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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서지현은 진작 마음의 준비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이 일을 떠벌린 거잖아요.”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가연 왕후께서 저더러 법정에 출석하라고 했죠, 전하를 해친 사람이 윤정재 회장님인 걸 증명하기 위해서 말이죠.”

송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하지만 왕후의 바람대로 할 생각은 없어요. 법정에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지현 씨도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송혁준은 멈칫하다가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어갔다.

“재판 과정이 복잡할 테니 단단히 마음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고요?”

서지현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송혁준은 더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서지현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드러났다.

서지현은 그와 함께 자랐어야 하는, 무척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생이었을 텐데 말이다.

“전하.”

서지현이 더 물었다.

“무슨 일이 발생하는데요?”

송혁준은 옆에 있던 나석진을 바라봤다.

그는 오늘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두 사람 모두 이 일을 어떻게 서지현에게 말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윤정재는 진작 서지현의 혈통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추측이 맞다는 걸 확인했으니 그는 기회를 빌려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길 바랐다. 그래야 가연 왕후든 송지아든 더는 서지현에게 손을 쓰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기회는 바로 이 사실을 재판할 때 알리는 거였다.

“아, 아니에요.”

송혁준은 팔꿈치로 나석진을 툭툭 치며 말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봐. 오늘 밤도 네가 꼭 와야 한다고 해서 온 거잖아.”

나석진이 고개를 들었다.

서지현과 눈을 마주쳤을 때, 그의 마음은 복잡미묘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그녀와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맨체스터 시티 슬럼가에서의 첫 만남, 병원에서 생겼던 오해, 호텔에서 함께 지냈던 시간들, 그리고 스테이지 위에서 그녀와 같은 꽃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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