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재원은 밀치며 발밑까지 수를 썼고, 빠르게 윤슬을 끌어안은 채 포위망을 뚫고 천강으로 들어갔다.윤슬은 고개를 돌려 밖의 아직 흩어지지 않은 기자들을 보더니 육재원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너 정말 대단한데. 어릴 때 우리 집에서 밥을 괜히 얻어먹은 게 아니었어.”이혼 후, 만약 육재원이 자주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끝장났을 것이다.“우리가 알고 지낸 지 20년도 넘었는데 내가 대단한 걸 이제 알았어?”육재원은 한마디 내뱉더니 윤슬을 끌어안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층수 버튼을 누른 후 주시하는 눈빛이
“내가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인데, 그게 가짜겠어?”육재원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내일 내가 결혼 사탕 좀 가져올 테니까 박희서 비서도 맛 좀 봐.”“아, 네......”어릴 때부터 커서까지 진지한 면이라고는 없었던 육재원이었기에 이미 익숙해진 윤슬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손을 뿌리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보이차 한 잔이랑, 설탕 안 넣은 커피 한 잔.”분부를 마친 육재원도 윤슬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윤슬, 일 처리 끝나면 우리 가우 인수 건에 관해 얘기 좀 해. 아침에 가우에 대해 알아봤는데......”박희
고유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계속 휴대폰만 보는 것 같은데 많이 바쁜 거야? 회사로 돌아가도 괜찮아. 나 혼자 있어도 돼.”부시혁은 휴대폰에서 눈을 뗐다.“안 바빠. 오늘 병원에 같이 있어 줄 수 있어.”“그래.”고유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점심으로 뭐 먹을 거야?”그녀는 배달시키려는 듯 다시 휴대폰을 켤 때 “실수로” 어느 뉴스 앱에 들어가 뉴스를 힐끔 보고는 놀라며 말했다.“시혁아, 너 기사 봤어? 윤슬 아가씨랑 육재원이랑 사귄대.”“응. 방금 뉴스 푸시 봤어.”“전에 윤슬 아가씨가 너랑 이혼하겠다고
여자의 입술은 부드러웠지만 부시혁은 약간 거부감이 있었다.그때 병실 문이 열리면서 왕수란이 보온병을 들고 들어왔고 그 광경을 보고는 멍해 있다 이내 빙그레 웃었다.“어머, 내가 잘못 들어와서 너희를 방해했나 보네. 아니면 나가서 기다릴까?”그녀는 나가려는 기세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고유나는 왕수란의 말에 얼굴이 빨개져서 황급히 남자를 놓아주었다.“방해 안 했어요, 어머니. 얼른 들어오세요.”“방해 안 됐으면 다행이고.”왕수란은 보온병을 들고 들어왔다.“아침에 너희 엄마랑 통화하다 어젯밤에 네가 실수로 넘어졌다는 것
그녀는 정말 어젯밤에 어떻게 이 남자와 엮이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모습을 보아 치근덕거리는 사람이라기보다 조금 시크한 것 같았다. 다행이다.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하지만 윤슬은 아직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고, 그녀는 고민하다 성준영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성준영은 바로 받았고, 목소리는 나른했다.“윤슬 대표님, 무슨 일이에요?”“당신이 브라이트문 클럽 사장 중 한 명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도움을 좀 받고 싶어서요.”윤슬은 기억나는 장면을 떠올리며 말했다.“어젯밤 제가 룸에서 나와 화장실에서 토를 했는데,
“너는 집이 없어?”윤슬이 그의 얼굴을 훑어보았고, 오른쪽 뺨이 높이 부어오른 걸 봐서 또 싸운 모양이었다.“싸웠다고 우리 집을 네 피난처로 삼는 거야?”“넌 내 형수야.”“전 형수.”“전 형수도 형수지!”부민혁은 목을 꼿꼿이 세우고 말했다.“빨리 문 열고 뭐라도 해줘. 나 배고프다고!”“배고프면 배달시켜. 아님 가게 가서 먹든가.”윤슬은 문을 열 생각이 없었고, 그의 응석을 조금도 받아주지 않았다.“여기는 내 집이야. 안 가면 경비한테 전화해서 와서 널 쫓아내라고 할 거야.”부민혁은 눈을 살짝 크게 뜨며, 그녀
윤슬은 왕수란이 화가 나서 부민혁의 뺨을 때리는 모습을 상상했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왜 웃는 거야!”부민혁이 그녀를 노려봤다.“전에 내가 너희 엄마한테 혼나고 있을 때, 너 옆에서 즐거워하지 않았어?”윤슬이 말했다.“너도 너희 엄마한테 뺨을 맞는 날이 있을 줄이야. 내가 너 좀 가여워하면 안 돼?”“......”부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밥을 먹은 후, 부민혁은 얌전히 그릇과 수저를 정리하고 설거지하러 갔다.그는 책가방에서 스킨케어 제품 세트를 꺼내 윤슬에게 던졌고, 약간 비위를 맞추는 듯한 기색이
부민혁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빨개졌고, 자신에게도 장점이 있다고 따지려는 찰나 테이블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건 사람이 자기 형이란 것을 보고는 겁을 먹었다.윤슬이 힐끔 보더니, 얼른 휴대폰을 집어 들고 스피커폰을 눌렀다.“부시혁 대표님, 전화하신 걸 보니 동생이 실종된 걸 아셨나 보네요?”휴대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고,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부민혁, 남문으로 나와. 3분 줄게.”“형, 3분은 부족해.”부민혁이 소리 질렀지만, 감히 부시혁에게 대들지 못했다.“이 여자 사는 집이 북문이랑 가깝단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