하세요. 벌써 10시가 넘어서
“왜 물어보는 건데?” 육재원이 대답으로 그의 IQ로는 부시혁의 말을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 들통났다. 윤슬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부시혁은 고유나가 응급실 간 것과 관련이 있고, 고유나의 실종과 고유나를 납치한 사람이 우리랑 아는 사람일지도 몰라서 물어본 거야.”“뭐?” 육재원은 깜짝 놀랐다. 윤슬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고유나 때문에 내가 다친 지가 한참이 지났어. 그런데 고유나가 실종되고 응급실에 실려가니까 나한테 그 일을 몇 명한테 말했냐고 물어보잖아. 분명히 내가 복수하려고 사람을 시켜서
육재원은 유신우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고 싶었다. 유신우는 평소 온화하고 선량한 얼굴로 윤슬을 쉽게 속였다. 하지만 유신우의 정체를 알고 있는 육재원은 속일 수 없었다. 분명히 유신우가 한 짓이 맞다. 하지만 유신우에게 잘했다고 칭잔을 해주고 싶었다! 그 후, 윤슬은 유신우에게 몇 번이고 더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윤슬은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말했다. “신우가 아니라니까 안심되네, 부시혁도 신우에게 무슨 짓 못 할 거야.”육재원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웃기만 했다. 윤슬은 앞에 길가에 있는 대형 약국을 쳐다보며 말했
문밖의 사람은 마치 그녀와 원한이 있는 것처럼 문을 쾅쾅 두드렸고, 그녀는 침실에서조차 문틀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마치 곧 문밖의 사람이 문을 부수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윤슬은 화난 얼굴로 이불을 들추고 머리를 대충 정리한 다음 신발을 신고 침실을 나가 현관으로 가서 대체 누가 이렇게 제멋대로인지 보려고 했다.하지만 가기 전에 그녀는 주방에 들러 날카로운 식칼을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그녀가 현관에 막 도착했을 때, 문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엄마, 뭐 하는 거야. 그만해!”부민혁은 문을 부수는 왕수란의 팔을 덥석 잡고
“쳇, 당연하지. 난 남자니까!”힘이 센 게 당연한 게 아닌가.윤슬은 그를 위아래로 훑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모르겠는데!”“너...... 뻔뻔하긴!”부민혁의 잘생기고 앳된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고,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그녀를 가리켰다.왕수란은 더욱 화가 나서 손을 들고 윤슬의 얼굴을 때렸다.“계집x, 남의 남자 꼬시는 것도 모자라 이제 내 아들도 건드려? 오늘 제대로 혼나봐.”“조심해!”부민혁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고, 조급해진 마음에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슬에게 피하라고 했다.윤슬은 의아
“이제 곧 알게 될 거예요.”윤슬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빠르게 다급한 발소리가 엘리베이터 쪽에서 들려왔고 짧은 몇 초 사이에 똑같은 제복을 입은 경비원 4명이 세 사람 앞에 왔다.이 모습을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부민혁은 눈알을 굴리더니 조용히 문밖으로 나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윤슬은 그의 허튼수작을 발견했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지도 알았지만 막아서지 않았고 왕수란을 가리키며 4명의 경비원에게 말했다.“이 사람이 아침 일찍부터 우리 집 문을 부수고, 흉악한 태도로 저를 위협했어요. 게다가 제 휴
“알았어. 내가 먼저 파출소로 갈게. 그리고 그 여자는 괜찮지?”“그 여자?”부민혁은 멈칫했다.“누구?”부시혁은 불쾌한 듯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윤슬.”“아, 괜찮아. 형이 왜 그걸 묻는 거야?”부민혁은 궁금했다.부시혁의 눈빛이 반짝이며 대답했다.“아니야. 방금 어머니가 그 여자에게 손을 댔다고 했잖아. 만약 그 여자가 다쳤다면 어머니 보석에 그 여자의 합의서가 필요해서 물어본 것뿐이야.”“그렇구나.”부민혁도 더는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형. 그 여자는 괜찮아. 엄마가 때리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