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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한 달 뒤, 재판이 열리는 날.

황실 멤버가 연루된 만큼 이번 재판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윤정재는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지만 마치 재판을 이끌어가는 사람인 것처럼 차분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송이수와 가연 왕후는 방청석에 앉아 있었다.

검찰이 제기한 몇 가지 혐의를 듣자 가연 왕후의 얼굴에는 미소가 씩 스쳐 지나갔다.

한편, 그녀 옆의 송이수는 무표정인 얼굴로 앉아 있었다. 두 손으로 주먹을 꽉 쥔 그의 눈동자 속에는 분노가 감돌아 있었다.

“폐하...”

가연 왕후가 살며시 그의 손을 잡았다.

송이수의 손끝은 살짝 떨렸지만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

이는 가연 왕후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동안 송임월 때문에 송이수는 그녀와의 신체적 스킨십을 피했었고, 심지어 부부 생활조차 점점 줄어들었다. 매번 그녀의 몸에 손이 닿을 때 송이수는 마치 더러운 것을 만진 듯 미간을 잔뜩 구겼고 최근 몇 년 동안 두 사람은 아예 각방을 썼다.

그래서인지 방금 송이수의 행동은 가연 왕후를 기쁘게 했다. 무심코 한 행동이었지만 가연 왕후에게는 의미가 남달랐다.

그녀는 잠깐 멈칫하다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머리를 송이수 어깨에 기대려고 했다.

송이수는 여전히 피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가연 왕후는 눈시울이 빨개졌고, 윤정재를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굳혔다.

윤정재를 제거하면 다시는 송임월을 깨어나게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송임월이 영원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아무도 서지현의 정체를 알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걸림돌들을 모두 제거하면 송이수는 온전히 그녀의 것으로만 된다.

“윤정재 씨.”

검사가 엄숙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

“이 혐의들, 다 인정합니까?”

윤정재가 코웃음을 쳤다.

“재판에서는 반드시 증거에 의해서만 사실인정을 허용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아무 증거도 없이 혐의를 인정하라고 하니, 그 속셈이 뭐죠? 우리 남양의 법원이 우스워 보입니까?”

검사는 그를 힐끔 보다가 판사에게 증인 소환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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